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 보이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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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나리
작품등록일 :
2024.04.29 22:56
최근연재일 :
2024.09.13 08:00
연재수 :
7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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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17
추천수 :
12
글자수 :
261,099

작성
24.07.05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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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중재자

예전부터 글을 쓰고 싶었고 생각만 하다가 소재만 모아두고 잊혀 간 게 너무 많네요. 이번에 글을 끝까지 남겨놔서 이야기 풀이의 즐거움을 함께 누리고자 합니다.




DUMMY

가족을 뒤로하고 새로운 시작의 발걸음 옮겼다.


숙소로 들어가려다가 눈앞에 ‘이세계 정신과 병원’ 간판이 보였다. 김 엘프 원장 못 본 지도 오래되었고 지금까지 많은 일들이 있었고 상담도 할 겸 병원에 들러보기로 했다.


병원을 들어가니 역시나 여성 손님들이 줄지어 있었다.


“와. 역시 여긴 변하는 것이 없네!”


내가 접수하러 병원에 들어가자 삽시간에 여성분들에게 미움을 받았다.


“어머 여기가 어디라고 오징어가 들어왔어”


마음의 비수가 되도록 수군거렸다. 원장님과 비교해서 난 오징어 맞았다. 하지만 오징어라고 부르는 건 용서할 수 없다며 외치고 싶었지만 대중의 눈초리는 무서웠다. 잘못 말하면 그 자리에서 다구리 맞을 것 같았다.


“역시 잘생기면 다인 것인가...”


잠깐씩 원장실 문이 열릴 때마다 원장님 얼굴이 살짝 비치는데 환호와 아쉬움이 번갈아 나타났다. 그 한 번 더 보려고 기다리고 환자들이 대다수였다. 다들 미치지 않고서야 여길 올 필요가 없었다. 정말 여기 있는 사람들은 외모지상주의 정신병 걸린 듯싶었다. 어느새 같이 원장님 얼굴을 보고 즐기는 나도 포함이었지만 말이다. 남녀 차별 없이 유혹하는 우리 김 엘프 원장님. 그 얼굴이 부러웠다.


한참을 기다리고 나서야 원장님 얼굴을 뵐 수 있었다.


“도진님 오랜만이에요. 어서오세요.”


“원장님. 잘 지내셨어요?”


“잘 지내긴요. 너무 말도 안 되는 일들이 있어서 할 말이 너무 많네요. 김 엘프 원장님은 할아버지에 대해 많이 알고 계셨죠?”


“네. 알고 있었지만 제가 해줄 수 있는 이야기가 한정되어 있었어요. 그리고 도진님이 알아 갈수록 제가 해드릴 수 있는 이야기가 늘어날 수 있었고 방향을 안내할 수 있었죠. 할아버지의 발자취를 찾는 경험은 어때요?”


“우와. 원장님 그렇게 안 봤는데 정말 무서운 사람이네요. 그냥 툭하고 다 이야기해 주면 얼마나 좋으려나...”


“하하하. 그건 아직 안 되는 건 알고 계시죠?”


반쯤 농담처럼 원장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그래도 예전과 다름을 느낄 수 있었다. 대화 하나하나에 대화의 깊이가 달라진 것이었다. 그리고 궁금한 것을 물어보면 더 자세히 설명을 해주긴 했으나 아직 필요로 하는 답은 나오지 않았다. 즉, 내가 스스로 알지 못하면 원장님도 가르쳐 주지 않는 것이었다. 예전보다 우회적으로 몸동작과 말을 흘리면서 힌트를 알려주기도 했다.


“매일매일 시트콤 찍고 있는 도진님을 보면 저도 여기 있을 게 아니라 밖을 나돌면서 모험을 하고 싶네요. 하하하.


“이번에는 그 모험이 정말 죽을 뻔했어요. 할아버지 흔적을 찾기에 목숨까지 걸어야 하는 것에 잠깐 생각하게 되더군요. 정말 할아버지는 무엇일까요? 가끔 꿈에서도 나타나는데 요즘은 산신령인가 싶기도 해요. 그리고 이번 경험으로 언령(금제)에 대해 조금 알 수도 있었고요.”


“그러고 보니 도진님 목에 송곳니 자국이 살짝 보이네요. 이리 가까이 와보세요. 제가 치료해 줄게요.”


김 엘프 원장님 손에 반짝이는 마법을 보이더니 감쪽같이 흉터 자국이 사라졌다. 단골손님의 특별 서비스라고 이야기했다.


“원장님. 이 흉터 자국 치료해 줘서 고마운데요. 혹시... 오징어 같은 제 얼굴은 혹시 못 고치나요?”


“안 됩니다. 안 바꿔줍니다. 바꿀 생각 없어요. 빨리 돌아가세요.”


그 짧은 시간, 짧은 말에 거절을 네 번이라 하다니 내 마음에 커다란 상처를 줬다.


“흉터 자국을 보니 도진님은 흡혈족을 만나셨군요. 쉽지 않았을 건데. 정말 살아 돌아와서 다행입니다. 그리고 도진 몸에 마킹 한 냄새로 보니 묘량족도 같이 만났을 것 같은데 맞나요?”


긴 이야기가 될 것 같지만 원장님께 곡산 마을에 있었던 일을 세세하게 말했다. 할아버지가 과거는 생각하는 것과 많이 다른 모습이었고 지금 제가 글을 보고 남들과 다른 세상을 같이 공유하는 것은 할아버지의 영향이 큰 것으로 판단했다.


“도진님 말이 맞아요. 그분은 정말 날아다니는 분이었죠. 정말 날아다니기도 했고요. 눈빛만 봐도 다리가 떨립니다. 하하하.”


원장님도 할아버지와 특이한 인연이 있는 것 같았다. 살짝 두려워하는 것을 보면 할아버지가 보통내기가 아니었음을 유추할 수 있었다.


“원장님 ‘언령’에 대해서 정확히 무엇인지 알 수 있을까요?”


원장님은 도진의 질문에 깊이 생각하다가 입을 열었다.


“깊게는 알려드릴 수는 없지만... 도진님이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시점에 왔기에 간략하게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도진님이 생각하는 세상은 더 넓고 다양합니다. 즉, 인간들의 세상이 끝이 아닙니다. 그런 경계를 넘나들고 서로의 문제가 생기지 않게 하는 존재가 있습니다. 흔히 말하는 ‘신’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저의 입장에서는 ‘중재자’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런 존재는 저도 정확히 알지 못합니다. 그런 존재들은 이능력을 발현하는데 사람의 집념이자 상상에 의해서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원천적으로 각자의 능력의 한계가 있는데 간혹 그 이상 힘을 필요로 하는 경우 다른 존재의 도움을 받기도 합니다. 말이 길어지긴 했는데 도진 할아버지는 인간 외의 초월적인 무언가와 계약을 했거나 거래를 한 것이 아닐까 추측해 봅니다.”


“아... 그것이 제가 알아가야 할 길이군요.”


김 엘프 원장님은 도진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까지 할아버님을 기억하기에 대단한 분 같았습니다. 보통 언령은 시전자가 사망하면 보통 사라지지만 할아버님이 내린 지금의 언령은 계속 유지되는 건 일반적인 중재자가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도진님도 이미 알고 계시죠? 저도 제약이 있어서 여기까지만 말해줄 수 있네요.”


원장에게 할아버지처럼 언령의 힘을 사용하는 건 아니지만 귀속 열쇠를 통해 글자를 쓰는 도구를 얻을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그것참 특이하네요. 글을 읽고 이제는 쓰는 것까지 할 수 있다라... 어쩌면 도진님의 능력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전처럼 이야기했듯이 많이 쓰면 안 되는 거 아시죠? 인과율이 벗어나면 할아버지처럼 아니... 적당한 삶을 바라는 도진님은 잘 해낼 거라 믿어요.”


분명 원장님이 할아버지 말을 흘리면서 내게 메시지를 보내는 것 같았다. 즉, 이능력에 대한 남용 주의와 할아버지 과거가 연관이 있나 보았다.


“원장님. 말씀 감사합니다. 궁금했던 것이 조금 풀렸어요. 다음에는 더 많은 이야기 부탁드릴게요. 그리고 이번에 동물농장에 또 출연해요. 꼭 시청해주세요.”


“네. 당연하죠. 김도진님 조심히 들어가세요.”


원장실 문이 열리자 김도진 오징어를 보고 눈살 찌푸리는 사람들이 가득했다. 그리고 원장 얼굴 보며 행복해하는 이분적인 상황을 극심하게 볼 수밖에 없었다. 뒤로는 이 장면을 웃는 김 엘프 원장님이 있었다. 분명 이 상황을 즐기고 있는 게 분명했다.


언제가 꼭 복수하리라 다짐하며 눈물 젖은 체 수납하고 얼른 나왔다.




완결이 날 수 있도록 끈기 있게 마무리 짓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작가의말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ㅁ;


하루 만에 처음부터 끝까지 봐주신 님 감사합니다.


내용이 짧아서 나중에 살을 더 붙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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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자본의 힘 24.05.22 32 0 7쪽
18 역시 우리 동생 24.05.21 33 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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