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쓰는 철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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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루틀
작품등록일 :
2024.03.08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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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7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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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3.26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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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침묵을 등반 삼아

DUMMY

우편 접수에 한하며 3월 31일 마감.

마감 일자 소인까지 유효.

단편 2편, 중편은 1편.

발표는 문학과 비평 여름호.


시 공모 내용은 뺀다. 부건과 나영에겐 해당 사항이 없으므로.


가장 빠른, 도전해 볼 만한 문학 공모였다. 나영과 부건은 단편 소설 2편을 써야 했다. 신춘문예는 1편을 모집하지만, 문예지는 2편을 원한다.


1편은 스무 번, 서른 번 고쳐서 공모용에 딱 맞춰 쓰지만 2편을 당선 수준에 맞게 쓰는 건 조금 어렵다. 문학 계간지는 당선 후 사라지는 작가가 아니라 계속 살아남을 작가를 뽑겠다는 의지로 2편을 요구한다.


2편의 편차가 크지 않으면서 당선 수준에 도달해야 하는 것. 경쟁률은 신춘문예가 월등하지만 진짜 글을 보는 건 문학 계간지로 봐도 된다. 그들은 자신들의 지면을 내줄 신인을 뽑는 거니까.


“두 편 수준 편차도 본다는 거구나?”

“누나라면 안 보겠어?”


한 편을 기막히게 썼어도 다른 한 편이 아쉬우면 당선권에서 제외한다. 그건 매우 당연한 결정이다.


“덕분에 두 편을 퇴고했으니 난 좋아.”

“나도 좋아. 일단 문비에서 떨어지면 조금 손질해서 창사나 문산으로 넘길 수 있잖아. 현대사상, 현재 문학, 문학·뜰도 있고, 많아. 4월 7월, 9월, 10월, 줄줄이 있어서 계속 참전하다 보면 하나는 걸리겠지.”

“넌 최종심 올라갔던 거, 그거하고 오토 픽션으로 쓴 거, 두 개 다 좋아서 될 거야.”


나영의 말에 부건이 나를 봤다.

내 의견을 구하는 건데,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심사위원이라면 고민할 필요도 없이 뽑을 원고다.

내가 보는 시각과 다를 리 없다.

만약 다르다면 그들은 문학을 다시 공부해야 한다.


“형이 심사위원이면 좋겠다.”

“그건 오버고.”

“아직은 오버라고 해. 삼관왕이면 예심은 바로 볼 수 있는 거 아니야?”


여성 작가들 사이에서 부건의 글은 튄다. 겁 없이, 거침없이 쓰는데 문장에도 힘이 있어서 잘 읽힌다. 소재에서 출발해선 고민 없이 바로 쓰기부터 하니까 주제가 없는 것, 그게 부건의 문학이 가진 약점이다. 소재로는 글이 되지 않는다.


이제 그 사실에 눈뜨곤 제대로 쓰기 시작했으니 부건의 시대가 열릴 수도 있다. 남성 작가로서의 희소가치. 거기에 시대 언어를 삶으로 증명하고 사는 이. 스스로 작품의 소재가 되어 소수자로서 할 말을 글에 녹여낼 줄 아는 용감함까지 갖췄으니 더 말할 게 없다.


주변인을 어떻게 거세한 뒤 제 이야기를 쓸 것인가, 나는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가르쳤다. 훗날 후배 작가들이 우후죽순 오토 픽션을 타고 문단으로 들어오려고 할 때 김부건은 매우 바람직한 모델로 소환될 것이다.


핍진하게 재현하고 싶었다고? 김부건 작가의 핍진성이야말로 문학이 가야 할 길을 제시했다고. 그 길을 배우라고.

그렇게 되길 바란다.


나영이 여전히 문제였다.

나영은 써야 할 글감은 그런대로 있는데 구성이 여전히 되지 않았다. 글을 어떻게 구성해야 효과적으로 전달되는지 아직 알지 못했다.

겨우겨우 헐거웠던 문장은 촘촘하게 만들었다. 아직도 한 번씩 지난 습관이 나오는 데 그때마다 나는 줄을 긋는다. 그러면 알아듣는다.


나영은 <그대들>을 완성한 뒤 뜬금없이 LGBTQ를 꺼내 들었다.


“도윤아 너, 딜도 알아?”

“어. 갑자기 그건 왜?”

“반려 가전이래. 전자 서방이고. 너무 재미있어서 이걸 써보고 싶어.”


지난 생, 딜도를 오브제로 사용한 레즈비언 커플의 이야기로 문학상 우수상을 받은 작품이 떠올랐다.

처음엔 본격 문학에 본격적인 단어가 등장했구나, 하며 반겼다가 읽고 난 후 뭐랄까? 사기당한 기분이랄까?

심사위원들은 균형의 아름다움에 푹 빠졌다고 했는데 숨겨놓거나 외면한 걸 언제부터 균형이라고 말하기로 했는지 의심스러웠다.


여성 커플에게 필연적으로 구매되어 온 반려 가전, 딜도. 딜도는 작중 삼인칭 서술자가 되어 여성 커플의 나날을 증언한다.


레즈 커플의 사랑은 매우 싱겁다. 대체 그녀들이 커플인 증거는 어디에 있을까? 소설 어디에도 없다. 같이 사는 거 빼고.

삶에 치인 채 하루하루 버겁게 보내는 그녀들은 하우스 메이트와 커플 사이 어디쯤 있다. 살짝 농밀하게 친한 사이라고 말해도 될 정도인데, 그걸 균형이라고 말한 거라면 엿 바꿔 먹으라고 말하겠다.


왜 딜도를 사게 됐는지, 어떻게 사용하려고 시도하다가 여기저기 함부로 굴러다니는 신세가 된 건지, 딜도를 산 이들이 젤을 몰랐을 리 없고. 그 날것의 과정을 뒤로 숨겨둔 채 그녀들의 일상을 관조하는 이야기는 ‘딜도’를 전면에 내세웠다는 것 말고는 성취한 게 없다.


패션에 지나지 않는 것.


나는 페이지를 넘기면서 삼인칭 서술자인 전자 서방이 언제 맹활약하는지 보고 싶었다. 그녀들 사이에서 삼각관계를 만들 전자 제품이라니, 했다가 내 기대는 처참하게 박살 났다.


“그거로 뭘 쓰려고?”

“소동극? 둘이서 그걸 어떻게 쓰는지 고찰하는, 그게 세상에서 제일 무거운 고민이 되는 이야기면 재미있을 거 같아서.”

“여자들이 어떻게 성을 해결하는지 쓰고 싶은 거라면 접어. 그거 안 궁금해.”

“난 궁금하던데.”

“일기장에 쓰던가.”

“소재 좋은 거 아니야? 부건이한텐 좋다며?”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범람하는 젠더 소설에 나영까지 참전할 이유는 없었다. 굳이? 그런 생각. 덧붙이자면 나의 호기심이 다른 이의 호기심과 중첩할 거라는 단언적인 생각은 위험하다.


글은 세상에 말을 거는 일이다.

내 호기심을 풀어내는 공간이 아니다.


나영은 자신이 썼던 소설들을 두루 살피다가 포기하고 새로운 작품을 쓰기로 정했다. 눈높이가 올라가고 나니 예전에 썼던 것들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 건데, 이건 바람직하다.

제 작품을 객관적으로 보는 눈이 생겼다는 뜻이니까.


아무튼 어찌어찌 두 작품씩 퇴고하여 우체국에 다녀왔다. 당선자에게 개별 연락이 올 때까지 우리는 기다림을 시작했다.


***


당선자 발표는 여름호.

당선자에겐 4월 중순이면 연락이 갈 테다.

두 작품 가운데 한 작품을 선정하여 당선작으로 계간지에 싣고, 한 작품은 따로 피드백을 받아서 그들 지면에 싣기로 계약할 것이다.


차기작 발표의 기회가 확보되는 문예지.

물론 수정이 안 되면 안 실어준다. 냉정하다. 부건은 이미 수정 작업에 들어갔고. 그렇다는 건 당선작이 뭔지 안다는 뜻이다.

내 결정을 부건은 의심하지 않고 따랐다.


“누나는 다음 쓸 거 찾아.”

“부건이는 이번에 되고. 나는 다음이라는 뜻이네?”

“아무래도?”


내 망설임 없는 대답에 부건이 미안한 듯 고개를 숙였다. 누나와 경쟁해서 이길 걸 미안해하는 건데, 그럴 일이 아니다.


“도식화되어 있는 구성이 문제야. 글감의 한계상 더 깊게 들어갈 수 없는 것도 문제고, 부건이가 읽어봐.”


부건은 읽다가 몇 차례 고개를 갸웃했다. 그곳이 동의 되지 않는 곳일 테다. 그곳을 고치면 다른 곳이 필연적으로 망가질 수밖에 없는 이야기 구조라서.


“버릴까?”

“아, 나! 왜 오기가 생기지?”

“나도.”


부건의 말에 내가 바로 호응했다. 그거다. 꼭 깊게 들어가야만 문학이 아니라는 걸 말하고 싶었다. 이 작품의 미덕은 스타일이며 캐릭터다. 사람이 끌고 가는 이야기를 본격 문학에 들이고 싶은 것이다. 대중 소설의 카테고리에 넣는 대신 말이다.


의논 끝에 나영은 글감만 남기고 아예 새로 쓰기로 했고, 이 작품과는 조금 떨어져 지내야 했기에 새 작품을 쓰기로 했다.


“그것도 몇 번 수정해야 할 테니까. 핑퐁하지, 뭐. 두 작품 오가면서.”


나영은 쿨했다.

미래가 닫히지 않았다는 확신 덕분이었다.


두 사람과 헤어진 뒤 나는 등단 작가들끼리 만든 스터디 단톡방에 글을 올렸다.


우도윤;[혹시, 다들 원고 청탁 기다리고 있나요? 투고하셔야 합니다. 투고할 원고를 스터디하기로 해요.]

우도윤;[저는 비평 원고 투고해서 창사와 문산 여름호에 싣기로 했고 문비는 가을호에 싣기로 했습니다. 원고 청탁 기다리지 마세요. 우리보다 훨씬 뛰어난 작가들에게 청탁합니다.]


청탁받은 원고 두 편은 말하지 않았다. 그건 원고가 실린 뒤에 말해도 된다.


글을 올린 지 10초 겨우 지났을까? 톡이 주르륵 떴다.


신정수;[헉, 투고! 몰랐다.]

신정수;[이번에도 세 군데 휩쓰시는군요. 그새 투고해서 여름호, 가을호에서 평론을 볼 수 있다니 그저 빛!]

우도윤;[고맙습니다. 정수 님이 쓰신 신작 시 읽고 싶습니다]


나는 정중하게 대꾸했으나 이 단톡방을 만든 이유의 가장 큰 지분을 가지고 있는 신정수의 다음 시가 정말로 궁금했다.


신정수;[한 번 더 매만져서 올리겠습니다. 부끄럽고 두렵네요. 등단하면 원고 청탁이 줄을 이으면서 꽃길일 줄 알았더니. 맞습니다. 청탁은 더 뛰어난 작가들 몫이겠어요. 우도윤 님 있어서 든든합니다.]

장영린;[오, 축하드립니다. 역쉬!]

장영린;[투고하려고 해도 퇴짜 맞을까 봐 무서워서 겁나는 것도 사실. 해서 지금 쓰는 거 스터디해서 퇴고한 뒤 투고해야겠군요. 도와주세요.]

우도윤;[신작 기대합니다. 올려주세요.]


나는 지난 생이 가끔 이해되지 않을 때가 있었다. 양윤정에게 밀려 최종심까지 올라갔던 그녀라면 이듬해, 그 이듬해라도 등단했어야 마땅하건만 보이지 않았다.

정말 가작으로 당선된 이 작품 하나만 뼈를 갈아 쓴 건지, 내가 모르는 건지.


양윤정의 대타가 아니라 어엿한 작가가 되어야 할 의무가 장영린에겐 있었다.


장영린;[네네. 딱 기다리십쇼!]

신동수;[헐, 또 대박! 문비, 창사, 문산이라니! 축하드리고, 멋지십니다.]

도은주;[와, 저 창사 정기 구독자거든요. 기대합니다. 축하드리고요. 저도 창사에 원고 싣고 싶어요.]

우도윤;[투고하면 됩니다.]

신동수;[스터디하고. ㅋㅋ]

도은주;[네네, 스터디하고. 등단작하고 갭이 크다. 그런 평과 함께 퇴짜 맞을까 봐 사실 두려워서 계속 스터디하고 있었거든요.]

도은주;[매우 안심됩니다. 우도윤 님, 심준구 님 계셔서요.]


양윤정에게서 독립한 도은주.

이게 되어야 했다.

전혀 몰랐다. 양윤정에게서 스터디하던 동기와 같이 등단했다는 말을 들은 적 없으니.


지난 생, 이들은 등단 작가 모임에서도 같이 앉은 적이 없었다. 뭘까? 이들 사이는 왜 비밀이었을까? 왜 도은주는 양윤정에게 끌려다니는 걸까? 나는 이게 또 궁금했다.


따지고 보면 그녀는 미혼모인 엄마와 둘이 살아온 모녀 가정. 그 말 외에 제 주변에 관해선 일체 말한 적 없었다.


신동수;[청탁이 들어와도 내가 잘 쓴 건지 사실 정수하고만 합평하기엔 불안했음.]

신동수;[평론이 두 분이나 계시니 든든 ㅋㅋ]

심준구;[오, 축하드려요. 그렇군요. 문예지에 시 발표하는 선배들이 부러웠는데.]

심준구;[정보 고맙습니다. 움직여야 했어요.]


심준구는 아무리 기다려도 청탁이 오지 않기에 비평으로 재등단했다고 했다. 화제가 되고 나니 그제야 청탁이 오더라고.

아마도 그에겐 여름호, 혹은 가을호 원고 청탁이 한두 군데는 들어갈 것이다. 아직 아닌 모양이지만.


우도윤;[우리는 청탁받기 전까지 계속 투고! 청탁이 오기 시작해도 작품을 더 많이 발표하고 싶으면 계속 투고해도 됩니다.]


너 더 많이 쓰라고.

청탁은 청탁대로 받고, 투고는 투고 대로 하고. 정신 없이 바쁘라고. 연애할 시간 없이.


신동수;[맞습니다. 도전!]

정종현;[문비, 창사, 문산이라니. 입이 떡 벌어지네요. 축하드립니다. 청탁 들어올 때 대비해서 쓰던 소설, 투고해야 하는 거군요! 우선 합평부터.]

정종현;[매우 든든합니다. 함께 갈 동료가 있어서 저는 왠지 멀리 갈 수 있을 듯합니다.]

신정수;[같이 가요. 주저앉으면 일으켜 세워주세요!]

심준구;[같이 가요. 좋은 말입니다.]

심준구;[와 문비, 창사, 문산이라니. 다시 고개가 절레절레. 진짜 축하드립니다. 원고 기대되네요.]

장영린;[저도요!]


신인은 기다리면 안 된다.

언제쯤 청탁이 오려나, 얼마나 연락을 기다렸는지 모른다. 때로는 스마트폰이 고장 났나 싶어서 형석의 전화로 내게 전화를 걸어보기까지 했다.

고장 나지 않았는데 걸려 오지 않는 전화.

혹시 사무실 번호라서 스팸으로 들어간 건가 하여 걸러 놓은 스팸 문자로까지 들어가서 뒤적이기도 했다. 기다리면 안 되는 걸 알기까지 1년이 걸렸다.


7명이 모인 단톡방에서 나눈 이야기는 21명이 모인 카페로 흘러들어 가지 않을 것이다.


「함께 침묵하는 것은 멋진 일이다. 더 멋진 일은 함께 웃는 것이다. 함께 감동하고 울고 웃으며 같은 시간을 함께 살아간다는 것은 너무도 멋진 일이다.」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중에서)


나는 내가 모은 7개의 물줄기가 큰 바다로 무사히 흘러갈 수 있길 바란다. 침묵은 우리의 등반에 필요한 조건이 된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내일 오후 3시 05분에 다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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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허위의식 +5 24.03.31 867 45 16쪽
28 창조되는 기억 +4 24.03.30 866 33 14쪽
27 사수 +2 24.03.29 878 31 15쪽
26 빛의 호위 +7 24.03.28 886 37 14쪽
25 낙타, 사자, 어린이 +2 24.03.27 893 35 14쪽
» 침묵을 등반 삼아 +2 24.03.26 940 38 13쪽
23 파토스 +2 24.03.25 965 38 13쪽
22 선악의 저편 +2 24.03.24 990 44 15쪽
21 시차와 시각차 +3 24.03.23 1,011 44 14쪽
20 불청객들 +1 24.03.22 1,033 44 14쪽
19 휴먼토피아 +5 24.03.21 1,090 55 14쪽
18 아모르 파티 +3 24.03.20 1,133 51 14쪽
17 순종 +2 24.03.19 1,136 48 14쪽
16 니나의 집 +5 24.03.18 1,204 53 15쪽
15 올빼미들 +5 24.03.17 1,208 51 13쪽
14 루 살로메 +4 24.03.17 1,245 51 14쪽
13 오토 픽션 +3 24.03.16 1,282 50 13쪽
12 재현의 윤리 24.03.16 1,298 45 14쪽
11 나는 다이너마이트다 +5 24.03.15 1,324 47 15쪽
10 세상 필요 없는 존재 +2 24.03.15 1,327 43 15쪽
9 김장하는 날 +3 24.03.14 1,361 47 14쪽
8 동굴의 시간 24.03.13 1,405 42 14쪽
7 문장 강화 +2 24.03.12 1,554 44 14쪽
6 스터디 그룹 +3 24.03.11 1,678 50 15쪽
5 갈라파고스 신드롬 +1 24.03.10 1,795 50 13쪽
4 소설 쓰는 철학자 +3 24.03.09 1,920 54 14쪽
3 전생에 니체였다 +6 24.03.08 2,069 5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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