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킬러 순둥이 막내 형사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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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10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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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3.19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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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화. 엘라(2)

DUMMY

엘라 빈세르.

노르웨이 국적으로 19살.

우리나라로 치면 고등학교 3학년이다.


믿거나 말거나 엘라는 자신이 CIA와 유럽 주요 정보국 그리고 세븐데드를 해킹한 black wolf라고 했다.


그리고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엘라는 작년부터 나인을 찾고 있었다고 한다.


해킹도 나인의 정보를 얻으려고 한 짓이라고 하는데, 막상 해킹으로 얻은 정보는 그다지 많지 않다고 했다.


그래서 엘라는 방법을 달리했다고 한다.


나인이 그동안 처리한 임무들을 하나씩 조사하면서 주변의 CCTV 등이 해킹당한 것을 확인하고 이를 몇 달 동안 역추적해 간신히 꼬리를 잡았다고 했다.

즉 서퍼 제로의 꼬리를 잡았다는 것이다.


그렇게 제로의 꼬리를 잡고 추적한 끝에 스웨덴에서 나인을 찾아냈다고 했다.

나인이 리틀도그를 제거할 당시 제로가 해킹해 먹통 시킨 CCTV를 다시 해킹해 저격 장면을 녹화했다는 거다.


엘라는 그 동영상 속 인물이 나인이라 확신하고 프랑스까지 찾아왔다고 하는데.


‘이걸 믿어야 하나.’


너무나도 허무맹랑한 이야기라 나인은 말이 없었다.


무엇보다 제로가 19살 소녀에게 꼬리를 잡혔다는 게 말이 되지 않았다.

제로는 자타공인 세계 최고의 서퍼이자 천재 해커다.


이는 CIA에서도 인정한 부분이다.

그런 제로가 꼬리를 잡혔다는 게, 꼬리를 잡힌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는 게 말이 되지 않았다.


무엇보다 그 어떤 배후의 도움도 없이 모든 걸 혼자서 했다는 게 도무지 믿어지지 않았다.


“그 말을 믿을 만한 증거가 있을까?”

“잠깐만요.”


나인의 물음에 엘라는 가방에서 노트북을 꺼냈다.


노트북 전원을 켜고 무언가를 하더니 나인에게 노트북을 내밀었다.

노트북을 건네받은 나인의 눈동자가 요동을 쳤다.


노트북에는 CIA를 비롯한 유럽 정보국에서 수집한 나인의 기밀 정보들로 가득했다. 그뿐만 아니라 세븐데드 내에서 기밀로 분류된 나인의 정보도 들어 있었다.

다만, 나인을 특정하는 정보는 없었다.


아무래도 이전 해킹 때 수집한 정보인 듯싶었다.


그런데 당시 해킹으로 유출된 정보는 없다고 했는데, 제로 역시 서버만 해킹당했을 뿐, 유출된 정보는 없었다고 했었다.


그렇다면 결론은 하나.

나인과 관련된 정보가 유출된 사실조차 알지 못할 정도로 완벽하게 해킹을 했다는 소리인데,


“좋아. 믿을게.”


지금 중요한 건 그게 아니었다.


“그런데 왜 이렇게까지 하면서 나를 찾은 거지?”

“킬러가 되고 싶어서요.”

“어?”

“킬러가 되고 싶다고요.”


뜻밖의 말에 나인은 조금 당황했다.


“진심이야?”

“네.”

“킬러가 되고 싶은 거면 굳이 나를 찾아오지 않아도.”


나인의 말을 자르며 엘라가 세차게 고개를 저었다.


“?”

“나 같은 애가 킬러가 되겠다고 범죄조직에 들어가면 어떻게 될까요?”

“그야...”


나인은 말을 하지 못했다.


아시아와 달리 유럽은 일찍부터 킬러 문화가 발달했다.


수십 년 전부터 전문적인 킬러들이 활동했고, 이들 킬러는 마피아 간의 전쟁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덕분에 전설적인 킬러들이 다수 등장했고, 그들을 모티브로 한 소설과 영화가 만들어지면서 대박을 쳤다.

그러면서 킬러는 유럽 대중문화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


문제는 소설과 영화 속 킬러들이 현실을 무시한 판타지에 불과하다는 점이었다.

킬러가 누군가를 지키고 정의롭고 멋지고 복수의 화신에 잘 생기고 하여간 현실과 거리가 먼 킬러들을 만들어냈다.


현실 속 킬러는 히어로가 아니다.

조금도 정의롭지 않은 악인 그 자체일 뿐이다.


어쨌거나 그런 소설과 영화의 영향으로 많은 유럽의 젊은이들이 킬러를 꿈꾸며 마피아나 범죄조직으로 흘러 들어갔다.


문제 그들의 99%가 킬러는커녕 조직에 철저히 이용만 당하다가 죽거나 실종되는 게 현실이라는 점이다.


만약 엘라가 킬러가 되겠다고 범죄조직에 들어가면?

어떻게 될지 안 봐도 뻔하다.


“왜 킬러가 되고 싶은 거지?”


나인이 물었다.


“죽이고 싶은 사람들이 있거든요.”

“그런 거라면 의뢰를 맡겨도..,”

“내 손으로 직접 죽이고 싶어서요.”


순간적으로 변한 엘라의 표정에서 나인은 사이코패스 느낌을 받았다.


‘기질이 있군.’


수많은 사이코패스를 만나고 또 상대한 나인이다.


잠깐이었지만, 엘라의 표정에서 그들과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꼭 킬러가 아니어도 사람은 죽일 수 있어.”

“난 평범한 살인자가 되고 싶은 게 아니에요.”

“?”

“살인자가 아닌 킬러가 되고 싶은 거예요.”


그냥 순진무구한 소녀라고 생각했는데, 뭔가 말 못 한 사연이 있는 것 같았다.


나인은 그 사연까지 알고 싶지는 않았다.


“그런데 왜 나를 선택한 거지? 나 말고도 유명한 킬러는 많은데.”

“나인은 기억 못 하겠지만, 나 나인과 인연이 있거든요.”

“인연?”

“네.”

“무슨 인연?”

“비밀.”


표정으로 보아 거짓말 같지는 않아 보였다.


다만, 킬러가 되고 착한 짓을 단 일도 해본 적이 없는 나인이다. 그동안 나인의 행적을 보면 절대로 좋은 인연은 아닐 것 같은데.


지금은 그게 문제가 아니었다.


“그래서 나보고 킬러가 될 수 있게 도와 달라고?”

“네. 그리고 제 목표는 서퍼에요.”

“서퍼?”

“네. 서퍼가 돼서 나인의 파트너가 될 거에요.”


이건 또 무슨 뚱딴지같은 소린지.


“거절하면?”

“안 돼요.”

“왜?”

“내가 죽거나 나인이 거절하면 나인의 정체가 CIA를 비롯한 유럽의 모든 정보국에 알려질 거예요.”

“협박인가?”

“네.”


환하게 웃으며 엘라가 말했다.


협박하는 얼굴치고는 너무나도 순수해 보였다.


“그러면 엘라도 죽는데?”

“상관없어요. 사는 거나 죽는 거나 별반 차이가 없거든요.”


표정에서 느껴지는 감정.

거짓말이 아니다.


역시 뭔가 사연이 있는 것 같은데, 그래도 그 사연까지 알고 싶지는 않았다.


나인은 타인의 인생에 관심이 없다.

아무리 절절한 사연이 있어 보여도 관심을 가져서는 안 된다.


킬러는 그래야 한다.

킬러는 사람을 죽이는 직업이다.

사연을 들어주고 해결하는 그런 히어로가 아니다.


“생각할 시간을 좀 줄래?”

“네. 그런데 아이스크림 더 시켜도 돼요?”

“먹고 싶은 거 다 시켜.”


나인이 말하자 엘라는 진열대로 쪼르륵 달려갔다.


그냥 보면 평범한 소녀 같은데.

일단 나인은 엘라를 죽이지 않을 생각이다.


제로를 능가하는 해킹 실력만으로도 엘라는 충분한 이용 가치가 있었다. 엘라가 도와준다면 나인의 복수도 불가능하지만은 않을 것 같았다.


나인의 유일한 목표.

바로 세븐데드를 무너트리는 것.


그 세븐데드를 무너트리는 유일한 방법은 조직의 최정점에 있는 7인회의 교주와 장로들을 제거하는 것뿐이다.


아무리 나인이 최강의 킬러라도 그들을 암살하는 건 쉽지 않다.


기회만 주어진다면 충분히 암살할 수 있다. 문제는 그 기회를 만들고 알리바이 확보와 안전한 도주 루트 등등.

이런 부분을 책임질 서퍼 없이는 암살은 절대 불가능하다.


즉 교주와 장로들을 암살하려면 제로 정도의 실력을 갖춘 서퍼의 도움은 필수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런 서퍼를 구하는 건 불가능하다.


나인은 엘라를 바라봤다.

엘라는 아이스크림을 고르느라 여념이 없었다.


‘엘라가 진짜 검은 늑대라면 제로를 능가하는 서퍼가 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서퍼도 킬러다.

나인과 같은 킬러는 일명 딜러로 불리며 말 그대로 타겟을 제거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서퍼 역시 전문적인 훈련을 받은 킬러로 딜러를 서포터하는 킬러라고 생각하면 된다.


즉 나인과 같은 킬러는 딜러.

제로와 같은 킬러는 서포터라 생각하면 된다.


나인의 파트너 제로의 경우 상위 코드인 A코드 킬러다. 하지만 킬러보다 서퍼로서 재능이 더 뛰어나서 서퍼 역할을 하게 됐다.

참고로 제로의 서퍼 코드는 전 세계를 통틀어 유일한 더블S(SS) 코드다.


어쨌거나 엘라는 나인이 그토록 찾던 인물임이 틀림없었다.


문제는 엘라를 믿을 수 있느냐다.

자칫하면 엘라로 인해 나인이 위험해질 수도 있었다.


엘라를 죽이지 않고 살려두는 것 자체가 나인에게 크나큰 도박일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고 엘라를 포기할 수는 없었다.

세븐데드를 무너트리기 위해서는 엘라가 꼭 필요하기에.


“엘라.”

“네?”

“킬러가 되는 거 도와줄게.”

“정말요?”

“그래. 다만 난 조직의 감시를 받고 있어. 그 때문에 내가 직접 훈련 시키는 건 불가능해.”


잠깐 만나는 여자는 조직에서도 신경 쓰지 않는다.


나인이 바람둥이라는 건 이미 조직에서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 만남이 자주 있거나 길어지면 조직에서 개입하게 된다.

절대로 그런 일이 생기게 해서는 안 된다.


나인의 말에 엘라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무엇보다 킬러는 주먹구구식으로 해서 될 수 있는 게 아니야. 그런 건 영화나 소설에서나 가능해. 제대로 된 킬러가 되려면 전문적인 시설에서 교육과 훈련을 받아야 해.”

“알고 있어요.”

“알고 있다니 다행이네. 그럼 나를 대신할 사람을 소개해줄게.”

“...?”

“그 친구는 킬러가 아니야. 하지만 킬러 훈련에 관해서는 나보다 더 뛰어나.”

“믿을 만한 사람이에요?”

“난 사람을 믿지 않아.”

“?”

“믿지는 않지만, 절대로 나를 배신할 수 없는 친구야.”


나인이 말하는 사람은 바로 다이어 얀이었다.


조직에서도 모르는 나인의 조력자 얀에게 엘라를 맡길 생각이었다.


얀이라면 안전하게 엘라를 킬러로 훈련 시켜줄 수 있다. 무엇보다 절대 배신을 하지 않을 인물이기에 엘라의 존재를 확실히 숨길 수 있었다.


“좋아요~”


조금도 의심도 하지 않고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표정으로 보아 나인을 전적으로 신뢰하는 것 같았다.


“대신 두 가지 조건이 있어.”

“어떤 거요?”

“그 누구에게도 엘라가 검은 늑대라는 걸 들켜서는 안 돼.”

“네.”

“만에 하나 엘라의 정체를 누군가 알게 되면, 엘라뿐만 아니라 이를 아는 사람 모두 내 손에 죽을 거야.”

“...”

“이 조건은 절대적이야.”


살기를 살짝 담아 말했다.


“알았어요. 두 번째는 뭐에요?”

“킬러가 된 후 소원대로 죽이고 싶은 사람을 죽여. 다만, 그 어떤 곳에도 소속되지 말고 있어. 특히 세븐데드와는 절대로 엮여서는 안 돼.”


엘라는 잠시 생각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요. 대신 저도 한 가지 부탁이 있어요.”

“뭔데?”

“나 킬러 그러니깐 서퍼가 되면 나인하고 같이 일하게 해줘요.”

“그만한 능력이 되면.”

“약속이에요.”

“그래.”


그만한 능력이 되지 않는다면, 즉 나인이 생각하는 수준의 서퍼가 되지 못하면, 아마 엘라는 나인의 손에 죽게 될 거다.


“그리고 밥이라고 불러.”

“밥?”

“밥 김(bap kim) 내 이름이야.”


나인의 수많은 이름 중 하나다.


“네~ 밥~”


그렇게 조금은 불안한 거래서 성사됐다.



나인은 절대로 인간을 상대로 도박을 하지 않는다. 사람을 믿지 않기 때문이고 또 그 어떤 위험도 용납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나인이 엘라에게 배팅을 했다.

해볼 만한 도박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세븐데드를 무너트릴 수 있는 짹판이 엘라의 손에 달렸기 때문이다.


작가의말

8화에 등장한 다이어 얀 기억하시죠?

 

나인에게 치명적인 약점을 잡혀 조력자가 된.

그리고 한국으로 무기명 채권과 무기를 보내준 바로 그 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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