헥사웨이 시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공모전참가작

페이스트
작품등록일 :
2024.05.08 12:18
최근연재일 :
2024.07.18 20:40
연재수 :
53 회
조회수 :
827
추천수 :
52
글자수 :
380,628

작성
24.05.28 20:40
조회
9
추천
1
글자
15쪽

에스텔 1장 (15)

DUMMY

시몬이 지팡이를 내려찍은 곳에서 새하얀 빛이 터져 나왔다. 빛은 거대한 파문을 그리며 퍼져나가 공동을 둘러싸고 솟아올랐다.


로트의 기믹과 다르게 위쪽이 뚫려 있었으나 벽이 천장까지 닳을 정도로 높아 빠져나갈 수는 없어 보였다.


에스텔은 당황하여 눈을 동그랗게 떴다.


"다짜고짜 기믹이라니··· 이게 무슨 짓인가요!"


"뭐 어떻습니까? 로트 사제와는 재미있게 놀지 않으셨습니까? 저랑도 함께 놀아주시죠."


"그만두세요! 이러다 시몬 사제님이 다칠 수도 있어요."


아무리 봐도 시몬이 로트가 했던 것처럼 가벼운 기믹을 만들 것 같지는 않았다. 진심으로 상대를 제압할 생각으로 보였다.


다만 문제는 기믹이 강력할수록 파훼 당했을 때의 반동도 심해진다는 점이었다.


에스텔이 이를 지적했으나 시몬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무슨 소리입니까, 에스텔. 당신은 이미 저에게 수없이 상처를 줬습니다. 매번 그 사제와 놀아나는 당신을 볼 때마다 제가 얼마나 괴로웠는지 아십니까!"


시몬은 분한 듯 이를 빠드득 갈았다.


"당신도 한 번 느껴 보십시오! 마음이 싸늘하게 얼어붙는 고통이 무엇인지!"


시몬은 지팡이를 공중으로 향하며 외쳤다.


"흐름을 받아들이십시오!"


말이 끝나자마자 시몬이 공중으로 떠올랐다. 그와 동시에 땅에서 일곱 개의 얼어붙은 성배가 솟아 올랐다.


성배를 발아래 둔 시몬 곁에 지팡이가 떠다니며 주위를 뱅뱅 돌았다. 그는 정신을 집중하며 양손 사이에 맥동하는 푸른 구를 만들어냈다.


빛에 이끌리듯, 일곱 개의 성배에서 푸른 입자가 빠져나와 구를 향해 점점 모여들기 시작했다. 아직은 미약했지만 시간의 흐름에 따라 구가 박동하며 크기가 점점 커지고 있었다.


구가 생성되면서 일곱 개의 성배가 위치한 가장자리에 반투명한 원이 생겨났다. 원은 12시부터 시작하여 시계 방향으로 점점 소멸하고 있었다.


로트의 기믹에서 보았던 시계와 마찬가지로, 원은 남은 시간을 의미하는 것 같았다. 원이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시몬 사제를 저지하여 기믹을 파훼해야 했다.


7개의 성배. 모여드는 입자. 점점 커지는 구.


고작 방패 하나 있었던 로트의 기믹보다는 다소 복잡해 보였다. 모르긴 몰라도 시몬이 꽤 많은 질서의 권능을 투자했을 것으로 보였다. 이런 기믹을 파훼 당한다면 몸에 가해지는 부담도 적지 않을 터였다.


"시몬 사제님. 기믹을 파훼 당하면 어떻게 되는지 아시지 않아요?"


"걱정 마십시오. 패배하는 사람은 당신일 테니까요. 저는 당신이 혹한에 몸을 떨며 제게 구원을 청하기를 기대하고 있답니다."


"그렇게 나오신다면··· 저도 더 이상 망설이지 않겠어요."


에스텔은 즉시 일곱 개의 성배 사이로 뛰어 들어갔다. 하나하나 살펴보니 모든 성배의 표면이 두껍게 얼어 있었다. 맨눈으로 봤을 때 성배마다 다른 점은 없어 보였다.


눈을 사용해도 모든 얼음 표면에는 저마다 푸른 핵이 있어 파괴할 수 있다는 사실만 알았을 뿐 별다른 특징을 찾을 수는 없었다.


자연스럽게 시간 내에 일곱 성배를 모두 부수는 기믹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그러면 힘의 결집도 저지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단순한 해답인 것 같긴 했지만, 시간제한이 있는 만큼 망설일수록 손해였다.


'성배의 얼음을 깨는 기믹이라니··· 시몬 사제님도 성미가 고약하시군요.'


에스텔은 혀를 내두르며 지팡이를 들었다.


얼음 표면에 자리한 핵이 선명하게 보였다.


에스텔은 가까이 있던 성배 하나의 핵을 내리쳤다. 그 순간 얼음이 산산조각 나며 성배 안에 깃들어 있던 냉기가 에스텔을 덮쳤다.


"아악!"


에스텔은 황급히 몸을 움츠렸으나 미세한 입자나 다름없는 냉기를 완전히 막을 수는 없었다.


입속으로 파고드는 찬 기운에 목 안쪽이 얼어붙는 듯했다. 살을 에는 추위에 몸이 절로 벌벌 떨렸다.


에스텔은 하얀 입김을 내뱉으며 바닥에 주저앉았다.


시몬이 에스텔을 내려다보며 냉소를 지었다.


"하하하하! 보기 좋게 당하셨군요. 설마 성배를 모두 부수면 될 거라 생각하신 겁니까? 그렇게 대놓고 파훼하기 쉽게 만들 리가 없지 않겠습니까."


"크윽!"


에스텔은 차가운 몸을 다시 일으켜 방금 깼던 성배를 보았다. 성배는 언제 깨졌냐는 듯이 복구되어 다시 시몬에게 힘을 보내고 있었다.


'성배를 잘못 부수면 냉기로 응징한다니···'


아무래도 이미 건드려 본 성배를 제외하고 진짜 성배를 찾아야 할 것 같았다.


먼저 가장 간단한 방법으로 남은 여섯 개의 성배를 차례로 부수는 방법이 떠올랐다.


가능한 파훼법 중 하나긴 하겠지만 기막히게 운이 좋지 않은 이상 최소 두 번 이상은 냉기를 맞을 것 같았다. 지금도 살짝 몸이 둔해진 것 같은데 두 번이나 더 맞으면 아예 그 자리에 굳어버릴 것 같았다.


에스텔은 단순 무식한 방법은 포기하고 성배를 자세히 관찰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먼저 성배에서 나오는 힘을 눈여겨보았다. 성배에 진짜와 가짜가 있다면 진짜 성배가 곧 힘의 원천일 가능성이 높았다.


에스텔은 고개를 들어 구를 향해 모여드는 입자를 바라보았다.


육안으로 보아도 별 차이는 없었고 초능력을 쓰고 보아도 별다른 점은 없었다.


어떤 성배에서 나오는 힘이든 다 똑같아 보였다.


아니면 단순히 능력으로 판별할 수 없는 기믹 속 요소이기에 그렇게 보이는 것일 수도 있었다.


에스텔은 최근 1년을 제외하면 해빙 의식을 할 때 말고는 능력을 쓴 적이 없었다. 이런 특수한 상황에서 어디까지 볼 수 있는지 전혀 아는 바가 없었다.


단순히 벽 너머를 보거나 약점을 알아낼 수는 있어도 기믹 속에서 미세한 입자의 흐름까지 판별할 수 있다는 보장은 없었다.


제대로 보았든 아니면 못 보았든지 간에 전적으로 능력에만 의존하는 방법은 허점이 많아 보였다.


이제 원은 점점 줄어들어 반원이 되었다.


답이 나오지 않는 접근법에 더 이상 시간을 허비할 수는 없었다. 에스텔은 입자는 내버려두고 성배를 직접 관찰하기로 했다.


실험은 충분한 단서를 수집한 후에 해도 괜찮았다.


능력을 해제한 채 아까 부쉈던 성배 안을 들여다보았다. 매끄러운 얼음 표면에 얼굴이 그대로 비쳤다.


'별다른 특징은 없는 것 같은데···'


에스텔은 일단 다른 성배도 확인해 봐야겠다고 생각하며 몸을 돌렸다.


몸을 따라 시선이 다른 성배로 넘어가려던 찰나였다. 눈을 돌리기 직전, 성배에 맺힌 상에서 에스텔은 무언가 위화감을 느꼈다.


에스텔은 다시 성배를 바라보았다. 성배에 비친 얼굴은 일견 별 차이가 없어 보였다.


에스텔은 천천히 지팡이를 든 오른손을 들어 올렸다.


그러자 성배 안의 에스텔도 오른손을 들어 올렸다.


"어라?"


에스텔은 가만히 표면에 지팡이를 대어 보았다.


그러자 두 개의 지팡이가 서로 맞닿지 않고 반대편에 닿았다.


"이상한데?"


이럴 수는 없었다. 거울에 비친 상은 좌우가 반전되어 거을 밖의 에스텔이 오른손을 든다면 거울 속의 에스텔은 왼손을 들었어야 했다.


이 성배는 가짜였다.


'그렇다면 진짜는 설마···!'


에스텔은 즉시 지팡이를 든 채 차례로 다른 성배에 자신의 모습을 비쳐 보았다.


마주한 성배들은 죄다 오른손을 들고 있었다. 다섯 번째 성배에 도달했을 즈음 에스텔은 마침내 왼손에 지팡이를 든 자신을 볼 수 있었다.


'찾았다!'


에스텔은 즉시 능력을 써서 얼음의 핵을 찾았다. 그러자 오른쪽으로 치우친 곳에 있는 핵이 눈에 들어왔다. 핵을 향해 지팡이를 갖다 대자 거울 속의 자신도 똑같이 지팡이를 맞댔다.


잠시 숨을 고른 에스텔은 지팡이를 그대로 높이 들어 올려 핵을 향해 내려찍었다.


퍽! 쩌적!


한 번의 타격에 표면이 여러 갈래로 갈라지더니 틈새로 빛이 터져 나오며 얼음이 완전히 산산조각 났다.



그와 동시에 모든 성배가 힘을 잃은 듯 표면에 검게 물들었고 시몬을 향해 모여들던 입자가 일순간에 증발하였다.


위를 올려다보니 구가 통제를 벗어나 폭주하고 있었다.


"어! 어엇!"


구는 더 이상 매끄러운 형태를 유지하지 못하고 무너지더니 울룩불룩하게 팽창하기 시작했다. 동시에 곳곳에서 빛이 새어 나오며 표면이 점점 빨갛게 물들어 갔다.


시몬이 어떻게든 통제하려 애를 썼으나 붕괴를 막을 수는 없었다.


외마디 비명과 함께 구가 그대로 시몬 앞에서 폭발했다.


"으아아악!"


그 여파로 시몬은 벽까지 튕겨져 날아간 다음 반동으로 땅바닥에 내팽개쳐졌다. 꽤 타격을 받았는지 그는 애벌레처럼 땅바닥을 꿈틀거리며 고통스러워했다.


시몬이 날아가자마자 기믹이 끝났음을 알리듯 에스텔 주변에 있던 성배가 마치 환영이었던 것처럼 조금씩 사라져갔다.


에스텔은 천천히 흙바닥에 쓰러진 시몬에게 다가갔다.


그는 분한 듯 엎드린 채 땅을 치고 있었다. 에스텔이 말했다.


"제 승리에요. 시몬 사제님."


"그렇게 금방 답을 찾아낼 줄이야. 쓸데없이 영리해지셨군요."


이를 갈며 쏘아보는 시몬에게 에스텔이 손을 내밀었다.


"이제 포기하시고 열쇠를 넘겨주시죠."


시몬은 고개를 들어 에스텔의 손을 바라보더니 문득 뒤틀린 웃음을 지었다.


"후후후. 무슨 말씀이십니까.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자갈 바닥을 굴러 옷은 더렵혀지고 얼굴은 꼬질꼬질했다. 부딪혀 긁힌 팔에서 핏방울이 조금씩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러나 그의 눈동자 속에 가득한 광기만큼은 조금도 사그라지지 않은 상태였다.


"당신이 믿음을 되찾을 때까지 끝낼 수 없습니다. 제가 반드시 당신을 순수하던 시절로 되돌릴 겁니다!"


에스텔은 그 눈빛에 섬뜩함을 느끼고 외쳤다.


"잠깐! 그만 멈춰요!"


그는 망설임 없이 지팡이를 들어 올렸다.


"무구한 아이로 돌아가십시오! 혹한의 감옥 속에서!"


에스텔은 지팡이 끝에서 터져 나온 충격파로 인해 공동 중앙으로 밀려 나갔다. 강력한 기믹을 준비하는 것인지 투명한 벽도 이전보다 더 확장되어 공동 가장자리와 맞닿아 있었다.


시몬 사제는 지팡이를 내려놓고 감싸안듯이 양팔을 넓게 펼쳤다.


지면이 흔들리는 소리와 함께 에스텔을 중심으로 공동 전체를 둘러싸는 원형의 얼음벽이 솟아올랐다.


얼음벽은 빠져나갈 틈새 따윈 보이지 않을 정도로 견고해 보였고 높이는 수도원 최상층과 맞먹을 정도였다.


에스텔이 투명한 얼음벽 너머로 보이는 시몬에게 소리쳤다.


"그만두세요! 이러다가 진짜 다친다고요!"


"그 입 다무십시오! 동정 따윈 필요 없습니다. 저는 오직 당신의 숭배를 바랄 뿐입니다!"


"시몬 사제님···."


시몬은 손끝에 힘을 주어 펼쳤던 팔을 접어 가슴 쪽으로 끌어당겼다.


"얌전히 제 가르침을 받아들이십시오!"


이에 맞추어 얼음벽이 점점 에스텔이 있는 공동 중앙으로 수축하기 시작했다.


콰르릉.


귀를 찢는 듯한 굉음과 함께 벽이 점점 에스텔을 향해 좁혀 들었다.


가만히 있다간 이대로 벽 사이에 끼어 짜부라질 수도 있었다. 벽이 더 가까워지기 전에 무슨 수를 내야 했다.


에스텔은 급히 눈을 떠 얼음벽을 바라보았다.


벽은 동서남북 네 개의 부채꼴 벽이 접합된 형태였는데 각 벽의 정중앙에는 동그란 핵이 자리하고 있었다.


다만 핵에서 퍼져나가는 실금의 범위가 그렇게 넓지 않았고 그마저도 접합부를 기점으로 완전히 끊겨 있었다.


이런 식이면 총 네 군데를 타격해야 하고 그마저도 두께로 미루어 보아 쉽게 부수기 힘들어 보였다.


즉, 능력에만 의존하여 벽을 깨기는 불가능했다.


거기다 능력을 자주 써서 그런지 슬슬 눈이 뻑뻑해지고 피로감이 느껴졌다. 눈앞이 흐리고 초점도 잘 안 맞는 느낌이었다.


에스터는 심호흡하며 로트가 준 목걸이를 한 손으로 붙들었다. 그러고 있으니 조금은 눈이 편안해졌다.


다만 능력을 계속 유지하기에는 누적된 피로가 너무 컸다.


에스텔은 능력을 해제하고 육안으로 파훼법을 찾기 시작했다.


자세히 보니 에스텔이 서 있는 바닥에 총 다섯 개의 큰 정사각형이 보였다. 정사각형은 모두 크기가 같았고 중앙에 있는 사각형을 중심으로 십자 형태를 이루고 있었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은 중앙에 위치한 정사각형 안에 커다란 원이 하나 내접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원은 붉은 빛으로 불길하게 빛나고 있었고 그 형태는 점점 다가오는 얼음벽과 딱 들어맞았다.


아무래도 얼음벽이 원에 도달한다면 영 좋지 못한 일이 일어날 것 같았다.


'벽이 원에 닿지 못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 이 정사각형에 해답이 숨어 있는 걸까?'


에스텔은 동서남북 네 방향을 둘러싼 정사각형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좁혀드는 원형의 얼음벽과 네 개의 핵. 중앙의 원을 네 방향으로 둘러싸는 사각형···


에스텔은 떠오르는 단서를 조합하며 천천히 걸어 나갔다. 분명히 사각형에 무언가 단서가 있을 텐데.


그렇게 생각하며 바깥쪽 사각형 위에 발을 올려놓는 순간이었다.


갑자기 사각형이 아래로 살짝 꺼지면서 마치 시소처럼 반대편이 들렸다.


"이건···!"


에스텔의 눈이 번쩍 크게 뜨였다.


에스텔을 발에 더 힘을 주어 사각형을 세게 밟아 보았다. 그러자 반대편이 점점 더 들리기 시작하더니 이윽고 완전히 수직으로 섰다.


한 번 세운 이후로는 자리에 고정되어 같은 방향에서 힘을 주어도 더 이상 밀리지 않았다. 반대편으로 가서 윗부분을 잡고 끌어내려야만 다시 바닥으로 내릴 수 있었다.


사각형은 세워 놓고 보니 두꺼운 널빤지 같은 평평한 형태의 발판이었다. 혹시나 해 나머지도 눌러보니 네 발판 모두가 같은 구조였다.


에스텔은 발판 하나를 세워두고 옆에서 두께를 가늠해 보았다. 나름 두꺼운 편이긴 하지만 얼음벽에 비할 바는 못 되었다.


네 군데를 모두 세우면 사방을 둘러싸는 훌륭한 벽이 만들어지긴 하겠지만 이보다 훨씬 두꺼운 얼음벽을 막기에는 한참 부족해 보였다.


밖에서 지켜보던 시몬이 흥미롭다는 듯이 미소 지었다.


"호오 저는 얼음벽만 만들었을 뿐인데 저런 재미있는 장치를 선물해 주는군요. 저게 '질서의 안배'인 걸까요."


쿠구궁!


벽이 더욱 좁혀들며 공동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물론 그래봤자 그런 연약한 벽으로 제 감옥을 멈춰 세울 수는 없을 겁니다!"


시몬의 말을 증명하듯이 얼음벽은 점점 원과 가까워질수록 그 두께가 조금씩 두꺼워지고 있었다.


에스텔은 벽을 바라보며 고민에 잠겼다.


그저 막는 것만으로 파훼가 불가능했다.


부숴야 했다. 벽을 눈으로 보았을 때 분명히 핵이 있었기에 부술 수는 있었다. 다만 핵이 이어져 있지 않아서 지팡이만으로는 잘해 봐야 네 개의 벽 중 하나밖에 부술 수 없었다.


지팡이 말고도 벽을 깰 만한 무언가가 필요했다. 예를 들면 공성추 같이 뾰족하고 단단한 물건일수록 좋았다.


'하지만 주변엔 그럴 만한 물건이 없는데···'


무언가 방법이 없을까 찾는 사이 진동은 더욱 심해졌다. 그 여파 때문인지 땅에 얼음 조각이 후드득 떨어져 내렸다.


에스텔은 부서진 얼음 조각의 끝부분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저건... 어디서 온 걸까?'


순간 번개같이 한 가지 가능성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에스텔은 즉시 머리 위를 올려다보았다.


천장에는 처음 공동에 발을 들였을 때는 없었던 거대한 고드름이 달려 있었다. 개수는 총 4개였다.


'발판이 네 개에 고드름도 네 개라···'


퍼즐 조각이 점점 맞춰지는 듯한 기분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헥사웨이 시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4 시그윈 1장 (3) 24.06.07 9 1 11쪽
23 시그윈 1장 (2) 24.06.06 12 1 13쪽
22 시그윈 1장 (1) 24.06.05 9 1 18쪽
21 에스텔 1장 (20) 24.06.04 12 1 15쪽
20 에스텔 1장 (19) 24.06.03 12 2 12쪽
19 에스텔 1장 (18) 24.05.31 13 1 12쪽
18 에스텔 1장 (17) 24.05.30 15 1 14쪽
17 에스텔 1장 (16) 24.05.29 17 1 19쪽
» 에스텔 1장 (15) 24.05.28 10 1 15쪽
15 에스텔 1장 (14) 24.05.27 10 1 17쪽
14 에스텔 1장 (13) 24.05.24 12 1 28쪽
13 에스텔 1장 (12) 24.05.23 12 1 14쪽
12 에스텔 1장 (11) 24.05.22 13 1 18쪽
11 에스텔 1장 (10) 24.05.21 13 1 18쪽
10 에스텔 1장 (9) 24.05.20 14 2 18쪽
9 에스텔 1장 (8) 24.05.17 18 2 14쪽
8 에스텔 1장 (7) 24.05.16 20 2 19쪽
7 에스텔 1장 (6) 24.05.15 15 1 11쪽
6 에스텔 1장 (5) 24.05.14 25 1 18쪽
5 에스텔 1장 (4) 24.05.13 30 2 22쪽
4 에스텔 1장 (3) 24.05.11 31 2 20쪽
3 에스텔 1장 (2) 24.05.10 48 2 20쪽
2 에스텔 1장 (1) 24.05.08 82 1 23쪽
1 프롤로그 24.05.08 122 2 5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