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 보이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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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나리
작품등록일 :
2024.04.29 22:56
최근연재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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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29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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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털이

예전부터 글을 쓰고 싶었고 생각만 하다가 소재만 모아두고 잊혀 간 게 너무 많네요. 이번에 글을 끝까지 남겨놔서 이야기 풀이의 즐거움을 함께 누리고자 합니다.




DUMMY

“구름아 나 왔어!”


“멍멍! 멍!” [아빠 왔어? 보고 싶었어!]


“역시 집에서 나를 반겨주는 구름이 밖에 없구나!”


구름이랑 신나게 놀면서 오늘 한서유랑 있었던 일들을 떠올렸다. 나만의 착각이지만 둘만의 데이트라고 생각하니 가슴이 뛰었다. 한순간의 꿈처럼 내일이면 사라질 것이지만 좋았던 마음은 여운이 남았다.


그리고 이번 나침반 사용은 좋은 경험이 되었다. 사용하기도 편했고 원하는 방향을 찾아주니 유용할 것으로 보았다. 지금까지 궁금한 것들이 많았고 이것을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았다.


피곤했는지 눈이 계속 감겨왔다.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다. 언제부터 잠이 들었을까 희미하게 소리가 들리다가 정신이 어느 정도 돌아왔어야 익숙한 멜로디가 들려왔다.


‘뱀 나온다~ 뱀이 나온다~’


알람 소리인가 싶었지만 아직 시간이 이른 새벽이었다. 무엇인지 궁금해서 휴대폰을 보니 한서유에게 전화 온 것이었다.


“서유구나! 이른 밤중에 무슨 일 있니?”


“오빠. 자는 중에 깨워서 미안해요. 혹시 뉴스 기사 봤어요?”


“뉴스 기사라니? 피곤해서 집에 오자마자 잠들었는데 기사라고?”


“제가 보내준 링크 기사를 보세요.”


“핫이슈. H 양의 은밀한 선행 그리고 드러난 밀월! 기사 [링크]”


“으잉???”


[H양의 은밀한 선행_대중적으로 인기하는 배우 H양. 음악방송에서 길 잃은 미아를 부모님께 찾아주는 선행이 있었다. 큰일이 아니라고 조용히 잊히길 바랐으나 H 양 옆에서 같이 도움을 주는 남성이 있어 논란이 커지고 있다. 평소 철저한 자기관리와 열애설이 한 번도 나오지 않던 청순배우가 열애설이 나온 만큼 이 남성의 존재에 대한 대중적인 입가심으로 오르락내리락할 것으로 본다.]


아주 알맹이를 다 빼버리고 MSG만 잘 버무려 넣은 기사였다. 내가 봐도 혹하고 들어갈 만 내용이었다. 아니 선행으로 끝날 일인데 왜 옆에 있는 나까지 묻혀서 이슈 몰이를 하는 건지 기자는 대단했다. 기자라는 방패 뒤에 숨어서 가십거리를 만들어내는 것이 예전에 승철형이 기자 이야기가 나오면 왜 기겁했는지 알겠다.


(공연장 있었던 사람입니다. 아이 찾아주는 분이 계셨는데 한서유 배우였군요. 멀리서 봐도 예쁘더군요. 근데 옆에 있던 남자는 누구?)

(저도 봤어요. 매니저가 아닐까요?)

(매니저는 여성분으로 알고 있는데요. 한서유 진골 글 남김)

(알콩달콩한 눈빛이던데... 혹시?)

(드디어? 그렇게 남자에 관심 없어 혹시 다른 정체성이 있는 게 아닐까 싶었던 언니가? 우리를 버리는 거야?)

(휴. 언니 다행이다. 부처인 줄 알았는데 난 둘의 관계 허락해!)

(누구 마음대로 허락해? 내 눈에 흙이 들어와도 못 해!)

(눈에 흙 뿌려드립니다. 딱 대라!)

(안 돼! 한서유 팬으로서 용서 못 한다. 화형식이 필요하다. 불태워라. 찾아라. 그는 공공의 적이다.)

(뭐래? 그냥 내버려둬 그게 사람답게 사는 거야. 예쁜 사랑하세요)


기사 밑으로 아주 살벌하고 달달한 댓글이 달려있었다.


오라클에서 대응 잘해주지 않을까 싶었다. 그날 별다른 일도 없었고 말이다.


‘난 당당하단 말이야!’


“서유도 걱정 안 해도 될 듯싶어. 열애설인가? 싶기도 하지만 논란의 기사가 나온 만큼 아마 소속사에서 잘 해결해 줄 거야!”


“저는 괜찮아요. 전 열애설이든 신경 안 쓰는데 말이죠. 대신 오빠가 위험해 보여요. 신상 노출 안 되게 신경 쓰세요. 알았죠?”


“에이. 일반인까지 터는 게 어디 있다고? 걱정 안 해도 돼!”


“농담이 아니에요. 제 팬들은 보통 사람들이 아니니 말이죠. 꼭 조심하세요.”


한서유와 통화가 끝나지 말자 이미 내 정보가 풀리고 있었다. 어떻게 알았는지 내 이력과 신체 몸무게까지 유출되고 있었다.


바로 한서유에게 바나나톡 메시지 보냈다.


[미안. 벌써 털린 것 같아... 큰일났어!]


첫 기사로 시작해서 다양한 기사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일반인과 사귀는 H 배우부터 시작해서 상상의 기사로 부풀려지기 시작했다. 분명 한서유의 소속 오라클에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일이었는데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자 소문은 더 커져갔다.


그리고 다음 기사에는 더 깨끗하고 세밀한 사진으로 된 기사가 올라왔다. 어디선가 확실한 정보 제공자가 있는 것 같았다. 그러면서도 기사 내용은 묘하게 배우의 상황을 잘 포장되어 마무리되어 있었다. 적절한 선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내 촉이 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바로 이성아 이사 통화 버튼을 눌렀다.


‘뚜~ 우우~ 뚜~ 우우’


“오! 동생 빨리도 전화했어”


“역시. 누님이었군요. 너무 조용하게 대응하고 있어서 의아해하고 있었어요.”


“어찌 보면 노이즈마케팅이라고 볼 수 있어. 그리고 도진이 너도 이슈화할 필요도 있고 그래. 마지막으로 우리 소속사가 서류만 쓰면 이 모든 것이 해결되지. 이참에 한서유와 진짜 연애하는 것도 나쁘지 않고”


“아니. 누님. 소속사 배우를 보호하지 않고 무슨 말을 하는 거예요?”


“난 한서유보다 도진 네가 제일 탐나는 걸. 그러니깐 포기하고 얼른 싸인하러 와!”


은근슬쩍 큰 그림을 그리고 있던 이성아 누님이었다. 그런데 소속사에서 연애를 하는 것을 방치해도 되는 것인지 궁금하기도 했다. 어느 것이 나을지 이윤적인 저울질하고 있을 것 같았다. 이렇게 계속 빼는 것도 문제이기도 하고 이제 고민을 할 때가 온 것 같았다.


조용히 집 밖을 나가려고 하니 가로막는 아버지, 어머니가 계셨다. 그리고 조간신문을 나에게 던지더니 내게 화를 내셨다.


“너. 이놈의 자식. 이거 너지?”


“네? 아버지 그게 무슨 말이에요?”


“한서유 배우 싸인 가져올 때부터 알아봤다. 너 스토커 짓도 적당히 해야지. 신문에서까지 나와서 배우에게 민폐 끼칠 정도 나오면 어쩌자는 거냐. 딱 봐도 너의 모습과 입고 있는 옷도 똑같구먼. 어이구!”


“아버지. 저 진짜 한서유랑 친해요. 스토커 아니에요!”


“아들아. 나갈 때는 다른 옷 입고 나가렴. 나니깐 이 정도이지 너라는 거 밖에 들키면 생환도 못할 듯싶다. 마스크랑 모자는 꼭 쓰고 나가고!”


부모님의 오해 섞인 걱정으로 외출 준비하고 나섰다. 많은 일들이 있었기에 다시 정리할 필요가 있어 보였다. 내 멘탈을 관리해 줄 김엘프를 뵈러 가야겠다. 왠지 주변 모두가 나를 쳐다보는 것 같았고 눈빛이 마주치면 천하의 쓰레기로 보는 것처럼 보였다.


‘이것이 한서유 파워였구나’


그제야 왜 조심하라는 것인지 알다. 잘못하면 화형식에 끌려갈 수 있을 듯싶었다. 들키지 않게 얼른 정신과 병원 걸어갔다.


병원 방문하고 접수하려고 하니 눈빛이 예사롭지 않았다. 눈으로 욕하는 것이 느껴졌다. 내 순번이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렸다.


“김도진님 들어오세요.”


“저의 구세주. 김엘프님. 보고 싶었어요”


“하하하. 요즘 도진님 핫하더군요. 그런데 한서유 배우님과 사귀는 거 진짜인가요?”


“아니요. 절대!”


“보통 아니라고 하면서 사귀던데 말이죠. 모른척하는 게 의사의 도리가 아니겠습니까?”


분명히 나를 놀리고 있었다. 아니 즐기고 있는 게 분명했다. 내 주변에는 어떻게 이런 사람들만 있는 것인지 슬프기도 했다. 그래도 가장 마음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유일무이 선생님이기도 했다.


“사실... 마음은 있긴한...데요”


“흐흐흐...”


“연애사 이야기는 여기까지 하고 최근에는 두 번째 열쇠를 습득해서 운명의 나침반을 얻었어요.”


나침반 이야기가 나오자 김엘프 원장님의 표정이 다채롭게 변했고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꺼내야 할지 고민하고 있는 흔적이 보였다.


“원장님 있는 그대로 다 이야기해 주시면 안 될까요?”


“네. 안 됩니다. 돌아가세요!”


“헉. 제발요. 제가 궁금해 하는 거 다 알고 있잖아요. 빨리 다 털어 놔줘요!”


난 김엘프 바지 끄덩이 매달려 애걸복걸했다.




완결이 날 수 있도록 끈기 있게 마무리 짓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작가의말

요즘 신상털이가 많죠. 다들 피카츄 배 만지기 아시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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