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 보이는 남자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미리나리
작품등록일 :
2024.04.29 22:56
최근연재일 :
2024.09.13 08:00
연재수 :
73 회
조회수 :
2,524
추천수 :
12
글자수 :
261,099

작성
24.06.17 22:40
조회
27
추천
0
글자
9쪽

오라클과 계약

예전부터 글을 쓰고 싶었고 생각만 하다가 소재만 모아두고 잊혀 간 게 너무 많네요. 이번에 글을 끝까지 남겨놔서 이야기 풀이의 즐거움을 함께 누리고자 합니다.




DUMMY

입 주변을 잔뜩 뭍이며 행복해하는 유지였다.


“너무 행복해. 산에 있을 때는 정말 맛없는 것만 먹고살았거든. 도진을 따라 다면 이렇게 맛있는 거 계속 먹을 수 있는 거야?”


“계속은 아니지만 그래도 적당히는 먹을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


“그럼, 나 유지랑 같이 살래!”


“쿨럭!!! 그런 말은 함부로 하는 거 아니야!”


말실수로 인해 혹이 하나 생겨버린 상황이었다. 어떻게 말을 돌릴까 싶어 할아버지랑 싸웠던 이야기로 전환시켰다.


“혹시 유지와 ‘언령’으로 싸웠던 그 사람에 대해 이야기해 줄 수 있어?”


유진은 도진을 날카롭게 쳐다보면서도 떨떠름한 표정으로 말했다.


“쉽게 이야기 못하는데 그래도 도진이니깐 이야기하는 거야! 서울 도착하면 휴게소에 먹었던 것보다 더 맛있는 거 사줘야 해! 이번에는 고기가 먹고 싶어!”


걸신이 들었을 걸까... 휴게소에서 어지간한 간식을 식사처럼 먹어 놓고도 배고프다고 말하는 유지가 무서웠다. 그리고 맡겨 놓은 것도 아닌데 계속 사달라고 한다. 정말 혹하나 달고 온 게 아닐까 걱정이 들었지만 할아버지의 흔적을 들을 수 있을 것 같아 승낙했다.


“그 사람은 대단했어. 아니 인간이라 믿을 수 없는 존재였지. 혼자서 그 많던 묘령족을 뚫고 들어와 나랑 대치하던 상황을 만들었어. 입에서는 번 숨을 쏘고 주먹을 한번 휘두를 때마다 어린 묘령족은 저 멀리 날려가기도 했지. 제일 무서운 건 언령의 제약도 없었어, 이미 인간이라기보다 신과 같은 존재처럼 느껴졌지. 어찌 보면 우리 묘령족에게 재해가 왔다고 볼 수 있었어”


유지가 하는 말은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 아니 할아버지가 그런 사람일 줄 전혀 몰랐다.


평범한 분인 줄 알았는데... 재해 같은 인간이 할아버지라. 듣기만 해도 무서웠다. 할아버지 생전에 장난도 많이 치고 그랬는데 괜히 손바닥에 땀이 흥건히 낫다.


유지가 굳이 지어내지 않겠지만 할아버지의 활약상들이 있었고 평범한 삶을 사시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집에 들어가면 아버지께 할아버지에 대해 물어봐야겠다.


“유지는 나랑 같이 서울로 가고 있잖아. 혹시 서울에 연고가 있어?”


유지는 고개를 저으며 손가락을 나를 향해 뻗었다.


“우선 첫 번째로 도진이 있잖아! 그리고 이제부터 만들어 가면 되지 뭐! 그게 뭐가 어렵다고 말이지. 후후후”


서울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 난 아버지께 전화를 드렸다.


“아버지. 이제 집으로 돌아가고 있어요.”


“아들. 머리는 잘 비우고 돌아오고 있어? 고생이 많았어. 그런데 어떡하니? 네 방이 없어지고 구름이 방이 되었는걸.”


“아버지. 농담하지 마시고요”


“....”


“진짜요? 정말요? 어떻게 그럴 수 있어요?”


“짜샤. 넌 아무리 집을 나섰다고 해도 전화 한통 없는 게 아들이냐? 그리고 걱정되어 전화를 해도 연결도 안 되는 데 말이지!”


전화상으로 전파가 안 되는 곳에 있었고 사고가 있어서 바로 연락드리는 게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에둘러 말했다. 그리고 긴급한 상황에서 도움받은 친구가 있다고 했다. 그리고 강원도 생활을 정산하고 이제 서울 생활을 할 것인데 우리 집에 하루만 재워달라고 부탁했다.


아버지는 크게 다친 게 아니냐며 걱정과 함께 늦지 않게 조심히 오라고 이야기하셨다.


“유지. 만약 우리 집에 도착하면 가족들이 쓸데없는 이야기들을 많이 할 수 있어. 나 말고는 전부 평범한 사람들이니깐 오해하지 않게 평범하게 이야기해줘”


이번에도 가슴을 탕탕 치면서 유지가 걱정하지 말라고 하는데 한번 속고 나니 두 번째는 더 불안했다. 분명 많은 영겁 속에 지혜로운 머리를 가지고 있을 텐데 하는 짓만 보면 영 불안했다. 가만히 있어도 코 베어 가는 서울에서 순박하고 사회에 찌들지 않은 시골 소녀가 살아갈 수 있을지 한숨만 나왔다.


우여곡절 끝에 집에 도착했다. 안도의 한숨이 내뱉었다.


“휴... 정말 힘들었어!”


내 목소리를 들었는지 인기척 내는 아버지가 계셨다. 그런데 나랑 같이 온 유지를 보면서 눈동자가 커져있었다. 친구랑 같이 온다면서 왜 애랑 같이 오냐고 버럭 화를 냈다. 혹시 강원도에 간 것도 숨겨둔 딸이 데려오려고 그런 것이었냐면서 물으시는데, 내 대답하기도 전에 딸이 된 것 마냥 기정사실처럼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제야 도진이가 부모가 된 마음을 이해할 수 있겠다며 계속 놀리는데 진짜 우리 부모가 맞는 건지 의심스러웠다.


부모님은 유지를 방안에 들어오라며 극진 대접하고 있었다.


“이름이 어찌 되니?”


“유지입니다.”


“밥은 먹었고? 우리를 할아버지, 할머니라고 부르렴. 어떻게 이렇게 귀여운 아이가 있을꼬.”


유지는 친아들보다 끔찍이 예뻐했다.


부모님께 정식으로 유지를 소개했다. 강원도 곡산마을에 갔다가 길을 잃어버렸는데 유지에게 큰 도움을 받았다고 했다. 그리고 서울 생활하고 싶은데 도움을 달라고 해서 같이 오게 되었다고 말씀드리니... 몹쓸 아들 방이 있는데 곧 빠질 것 같다고 언제든지 쓰라고 했다.


“아버지. 아들내미 본인이 눈앞에 있는데 의사 존중도 없이 그렇게 말하면 어찌하나요?”


“이것아... 그러면 예쁘고 가녀린 손녀를 마루에 재우리? 네가 바닥에 자는 게 훨씬 낫지 않겠어?”


“네. 맞는 말입니다. 그리고 가녀리진... 않은...”


야생처럼 살아왔던 유지에게 현대 문명의 가정집은 그저 천국이었다. 냉장고만 열면 맛있는 음식이 가득했고, 따뜻한 이불에 폭 신한 침대. 유지에게는 여기가 천국이었고 행복 그 자체였다.


‘히힛. 도진을 따라오길 잘했어!’


그런데 도진 방을 먼저 선점한 멍멍이가 보였다. 유지와 묘한 눈빛 경쟁이 느껴졌다.


유지가 방에 들어가 쉬고 있을 때 아버지는 도진을 따로 불러 물어봤다.


“네가 괜히 데려온 아이가 아닌 것 같고 분명 사연이 있어 보이는구나”


“네. 맞습니다. 분명 곡산 마을에서 도움을 받았던 건 사실입니다. 그리고 할아버지와도 인연이 있어 이렇게 서울로 같이 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자세히 이야기하면 혼란이 있을 수 있기에 두리뭉실하게 아버지에게 이야기했다.


“허허. 네 할아버지가 특이했지. 툭하면 일 있다며 전국을 여기저기 다녔는데 너와도 얽히게 되었네. 어찌 되었든 네가 데려왔으니 이제 책임지고 잘 챙겨주거라”


아버지는 할아버지에 대해 알고 있는 듯하면서도 자세히 이야기 안 해주셨다. 아버지랑 이야기를 끝내고 보니 누구보다 제일 먼저 반겨주던 구름이가 보이지 않았다.


“구름아. 어디 있니!”


“멍!” [나 아빠 방에 있어요]


방에 들어가니 유지와 구름이는 내 방을 개판 아니 난장판을 만들면서 놀고 있었다. 방의 소유에 대해서 서로 견제도 잠깐 같이 놀 수 있는 친구가 생겼다는 기쁨에 쉬지 않고 놀고 있었다. 비슷한 종족이라서 그런지 노는 궁합도 잘 맞았다.


난 어질러진 방을 보면서 조용히 문을 닫았다.


마루에 혼자 저 방을 어떻게 청소하지 걱정에 시달리며 뒹굴고 있을 때 바나나톡으로 연락이 왔다.


이성아 이사 연락이었다.


[전화연결이 안 되는 곳으로 갔다 왔어? 연락이 안 되네!]


답장을 보내려고 하는 순간 읽기 1이 사라진 것을 눈치챈 이성아 이사님이 바로 전화를 해버렸다.


“도진! 전화 통화돼?”


“네. 제가 강원도 산악 마을 다녀와서 연락이 안 되었을 거예요. 이제는 서울로 돌아왔으니 언제든지 연락이 가능해요. 누님 그런데 어쩐 일이에요?”


“너 신서엽 씨랑 약속했어? 방송 출연해 달라면서 오라클에 연락이 오는 거야. 네가 여기 이야기하면 된다면서. 이제 계약서 쓰려고 마음잡은 거야?”


“방송 출연은 맞아요. 그리고 계약서는 아직요. 방송 출연하는데 누님 통해 계약하면 오라클 입지도 올라갈 것 같아서 그랬어요. 매번 도움만 받기 그러니깐요.”


“고마워 동생. 이번에 한서유도 방송 출연이 시작되면서 바빠질 거야. 그전에 도진이 보고 싶어 하던 분위기던데... 아니면 같이 출연시켜줄까?”


은근히 놀리고 있는 이성아 이사님이었다. 가는 김에 유지를 한번 데려가 봐야겠다. 이성아 누님의 도움을 받으면 유지의 서울 생활이 수월해 보였다. 정확히 귀찮은 혹하나 떨어트릴 수 있을 것 같아 보였다.




완결이 날 수 있도록 끈기 있게 마무리 짓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작가의말

기절하다가 일어나서 글을 올립니다. :-) 날씨가 무척 더우니 건강 관리 잘하세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글이 보이는 남자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45 레이블(2) 24.07.10 19 0 8쪽
44 레이블(1) 24.07.08 19 0 9쪽
43 중재자 24.07.05 20 0 7쪽
42 각자의 사정 24.07.03 22 0 9쪽
41 유지의 사정 24.07.01 24 0 10쪽
40 글을 쓰다 24.06.28 23 0 9쪽
39 삼각관계 24.06.26 22 0 10쪽
38 계약서 24.06.24 23 0 8쪽
37 3번 째 열쇠(2) 24.06.21 21 0 8쪽
36 3번 째 열쇠(1) 24.06.19 26 0 10쪽
» 오라클과 계약 24.06.17 28 0 9쪽
34 서울로 돌아가자 24.06.14 27 0 8쪽
33 살려주세요. 맛이 없어요. 24.06.12 31 0 7쪽
32 칠흑처럼 어두운 관 24.06.10 24 0 8쪽
31 곡산 마을 가는 길 24.06.07 28 0 7쪽
30 전설의 고향(2) 24.06.06 24 0 7쪽
29 전설의 고향(1) 24.06.05 30 0 8쪽
28 커피향에 이끌려 24.06.04 26 0 8쪽
27 인연의 연결고리 24.06.03 27 0 8쪽
26 탐나는 존재 24.05.31 35 0 9쪽
25 야생의 고양이가 나타났다 24.05.30 27 0 9쪽
24 신상털이 24.05.29 29 0 8쪽
23 진심으로 향하는 방향(2) 24.05.28 31 0 9쪽
22 진심으로 향하는 방향(1) 24.05.27 32 0 8쪽
21 운명의 나침반 24.05.24 34 0 8쪽
20 두 번째 열쇠 24.05.23 30 0 9쪽
19 자본의 힘 24.05.22 32 0 7쪽
18 역시 우리 동생 24.05.21 33 0 7쪽
17 도원결의 24.05.20 35 0 8쪽
16 아니 형이 거기서 왜 나와요 24.05.17 37 0 7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