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방의 수렵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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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새글

킹킹성욱
작품등록일 :
2024.05.12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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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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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3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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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쪽

그녀들의 휴양지.(2)

DUMMY

크롬웰의 말에 맥스웰은 믿을 수 없다는 듯. 그에게 다시 물었다.

"뭐? 그게 무슨 말이야? 나탈리가..."

크롬웰도 잠시 망설이더니 자신이 알아낸 나탈리의 비밀에 대해 말하기 시작했다.

"그...엘리가 칸세이에 다녀 와서 말 줬어. 나탈리의 눈이 히비키나 다른 루이네 보다 눈이 밝다고..."

"그렇...지? 그렇긴 해."

"그래. 궁금해서 한번 찾아 봤는데...아무래도 나탈리는 순혈 렌트 인거같아...루이네가 아니라."

"순혈? 그게 무슨 말이야?"

"상식적으로 생각해봐. 나탈리가 아무리 루이네 라고 해도...우리가 아카데미에 있을때 그곳에도 루이네 들이 있었어..."

"음...그래 기억나."

"그런데 그 중에 졸업 까지 한 건?"

"......히비키 뿐이지."

"맞아. 그런데 아카데미를 졸업 하지도 않은 나탈리가 수렵단의 부단장으로 있어...심지어 그때 단장은..."

"하이넬..."

"그래...그 하이넬이 현장에 선두로 나설까? 너처럼?"

"아니...그럼...!"

"그래. 나탈리는 그동안 혼자서 모든 현장 임무를 한거야. 나탈리가 루이네고 북부에서 평생을 살았다고 해도 말이 된다고 생각해? 우리가 무슨 일 하는지 너도 알잖아."

"......그래서 하고싶은 이야기가 뭐야?"

"엘리? 그 책 가져와 줄수 있어?"

크롬웰의 말에 엘리자는 잠시 식당을 나가고는 다시 들어왔을 때. 커다랗고 낡은 책을 들고와 펼쳤다.

"이건 뭐야?"

"엘리 집에서 찾은...엘리 가문의 사람인 커닝햄 이라는 분이 남긴 이야기야."

크롬웰은 페이지를 넘기다 중간 즈음에 멈춰서는 한 곳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여기...이 부분 부터. 네 조상님 이름이 나와."

"뭐?!"

"봐 여기 이 글자...이걸 지금 말로 해석하면. '오늘 새로운 지휘관이 왔다. 이름은 '메이아-프라인드' 옆에는 부 지휘관인 '베스터-헌트리스' 라고 적혀있어."

맥스웰은 그의 말을 듣고는 다시 몇가지를 물었다.

"그럼 이게 나탈리의 출생과는 무슨 상관이 있는거야?"

"그건...."

크롬웰은 다시 몇페이지를 넘기더니 한 페이지를 가리키며 말했다.

"내가 해석해 줄테니까 잘 들어."

-최근에 우리 진영에 '뤼이네 암살단' 에서 온 루이네 두명이 합류했다. 한명은 '카토-아카기'...-

그러다 갑자기 익숙한 이름이 들리자 맥스웰은 크롬웰의 멈춰 세우며 물었다.

"잠깐. 카토?"

"그래...아마 여기 나오는 '카토-아카기'는...지금 루이네를 지배 중인 히비키 가문의 조상님 일거야..."

"허!"

크롬웰은 맥스웰의 짧은 탄식을 듣고는 다시 일기를 읽었다.

-그녀는 공손하며 예의 바르고. 맡은 바 임무를 충실히 수행 하였다. 그러나...그의 대장이자 뤼이네 암살단의 단장인 '루나'는 행실이 천박하고 음란하며. 시도때도 없이 우리의 지휘관인 '메이아-프라인드'를 겁탈할 기회를 노리고 있다. 이 둘과 잘 지낼수 있을지 걱정이다...-

"라고 적혀 있어."

"아카기는 히비키의 조상이라고 쳐도...그럼 루나는?"

"그건 여기에 나와있어."

-그녀들과 이야기를 해 볼. 기회가 있어 차분히 차를 끓이며 이야기를 이끌어 가기 시작했다. 당연하게도 아카기는 루이네 였지만...루나는 12명의 순혈 렌트들 중에. 유일하게 살아남은 렌트 라고 한다...이유를 물어 보니 어떠한 이유로 자신을 제외한 남은 순혈들을 자신의 손으로 죽이고 속죄의 의미로 기억을 지우지 않은 채로 순례를 하고 있다고 한다....-

"어때? 여기 나로는 '루나' 라는 순혈이 나탈리 같지 않아?"

"음...확실히...음란하고 천박하긴 한데...이것 만으로는..."

"그럼 여기를 한번 볼래?"

크롬웰이 가리킨 곳은 최근에 먼지를 닦아낸 숨겨진 부분 처럼 보이는 곳이었다.

-추신:처음으로 렌트...그것도 루이네를 보니 정말이지 신기했다. 그들의 눈은 은은하게 빛나는 황금과 같았으며 아카기의 뺨에는 장미꽃의 문신이 있었다. 그들은 날래고 재빠르며 은밀하고 치명적이었다. 발걸음은 유령같고. 숨소리는 마치 아기가 첫 숨을 내쉬듯 조용했다. 그러나 루나는 뭔가 달라 보였다. 어둠속에서도 번뜩이는...아니. 마치 불을 삼키고 있는 태양 처럼...불타오르고 있었다. 어둠속에서 보이는 그녀의 눈동자를 똑바로 마주한다면 그 어떤 사람도 공포에 질려 걸음을 주저할 것이다.-

그 페이지를 읽은 맥스웰은 잠시 생각 하더니 자기가 들은 내용들을 정리해 크롬웰과 엘리자 에게 말했다.

"그럼...나탈리가 내 조상님이랑 함께 싸웠던 동료야? 심지어 마지막 남은 순혈 렌트이고?"

"......그래. 그런거 같아...자세한건 아직 좀 더 알아 봐야 하지만. 이 순례 라는게 마음에 걸려. 이게 과연 뭘까..."

그러자 순례의 의미를 알고 있던 맥스웰은 크롬웰과 엘리자 에게 순례의 의미를 알려주었다.

"순례는...수명이 다하거나 다른 이유로 죽으면 신이. 그 목숨을 다시 되돌려 주는거야....볼프 한테서 들었어."

"그렇군...그럼 말이 돼. 하지만 왜. 기억을 지운 걸까? 뭐 때문에?"

"나도 모르겠어 그건...하지만 무슨 이유가 있지 않을까?"

그러자 크롬웰은 책을 덮고는 맥스웰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자그마한 충고를 해 주었다.

"나탈리 한테는 아직 말 하지 말아줘. 그 아이라면...충격이 제법 있을거야."

뒤에 있던 엘리자도 그의 충고에 말을 덧붙였다.

"그래~자기가 천년 하고도 수백살이나 더 먹은 렌트라고 해봐~나한테 나이로 얼마나 거들먹 거릴지...으으으!"

"하하...알았어. 일단은 나만 알고 있을게. 어쩐지 나도 좀 이상하다 했어. 내가 본 루이네들은 다 히비키 같은 눈빛 이었는데...나탈리만 그랬으니까."

"음...그러고 보니 이 책을 전부 읽어 봤거든? 네 조상님이랑 우리들...나,엘리,히비키,리옹,심지어 하이넬 가문과 나탈리 까지...우리들의 가문 이름이 전부 나와 있었어."

"허허허....그럼 이게 운명인가?"

"운명...보다는 인연이지...누군가 이어준 인연...우리는 그게 오래 가고 있는거고..."

"하! 그럼 하이넬은 인연이 아니라 악연이군..."

"하하하! 그렇겠지...그럼 앞으로도 잘 부탁해. 맥스웰. 네 조상님들이 보기에 부끄럽지 않게 잘 지내보자."

"물론이지요. 두분 다. 잘 부탁드립니다...."

맥스웰은 인사를 하는 시늉과 함께. 식당을 나가며 그들에게 당부했다.

"그럼! 난 이만 가볼게. 둘의 오붓한 식사시간을 너무 많이 방해한듯 하군."

"아니..뭐. 요즘 엘리가 적극적이긴 하지..."

"야!! 아니거든....? 아마도..."

"하하하! 그래 그래...그럼 내일 우리집 꼬맹이들 좀 부탁해!"

"음. 걱정 마. 우리가 잘 돌보고 있을게."

"잘가 맥스~! 올때 우리 선물도 좀 사와줘!"

맥스웰은 그들의 작별 인사를 받으며 저택을 나와 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러다 광장의 분수대 앞에서 누군가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제 오는가?-

"볼프......"

-자네...어디 까지 듣고 왔나.-

"......"

-대답 여하에 따라서는 자네와 자네 친구들 까지 죽여야 할 수도 있네.-

"......."

맥스웰은 그의 말에 대답을 하지 않고 조용히 검과 총을 뽑아 들었다.

-말을 할 마음이 없나보군...-

"죄송합니다. 볼프...아무리 당신과 친하다고 해도...저는 친구들을 지켜야 합니다."

-그렇군....-

볼프는 그녀에게 달려들다 아이의 모습으로 변해 땅에 착지하고는 능청스럽게 말했다.

"그럼 어쩔수 없지. 말 하지 말게나."

"네?"

"하지 말라고~어차피 나탈리 한테도 들켰어 자네가 들은 이야기 말이야."

"정말이에요?"

"그래. 하지만 고것은 기억을 못 하는지 진실을 알아내도 기억을 못하고 그저 울기만 하더군..."

"그럼...나탈리가 정말로 제 조상님과 친구인...'루나' 에요?"

".......그래. 나도 오래 살면서 렌트들을 두루 보았지만...그녀만큼 친구를 위해 충성하는 렌트는 본 적이 없어."

"......그렇군요..."

볼프는 맥스웰의 집 방향으로 향하면서 그녀와 계속 말했다.

"하지만! 아직은 이야기 해 주면 안된다네. 고것이 스스로 깨우칠 때 까지 말이야...이번에 자네와 자네 친구들을 죽이지 않은 것도 그 때문이고."

"걱정마세요. 저희도 이야기 해줄 생각은 없거든요."

그러자 볼프는 걸음을 잠시 멈추고 눈을 닦고서 뒤로 돌아 방긋 웃으며 말했다.

"그런가? 허허허! 다행이네 내손으로 친구들을 죽여야 해서 걱정을 얼마나 많이 했는지~"

"그런게 볼프는 왜 그렇게 진리나 숨겨진 진실을 알아내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는 거에요?"

"흠...거부감...이라기 보다는...맡은 임무 라고 생각하게...그 신이 건낸 조건중에. '진리에 다가가는 자는 반드시 죽여라' 라고 했거든."

"그럼 다가간 사람이 있나요?"

"아니? 하지만 자네들은 제법 위태로워. 조심하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진실을 알아 버리면 곤란하니까..."

"흠."

"자 가세!"

"네? 어디로요?"

"어디긴...자네 집이지!"

그의 대답에 맥스웰은 곤란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하하하...그게..."

잠시 후. 볼프는 그녀의 일정을 듣고는 망연자실 하며 자리에 주저 앉았다.

"아이고...! 동생을 데리고 셋이서 외국에 놀러 간다고? 이 늙은이를 길바닥 에서 자게 할 생각인가?"

"아니...그...볼프는 북부로 돌아가면 되잖아요..."

"예끼! 그럼 여행을 온 기분이 안나잖나! 이를 어쩐다..."

그러자 맥스웰은 번뜩이는 생각이 난듯. 볼프에게 말했다.

"아! 걱정 마세요. 제가 저희 집 보다 더 좋은 곳을 알고 있거든요."

"음? 그게 어딘가?"

"하하하! 집의 어른들이 다 떠나는데 저희가 꼬마들을 그냥 두고 가겠어요? 당연히 어디에 부탁을 좀 했죠. 마침 볼프도 어려 보이니 괜찮을 거에요."

"오. 정말인가? 다행이구먼~그래서 거기가 어디지?"

"어...비밀이에요. 알아버린다면...."

맥스웰은 갑자기 표정을 굳히며 장난스러운 목소리로 총을 꺼내 말했다.

"볼프를~죽여버려야 하거든요~하하하!"

"끄응...알았네."

"하하하! 가요! 아직 동생들은 깨어 있을 거에요."

둘은 그렇게 집으로 향해. 간단히 식사를 하고. 동생들 그리고 츠루기와 이야기를 하며 시간을 보내다 각자의 방으로 들어가 휴식을 취했다. 다음날 아침 여행의 짐을 꾸린 그녀들은 집안의 꼬마들과 함께 집을 나서며 길을 걷고 있었다. 라비에는 맥스웰의 어깨에 목마를 타며 즐거운 듯. 흥얼거리며 맥스웰이 보는 경치를 구경하고 있었다.

"흠~흐흥~흠~"

"우리 막내~그렇게 좋아?"

"당연하지! 누나가 오면 언제든지 환영이야. 물론 이번에는 금방 떠나지만..."

"하하하! 걱정 마. 누나 금방 돌아 올거야. 이번에는 수확제가 끝날 때. 까지 있을 거니까."

"진짜? 야호!!"

"그러고 보니...이제 장인이면 시간도 많겠네?"

"그렇...지? 왜?"

"아니...나중에 누나가 일하는 곳에 한번 놀러 오는건 어때? 너 저번에 거기 대장장이 만나고 싶어 했잖아."

"정말? 정말로?!! 그래도 돼?"

"당연하지...대신! 올거면 혼자 말고. 츠루기 라도 같이 데려와 절대 혼자서 오면 안된다?"

"치....좋다 말았네...알았어..."

"그래 우리 막내 착하네...다 왔다. 이제 내려...읏차!"

라비에가 가볍게 착지하고 옆에 있던 볼프는 이상한 얼굴로 표정을 구긴채로 맥스웰 에게 말했다.

"여기가 거기인가?"

"네!"

"여긴 엘리자의 집 아닌가!!"

"에이~아니죠. 크롬웰의 집이죠."

"끄응...언제 이렇게 음흉해졌는지...노인 속이는 제주가 제법이야?"

"하하하. 칭찬으로 들을게요."

"아닐세."

맥스웰이 저택의 문을 두드리자 휴일을 맞아 늘어지게 자던 엘리자가 손수 마중나와 눈을 비비며 말했다.

"으으음...벌서 왔어? 빠르네..."

"하하하...열차 시간 때문에...미안해 아침부터."

"근데....뭐가 하나 늘었다? 두명 이라며."

그러자 볼프는 작은 늑대로 변하더니 식은땀을 흘리며 얼버부렸다.

"하하하....-이제 두명 이지 않나? 두명과 한마리~-

"흠...그래요? 그럼 그 변신 풀면 안에서 제워 줄려고 했는데...우리 집은 애완동물 금지거든요."

-애...애완동물?!! 자네 날 뭘로 보는건가!! 나 볼프노크야!!-

"그럼 밖에서 주무시든가요~"

볼프는 곧바로 인간의 모습으로 변해 엘리자 에게 매달리며 애원했다.

"제발 안에서 재워주게!!"

"껄껄껄!! 이 영감탱이 드디어 자세를 낮추는군. 상관 없겠지 뭐. 거기 꼬맹이들!! 꼬맹이들도 밖에서 자기 싫으면 누나랑 가야겠지?"

그러자 츠루기와 라비에는 같은 표정을 하며 질색했다.

"으. 나 그냥 밖에서 잘래...."

"저도 동감입니다 사부...저도 저 누나 무서워요."

"하하하! 으휴...이 꼬맹이들..."

엘리자는 순식간에 양쪽 겨드랑이에 라비에와 츠루기를 끼우며 말했다.

"선택권은 너희들 한테 없거든!! 잘봐...너희 누나가 너를 팔았어."

"으이익....!"

"익!! 이거 놔!!!"

"가 보시든가~누나 품속에서 나가면 집으로 돌려 보내줄게."

라비에와 츠루기가 양쪽에서 필사적으로 버둥거렸지만 견고한 엘리자의 품속에서 벗어날 수 없었고. 엘리자는 그 상태로 맥스웰과 잡담을 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어디 간다고 했지?"

"조선에 다녀 올려고. 열차가 있으니까. 그렇게 멀지는 않을거야."

"세상 많~이 좋아졌다. 그치? 우리가 남부 정글을 가로질러 남부 수렵단 까지 갈때는..."

"마차 타고 며칠씩 걸렸지. 그러게..."

"그럼 빨리 가. 열차 놓치겠다."

"그래. 고마워 엘리. 크롬 한테도 고맙다고 해줘."

"그래 그래~자....우리 꼬맹이들 누나랑 가서 재밋게 놀까?"

엘리자가 버둥거리는 둘과 다리에 매달린 볼프를 데리고 저택의 안으로 사라지자 여행을 가는 셋은 함께 역으로 가 열차표를 사고 열차에 올라탔다.

"휴...그래도 자리가 많아서 다행이네."

"그러게~근데 거기는 어떤 곳이야? 조선...이라는 나라는?"

"나도 잘 모르겠어. 제국의 땅이 아니라 수렵단도 없거든."

"흠...그렇구나...윽...난 화장실 좀.."

나탈리가 떠나자 맥스웰의 뒷 자리에서 목소리가 들려오며 자리의 사이로 편지 하나가 들어왔다.

"그러면 외교관으로 가시는건 어떠십니까?"

"아...씨...."

"반응이 너무 날카로우시군요."

"그야 당연한거 아니에요? 우리는 지금 의뢰가 아니라 휴.가 를 가고 있는거니까요. 가요 이번에는 안해요."

"이거...제법 섭섭하군요...그냥 외교 사절로 가는게 아니라...폐하의 전권 대신으로 가는 건데."

"뭐?! 정말로 그렇게 할 만큼 중요한 곳인가?"

"물론이죠. 그 땅은 척박하고 산 밖에 없지만. 그 안에 사는 페로소 들은 강인합니다. 필시 우리 제국에 이득이 가는 인재들이 즐비하겠죠."

"그놈들이 잘도 제국에 충성을 맹세 하겠군."

"아뇨. 편지를 한번 열어 보시죠. 안에는 폐하가 보내시는 편지와 몇가지가 더 들어있습니다. 그러고 나서 정하셔도..."

크리에는 자리에서 일어나 후드를 다시 쓰며 말을 남기고 떠났다.

"늦지 않으니까요. 원치 않으신다면 읽으신 후. 편지를 찢어 버리셔도 상관 없습니다. 저희는 항상 차선책이 있으니까요."

"그러냐?"

맥스웰은 편지를 잡자 마자 그대로 반으로 찢어버리고는 크리에의 앞에 던지며 말했다.

"그럼 당장 꺼져. 우린 안 할거니까. 폐하께는 송구하다고 전하라고."

"......예. 알겠습니다. 나중에라도 결심이 바뀌지 않는다면. 조선의 수도인 한양에 머물고 있는 예거 에게 가 보시지요."

"뭐?! 예거 아저씨가 왜...!"

맥스웰이 자리에서 일어나 크리에의 멱살을 잡아 물어볼려 했지만 그는 이미 사라진 뒤였다. 뒤늦게 짐칸에 짐을 넣고 온 윌리엄이 그녀를 향해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맥스웰은 불쾌한 표정을 지으며 자리에 털석 앉았다.

"아무것도...아니야."

윌리엄도 그녀의 건너편에 앉으며 물었다.

"왜~무슨 일 있는거 아냐? 언니가 그러면 항상 무슨 일 있던데?"

뒤이어 나탈리도 손을 털며 자리에 앉고는 맥스웰 에게 물었다.

"왜? 무슨 일 있어?"

"하.....아까 크리에가 왔었어."

"?!"

"!!!"

크리에의 이름을 아는 둘은 그가 왜 왔는지 짐작이 가고 있었다.

"아니..그. 우리가 조선에 가는걸 어떻게 안 거야?"

"하...나도 모르겠어...황실의 첩보력이 엄청나군."

"그럼 어쩌지 언니? 그 놈이 뭐라고 했어?"

".....조선에...폐하의 전권 대신 자격으로 가서 외교 활동을 좀 해 달라고 하시는군."

그 말에 나탈리는 잠시 고민하더니 그가 왜 맥스웰 에게 찾아 왔는지 말했다.

"흠...올만 했네."

"뭐? 왜...?"

"그야 제국의 대공이 여기 있고. 그 대공의 부인과? 동생 까지...그냥 저희 다른 나라에 외교 가요~라고 광고 하는거 같은데?"

"음...그렇긴 하네...너희는 어떻게 생각해?"

"뭘...이미 거절 했잖아?"

"그렇긴 한데....좀 뭔가 마음에 걸려."

나탈리는 지루한 듯. 턱을 괴며 물었다.

"우리 자기는 또 뭐가 마음에 걸리실까~가슴이 커서 그런가~? 자꾸 뭐가 걸리네?"

"흠흠...거기 먼저 가 있는 외교관이 예거 아저씨야. 너도 알지? 나탈리..."

"음...예거...예거...아!! 그 진수식 때. 왔던 시끄러운 아저씨 맞지?"

"맞아. 그 아저씨가 지금 가 계시는데...그 아저씨 정치는 아무것도 모르는 태생이 싸움꾼이거든."

그러자 이번에는 윌리엄이 의건을 말했다.

"그렇다는건...지금 뭔가 정치가 아니라...군사적인 목적으로 가 계시는거 아냐?"

"그럴지도 몰라. 그 아저씨가 정치를 하면 조선이 바로 우리한테 선전포고 할걸?"

"음...난 괜찮아 언니. 외교관으로 가면 국빈 아냐? 그럼 더 좋은 곳에서 휴양 하는거지 뭐~그리고..."

"그리고?"

"언니는... 나탈리 언니랑 할때 소리 너무 시끄러워. 그래서 가급적이면....다른 방으로..헤헤"

그 말을 들은 맥스웰은 얼굴을 붉히며 당황한듯. 말을 버벅였다.

"아..아니! 그건..."

옆에 있던 나탈리가 턱을 괸 채로 음흉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맥스웰 방향으로 돌린 뒤. 눈을 게슴츠래 뜨고는 말했다.

"흐~응...우리 자기~그렇게 좋았어? 하긴~내 손이랑 혀 놀림이 좀 대단하긴 하지~"

"........아...암튼! 넌 어때 나탈리?"

나탈리는 고개를 돌려 창 밖을 지나가는 풍경을 보며 태연하게 말했다.

"나도 상관 없어. 국빈이면 휴양지 에서 제일 좋은 곳에서 지내는 건데 뭐."

".....알았어. 미안해 나탈리...그리고 윌리..."

"뭘...언니 우린 괜찮아. 그러니 걱정 마."

"휴.....진짜 어딜 가지를 못하겠네..."

"그러니까~지금도 감시 당하고 있는거 아냐?"

그렇게 셋은 열차가 달리며 남부 끝자락의 도시에 닿자. 열차에서 내려 짐을 찾은 뒤. 부두로 향했다. 그렇게 정기적으로 운항하는 배를 찾은 그들은 배 표를 구입하고 배에 올랐다.

"어우....벌서부터 어지러운거 같은데..."

"언니 멀미 해요?"

윌리엄의 물음에 나탈리는 벌서 멀미가 올라 오는지. 대답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흠...어디 누울 공간이 있으면 좋겠는데..."

그러나 배는 그녀가 누울 정도의 공간은 없었고. 윌리엄은 특단의 조취를 취하기 위해 마침 자리에 앉은 자신의 언니를 불렀다.

"언니! 여기 나탈리 언니 멀미 하는거 같은데?"

"음? 어쩔수 없어...여기 지금 자리 없잖아."

"그럼 언니가 안아줘."

"뭐?! 어떻게...?"

"이렇....게...어때?"

나탈리는 맥스웰과 얼굴을 마주 보고는 다리로 허리를 끌어 안은 채로 그녀에게 안겼다.

"오...제법 괜찮은데? 뭔가...분위기가.."

"크흠...! 암튼 괜찮다니 다행이네..."

"좋아! 난 좀 쉴테니까 둘이 오붓한 시간 보내?!"

윌리엄이 밖의 풍경을 보러 나가자 나탈리는 부끄러운 표정으로 맥스웰을 보며 말했다.

"흠흠...이 자세 이거...어디서 좀 익숙한 자세 인데..."

"조용히 해...그러다 윌리가 들으면 어떡할려고...?"

"왜? 어차피 동생도 다 아는데 뭘...이 자세도 제법 괜찮은데? 다음에 써먹어 봐야겠어~"

"윽...하아..."

그렇게 배는 힘찬 증기를 뿜으며 조선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몇시간 동안 바다를 가르며 가까운 외국인 조선에 도착한 그녀들은 잠깐 잠에 들었다가. 도착을 알리는 뱃고동 소리에 잠에서 깨어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쓰읍...도착했나? 윌리...일어나. 나탈리는...넌 좀 내려와."

"헤헤헤...좋당."

배에서 내린 셋은 짐을 든 채로 주위를 둘러 보기 시작했다. 온갖 종류의 페로소 들이 지나다니는 자그마한 항구 도시를 살펴 보며. 거리를 걷기 시작했다. 거리를 걷던 도중. 그녀의 뒤에서 따라 오던. 윌리엄이 누군가를 향해 윽박을 지르며 달려가기 시작했다.

"야!!! 내 가방!!!"

맥스웰도 윌리엄이 달려 가자 나탈리와 함께 그녀를 찾아 달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어느 한 막다른 골목에 도달한 윌리엄은 그녀의 가방을 들고 있는 고양이 페로소를 향해 주먹을 쥐며 말했다.

"내놔. 내 가방...당장."

"헤! 내가 훔칠려고 훔친건데 왜 돌려줘야 하지?"

"아님...내가 가져 가야지."

윌리엄이 소매치기 에게 다가가자 골목과 건물의 사이에서 수많은 고양이 페로소 들이 나타나서는 발톱을 세우며 하악질을 했다. 소매치기는 그녀의 가방을 흔들며 그녀를 도발 하고는 담장을 뛰어 넘어 사라졌다.

"잘 가라고~네 눈...암시장에서는 비싸겠어."

"이이이....야!!!!"

그녀가 소리를 지르자 그곳에 있던 모든 페로소 들이 그녀에게 달려들었다. 잠시 후. 맥스웰과 나탈리가 그녀의 흔적을 따라 골목에 도착했을 때는 윌리엄이 모든 페로소 들을 두들겨 패고는 몸에 수많은 자상을 남긴 채로 페로소 한마리의 멱살을 잡으며 말했다.

"야....너희 두목 어디 갔어..."

"나..나도 몰라..."

"그래?"

윌리엄은 그의 멱살을 놓고는 머리를 힘껏 발로 찼다.

"시발새끼가...모르면 진작 말을 했어야지..."

맥스웰과 나탈리는 그 광경을 보고는 윌리엄 에게 상태를 물었다.

"어...윌리? 괜찮아?"

"동생...괜찮아?"

"음? 어...아니...근데 가방을 도둑 맞았어..."

"괜찮아...금방 찾을거야. 언니랑 시청에 가보자. 가서 경비대 한테 문의 해보자."

"응..."

그녀들은 그렇게 도시의 시청을 찾아 거리를 활보하기 시작했다.

"요~동생? 싸움 좀 하던데?"

"네? 아...아니 저는...하하하...언니 보다는 약해요..."

"느이 언니보다 강하면 그건 그거대로 이상한거야."

"음..하긴. 그래 보여요. 전 누가 맨손으로 싸워서 이기는걸 상상해 본적도 없어요."

"나도야~우리 자기는 언제나 이기니까."

둘의 대화를 들었는지. 맥스웰이 뒤로 돌아 보면서 물었다.

"뭐야...또 둘이 내 험담해?"

"아니? 칭찬이야."

맥스웰은 그녀들의 답을 듣고는 반신반의 한 표정으로 거리의 끝자락에 있는 커다란 건물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기가 시청 같은데? 여기서 제일 큰 건물이야."

"오...뭔가..."

"높다 보다는...넓어 보이는데? 정말로 저기가 시청 맞아? 언니?"

"음...나도 몰라. 여기 글자도 모르고. 그냥 가서 물어보면 되겠지 뭐."

맥스웰은 골목 끝자락에 있는 건물의 앞으로 가. 경비병들 에게 물었다.

"실례합니다. 혹시 여기가 시청인가요?"

"시청? 그게 뭔데? 여긴 관아야."

"관...아? 그게 뭐에요?"

"아가씨들 생긴걸 보면 우마노 같은데...어디서 왔어?"

그러자 맥스웰은 품속에서 보라색의 훈장을 꺼내며 말했다.

"저는 '볼프라이네거'에서 왔습니다. 그곳의 황제의 조카인 '메이아-맥스웰-헌트리스'입니다."

"뭐? 볼...뭐? 그리고 이름은 또 왜 그리 긴지...암튼 여긴 관아야! 시청이 아니라."

"흠...그럼 도난 신고 같은건 어디서 하면 될까요?"

"그건...여기서 하는거지."

"아..하하하..그럼 잠시만 들어가서 신고만 좀 해도 될까요?"

"뭐?! 안돼. 지금은 점심 시간이야. 좀 있다 다시 와."

그의 대답에 맥스웰은 당황한 듯. 재차 그에게 부탁했다.

"네? 좀...어떻게 안될까요? 제 동생의 소중한 가방이..."

그러자 경비병 같아 보이는 페로소는 그녀에게 창을 겨누며 경고했다.

"쓰읍...이놈! 여기 계신 분이 뉘신줄 알고...썩 꺼져라!!"

"예..."

다시 거리로 돌아온 맥스웰은 기다리고 있던 나탈리와 윌리엄에게 말했다.

"안된대...지금 점심 시간이라고 좀 있다 오래."

"뭐?! 무슨 점심을 벌서..."

"내 가방은 어쩌지...그냥 우리가 찾을까?"

"음...차라리 너랑 나탈리는 가방을 찾아봐. 나는 조금 기다렸다가 여기 단장이랑 이야기 해 볼게."

"알았어. 그럼 가방 찾으면 여기로 다시 올게."

"음. 그럼 조심하...아니다 윌리엄이 있으면 안전 하긴 하겠네."

"뭔데. 난 왜 빼는거야?"

"아유~우리 부단장님도 강하시죠~암요."

"흥! 내가 똑똑히 보여주지. 허투루 부단장을 단게 아니라는걸 말이야."

윌리엄과 나탈리가 가방을 찾으러 사라지자. 맥스웰은 조금 시간을 보낸 후. 다시 관아의 입구에 나타났다.

"저기..."

"음? 또 아가씨야? 왜 뭐!"

"아니...그...이제는 들어가도 될까요?"

"흠...그래! 들어가서 잘 이야기 해봐~들어줄 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야."

맥스웰이 들어가자 그녀를 발견한 경비병들이 순식간에 창을 겨누고는 그녀를 포위한 채로 물었다.

"누구냐!!"

"에이씨...이럴 줄 알았다. 그 쥐새끼..."

"누구냐고 물었다!!!"

맥스웰은 싸우고 싶지 않아. 두 손을 들며 항복 하고는 용건을 말했다.

"여기 단장을 보러 왔습니다."

"단장? 그게 뭔데?"

(아무래도 여긴 관직 이름이 제국과는 많이 다른가 보군...)"여기서 가장 높은 사람...아니 페로소를 만나러 왔습니다."

"원님을? 무슨 이유냐!!"

"가족 끼리 여행을 왔는데. 동생이 가방을 도둑 맞았습니다."

그러자 중간에서 창을 겨누던. 여우의 모습을 한. 페로소가 창을 내리며 그녀에게 다가갔다.

"정말인가? 그 말에 한치의 거짓도 없겠지?"

"그게 거짓이라면 제가 왜 항복 하겠습니까."

"그 말은...지금. 여기 있는 우리를 맨손으로 전부 눕힐 수 있다고 이야기 하는 건가?"

그의 물음에 맥스웰은 천천히 손을 내리며 살기를 뿜고서 말했다.

"왜요. 보여 줘요?"

".....!!"

그의 살기를 느낀 그곳의 병사들이 주춤하자. 관아의 중앙에 있는 건물의 문이 열리더니 검은색과 오색이 섞인 옷을 입은. 곰의 모습을 한 페로소가 모습을 드러냈다.

"무슨 일이냐!!"

"나으리!! 이것이...."

그 또한 맥스웰이 뿜어내는 살기를 느끼고는 범상치 않음을 느껴 병사들을 물리며 말했다.

"무슨 일인가. 내가 이 도시의 사도인 '모악-권율.' 이라고 하네. 편하게 모악 어르신이나 나으리로 부르게."

권율이 자신을 소개하자 맥스웰도 한쪽 무릎을 꿇고는 제국의 예법을 다해 자신을 소개했다.

"예 나으리...저는 '볼프라이네거'의 황제 '블뤼허-카이드리히-볼프라이어'의 조카인 '메이아-맥스웰-헌트리스' 입니다."

권율은 그녀의 이름과 출신을 듣자 흥미로운듯 턱을 쓰다듬을면서 그녀를 안으로 들였다.

"호오...외국의 귀빈 이구나. 이리로 들어 오게...어떤 연유로 오셨는지 들어 봐야 겠구나."

"감사합니다."

그녀는 병사들을 지나쳐 권율의 방으로 들어가 그와 대면했다. 권율은 관노 한명을 불러 술상을 내오게 하고는 불편한 듯. 방석에 앉아 있는 그녀를 보며 신기한듯 물었다.

"흠...그 자리가 불편한가?"

"아...아니...하하하...저희 나라 에서는 이런 것이 없는지라..."

"그런가? 허허허! 그럼 그대의 나라에서는 어떻게 앉는가?"

"저희 나라에서는 보통 의자에 앉거나 쇼파에 앉습니다."

"소우파? 그것이 무엇인가?"

"다리가 낮은 의자에 푹신한 솜과 짐승의 가죽을 덧붙여 앉기 편하게 만든 것입니다."

"오오...참으로 신기하구나. 그래....볼...볼...미안하네 어디서 왔다고?"

"크흠...'볼프라이네거' 에서 왔습니다. 이름이...좀 외우기 힘드시지요?"

"빈말로 라도 쉽다고는 못하겠군. 미안하네..."

"아닙니다. 편하게 저희도 발음하기 힘들어 '제국' 이라고 부르니까요."

"그렇군...그럼 그 제국 이라는 곳은 어떤 곳인가? 여기보다 사는 생물이 많고. 땅이 넓은가?"

그녀는 술상이 나올때 까지. 자신이 사는 '볼프라이네거' 의 땅에 사는 생물과 종족. 그리고 자신이 근무하는 북부 카호트니에 대해 이야기 해 주었다. 술상이 나오고 권율이 그녀의 잔에 술을 따라 주며 신기한 듯. 말했다.

"허허허! 세상 천지에 그런 신천지가 있었다니! 그것도 이토록 가까운 곳에 말이야..."

맥스웰도 잔을 받고는 옥으로 만든 주전자를 받아 술을 따르며 대답했다.

"저도 이곳이 신기 하기는 마찬가지 입니다. 평생을 외국을 나가 본적이 없어서..."

권율은 술을 받고는 단숨에 들이키고는 호탕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하하하! 그야 그렇겠지!! 그런 별천지에 산다면 왜 외국으로 가겠나? 그래서....어떤 이유로 찾아 왔지?"

"예...제 가족들과 휴양차 이곳에 왔는데...하필 소매치기 에게 동생이 가방을 도둑 맞아 이곳에 신고를 하러 왔습니다."

"흐음...그렇구만...혹시 그 소매치기 놈이 고양이 같이 생기지는 않았나?"

"예. 그렇습니다."

그러자 권율은 혀를 차면서 그녀를 걱정했다.

"쯔쯔쯔...그놈들 때문에 나도 골치야...뭐가 그리 날랜지...담장을 제집 안방 드나들듯이 넘어가고 발톱도 어찌나 날카로운지. 창칼에 달아 놓은 나무 대를 잘라 버리고는 도망쳐 버리지."

"허어...그럼 어떻게 안될까요?"

"흠...자네 혹시 싸움 잘하나?"

그의 물음에 맥스웰은 얼떨결에 그렇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권율은 화색을 띄며 그대로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에게 말했다.

"따라 오게. 자네가 나를 좀 지켜 줘야 하니 말이야."

"예?! 아. 예..."

둘은 으슥한 거리를 걸으며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저...지금 어디로 가시는지..."

"음? 사실은 놈들의 본거지는 이미 찾았네."

"네? 그게 정말입니까?"

"그래. 하지만 병력도 무기도 부족해서 그저 바라만 보고 있었지. 내가 아무리 무과에 급제 하고는 전공을 세워. 이곳으로 발령을 받았지만...혼자서는 힘들어서 말이야. 좀 도와 주겠나?"

그의 말에 맥스웰은 진지한 표정으로 소매를 걷으며 말했다.

"물론입니다. 나으리. 소녀만 믿으시지요."

"허허허! 고맙네. 그럼...어디보자...이쪽인가?"

그녀는 권율을 따라 한 허름한 빈민촌에 도착했다. 그러나...

"아니 이게...이게 무슨 일인가?!"

평소라면 빈민촌 거리의 입구에서 부터. 그들에게 발톱과 이빨을 세우며 하악질로 반겨 주어야 할. 페로소 들이 전부 기절하고 몇몇은 죽은 채로 내장을 흩뿌리며 바닥에 널부러져 있었다.

"이게...자네 혹시 왜 이러는지 아는가?"

"음...제 가족들이 이곳을 찾은...거 같은데요?"

"가족? 찾아? 그게 무슨..."

"일단 계속 가시죠."

권율은 그녀를 이끌고 골목 안쪽의 커다란 창고로 들어갔다. 조심스래 문을 열자 그곳에는 수십마리의 페로소와 그들의 시체더미 위에서 호박색의 눈을 번뜩이고 있는 나탈리의 모습이 보였다.

"후우...후우...후...별것도 아닌 것들이...가방만 찾아 간다니까..."

"나탈리?!!"

"음? 자기? 여긴 어떻게...아니 뒤에 저분은 누구야?"

권율은 무수히 쌓여 있는 시체들을 보며 단검을 두자루 들고 있는 나탈리 에게 물었다.

"이...이 놈들을 전부 해치운게 자네인가? 혼자서?"

그러자 나탈리는 순간적으로 단검을 뒤로 던지더니 시치미를 때기 시작했다.

"어...아뇨? 제가 안 했어요. 강도...아닐까요?"

"난 '모악-권율' 이라고 하네. 이곳을 다스리고 있지. 편하게 모악 어르신이나 나으리 라고 부르게. 괜찮으니 사실대로 말 해주겠나?"

그래도 불안했는지. 나탈리는 맥스웰을 쳐다 보았다. 그러자 맥스웰도 괜찮다고 그녀를 달래며 말했다.

"괜찮아. 내가 다 말하고 왔어."

"으음...맞아요...여기는 제가 했어요...하지만! 윌리엄도 했거든요? 그치?"

그녀의 대답에 윌리엄이 구석에서 가방을 찾아 와서는 말했다.

"어? 언니? 뭐야...옆에 그분은?"

권율은 머리가 아픈듯 이마를 부여 잡으면서 그녀들을 다시 관아로 불러 들여 상을 차렸다.

"여긴 손님이 올때 마다 상을 차립니까?"

"여기서는 손님이 오면 먹을 것을 대접 해야 예의라네. 허허허! 그러니 부디 사양말고 드시게. 저 처자는 잘 먹는군."

권율은 닭고기를 허겁지겁 먹는 나탈리를 보며 신기한 듯. 물었다.

"그러고 보니...자네는 생긴게 여기 우마노들 하고는 또 다르군. 종족이 뭔가?"

(우물우물...꿀꺽.)"휴...저는 렌트에요. '루이네 렌트'."

"렌트? 허허...처음 들어 보는구나. 그럼 그쪽의 특이한 눈의 아가씨는...여기 이분들 하고는 어떤 사이 인가?"

"아...네. 저는 여기...이 언니의 동생...이에요."

"흐음...그러고 보니...둘이 닮았어...외모도 그렇고...분위기도...흠."

권율은 잠시 생각 하더니 그녀들이 여기에 온 이유를 물었다.

"여기는 단지 휴양차 온 것인가?"

"예. 그렇습니다. 다만...원치 않게도 황실의 자손이 된 지라...언제나 감시를 당하고 있습니다."

"흠...그렇다면 필시 다른 이유가 생겼겠군."

"예...이곳에 교류차 온. '예거' 라는 분을 도와 일을 수행 하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녀의 입에서 예거의 이름이 들리지 권율은 기쁜 듯. 호탕하게 웃으며 그와 나눈 짧은 인연을 말하기 시작했다.

"뭐라?! 예거?! 하하하!!! 그놈이랑 친구인가?"

"비슷합니다."

"하하하하하!!! 정말 재밋구나!! 내 그놈 한테 당한게 한두번이 아니야...정말 재밌는 친구더군."

"혹시...그 아저씨가 무슨 실례를..."

"아니야 그 반대지. 내 고을을 지켜준 것이 그자 이니 말이야."

"예?!"

"궁금한가?"

권율의 말에 맥스웰과 윌리엄 그리고 입에 닭다리를 물고 있는 나탈리 마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들의 반응을 본 권율은 빈 술잔을 들면서 이야기 했다.

"그럼...이야기 값을 받아야 겠지?"

"아...예. 여기 잔 받으시지요..."

맥스웰이 권율의 잔에 술을 채우자 그는 기쁘게 술을 들이키고는 예거와 만나 있었던 일에 대해 이야기 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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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 전후 처리(완)-새로운 삶, 돌아온 옛 추억. 24.08.22 14 0 27쪽
97 전후처리(2)-각자가 사랑하는 연인, 나탈리의 수난. 24.08.21 16 0 33쪽
96 전후 처리(1)-황제 '올리버-크롬웰' 24.08.20 18 0 32쪽
95 돌아온 그녀의 이름은 맥스웰(후)-잠깐의 짧은 평화. 24.08.19 17 0 35쪽
94 돌아온 그녀의 이름은 맥스웰(완)-찝찝한 승리. 24.08.18 16 0 32쪽
93 돌아온 그녀의 이름은 맥스웰(18)-황제 크롬웰. 24.08.17 21 0 31쪽
92 돌아온 그녀의 이름은 맥스웰(17)-밝혀진 진실. 24.08.16 19 0 25쪽
91 돌아온 그녀의 이름은 맥스웰(16)-소소한 승리와 하루 24.08.15 15 0 28쪽
90 돌아온 그녀의 이름은 맥스웰(15)-뒤바뀌고 있는 전황 24.08.14 17 0 26쪽
89 돌아온 그녀의 이름은 맥스웰(14)-전쟁 개시. 24.08.13 17 0 30쪽
88 돌아온 그녀의 이름은 맥스웰(13)-변방의 수렵단장. 24.08.12 18 0 32쪽
87 돌아온 그녀의 이름은 맥스웰(13)-가문의 수치. 24.08.11 22 0 36쪽
86 돌아온 그녀의 이름은 맥스웰(12)-전쟁을 멈추고 싶은 자. 24.08.10 18 0 35쪽
85 돌아온 그녀의 이름은 맥스웰(11)-친구 크롬웰. 24.08.09 19 0 35쪽
84 돌아온 그녀의 이름은 맥스웰(10)-단장? 맥스웰. 24.08.08 19 0 30쪽
83 돌아온 그녀의 이름은 맥스웰(9)-황제의 집착, 맥스웰. 24.08.07 18 0 30쪽
82 외전)-볼프의 사과. 24.08.06 16 0 14쪽
81 돌아온 그녀의 이름은 맥스웰(8)-단장 맥스웰. 24.08.06 18 0 33쪽
80 돌아온 그녀의 이름은 맥스웰.(7)-반란군 맥스웰. 24.08.05 15 0 32쪽
79 돌아온 그녀의 이름은 맥스웰(6)-수배범 맥스웰. 24.08.04 17 0 34쪽
78 돌아온 그녀의 이름은 맥스웰(5)-범죄자 맥스웰. 24.08.03 18 0 29쪽
77 돌아온 그녀의 이름은 맥스웰.(4)-범죄자? 맥스웰. 24.08.02 20 0 32쪽
76 돌아온 그녀의 이름은 맥스웰(3)-우승자 맥스웰. 24.08.01 21 0 29쪽
75 돌아온 그녀의 이름은 맥스웰.(2)-검투사 맥스웰. 24.08.01 19 0 33쪽
74 돌아온 그녀의 이름은 맥스웰.(1) 24.07.31 18 0 32쪽
73 그녀들의 휴양지.(완)-수확제의 준비. 24.07.31 18 0 42쪽
72 그녀들의 휴양지.(4) 24.07.31 17 0 30쪽
71 그녀들의 휴양지.(3)-밝혀진 나탈리의 진실. 24.07.31 17 0 28쪽
» 그녀들의 휴양지.(2) 24.07.31 17 0 35쪽
69 그녀들의 휴양지.(1) 24.07.30 14 0 2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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