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 보이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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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나리
작품등록일 :
2024.04.29 22:56
최근연재일 :
2024.09.1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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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03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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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의 사정

예전부터 글을 쓰고 싶었고 생각만 하다가 소재만 모아두고 잊혀 간 게 너무 많네요. 이번에 글을 끝까지 남겨놔서 이야기 풀이의 즐거움을 함께 누리고자 합니다.




DUMMY

▷ 한서유 이야기



도진에게 전화가 왔는데 한서유였다. 기쁜 마음으로 전화기 수신 버튼을 누르는 순간 다급한 목소리가 쉴 틈 없이 쏟아졌다.


“오빠! 진짜 뭐예요? 정말 마법사 맞아요? 진짜 어떻게 이럴 수 있는 건가요?”


다짜고짜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며 지금의 상황을 쉬지 않고 이야기를 해댔다.


한서유는 저녁시간만 되면 매번 식욕이 올랐다. 예전에는 그렇지 않았는데 소속사를 바꾸고 나서는 안정감과 꼼꼼한 스케줄 관리로 한서유에게 편안함을 주게 되었고 여유 있는 삶과 만족이 식욕을 샘솟는 결과가 나타난 것이었다.


“흐흐흐... 군침이 싹 도노”


처음에는 조절하거나 참아보려고 했지만 한번 야식을 시키다 보니 매일 시키지 않으면 안 될 몸이 돼버린 것이었다. 한번은 야식을 몰래 시키는 것을 매니저에게 들킨 적이 있었다. 매니저에게 혼날 것만 같은 상황이었지만 의외의 반응과 대답이 왔다.


“한서유님. 마음껏 야식 드셔도 됩니다. 단! 지나치게 살을 찌는 순간 후후후... 아주 무시무시하고 강력하고 파워풀한 다이어트 헬스가 기다릴 테니 말이죠.”


“히익!”


매니저는 먹는 것 또한 본인의 개인적인 생활이기에 그런 것에 터치하지 않는다고 했다. 대신 몸 관리를 지나치게 스스로 붕괴하는 순간 개입이 들어갈 거고 공포를 해놨지만 아직까지는 괜찮았다. 슬슬 몸이 무거워지고 있었는데 조절해야지 마음만 생각하고 몸은 언제나 어떤 야식을 시켜 먹을까 휴대폰을 만지고 있었다.


“어제는 나름 생각해서 살 안 찌는 족발을 먹었는데... 오늘은 무엇을 먹을까”


‘배달의 국가’ 앱을 열어 메뉴만 보기만 하고 이상하게 마지막 선택 결제까지 선택을 하지 않고 있었다. 머리로 분명 배고프다는 신호가 오지만 막상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이 기이한 현상이 몸소 겪어지니 입맛이 싹 사라졌다. 정말 이상했다.


보통은 야식 테러로 후회하며 즐기며 뜯고 씹고 해야 할 시간 먹지를 않으니 아마도 그날의 도진 오빠 생각에 신경 써서 그런 건가 했다. 그리고 다음날도 같은 일이 일어났다. 오히려 이제는 식욕마저 떨어져서 ‘배달의 국가’ 앱을 열지도 않았다. 매일 심상치 않게 야식이 끌리는 시간에도 주문을 하지 않는 현상이 번복되었다.


그렇게 이제는 먹지도 못하는 슬픈 짐승이 되어 화가 나기 시작했다. 먹는 즐거움이 없어지니 그냥 마음 편하게 먹고 매니저의 헬스 받는 게 나아 보이기 까지 생각이 들었다.


“오빠... 오빠 마법사라는 거 믿을게요. 제발... 저 그냥 다이어트 포기할게요.”


“하하하. 마법사 이야기를 믿었어? 서유는 착하구나”


“아니. 오빠 말처럼 식욕이 정말 뚝하고 떨어지는데 어떻게 안 믿을 수 있어요? 제발 다시 돌려줘요. 제발요. 먹는 즐거움이 사라져서 이제 머리카락까지 빠진단 말이에요.”


도진은 펜으로 글을 쓴 결과가 발현되는 것에 기쁘지만 반대로 글을 쓴 것 때문에 강제성을 띠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글쓰기는 신중히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한서유를 만나 글을 수정해줬다.


[건강에 해치지 않게 식욕 조절하기]


“이번에는 어떻게 될지 한번 지켜봐”


“오빠. 진짜 마법사 맞아요?”


“에잉 요즘 세상이 그런 게 어디 있어? 그냥 놀리면서 이야기한 거지”


“그러면 오빠가 지금까지 한 건 뭔가요? 펜을 굴리면서 말하는 거요.”


어떤 변명을 해야 하는데 딱히 생각나는 게 없었다. 얼른 머리 굴려서 한서유 말에 대답했다.


“아. 그거 암시, 세뇌? 웃기지? 말에는 언제나 힘이 있어. 대표적인 게 ‘나는 할 수 있다!’ 이런 말을 많이 하잖아. 그런 거랑 같은 거야”


의심하는 눈초리가 있었지만 잠깐의 도진 오빠를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그리고 이제는 가까이 있어서 쉽게 부를 수 있는 것도 장점이었다. 대신 도진을 따라오는 유지라는 소녀는 나만 보면 으르렁거리는 것이 살짝 부담스러웠다.


다음날 도진 오빠 말처럼 먹는 즐거움이 살아나서 고마웠다.


‘진짜 마법사가 아닐까’


혼자서 중얼거렸지만 있는 그대로 보는 게 편할 것 같았다.


▷김도진 이야기


유지는 잠깐 이성아 이사님께 맡겨 놓고 본가로 갔다.


“아버지, 어머니 이제야 이야기하지만 저 오늘부터 부모님의 울타리에서 벗어나 독립하고자 합니다.”


부모님님 드디어 집안의 충치 하나 사라진다는 그런 눈빛으로 얼른 나가길 바랐다.


“아들. 이제 어디로 가는 거니?”


“지인이 오라클 엔터테인먼트에서 숙소를 하나 지원해주신다는 곳이 있어서요. 거기로 가려고 해요.”


“아들의 말이 참으로 믿기지 않지만 어디서 굶주리지 않고 잘 지낼 거라 생각해. 그리고 가더라도 구름이는 못 데려간다.”


역시 나보다 구름이 사랑이 지극한 부모님이었다. 지금 한창 할아버지 흔적과 열쇠도 찾기로 바쁜 상황에 구름이까지 챙기지 못할 상황이었는데 오히려 부모님이 이렇게 사수를 하니 안심이었다. 대신 곧 동물농장 방송 촬영이 있는데 잠시 데려가겠다고 이야기했다.


“오! 아들. 구름이를 또 텔레비전에서 볼 수 있는 거야?”


“네. 맞아요. 신서엽 MC가 그렇게 보고 싶다고 이야기를 하는데 말이죠. 곧 방송 날짜가 정해지면 얼른 알려드릴게요.”


아들의 이야기는 뒷전이었고 벌써 구름이 네트워크를 발동 시키며 자랑하고 있었다. 구름이 이야기만 하면 코가 높아지고 어깨가 당당해지는 부모님이었다.


구름이가 글썽거리며 다가와 짖었다.


“멍멍” [아빠 이제 못 보는 거야?]


“아니야. 잠깐 나가 있는 거야. 구름이 보러 자주 올 거니깐 걱정 마.”


“멍~ 멍” [걱정보단 아빠랑 같이 계속 있고 싶었는데 아쉬워]


“대신 할아버지 할머니가 구름이 잘 챙겨줄 거야. 자주 올게”


“멍” [응 알았어]


구름이는 말로는 알았다고 했지만 막상 헤어지는 마음에 몸으로 슬픔을 표현하고 있었다. 구름이가 조금이라도 힘을 낼 수 있도록 뛰고 구르고 장난치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그제야 구름이 표정이 밝아지는 게 내 마음도 편해졌다. 이때를 놓치지 않고 사진도 많이 찍어두었다.


그리고 오랜만에 강아지 갤러리에 구름이 현황 사진을 올려뒀다. 무슨 무슨 법으로 사진을 아낌없이 업로드해뒀는데 반응이 좋았다. 그리고 곧 있을 방송 촬영이 있으니 기대해달라고 코멘트도 적어뒀다.


(형 기다렸어. 구름이 사진을 너무 늦게 올리는 거 아냐? 그래도 귀엽긴 해. 근데 방송 일자는 언제야?)


(역시나 구름이는 너무 귀여워. 동물 문화재에 등록해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해)


(오. 오랜만에 구름이 사진이구나. 근데 주인장 고양이 맞은 데는 괜찮소? 많이 아파 보이던데?)


(어! 그러고 보니 고맞남(고양이한테 맞는 남자)이 구름이 주인장이구만. 이번 방송도 기대하겠어. 근데 길냥이 맞는 게 인간의 수치 아냐?)


댓글만 봐도 어질어질했다. 그래도 긍정적인 반응인지라 방송 결과도 기대해도 될 듯싶었다.


이사 갈 개인 짐이라 해봤자 별게 없었다. 워낙 간소하게 살아서 그런지 간단히 옷 몇 벌 챙기고 나니 끝이었다. 이제 집 밖으로 나서려고 하니 부모님이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아들아. 너를 섭섭하게 한 게 있었다면 잊고 다 강하게 키우기 위한 집안 내력이라 이해해 주렴. 너도 이제 눈치챘겠지만 특이한 집안이라는 것을 몸소 느끼고 있을 거고 보통 정신머리로는 받아들이기 힘들지. 그리고 이 아비는 자질이 안 되어 아들에게 집안 과업을 넘긴 게 미안했어. 과업이라 해도 눈치만 챘지 그것 또한 이 아버지도 자세히 모른단다. 그 과정이 힘든 일의 연속이라는 것은 알겠지만 말이다. 우린 아들을 항상 응원하고 있음을 잊지 말거라. 그리고 자주 밥 먹으러 오렴”


항상 농담하던 부모님이 아니라 진지한 모습에 놀라웠다. 역시 부모님은 부모님인가 보다. 따뜻한 마음으로 기우는 도중 부모님께서 말을 이었다.


“이제 네가 없으니 그 방은 구름이 방으로 쓸 테니 참고해”


역시나 부모님은 가슴은 무겁게 어깨는 가볍게 하며 마무리했다. 자식의 보내는 건 그만큼 훌쩍 성장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니 말이다. 가방을 들고 이제 집을 나섰다.


“구름아 곧 올게. 그때는 유지랑 룰루도 같이 볼 수 있을 거야”


“멍~멍” [너무 기뻐요. 아빠. 빨리 와요.]


구름이를 두고 가는 게 마음에 걸렸지만 한참 쓰다듬어 나서야 집을 나섰다.




완결이 날 수 있도록 끈기 있게 마무리 짓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작가의말

휴... 오늘도 세입~!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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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진심으로 향하는 방향(1) 24.05.27 32 0 8쪽
21 운명의 나침반 24.05.24 34 0 8쪽
20 두 번째 열쇠 24.05.23 30 0 9쪽
19 자본의 힘 24.05.22 32 0 7쪽
18 역시 우리 동생 24.05.21 33 0 7쪽
17 도원결의 24.05.20 35 0 8쪽
16 아니 형이 거기서 왜 나와요 24.05.17 37 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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