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 보이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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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나리
작품등록일 :
2024.04.29 22:56
최근연재일 :
2024.09.13 08:00
연재수 :
73 회
조회수 :
2,536
추천수 :
12
글자수 :
261,099

작성
24.05.17 08:00
조회
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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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7쪽

아니 형이 거기서 왜 나와요

예전부터 글을 쓰고 싶었고 생각만 하다가 소재만 모아두고 잊혀 간 게 너무 많네요. 이번에 글을 끝까지 남겨놔서 이야기 풀이의 즐거움을 함께 누리고자 합니다.




DUMMY

너무 놀라서 한서유님은 내 얼굴 가까이 다가와 물었다.


“아니. 우리 룰루가 꾀병이라요? 이렇게 아픈데 말이죠.”


“음. 한서유님이 생각하는 것보다 룰루는 똑똑한 고양이에요. 한서유님 걱정에 아픈 연기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러니 걱정 안 해도 돼요. 지금 소속사 문제 해결이 제일 중요할 것 같아요.”


룰루의 문제는 한서유님 고민만 해결만 되면 잘 될 것으로 봤다.


한서유님과 소속사의 갈등이 가볍게 생각했지만 이야기를 나눌수록 첨예하게 대립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배우의 정당한 요구사항인데 소속사에서 갑질 기사로 와전시켜 언론에 흘리는 정황도 볼 수 있었다. 또한 배우와 처음 계약서 쓸 때 다르게 이상한 조항이 끼어있음을 나중에서야 확인이 가능했었다. 원만하게 해결하고자 해도 소속사에서는 연장 계약서 싸인을 종용할 뿐 이야기가 통하지 않는 상황에 이른 것이었다.


“아... 머리가 아픈 상황이네요. 법적인 진행을 하면 소속사에서는 더 심하게 언론 기사를 쓰겠네요. 혹 주변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분이 없을까요?”


“네. 주변에 물어봐도 좋은 이야기를 들을 수 없었어요. 이미지로 먹고사는 배우는 이런 상황이 난처할 때가 많거든요.”


서로 머리 맞대며 이야기를 해도 꽉 막힌 상황이라 방법이 없었다. 잠깐 머리 식힐 겸 창가를 봤는데 반대쪽 차로 앞에 [커피가 필요하지? ~13:30] 글귀가 보였다.


‘엇! 깜짝 놀랐다.’


어디서 보고 있는 것도 아니었고 딱 필요한 글귀가 있는 것이다. 무척 반가웠고 어쩌면 카페에 이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무언가 있지 않을까 기대가 되었다. 지금 시간이 한시니깐 커피 사러 가는 것도 충분했다.


“한서유님. 혹시 커피 좋아하세요?”


“없어서 못 마시죠. 우리 머리도 아픈데 커피 마시러 갈까요?”


“저도. 좋아요. 밥도 사셨으니 제가 커피 사드릴게요. 여기 도로 앞 카페가 있거든요”


“그래요? 분명 이 주변에 커피집이 없을 건데... 도진씨 믿고 카페로 가볼게요!”


식당에서 자리에 일어나 카페로 향했다.


어리둥절하면서 따라오고 있는 한서유. 방송국 주변에 오래 지나다봤지만 카페는 못 봤다고 했다. 그런데 눈앞에 카페가 있으니 당혹스러운 표정은 잊을 수 없었다.


커피집 이름이 참 낯간지럽게 되어있었다.


‘인연과 연인이 만들어지는 카페’


“김도진님 하하... 이름이 참 특이하네요.”


“네네... 커피 맛만 있으면 되죠. 뭐...”


‘딸랑’


문 입구를 여니 산뜻한 커피향이 온 몸을 스쳐 지나갔다. 한서유님과 내 두 눈이 동그랗게 마주쳤다.


“와~!!”


정말 감탄이 흘러나올 수밖에 없었다. 커피를 마시지 않아도 중독된 것처럼 온몸이 취하는 느낌이었다. 이렇게 좋은 향기가 가득했는데 우리 말고는 손님이 아무도 없었다. 신기한 카페였다. 단정한 옷차림의 카페 사장님이 우리를 반겨주었다.


“어서 오세요. 오랜만에 카페에 손님이 왔군요.”


“네?!?”


“자, 자리부터 앉으시고 메뉴는 천천히 고르셔도 되니 즐기다가 가시면 됩니다.”


한서유님은 자기 방송생활 중에 이런 곳이 있었는지 처음 알았다며 어떻게 여기를 알았냐고 꼬치꼬치 물어봤다. 사실 나도 몰랐기에 그저 웃기만 했다. 정말 몰랐고 우연히 봤고 우연히 글자가 알려줬기 때문에 말하면 당연히 미친놈으로 볼 게 뻔했다. 그냥 모르쇠 하며 웃기만 해야겠다.


그리고 이상한 점이 너무 많았다. 커피는 정말 지금까지 마셨던 커피 중에 제일 맛있었고 마시는 동안 너무 행복했기 때문이었다. 꼭 마법처럼 말이다. 마법... 마법처럼 하니깐 꼭 엘프의사가 생각나는 건 이상한 걸까 싶어서 사장님에게 글이 보이려나? 유심히 보았다.


[모든 것이 맛있어진다. 장금이]


글자를 보는 순간 사장님과 눈이 마주쳤다. 사장님은 손가락으로 입에 대면서 ‘쉿’ 하는 동작을 했다. 나도 모르게 ‘쉿’ 따라 하게 되었다. 역시나 뭔가 이상했다. 일반적인 카페가 아니었던 것이다. 장금이라니 역시나 그 장금이가 맞겠지? 그런데 지금까지 살고 계신다는 것은 나이가... 아 생각하지 말자. 그냥 머리를 비우고 있는 게 낫겠다 싶었다.


“여기서 김도진님과 커피 마시니깐 너무 좋네요. 방금 전만 해도 계약 때문에 머리 아파했는데 여기 오니깐 근심 걱정이 싹 사라진 것 같네요. 고마워요.”


“아니에요. 저도 기분이 좋네요. 커피향이 정말 최고네요.”


한참 한서유님과 대화하는 도중 ‘딸랑’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들어온 사람은 얼굴 보고 또 놀랄 수밖에 없었다.


“승철이형! 잘 지냈어요?!”




국민 가수 하승철은 녹화 방송이 금방 끝났다. 집에 가기에 날씨도 좋았고 매니저와 함께 산책을 했다.


선글라스에 모자를 깊게 누르고 있어서 그런지 주변에 일반인이 지나가더라도 알아보는 사람들이 없었다. 모처럼 이 자유로운 느낌 만끽 누리고 싶었다. 조금 걸었을까 목이 말랐다. 시원한 음료 쭉 마시고 싶어서 주변 카페가 있는지 둘러봤다.


때마침 간판이 조금 낯간지럽지만 시원한 음료를 마실 수만 있다면 그 어떤 곳도 갈 수 있었다. 빠른 걸음으로 카페를 들어갔다.


문에 들어서는 순간 여기가 천국인 줄 알았다. 카페는 시원했고 코끝에는 커피향이 진하게 흘러들어왔다. 가만히 있어도 음악 영감이 만들질 것만 같았다. 그런데 카페에 처음 보는 사람이 나를 아는 척했다. 분명 잘 가리고 있었는데 말이다.


“승철이형! 잘 지냈어요?!”


“저기. 누구신지요?”


“아. 맞다. 그렇지. 당연히 못 알아보겠지요. 죄송해요. 제가 실례했습니다.”


이상한 사람이 아는 척해서 난감했었는데 잘못을 알았는지 정중히 인사하고 가버렸다. 그런데 분명 처음 만난 사람인데 아닌 것처럼. 반가운데 슬픈 마음이 들었다. 정말 감정이 이상했다.


난 커피를 주문하고 그 젊은 친구 근처에 앉았다.


이상하게 그가 궁금했었고 엿듣고자 했다. 남녀 사이라고 하면 깨가 쏟아지고 재미난 이야기가 나올 거라 생각지만 달랐다. 선글라스를 벗고 여자 쪽 얼굴을 자세히 보니 한서유 배우였다.


소속사 갈등과 피해, 해결 방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내가 나서야겠다는 마음이 생겼다. 왜 그런 마음이 생긴 건지 모르겠지만 안 나서면 안 될 것만 같았다.


“아씨! 그 이야기 들으니깐 내가 더 화가 나네! 미안하지만 참석해 이야기해도 될까?”


“네!?!”


우연일까 인연일까? 나와 한서유, 하승철 3명이 동시에 눈이 마주치는 상황이 되어버린 것이다.




완결이 날 수 있도록 끈기 있게 마무리 짓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작가의말

처음 등장했던 인물들을 살리면서 이야기를 풀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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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니 형이 거기서 왜 나와요 24.05.17 38 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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