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킬러 순둥이 막내 형사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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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2.10 17:45
최근연재일 :
2024.04.05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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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03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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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51화. 김석진 비서실장(2)

DUMMY

“강태식 형사가 왜 여기에?”


김 실장은 말끝을 흘리고는 인상을 썼다.


“오랜만입니다.”


캔맥주를 들어 보이며 나인이 반갑게 말했다.


“지금 뭐 하는 겁니까?”

“이야기 좀 하려고 찾아왔습니다.”

“찾아와? 지금 주거 침입...”

“대충 넘어가시죠.”


나인이 말을 자르며 말했다.


“...”


김 실장은 인상을 쓰고 핸드폰을 들었다.


‘슝!’

‘파직!’


손에 든 핸드폰이 박살이 나버렸다.


놀란 김 실장이 나인을 바라봤는데, 나인의 손에 소음기가 장착된 권총이 들려 있었다.


“경고는 딱 한 번입니다. 다음에는 머리통이 날아갈 겁니다.”


눈빛과 목소리에 살기가 담겨있었다.


김 실장은 왼손으로 시선을 옮겼다.

핸드폰이 부서지면서 왼손에 상처가 나 있었다.


“그 정도로 죽지 않습니다.”

“이런 짓 하고도 무사할 줄...”

“그건 내가 알아서 합니다. 그러니 와서 앉으시죠.”


김 실장의 말을 자르며 나인이 말했다.


나인에게서 느껴지는 말투와 분위기, 섣불리 행동해서는 안 된다는 걸 느낀 김 실장은 말없이 나인의 반대편 소파에 앉았다.


“경찰이 이래도 되는 겁니까?”


김 실장의 물음에 나인은 미소를 지었다.


“누구 덕분에 지금은 경찰이 아니라서요.”

“...”

“범호 그룹에서 힘을 써준 덕분에 한 달 정직 처분을 받았는데, 아직 일주일 정도 남았으니, 지금은 경찰이 아닙니다.”


나인의 표정과 눈빛에서 느껴지는 분위기가 경찰보다는 범죄자 그것도 굉장히 위험한 범죄자처럼 느껴졌다.


‘뭔가 잘못됐다.’


김 실장이 뒷조사한 강태식 형사는 이런 느낌의 인간이 아니었다.


그보다 어떻게 집안까지 들어왔을까? 빌라 주변 곳곳 사각지대 없이 CCTV가 설치되어 있고 경비원들이 이를 모두 확인하고 있다.

어디서 들어오든 간에 CCTV에 잡힐 수밖에 없었다.


더 놀라운 건 방금 강 형사가 총을 쏜 점이었다. 조금만 빗나갔으면 핸드폰이 아닌 김 실장의 손이 날아갔을 거다.


그런데도 조금의 주저함 없이 총을 쐈다.

평범한 경찰이라면 절대 할 수 없는 행동이었다.


“놀라신 것 같은데, 거두절미하고 두 가지만 묻겠습니다.”

“?”

“첫 번째는 부모님을 죽인 범인. 두 번째는 범인의 배후.”

“...”

“회장님에게 직접 물어봐도 되겠지만, 그 능구렁이 영감님하고는 말이 통할 같지 않아서요. 그래서 말이 통할 것 같은 실장님을 찾아왔습니다.”

“뒷감당할 수 있습니까?”


김 실장이 물었다.


“그건 실장님이 걱정할 문제가 아니죠.”


나인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살기에 김 실장은 어떤 말도 하지 못했다.


“다시 본론으로 들어가서. 회장님을 20년 넘게 모신 실장님이라면...”


나인은 캔맥주 하나를 김 실장 앞에 내려놓았다.


“8년 전, 우리 부모님을 죽인 범인과 그 배후에 대해 알고 있을 것 같은데. 아닌가요?”

“총으로 위협한다고 내가 말할 것 같습니까?”


단호한 표정으로 김 실장이 말했다.


나인은 이런 스타일을 잘 알고 있다.

좋은 말로 하면 의리가 있는 사람. 나쁜 말로 하면 주인에게 절대적으로 충성하는 개.


배신을 밥 먹듯 하는 쓰레기들보다 이런 인간을 개인적으로 더 좋아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이런 스타일은 절대로 주인을 물지 않는다. 설령 자신이 죽는다고 해도 주인을 배신하지 않는다. 당연히 보통의 협박은 통하지 않는다.


유럽에서의 나인이었다면 물리적인 고문을 했을 텐데, 지금은 그렇게까지 할 생각이 없었다.


“총 말고 다른 거로 하죠.”

“?”


나인은 탁자 한쪽에 놓인 태블릿을 들어 김 실장에게 건넸다.


“?”


김 실장은 말없이 태블릿을 건네받았다.


“영상을 재생해 보세요.”


나인의 말에 김 실장은 태블릿 화면의 동영상을 재생시켰다.


순간 김 실장의 눈동자가 심하게 흔들렸다.


“며칠 전 따님의 동선을 따서 편집한 영상입니다.”


동영상 내용은 파리에 유학 중인 김 실장의 딸 김효민의 일상 모습이었는데, 모두 CCTV에 잡힌 모습들이었다.


참고로 이 영상은 엘라가 만든 것이다.

파리에서 유학 중인 김효민 동선을 파악해 영상으로 편집한 것이다.


한국에서 파리 시내에 있는 CCTV를 해킹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일반적인 해커에게는 말이다.


하지만 엘라에게 그 정도의 일은 어려운 일도 아니고, 또 완벽하게 김효민의 동선을 따서 영상을 만들었다.


어쨌거나 나인은 말을 계속 이어 나갔다.


“따님이 CNSM de Paris(파리 고등음악원)에 다니더군요.”

“...”

“천재 중에서도 천재들만 다닐 수 있는 곳인데. 따님의 음악적 재능이 무척 뛰어난가 봅니다.”


나인의 말에 김 실장의 손이 살짝 떨렸다.


“이게 무슨 짓입니까?”


김 실장의 목소리에 떨림이 느껴졌다.


김 실장의 외동딸 김효민.

애교 많고 착하고 공부 잘하고 음악적 재능도 뛰어난 딸 김효민은 김 실장의 자랑이자 모든 것이었다.


그런 딸의 모습이 마치 스토킹 당한 것처럼 영상으로 잡혔으니 당연히 불안할 수밖에 없었다.


“간단합니다. 파리에 있는 제 조력자가 따님을 감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전화 한 통이면 따님은 죽습니다.”


핸드폰을 들어 보이며 나인이 미소를 지었다.


“혀, 협...”

“네. 협박입니다.”


나인의 말에 김 실장의 얼굴색이 하얗게 변했다.


“참고로 유민태도 내가 죽였습니다.”


나인의 말에 김 실장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나인은 핸드폰에 녹음된 통화 내용을 들려주었다.


유민태가 나인의 총에 저격당하기 전, 나인과 통화했던 내용이 녹음되어 있었다.


“정말로 강 형사가 민태 도련님을 죽였습니까?”


통화 내용을 모두 듣고 나서 김 실장이 물었다.


“네.”

“어째서?”

“정확하게 말하면 유민태가 먼저 저를 죽이려고 했었죠.”

“...?”


나인은 유민태와 그의 해결사 이기영을 죽이게 된 일에 관해 짧고 간결하게 이야기했다.


“...”


나인의 이야기를 들은 김 실장은 혼란스러웠다.


강태식 형사. 김 실장이 알기로 그냥 평범한 형사였다. 파리에 있는 딸을 감시하고 유민태를 총으로 저격할 만한 형사는 절대 아니었다.


만약 그 정도 능력을 갖춘 형사였다면 진즉에 눈치를 챘을 거다. 그 때문에 너무나도 혼란스러운 김 실장이었다.


“그럼 다시 본론으로 들어가서. 내가 알고 싶은 것은 두 가지입니다. 부모님을 죽인 범인. 그리고 그 범인의 배후.”

“...”

“말하지 않으면 김 실장님은 죽습니다. 그리고 따님과 부인도 죽습니다. 그래도 괜찮습니까?”


나인의 표정과 목소리에 진심이 묻어나 있었다.


“강 형사.”

“네.”

“왜 이렇게까지 하는 겁니까?”

“법으로 해결할 수 없는 일이니까요. 그래서 내 방식대로 하는 겁니다.”

“이런 방법은 절대 옳지 않은...”

“그럼 법은 옳습니까?”

“...”

“참고로 전 법과 정의를 믿지 않습니다. 그런 것보다는 총을 믿는 편이죠.”


이대로 김 실장이 끝까지 침묵한다면 나인은 김 실장을 죽일 생각이다.


다만, 파리에 있는 딸과 부인은 죽일 수 없을뿐더러 애당초 그 둘은 그냥 협박용일 뿐 죽일 생각이 없었다.


“ 그보다 실장님이 끝까지 침묵하시면 유창호 회장님도 죽게 될 겁니다.”

“?”

“따님의 목숨이 달렸는데도 끝까지 침묵하는 이유는 단 하나겠죠.”

“...”

“부모님을 죽인 범인이 유창호 회장님이다.”


나인의 말에 김 실장은 한숨을 쉬고는 앞에 놓인 캔맥주를 따 단숨에 비워버렸다.


“회장님은 아니에요.”

“?”

“모든 걸 말해주면 가족은 건들지 않을 겁니까?”

“거짓말만 하지 않는다면 범인 외에는 아무도 죽지 않습니다.”


김 실장은 낮게 한숨을 쉬고는 입을 열었다.


“회장님은 강만혁 변호사님이 돌아가신 걸 뒤늦게 알았습니다.”

“?”

“하... 어디서부터 말해야 할지.”


나인은 캔맥주를 하나 따 김 실장에게 건넸다.


답답했는지 김 실장은 캔맥주를 받아 단숨에 비우고 다시 입을 열었다.


“8년 아니, 9년 전에 있었던 교통사고가 모든 일에 시작이었습니다.”




같은 시각, 유창호 회장의 VIP 병실에서는.


유 회장은 소파에서 뉴스를 시청하고 있었다. 그런데 병실 밖이 조금 소란스럽더니 누군가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왔다.


“아빠!”


윤 회장의 딸 유진선이었다.


뒤이어 경호원들이 뒤따라 들어왔는데, 표정이 난처해 보였다.


“죄송합니다. 회장님. 저희가 막는다고...”


경호 책임자로 보이는 남자가 말끝을 흘렸다.


딸 유지선이 병문안하러 찾아왔는데, 유 회장이 만나주지 않았다. 그러자 유지선이 경호원들의 제지를 물리치고 병실까지 들어와 버렸다.


“됐네. 나가 보게.”


딸 유지선의 성격을 알기에 유 회장은 경호원들을 탓하지 않았다.


“미국으로 돌아가.”


경호원들이 나가자, 유 회장이 말했다.


동생 유민태 장례식을 핑계로 한국으로 돌아온 유지선은 이번 기회에 한국에 눌러앉을 생각이었다.


동생의 죽음으로 공석이 된 후계자 자리를 그냥 손 놓고 지켜볼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아버지 유 회장은 허락하지 않겠지만, 유지선은 차기 범호의 후계자 자리를 노렸다.


“싫어요.”

“?”

“8년이야. 8년이나 지났으면 그만 좀 용서해줘요.”


8년 전, 유지선은 도박으로 물의를 빚고 범호 리조트 사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후 아버지 유 회장의 눈 밖에 나면서 미국으로 쫓겨났다.


모두가 그렇게 알고 있었다.


“8년이 지났다고 그 죄가 용서되는 건 아니야.”


윤 회장은 눈길도 주지 않고 단호히 말했다.


“미국으로 돌아가면? 범호를 누구에게 물려주려고? 설마 그 근본도 없는 놈에게 줄건 아니지?”


유진선이 말하는 근본 없는 놈은 이복동생 유성태를 말했다.


당연한 말이지만, 유지선과 유민태는 이복동생 유성태를 경멸할 정도로 싫어했다.


“누가 되든 너 하고는 상관없는 일이야.”

“왜 상관없어. 나 아빠 딸이야.”

“그래. 내 딸이지. 내 딸이 아니었으면 넌 미국이 아니라 교도소에 있었을 거야.”


유 회장의 말에 유지선은 입술을 깨물었다.


“강 변호사에게 아들이 있었더구나.”

“갑자기 그 얘기는 왜 꺼내는데요.”

“그 아들이 찾아왔었다.”


유 회장의 말에 유지선은 놀란 토끼 눈을 했다.


“부모님을 죽인 범인을 찾겠다고 강력계 형사가 됐다고 하더구나.”


유 회장은 유지선을 바라봤다.


“8년 전 강만혁 변호사 내외의 죽음이 사고가 아니라는 걸 알고 있더라.”

“...”

“그리고 내게 묻더구나. 범인이 누군지 아냐고.”

“... 뭐라고 했어요?”


유진선의 목소리에 약간의 떨림이 느껴졌다.


“뭐라고 했을 것 같냐?”

“...”

“그 친구 문제는 김 실장이 알아서 할 거다. 그러니 너는 미국으로 돌아가.”

“싫어. 8년이나 지난 일이야. 인제 와서 형사가 뭘 어쩔 수 있다고.”


유지선은 절대로 미국으로 돌아갈 생각이 없었다.


설령 8년 전 일이 문제가 된다고 해도.




다시 김 실장의 집 거실에서는.


처음에는 말을 아끼던 김 실장. 한번 말이 터지자 이야기를 거침없이 쏟아냈다. 다만,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인물의 등장과 예상 밖의 이야기에 나인은 뒤통수를 얻어맞은 표정을 지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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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52화. 범호그룹 장녀 유지선 +3 24.04.04 1,091 30 10쪽
» 51화. 김석진 비서실장(2) +8 24.04.03 1,189 33 11쪽
50 50화. 김석진 비서실장(1) +6 24.04.02 1,269 33 11쪽
49 49화. GX 엔터(5) +3 24.04.01 1,363 38 11쪽
48 48화. GX 엔터(4) +6 24.03.31 1,423 35 12쪽
47 47화. GX 엔터(3) +2 24.03.30 1,479 35 11쪽
46 46화. GX 엔터(2) +3 24.03.29 1,535 34 11쪽
45 45화. GX 엔터(1) +4 24.03.28 1,658 36 12쪽
44 44화. 엘라 vs 강태식 +3 24.03.27 1,669 33 13쪽
43 43화. 정직 +5 24.03.26 1,684 35 12쪽
42 42화. 서유복 감찰팀장 +6 24.03.25 1,689 35 12쪽
41 41화. 족구 +4 24.03.24 1,719 38 12쪽
40 40화. 부산 +5 24.03.23 1,801 37 12쪽
39 39화. 유창호 회장 +5 24.03.22 1,850 45 11쪽
38 38화. 사기꾼 조상범 +8 24.03.21 1,908 49 12쪽
37 37화. 엘라(3) +3 24.03.20 1,955 45 12쪽
36 36화. 엘라(2) +6 24.03.19 2,015 48 11쪽
35 35화. 엘라(1) +6 24.03.18 2,086 45 12쪽
34 34화. 서퍼 +9 24.03.17 2,147 45 12쪽
33 33화. 판결은 사형(2) +6 24.03.16 2,142 59 12쪽
32 32화. 판결은 사형(1) +8 24.03.15 2,161 51 12쪽
31 31화. 살악귀(2) +6 24.03.14 2,152 52 13쪽
30 30화. 살악귀(1) +7 24.03.13 2,155 40 12쪽
29 29화. 사이코패스 +5 24.03.12 2,149 44 11쪽
28 28화. 범호의 후계자 +5 24.03.11 2,180 42 12쪽
27 27화. 한선화 +5 24.03.10 2,207 45 12쪽
26 26화. 이기명 실장 +4 24.03.09 2,179 40 13쪽
25 25화. 김광수 비서 +7 24.03.08 2,193 41 12쪽
24 24화. 모쏠 강태식? +6 24.03.07 2,193 4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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