최악의 킬러 순둥이 막내 형사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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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10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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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05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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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3.29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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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화. GX 엔터(2)

DUMMY

엘라가 한국에 온 지 이틀이 지났다.


한국에 올 때 노트북과 작은 여행용 가방 하나만 달랑 가지고 와서 이것저것 살 게 많았다.


엘라는 병태와 함께 이틀 내내 백화점과 마트를 다니며 쇼핑을 했는데, 아침부터 저녁까지 엘라의 쇼핑을 따라다녔던 병태가 체력 방전으로 드러눕고 말았다.


“태식아.”

“어?”

“나 엘라 매니저 그만두면 안 될까?”


이틀 만에 병태가 두 손을 들었다.


“응. 안돼.”


병태가 그만두면 나인이 그 일을 해야 한다.


절대로 무슨 일이 있어도 병태를 그만두게 하면 안 된다.


“대신 보너스 많이 챙겨줄게.”

“보너스 받기 전에 죽을지도.”

“안 죽어. 걱정 마.”


말은 그렇게 했는데, 병태의 약한 체력을 생각하면...


‘어떻게든 되겠지.’


그냥 병태에게 미안하기로 했다.




*

단골 순댓국밥집.


GX엔터와 사장 최호석에 관한 조사를 마친 명우가 나인에게 이를 보고하고 있었다.


“GX 엔터는 괜찮은 회사다 이거지?”


명우의 보고를 들은 나인이 물었다.


“어. 3대 대형 기획사보다는 못하지만, 그래도 거기 못지않게 탄탄한 회사야.”

“최호석 사장은?”

“조폭 출신이기는 한데, 그래도 사업 수완이 무척 좋았나 봐. 5년 전에 부도 직전이었던 GX 엔터를 인수해서 지금처럼 키운 걸 보면.”


나인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문제는 그 과정이 좀 더러웠다는 거지.”

“그게 무슨 소리야?”

“소문이긴 한데. 아이돌 연습생을 상대로 스폰서 장사를 하면서 회사를 키웠다는 소문이야.”

“...?”

“쉽게 말해 돈 많은 재벌 2, 3세에게 연습생을 스폰서로 연결해 주고 그 대가로 투자와 광고를 받아서 회사를 키웠다는 거야.”

“아...”

“그러다 작년에 연습생 한 명이 스폰서 문제를 언론에 폭로하면서 최호석 사장이 아주 곤욕을 치렀대.”

“...”

“그 후로는 스폰서 장사를 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또 모르지.”


명우의 말에 나인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혹시라도 엘라에게 그런 짓거리를 하기 전에 미리 손을 쓸 필요가 있겠어.’




*

같은 시각 GX엔터 최호석 사장 집무실에서는.


“연습생 모두 다음 주에 입국하기로 했습니다. 아, 엘라는 먼저 입국해 현재 친구 집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이나희 실장이 유럽 오디션에 합격한 5명의 연습생에 관해 보고하고 있었다.


“이 친구가 엘라지?”


엘라의 사진을 들어보며 최호석 사장이 물었다.


“네. 노래는 다른 연습생보다 조금 딸리지만, 춤 하나만큼은 발굴입니다.”


동의한다는 듯이 최 사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얼굴도 이 정도면 메인에 세워도 모자랄 것 같지 않고. 앞으로 이 실장이 신경 좀 써.”

“네. 그런데 사장님.”

“?”

“김재범 부사장님이 엘라를 찍은 것 같던데요.”


이 실장의 말에 최 사장의 표정이 살짝 일그러졌다.


삼화 그룹.

국내 면세점을 비롯한 해외 유명 명품을 독점으로 유통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매출 1위 S-마트를 계열사로 두고 있었다.


김재범은 그 삼화 그룹 회장의 막내아들로 현재는 S-마트의 부사장으로 있었다. 그리고 이번 유럽 오디션의 공식 후원사가 바로 S-마트였다.


“한동안 잠잠하더니 또 발동이 걸렸나 보네.”


김재범 부사장.

흔히 말하는 망나니 재벌 2세로 능력보다는 부모님 덕분에 지금의 위치에 오른 인물이다. 그리고 술과 여자, 마약 문제로 몇 번이나 입방아에 오른 전형적인 폐급 재벌 2세다.


그런 김재범 부사장과 최호석 사장은 오래전부터 공생 관계를 유지했다. 여자를 밝히는 김 부사장에게 GX엔터 소속의 아이돌 연습생을 스폰서로 연결해 주고 그 대가로 투자와 후원을 받았다.


“어떻게 할까요?”

“엘라 가족 관계가 어떻게 되지?”

“부모님은 돌아가셨고 형제자매도 없습니다.”


최 사장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 유럽 오디션은 S-마트 정확하게는 김재범 부사장의 후원 덕분에 큰돈을 들이지 않고 성공적으로 끝낼 수 있었다.


그리고 유럽 오디션 최종전 당시, 김 부사장이 직접 심사위원으로 참가했었는데, 엘라에게만 만점을 줬다.


김 부사장의 만점이 아니었더라도 엘라의 합격은 기정사실이었다. 엘라의 춤 실력이 너무나도 압권이었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김재범 부사장이 엘라를 마음에 둔 것 같은데.


“내가 알아서 할게.”

“네.”


이나희 실장이 나가자, 양호석 사장은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5년 전, 최 사장이 GX 엔터를 인수했을 때만 해도 회사는 부도 직전의 상태였다. 이에 최 사장은 부도를 막기 위해 투자를 받으려고 백방으로 돌아다녔지만, 아무도 투자를 해주지 않았다.


그때 김재범 S-마트 부사장이 최 사장에게 한 가지 제안을 했다. 마음에 드는 아이들 연습생을 스폰서로 연결해 주면 GX 엔터에 투자뿐만 아니라 광고도 밀어주겠다는 제안이었다.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최 사장은 김재범의 제안을 수락하고 이후 GX 엔터 소속의 아이돌 연습생을 스폰서로 연결해 주었다.


그러다 작년 아이돌 연습생의 폭로로 홍역을 치른 최 사장은 스폰서 관련해서 완전히 손을 뗐다.

무엇보다 더는 투자나 후원을 받지 않아도 될 만큼 회사가 안정적으로 성장했다.


최 사장은 김재범 부사장과의 관계를 끊고 싶었지만, 김재범 부사장이 놔주지 않았다. 그렇다고 무시하자니 김재범 성격상 그냥 넘어가지 않고 어떤 식으로든 해코지할 게 분명했다.


어쨌거나 작년 스폰서 폭로로 홍역을 치른 덕에 김재범 부사장도 더는 무리한 요구를 하지 않았다.


그런데 다시 발동한 것 같았다.

그것도 외국인 아이돌 연습생 엘라에게 꽂힌 것 같은데.


“어떻게 한다.”


잠시 생각에 빠졌던 최 사장은 고개를 저었다.


“그냥 정리하자.”


만에 하나 스폰서 문제가 또 터지게 되면, 그땐 GX 엔터 이미지는 나락으로 빠지게 된다.


어렵게 살려낸 회사를 그렇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


김재범이 어떻게 나올지 모르겠지만, 이번 기회에 김재범과의 관계를 정리할 생각이었다.




*

다시 순댓국밥집.


“이건 최호석 사장 뒷조사 내용,”


A4 세 장 분량의 종이를 건네며 명우가 말했다.


최 사장에 관한 정보가 아주 자세하게 기록되어 있었다.


“신상이라도 턴 거야?”

“나 아는 형님이 힘을 좀 많이 썼지.”


어깨에 힘을 주며 명우가 말했다.


“수고했어. 수고비는...”

“안 줘도 돼.”

“?”

“저번에 많이 줬잖아. 이번에는 서비스~”

“그래. 일단 뭐 좀 시키자. 엘라도 곧 올 거야.”

“엘라도 와?”


명우가 다소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


“어. 곧 도착할 거야.”

“태식아. 나 요리학원 갈 시간이라.”


명우가 황급하게 일어나며 말했다.


“밥 먹고 가지.”

“아니. 수업 시간이 다 돼서 가야 해.”

“그래.”


나인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명우는 가방을 챙겨 가게를 나갔다.


아무래도 엘라가 무서운 모양이었다.




“태식~”


명우가 나가고 얼마 되지 않아 엘라가 들어왔다.


“병태는?”

“병원에서 링거 맞고 있어.”


이틀 동안 엘라의 쇼핑을 따라다녔던 병태는 체력 방전으로 병원에서 링거을 맞고 휴식 중이다.


“배고프지? 뭐 시킬까?”

“곱창전골에 모둠 순대.”


이틀 만에 입맛이 완전 한국 사람 입맛으로 변한 엘라다.


어쨌거나 전골에 순대까지 시킨 후에 나인이 넌지시 입을 열었다,


“엘라.”

“어?”

“아이돌 될 생각이야?”


아이돌 아니어도 한국에 머물 수 있었다.


무엇보다 아이돌은 눈에 띄는 직업이라 킬러에게는 적합한 위장 직업이 아니다. 가능하면 눈에 띄지 않는 직업으로 위장하는 게 기본 중에도 기본이다.


“아이돌 안 해.”

“그럼 연습생 그만둘 거야?”

“아니”

“?”

“아이돌 말고 아이돌 연습생만 할게.”

“?”

“춤추는 게 좋아”


엘라는 춤추는 게 좋다고 했다.


이탈리아 극단에서 단역 배우로 일한 것도 이번 아이돌 오디션에 참가한 것도 춤이 좋아서 한 거라고 했다.

무엇보다 에너지를 발산할 무언가 필요하다고 했다.


보면 알겠지만, 엘라는 에너지가 넘치다 못해 콸콸 쏟아졌다. 그 에너지를 발산할 무언가가 필요해 보이기는 했다.


듣기로 아이돌 연습생의 훈련량이 상당하다고 하는데. 지금 엘라에게 가장 적합한 위장 직업일 수도 있을 것 같았다.

데뷔만 하지 않는다면 연습생으로 활동하는 것도 나쁠 것 같지 않았다.


“대신 데뷔는 절대 안 돼.”

“나도 그럴 생각 없어.”

“그리고 GX 엔터라고 했지?”

“어. 한국에 오기 전에 조금 알아봤는데, 괜찮은 회사 같던데.”

“맞아. 회사는 괜찮은데, 사장이 좀 문제가 있는 것 같아.”

“왜?”

“그냥 인성에 문제가 좀 있는 것 같아서 미리 작업을 좀 해두게.”

“죽이게?”


작업 얘기가 나오자 엘라의 눈빛이 돌변했다.


“죽이지는 않을 거야. 그냥 인성 교육 좀 하고 엘라가 활동하는 데 불편함 없게 적당히 타이르려고.”

“좋아~”

“언제부터 회사에 나가는 거야?”

“다음 주 화요일.”

“오늘이 수요일이니. 주말쯤에 작업하자. 엘라 솜씨도 확인할 겸.”

“그런데 장비가 좀 필요해.”

“내일 필요한 거 사자.”

“알았어.”


이번 기회에 최 사장이 엘라에게 손 하나라 까딱하지 못하게 잘 타이를 생각이다.

죽지 않을 정도로만.




**

다음날.


나인은 엘라와 함께 전자상가로 향했다.


킬러의 무기가 총과 칼이라면 서퍼의 무기는 컴퓨터와 전자장비다. 엘라의 경우 가지고 다니는 노트북 하나면 모든 걸 다 할 수 있지만, 원활한 소통을 위한 통신장비 등은 필요했다.


앞으로의 일들을 생각하면 고성능 PC도 몇 대 필요한데, PC는 엘라가 나인의 집에 들어오면 그때 맞추기로 했다.


필요한 장비와 최호석 사장의 정보를 챙긴 엘라는 바로 호텔로 돌아갔다. 작업 계획을 짜려면 시간이 부족하다나. 그보다는 모처럼의 작업에 신이 난 것 같았다.



집으로 돌아온 나인은 병태를 데리고 삼계탕집으로 갔다.


병태는 삼계탕을 게 눈 감추듯 먹어 치웠다.


“이제야 좀 살 것 같다.”


삼계탕의 힘인가? 반쪽이 됐던 병태의 얼굴에서 생기가 돌았다.


“그렇게 힘들었어?”

“말도 마. 여자 쇼핑 따라다니는 게 노가다보다 몇 배는 더 힘들어.”


나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나인도 유럽에서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었다. 마음에 드는 여자를 꼬시려고 억지로 쇼핑를 따라다녔는데, 진짜 킬러 훈련보다 더 빡셌다.


“고생했다.”

“고생은 뭐.”

“그런데 병태야.”

“어.”

“내 말 오해하지 말고 들어.”

“응.”

“혹시라도 엘라에게 이성적인 감정을 느낀다면 빨리 접는 게 좋아.”

“...?”

“엘라. 네가 감당할 수 있는 얘가 아니야.”


엘라 정도의 미인에게 이성적 감정이 드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엘라는 킬러다.

킬러와 너무 깊게 그것도 이성적으로 엮이게 되면 병태에게 좋지 않다. 99% 병태가 죽을 수 있다.

최악의 경우는 나인이 병태를 죽여야 한다.


“나도 알아. 엘라처럼 예쁜 사람이 나와 어울릴 리 없잖아.”


그런 의도로 말한 건 아니지만, 나인은 부정하지 않았다.


“그냥 철딱서니 없는 여동생이라 생각하고 적당히 거리를 유지해줘. 그게 너를 위한 일이야.”

“알았어. 그렇게 할게.”


병태에게는 미안하지만, 이게 최선이라 어쩔 수 없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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