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호회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공모전참가작 새글

NAITE
작품등록일 :
2024.05.08 10:25
최근연재일 :
2024.09.19 18:00
연재수 :
124 회
조회수 :
8,570
추천수 :
182
글자수 :
734,804

작성
24.05.19 08:40
조회
14
추천
0
글자
11쪽

멈춘 심장 - 1

DUMMY

*


도신이 숨을 참고 찬물을 따라 20여 미터를 내려가자 홀 벽에 움푹 파이고 넓은 동굴이 드러난다.


그 동굴의 물도 차갑다.

작은 우물에서 나오는 찬물인 듯싶다.


랜턴은 없지만, 대낮이라 주변이 희미하게 보인다.

도신은 들어온 김에 좀 더 들어간다.


그러자 어렴풋이 수도승이 사용한 것 같은 오래된 책상과 침대가 놓여있고 더 안쪽에 작은 우물이 보인다. 그 안에 보물이 있을 것이다.


숨을 참기가 한계에 다다른 도신은 일단, 우물 안쪽에 뭐가 있나 확인만 하고 신속히 철수할 계획으로 서둘러 우물 안으로 헤엄쳐 들어간다.


그러자 그 깊은 우물에 커다란 뭔가가 희미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오아시스호에 스킨스쿠버 전용 랜턴이 있지만,

필요 없을 줄 알고 챙겨오지 못해 지금 어둠 속에서 희미한 빛을 느끼며 탐사를 하는 것이다.


조금만 더 가까이 가면 보일 것 같아서 숨을 최대한 참아가며 더 내려가자 아주 오래된 상자가 있는 것이다.


도신은 너무 궁금해서 죽을힘을 다해 숨을 참고 그 상자를 열기 위해 뚜껑을 양손으로 잡아 끌어 올려 보지만, 도저히 움직이지 않는다.


너무 힘을 쓰는 바람에 더 이상 숨을 참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직감한다.


‘아. 안 된다. 큰일 났다. 죽을 것 같은데! 지금이라도 빨리 수면으로 올라가자!’


그 즉시, 몸을 돌려 빨리 수면으로 올라가려고 우물 바닥을 박찬다.


그런데 뭔가 오른팔을 강하게 붙잡아 당겨서 너무 놀라 황급히 돌아보니,

상자 모서리에 튀어나온 녹슨 못에 팔 옷소매가 걸려 뚫리면서 팔이 안 빠진 것이다.


순간 정신은 아득해지고 옷 소매를 못에서 잡아 뺀다고 바둥거리다가 순간적으로 물을 마시면서 고통이 밀려온다.


도신은 수 초간 고개를 좌우로 마구 흔들다가 눈을 뜬 채 정신을 잃는다.


*


화구호 주변에 오아시스호 회원들 모두 도신과 연결된 온천수 배출구의 오른쪽으로 내려져 있는 로프를 유심히 바라보고 있다.


로이드는 연못 배출구 위쪽 분화구에 쪼그리고 앉아 있다.

7분이 흐르고, 9분이 흐른다.


도신이 나오지 않자 한식과 호상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리며 온몸이 떨리기 시작한다.


이때, 분화구 주변에서 배출구를 관찰하던 유진, 연주, 석호, 제네스, 수완, 한영이 거의 동시에 로이드가 앉아 있는 쪽으로 튀어 나간다.


그들이 분화구 바닥의 화산재 가루가 사방으로 튀도록 달리자 희뿌연 먼지가 휘날린다.


로이드가 앉아 있는 곳을 향해 모든 힘을 쏟아 내달리는 6인의 인간병기들이 도착하기 직전, 눈앞에 있던 로이드가 순간 사라진다.


로이드는 그들이 도착하기 직전,

쪼그리고 앉은 상태에서 살짝 튀어 올라 분화구 경사로 중간쯤에 떨어지며 두 발목을 화구호 내벽에 꽂아 박고

무릎을 구부리며 몸을 앞으로 고꾸라지듯 배출구로 기울여

두 다리를 펑 하고 뻗어 화구호 속으로 처박히듯 뚫고 들어간 것이다.


로이드와 충돌한 온천수는 폭탄이 터지듯 10여 미터를 솟구쳐 오른다.


이때, 호상은 하늘을 보고 눈을 감고 있었고,

6인의 인간병기들은 앞을 보고 달리는 상황이라 로이드가 연못으로 뛰어드는 모습을 못 본다.


유일하게 로이드와 연못의 충돌 모습을 본 한식은 목이 터질 듯이 외친다.


“야! 로이드!”


로이드가 있던 자리에 도착한 6인의 병기들은 사라진 로이드를 찾느라 분화구 상단을 잡고 화구호 아래의 배출구를 바라본다.


그리고 일단 로프가 부족해 석호와 수완이 몸에 로프를 묶고 배출구로 재빠르게 하강하기 시작한다.


엄청난 속도로 수면과 충돌하며 입수한 로이드는 물이 뜨거운 것은 신경도 쓰지 않고 양쪽 눈의 라이트를 켜고 도신을 찾는다.


엄청난 밝기의 광선이다.


연못 내부가 갑자기 환해진다.

배출구 아래를 수직으로 비추며 로프를 추적해 도신이 들어간 곳을 발견하고

총알같이 물속을 헤집어 토굴 안으로 튀어 들어간다.


*


‘한시가 급하다. 사고가 난 것이 분명해. 내가 들어갔어야 했어.’


로이드의 속도가 너무 빨라 토굴 안에 있던 모든 가구가 순식간에 날아가고 부서진다.


로이드가 계속 로프를 따라가자 작은 연못 안으로 이어져 있는 것을 본다.


로이드는 두 다리를 폭발적으로 휘둘러 우물의 상단에 부딪힐 정도로 순식간에 다가가 입구를 양손으로 힘껏 잡고 당겨 우물 속으로 처박히듯 날아간다.


이윽고 눈을 뜬 채 정신을 잃은 도신을 발견하자마자 입을 틀어막고 로이드가 담아온 엄청난 양의 공기를 조금씩 반복해서 넣어준다.


그리고 로이드는 조심스럽게 못에 얽힌 도신의 소매를 푼다.


그다음 도신의 눈을 부드럽게 감겨주고 목의 맥을 짚어 심장이 멎은 것을 확인한다.


로이드는 오른손으로 도신의 팔을 잡고 왼손으로 도신의 가슴에 얹어 전기충격을 가동하기 시작한다.


물속에서는 전압이 분산돼 충분한 전류를 심장에 흘려보내려면 평소보다 높은 전압으로 전기충격을 주어야 한다.


잠시 후, 로이드는 도신의 허리를 감고 심장 전기충격을 유지하며 서서히 수면으로 상승하기 시작한다.


로이드는 도신을 배려해 작은 우물에서 뿜어져 나오는 지하수를 따라 배출구 방향의 수면으로 상승한다.


이윽고 그 둘이 수면에 도착할 때쯤 로이드 왼손에서 도신의 심장 파동이 느껴지고, 그 둘이 수면으로 올라오자 도신이 눈을 번쩍 뜬다.


눈을 뜬 도신은 코앞에 보이는 로이드의 두 눈과 마주치자 잠시 의아해하다가 조금 전 죽기 직전의 일이 떠오른다.


로이드는 자신의 두 눈을 바라보는 도신의 눈을 놓지 않고 천천히 그의 심장에서 왼손을 내려놓는다.


그리고 그 팔을 크게 휘둘러 수면 위의 배출구 돌무더기에 처박아 당겨 그 위에 함께 올라 기대어 눕는다.


이때, 도신은 가슴이 화끈거리고 쓰라려서 탱크톱 위를 벌려 안쪽을 본다.


도신은 심장 위치에 손자국 모양의 화상을 발견하고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아는 듯 회한의 표정으로 잠시 눈을 감는다.


도신은 조금 전 우물 속에서 산소통도 없이 무리한 수중탐사를 진행한 것을 후회한다.


우물에서 상자의 뚜껑을 열려고 하다가 정신을 잃었고 로이드가 심폐소생술 과정에 손으로 전기충격을 가해 심장을 뛰게 했으며,

물속이라 전압을 최대로 올리는 과정에 화상을 입은 것을 알게 된다.


“로이드가 날 살렸구나.”

“······.”


“많이 놀랐지?”

“아뇨. 살릴 수 있다고 믿었어요.”


“내가 또 사고를 친 거네.”

“회장님이 저희를 우물로 보낼 분이 아니라는 걸 알아요”


“애썼어.”

“네······. 이젠 죽지 마셔요.”

“······그래, 널 봐서라도 내가 많이 달라져야겠다.”


잠시 후, 로이드가 로프를 타고 내려온 석호와 수완에게 도신을 인계한 후,

도신을 묶었던 로프를 잡고 분화구 위로 올라간다. 모두 도신 주위에 모여들고 유진의 잔소리가 시작된다.


“회장님. 매번 이렇게 의논도 없이 마음대로 이런 일을 하면 어떡하란 거죠?

이번에 또 마음대로 온천수에 들어가니까 사고가 난 거 아니에요?

우리가 무슨 애들 장난하러 모인 줄 아세요?

앞으로 우리와 의논 없이 이런 일 하지 말라고요!”


“······.”


“······어디 봐봐요.”


유진이 도신 얼굴 옆에 바짝 붙어 쪼그리고 앉는다.


“어휴, 입술은 새파래가지고······. 죽을 뻔했어요!

이러려고 여기 올라온 거예요?

내가 지금 꿈을 꾸는 것 같네, 진짜.

사람 죽는 거 순식간이에요!

어떻게 저길 의논도 없이 들어갈 생각을 해요?

무슨 말 좀 해봐요! 자꾸 이러시면 저 이제 오아시스 관둘 거예요. 맨날 사고만 치고······.”


결국, 유진은 울음을 터뜨린다. 연주, 로이드, 케일라가 유진을 달래려 옆으로 간다.


“그만해. 내가 저런 데 한두 번 들어가?

내가 회장인데 그럼 누굴 내려 보내, 이 사람아. 참 내······.

나도 나름대로 남들 하는 운동 다 하고 스쿠버다이빙 자격증도 있는 사람인데

어린애 취급이나 하고 하루 종일 잔소리만 늘어놓고.

뭘 이런 거 가지고 울고 그래.”


도신은 유진의 잔소리에 짜증을 내기 시작한다.


한식이 유진을 말린다.


“아, 됐어. 그만 들 해. 힘들게 살아 돌아온 사람이니 좀 쉬게 해야지.

로이드가 정말 고생했어.

저 뜨거운 물에 그냥 뛰어 들어갔어. 내가 얼마나 놀랐길래.

그런데 저렇게 둘 다 살아 돌아왔어.

저런 데는 사실 들어가면 안 되는 데야.

지금 봐도 저 시꺼먼 구멍이 공포 그 자체라니까.

너무 무섭게 생긴 구멍인데 뜨겁기까지 하니 둘 다 살아 돌아온 게 대단한 거야.

다들 이제 마음 가라앉히고. 전부 다 놀랐어, 회장. 나도 회장 죽는 줄 알고 얼마나 놀랐게······.”


“네. 로이드도 고맙고 다들 걱정해줘서 고마워요. 살면서 오늘 같은 실수를 다 하네요.

내가 이런 사람이 아닌데······.

나같이 철두철미한 사람이 오늘 보물 앞에서 마음이 흔들렸어요.”


도신 말이 끝나자마자 연주가 버럭 소리를 지른다.


“회장님! 마담 말 또 잊었어요? 마담 지금 울잖아요!

철두철미하다니요!

왜 그런 방심을 하고 다니세요!

우리 같은 전문가들도 저런 지옥 구덩이에 함부로 들어가지 않는다고요.”


이때, 수완이 연주를 쳐다보고 나지막이 경고를 날린다.


“연주야!”


말 없던 한영과 호상이 연주를 정면으로 쳐다보며 한마디 한다.


“그만!”

“누나. 조용히 좀 해”


케일라도 연주를 말린다.

이때, 아론이 확 끼어들며 모두 뜯어말린다.


“지금 이럴 때가 아닙니다.

레드캣도 이 근처에 있고 중형 범선까지 오아시스호 주변에 정박해 있다니 사태가 심상치가 않습니다.

모두 살아 돌아왔으니 다 잊고 앞으로 계획을 세워야 할 것 같습니다.”


유진은 완전히 토라져서 도신 얼굴을 쳐다도 보지 않는다.

연주는 걱정은 되는지 도신을 살짝 곁눈질로 쳐다보기는 해도 유진의 눈치가 보이는지 절대 그 근처에 가지 않기로 한다.


석호도 좀 놀랐는지 아무 말이 없다. 할 수 없이 수완이 지휘하려고 나선다.


“일단 저와 한영이가 내려가서 상황을 보고 다시 올라오겠습니다”

수완의 말에 유진이 반대한다.


“에휴. 그래도 내가 가야지 거길 막내를 보내니? 내가 간다. 연주랑 로이드 준비해.”


“네, 마담.”

“네. 알겠습니다.”


이때, 도신이 토굴 상황을 전달한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동호회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5 스턴트맨의 하루 - 1 24.05.27 5 0 11쪽
34 신고식 - 4 24.05.26 7 0 13쪽
33 신고식 - 3 24.05.25 10 0 11쪽
32 신고식 - 2 24.05.24 9 0 11쪽
31 신고식 - 1 24.05.23 12 0 11쪽
30 무너진 꿈과 새로운 희망 - 3 24.05.22 11 0 12쪽
29 무너진 꿈과 새로운 희망 - 2 24.05.21 11 0 11쪽
28 무너진 꿈과 새로운 희망 - 1 24.05.20 12 0 11쪽
27 멈춘 심장 - 2 24.05.19 14 0 11쪽
» 멈춘 심장 - 1 24.05.19 15 0 11쪽
25 천 년 전의 편지 - 2 24.05.18 16 0 12쪽
24 천 년 전의 편지 - 1 24.05.18 16 0 12쪽
23 눈물의 재회 - 2 24.05.17 18 0 12쪽
22 눈물의 재회 - 1 24.05.17 23 0 10쪽
21 정글전투 - 3 24.05.16 31 1 12쪽
20 정글전투 - 2 24.05.16 111 1 13쪽
19 정글전투 - 1 24.05.15 302 1 14쪽
18 스콜라 상륙작전 24.05.15 336 1 12쪽
17 기다려! 꼭 다시 올게 - 2 24.05.14 341 1 17쪽
16 기다려! 꼭 다시 올게 - 1 24.05.14 340 2 13쪽
15 폭풍속으로 - 2 24.05.13 346 3 13쪽
14 폭풍속으로 - 1 24.05.13 344 4 15쪽
13 내 손을 잡아 24.05.12 353 5 18쪽
12 사랑과 희생이 머무는 곳 24.05.12 357 10 17쪽
11 날개를 달다 24.05.11 361 11 11쪽
10 어둠을 넘어 24.05.11 361 11 13쪽
9 연락 없는 아론 - 2 24.05.10 370 10 13쪽
8 연락 없는 아론 - 1 24.05.10 376 13 13쪽
7 무장은 용기로 두른다 - 2 24.05.09 381 11 10쪽
6 무장은 용기로 두른다 - 1 24.05.09 394 14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