헥사웨이 시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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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5.08 12:18
최근연재일 :
2024.07.18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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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23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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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쪽

에스텔 1장 (12)

DUMMY

에스텔과 아이들이 엘타페를 떠난 지 일주일이 지났다.


그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남쪽으로 향한 탓에 슬슬 추위가 잦아들고 있었다.


점점 푸른 초목이 많이 보였고 살을 에는 칼바람도 조금은 선선해졌다.


에스텔은 여정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본능적으로 느꼈다.


피정의 집에 오르던 사제님이 그랬듯이, 거의 다 왔다고 말하지 않아도 이미 알았다. 아이들도 같은 마음인지 얼굴에 기대감을 숨기지 못하고 있었다.


절로 빨라지는 발걸음에 어느덧 들판이 지나가고 산이 나타났다.


그다지 높지 않고 나무도 없어 마치 큰 언덕처럼 느껴지는 봉우리가 양옆으로 산줄기를 이루고 있었다. 경사도 완만하고 발에 걸릴 것도 없었기에 그들은 금방 산 정상에 도달했다.


그 순간 시야를 가리던 능선이 발아래 자리하며 산 아래의 경치를 그대로 보여주었다.


사람의 손길이 닿아 있는 밭과 그 네모난 형태를 따라 깔끔하게 정리된 가도가 바로 눈에 보였다. 넓은 길 끝에는 군청색 울타리가 자리하고 있었다.


울타리 중앙에는 유려한 곡선 형태의 단조 장식으로 이루어진 얇은 철문이 있었다.


문 위를 아치 형태의 조형물이 가로지르며 양 울타리를 연결하고 있었는데 그 아래로 고리를 걸어 늘어뜨린 나무판에 '글로리아 수도원'이라는 글자가 큼지막하게 적혀 있었다.


에스텔은 감격에 겨워 소리쳤다.


"여러분! 도착했어요!"


"드디어···!"


에스텔과 아이들은 힘든 것도 잊은 채 길을 따라 철문 앞까지 달려갔다.


도착하고 보니 울타리 너머로 길쭉한 첨탑이 세워져 있었고 꼭대기에 원형으로 돌고 도는 물결을 형상화한 장식이 달려 있었다. 여신교의 상징 문양이었다.


에스텔은 첨탑을 올려다보며 중얼거렸다.


"여기가 로트 씨가 말한 글로리아 수도원···."


아이들은 힘이 풀렸는지 자리에 주저앉았다.


"이제 다 끝났어!"


"이제 그만 걸어도 된다니···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여행이 아니야."


"으아앙! 정말 고생 많았어! 얘들아."


"할아버지. 제가 해냈어요···."


에스텔은 고생했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리는 아이들을 한 명씩 안아주었다.


그러다 감정이 복받친 다섯 명은 급기야 한데 뭉쳐 서로 부둥켜안고 울음을 터뜨렸다.


사실 아이들만이 아니라 에스텔에게도 열흘 간의 여정은 인생에서 처음 겪는 고난이었다. 그랬기에 도착하고 나서 느끼는 감회가 더욱 남달랐다.


"흑흑. 저는 여러분이 너무 자랑스러워요···"


"수녀 누나. 정말 고생했어. 엉엉···."


"다음에는 좀 가까운 데로 가줘. 흑흑···"


"저기요."


"수녀님이 없었으면 여기까지 못 왔을 거야. 흑흑."


"이 은혜는 꼭 잊지 않을게."


"제 말 들리시나요?"


"아니요. 여러분들이 더···."


"이봐요!!!"


갑작스러운 호통에 에스텔 일행은 시선을 돌려 목소리가 들린 철문 안쪽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에스텔과 비슷한 수녀복을 입은 한 수녀가 그들을 수상하다는 듯이 쳐다보고 있었다. 수녀 뒤로는 마을 아이들과 또래로 보이는 아이들이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껌뻑이고 있었다.


"수도원 입구에서 뭐 하시는 거죠?"


문득 현실로 돌아온 에스텔 일행은 무수한 시선에 부끄러움이 차올라 자연스럽게 서로 떨어졌다.


에스텔은 빨갛게 물든 얼굴을 가라앉히며 작게 헛기침했다.


"크흠. 노더니아 수도원에서 온 에스텔 수녀라고 해요. 혹시 여기 글로리아 수녀님이 계신가요?"


"네. 저희 수도원장님이세요."


"한 번 만나 뵐 수 있을까요. 전할 이야기도 있고 부탁도 드리고 싶어서요."


"수도원장님께 데려가는 일이야 어렵지 않습니다만..."


수녀는 꾀죄죄한 몰골을 한 에스텔과 아이들을 위아래로 훑어보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 좀 씻으셔야겠네요. 따라오세요."


에스텔과 아이들은 각자 수녀의 인도에 따라 몸을 씻었다. 제대로 씻는 건 엘타페에 머무른 이후로 처음이라 꽤 상쾌했다.


아이들은 새 옷을 지급받은 후 다른 수녀를 따라 보육 시설로 이동했다. 에스텔은 새 수녀복으로 갈아입은 뒤 수도원장의 호출을 기다렸다.


'이곳의 수도원장님은 대체 어떤 분일까.'


대단한 인격자까지는 바라지도 않았다. 그저 정체를 숨긴 사교도만 아니길 빌 뿐이었다.


잠시 후 수녀 한 명이 와서 에스텔을 수도원장실 앞까지 안내했다. 에스텔은 마음을 가다듬고 문을 열었다.


원장실 안은 넓고 깔끔했으며 양쪽으로 넓은 창문이 있어 외부에 조성된 정원을 내려다볼 수 있었다.


창문으로 비쳐 드는 두 갈래 햇살 사이로 나무로 만든 넓은 책상이 있었는데, 그 뒤에 한 금발의 수녀가 앉아 있었다.


수도원장이라는 직함과 달리 갓 서른을 넘긴 젊은 여성처럼 보였다.


주름을 찾아보기 힘든 동안에 사슴 같은 눈망울을 가진 상당한 미인이었다.


수도원장은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건넸다.


"어서 오세요. 제가 글로리아 수도원의 원장 글로리아에요. 노더니아 수도원에서 오셨다면서요?"


"네. 수도원에서 막 정식 수녀로 임명받고 순례를 하던 중에 방문하게 되었어요. 에스텔이라고 불러주세요."


"그래요, 에스텔 수녀님. 꽤 먼 곳에서 오셨더군요. 혹시 아이들도 노더니아에서 같이 오신 건가요?"


"네. 노더니아의 오이미야 마을에서 만나 지금까지 같이 움직였어요."


"그렇군요···."


글로리아 수녀는 안타깝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아이들은 먼저 만나보고 왔답니다. 참 순박한 아이들이더군요. 그런데 비쩍 마른 몸을 보니 어린 시절부터 많이 고생을 한 아이들 같았어요."


"네. 맞아요. 하루에 세 끼를 먹어 본 적이 없다고 했어요."


"그런 아이들을 데리고 이 먼 곳까지 오시다니··· 혹시 무슨 사정이 있었는지 들을 수 있을까요?"


이미 로트의 말을 믿고 여기까지 온 이상 진실을 숨겨봐야 무의미했다.


에스텔은 광산에서 확인한 백랑 기사단의 만행과 아이들을 구출한 경위, 여신교에 잠입한 빙화를 피해 글로리아 수도원까지 올 수밖에 없었던 상황 등을 전부 글로리아 수녀에게 전달했다.


다만 로트가 이단이라는 이야기는 글로리아 수녀에게도 민감한 내용일 것 같아 일부러 하지 않았다.


"···아이들에겐 가혹한 여정이었지만 어쩔 수가 없었어요."


이야기를 들은 글로리아 수녀는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어 보였다.


"아무리 이단이라지만 어찌 인간의 탈을 쓰고 그런 짓을···"


에스텔은 머리가 땅에 닿도록 고개를 숙였다.


"부디 아이들을 글로리아 수도원에 받아주실 수는 없나요? 부탁드릴게요. 이곳이 아니면 아이들은 더 이상 갈 곳이 없어요."


부디 로트가 옳았기를 빌며 에스텔은 눈을 꼭 감았다. 그렇게 초조한 마음으로 글로리아 수녀의 대답을 기다리던 도중이었다.


어깨에 부드러운 손의 감촉이 느껴졌다.


"고개를 드세요. 에스텔."


글로리아 수녀가 에스텔의 어깨를 잡고 그녀를 바로 세워주었다.


"글로리아 수도원은 도움을 바라는 이를 절대 외면하지 않는답니다. 이는 여신님의 가르침을 따르는 수도자라면 응당 가져야 할 삶의 자세지요. 아이들은 이제부터 글로리아 수도원에서 보호할 테니 걱정하지 말아요."


조곤조곤하지만 힘있는 말로 안심시키는 글로리아 수녀를 보며 에스텔은 성녀가 있다면 이런 사람이 아닐까 생각했다.


긴장했던 마음이 녹아내리며 눈물이 찔끔 흘러나왔다.


"정말 감사합니다. 흑···"


"오히려 제가 감사를 표하고 싶네요. 수녀님이 아니었다면 저 아이들은 이단자들에게 목숨을 잃었을 테니까요. 당신이 네 명의 고귀한 영혼을 구한 일은 제가 지금껏 여신께 드렸던 수만 번의 기도보다도 가치 있는 일이라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어요."


에스텔은 눈물을 훔치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뇨. 전 그렇게 대단한 일을 하진 않았어요. 전부 속죄일 뿐이에요."


"속죄라··· 무언가 사정이 있으신 모양이네요. 그래도 너무 자책하지 말아요."


글로리아는 자애로운 미소를 지었다.


"아이들은 전부 수녀님을 믿고 있으니까요. 아까 잠깐 만나봤는데 모두 수녀님을 찾더군요."


"그런가요?"


글로리아는 대답 대신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누군가의 믿음을 얻는다는 건 정말로 쉬운 일이 아니죠. 조금 더 자부심을 가지셔도 좋습니다."


"가··· 감사합니다!"


글로리아는 다시 자리로 돌아가 곁눈으로 창문 너머를 바라보았다.


"많이 피곤하시겠죠. 가서 휴식을 취하시다가 해가 지면 정원으로 와 주세요. 단둘이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니까요."


**


에스텔은 아이들이 지낼 수도원을 구경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피로가 몰려오면 낮잠도 자고 하다 보니 어느덧 해가 지고 있었다.


에스텔은 시간에 맞춰 정원으로 나갔다.


정원은 수도원 뒤편에 있었는데 중앙을 십자로 가로지르는 벽돌길에 의해서 총 네 구획으로 나뉘어 있었다. 구획마다 각기 다른 색의 꽃이 피어 있어 멀리서 봐도 눈이 아주 즐거웠다.


꽃들 사이로 걸어가니 네 갈래 벽돌길이 만나는 정원 중앙에 길쭉한 나무 의자가 보였다. 글로리아는 그 의자 위에 앉아서 기다리고 있었다.


에스텔이 다가가자, 글로리아는 환하게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오셨군요. 여기 앉으세요."


에스텔은 자리에 앉으며 말했다.


"사람도 없고 조용하네요. 둘이서 이야기 하기 좋은 장소 같아요."


"맞아요. 그래서 옛날엔 여기서 로트와 둘이 이야기를 나누곤 했답니다. 정원도 함께 가꿨었고요."


글로리아는 그리움에 잠긴 눈길로 정원의 한 구획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얼음처럼 연푸른빛의 물망초가 피어 있었다.


그녀는 꽃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물었다.


"에스텔 수녀님. 말씀은 안 하셨지만 로트, 그 아이도 빙화죠?"


담담히 물어보는 글로리아의 말에 에스텔은 부정하길 포기했다.


"이미 알고 계셨군요···."


"그 아이가 갑자기 노더니아 수도원으로 간다고 할 때부터 짐작하고 있었어요. 저에게는 혹한 속에서 수행을 쌓고 싶어서 간다고 말했지만 저는 이미 알고 있었거든요. 그 아이가 매번 아무렇지 않은 척하지만 여전히 마음속에 아버지를 잃은 원통함을 품고 있다는걸요."


"정말요?"


"네. 사제라는 직업을 가진 것도 그 원통함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이겠죠."


로트가 사제가 된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고 말했었다. 설마 그중 하나가 원통함일 줄은 몰랐다. 가끔 슬픈 표정을 짓긴 해도 그런 질척하고 어두운 감정과는 거리가 먼 사람인 줄 알았는데···


"아마 노더니아에 간 이유도 아버지를 죽인 원수와 관련이 있겠죠. 딱히 수단에 얽매이지 않는 아이니 이단 조직에 협력하는 일조차 꺼리지 않았을 거고요."


에스텔은 아끼는 아이가 이단에 몸을 담았을 거라 말하면서도 평온함을 잃지 않는 그녀를 보며 의문이 들었다.


"아무리 그래도 사제가 이단 조직에 협력하다니 잘못된 거 아닌가요?"


"저도 수녀로서 잘못됐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저는 그 아이를 믿어요."


"그렇게 덮어놓고 믿어도 되는 건가요?"


글로리아가 되물었다.


"에스텔 수녀님도 그 아이를 믿었기에 여기까지 온 것 아닌가요?"


"그렇긴 하지만···"


그건 글로리아를 떠올리던 그 순간의 로트였을 뿐이었다.


"로트 씨가 제게 보여준 모습 전부를 믿을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어요."


"그 누구도 한 사람의 모든 면을 믿을 수는 없답니다. 그건 자기 자신을 대할 때조차도 불가능한 일이에요."


글로리아가 이어서 말했다.


"다만 그 사람의 본질을 안다면 행동에 집착하기보다 진의를 헤아릴 수 있게 되죠."


"진의···"


에스텔이 말을 곱씹으며 중얼거렸다. 글로리아가 계속해서 물었다.


"에스텔 수녀님은 저를 위해 거짓말을 하는 사람을 그래봤자 거짓말쟁이일 뿐이라고 딱 잘라 말할 수 있으신가요?"


"음···."


에스텔은 고민 끝에 고개를 저었다.


"그건 아니겠죠."


"저는요. 때론 거짓말을 하더라도 저를 대하는 마음이 진실한 사람이라면 믿을 수 있다고 생각한답니다."


글로리아는 정원에 피어난 꽃처럼 활짝 웃었다.


"로트는 저에게 그런 아이예요."


그러고는 쑥스럽게 웃으며 덧붙였다.


"뭐, 다 제 생각일 뿐이긴 하지만요. 로트의 생각도 궁금하지만 워낙 표현을 잘 안 하는 아이라..."


표현을 잘 안 한다니. 매번 할 말과 안 할 말을 도통 가리지 않는 로트를 떠올리며 에스텔은 괴리감을 느꼈다.


이래서 한 사람의 모든 면을 믿을 수는 없다는 건가.


"그래서인지 가끔 아이들이 누군가를 믿는 모습을 볼 때면 옛날로 돌아가 다시 배우고 싶을 때가 있답니다. 나름 오랜 시간 수녀 생활을 해 왔지만 지금도 남에게 믿음을 받는 방법은 잘 모르거든요. 그저 한없이 믿음을 주려고 노력할 뿐이죠."


에스텔은 어두운 얼굴로 고개를 숙였다.


"수도원장님도 남모를 고민이 많으시네요. 저는 그쯤 되면 인생을 통달할 줄 알았는데···."


"제게 알면 알수록 더 어려워지는 것이 두 가지 있는데 첫 번째가 삶이고 두 번째가 사람의 마음이랍니다."


"삶은 아직 잘 모르겠지만 사람의 마음은 맞는 것 같아요. 제 마음도 잘 모르는 저로서는 누군가의 마음을 헤아리기가 너무 버겁더라고요."


에스텔은 글로리아를 향해 몸을 돌렸다.


"그래서 말인데, 혹시 글로리아 수녀님이 아는 로트 씨에 대해서 이야기해 주실 수 있나요? 듣다 보면 로트 씨의 마음도, 로트 씨를 보는 제 마음도 조금은 명확해질 것 같아서요."


"그 시절을 돌아볼수록 제 미숙했던 나날들이 떠올라 부끄럽습니다만··· 에스텔 수녀님께는 말씀드리지 못할 것도 없겠죠."


글로리아는 밤바람에 실려 오는 꽃향기에 둘러싸여 천천히 이야기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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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시그윈 1장 (3) 24.06.07 9 1 11쪽
23 시그윈 1장 (2) 24.06.06 13 1 13쪽
22 시그윈 1장 (1) 24.06.05 9 1 18쪽
21 에스텔 1장 (20) 24.06.04 12 1 15쪽
20 에스텔 1장 (19) 24.06.03 12 2 12쪽
19 에스텔 1장 (18) 24.05.31 13 1 12쪽
18 에스텔 1장 (17) 24.05.30 15 1 14쪽
17 에스텔 1장 (16) 24.05.29 17 1 19쪽
16 에스텔 1장 (15) 24.05.28 10 1 15쪽
15 에스텔 1장 (14) 24.05.27 10 1 17쪽
14 에스텔 1장 (13) 24.05.24 12 1 28쪽
» 에스텔 1장 (12) 24.05.23 13 1 14쪽
12 에스텔 1장 (11) 24.05.22 13 1 18쪽
11 에스텔 1장 (10) 24.05.21 13 1 18쪽
10 에스텔 1장 (9) 24.05.20 14 2 18쪽
9 에스텔 1장 (8) 24.05.17 18 2 14쪽
8 에스텔 1장 (7) 24.05.16 20 2 19쪽
7 에스텔 1장 (6) 24.05.15 15 1 11쪽
6 에스텔 1장 (5) 24.05.14 26 1 18쪽
5 에스텔 1장 (4) 24.05.13 30 2 22쪽
4 에스텔 1장 (3) 24.05.11 32 2 20쪽
3 에스텔 1장 (2) 24.05.10 48 2 20쪽
2 에스텔 1장 (1) 24.05.08 82 1 23쪽
1 프롤로그 24.05.08 122 2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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