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촌과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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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새싹
작품등록일 :
2024.06.09 21:15
최근연재일 :
2024.09.1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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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1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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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8회

DUMMY



1시간 정도 더 미적거리던 멤버들은 세진이 잠을 자기 위해 씻으러 들어가자 결국 짐을 챙기기 시작했다.


“세진이랑 좀 더 놀고 싶은데~ 힝~”


로이가 아쉬움에 입맛을 다셨다.


“세진이랑 하진이도 피곤할 테니까..너희들도 그만 일어나. 내일 다시 오면 되니까.”


결국 철환이 멤버들을 달래며 자리에서 일으켰다.


“알았어..내일은 일찍 와야지~!”


“그래...내일 우리 한 아침 8시에 올까?”


로이와 환이 누가 친구 사이 아니랄까 봐 서로 맞장구를 치며 내일 올 시간을 의논하기 시작했다.


그 모습에 고개를 저은 주민이 말했다


“뭔 8시야? 세진이 아직 환자야..그렇게 일찍 와서 애 괴롭힐 일 있어?”


“아니..형! 우리가 뭘 괴롭힌다고 그래? 세진이도 아까 우리랑 재밌게 놀았던 거 기억 안 나?”


“맞아! 병원에 있으면 얼마나 심심한데!”


둘이 항의하며 시끄럽게 하자 철환이 중간에서 중재를 했다.


“알겠으니까~~그만 짐 챙겨! 인사하고 가자..내일 오는 거는 너네 끼리 숙소 가서 정하고.”


철환의 말에 결국 멤버들이 겉옷을 챙겨 입고 모자와 마스크를 쓰며 최대한 얼굴을 가렸다.


오늘 낮 사건으로 난리가 났기 때문에 또 어딘가에 숨어있을 기자들에게 사진을 찍힐 가능성이 있어서였다.


“똑똑”


철환이 욕실 문을 두드렸다.


“응..왜?”


“하진아~ 애들 지금 갈 거야.”


철환의 말에 하진이 욕실 문을 열고 나왔다.


이미 다 씻겼는지 물기가 묻은 세진의 얼굴을 수건으로 닦으면서였다.


“지금 갈려고? 오늘 와줘서 고마워~ 형들 덕분에 우리 세진이 잘 먹고 잘 놀았네.”


하진의 감사 인사에 주민이 웃으면서 답했다.


“응..우리가 가야 니네도 쉬지. 내일 또 올 테니까 혹시 필요한 거 있음 연락해.”


“아~맞다! 네가 부탁했던 옷이랑 물건들 아까 가방에 담아 왔었거든. 저기 쇼파 옆에 있으니까 챙겨.”


재영이 둘 사이에 끼여 들며 말했다.


“아! 고마워..형..나도 정신이 없어서 깜박 하고 있었다.”


하진과 멤버들이 인사를 나누는 걸 듣던 세진은 배도 부른 상태에서 씻고 나왔더니 잠이 미친 듯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멤버들에게 간신히 손을 흔들며 인사하는 게 최선 이였다.


“아~귀여워~~손 흔드는 거 봐~~헤헤.”


“세진이 졸린가 보다..눈 감기네.”


“어..그러게..우리 이만 가자.”


“하진아..우리 갈게~ 얼른 세진이 재워라.”


“세진아..잘 자고 내일 봐~내일 삼촌이 또 선물 가져올게.”


세진의 눈이 점점 감기는 걸 본 멤버들이 얼른 인사를 마무리하며 문을 열고 나갔다.


그걸 지켜보던 철환이 민수에게 말했다.


“민수야..나는 좀 더 있다 갈 테니까..네가 애들 숙소에 좀 데려다 줘.”


“네..실장님..먼저 들어가겠습니다. 하진이형 저도 가볼게요. 편히 쉬세요.”


“응..그래..오늘 고마웠어. 너도 잘 가고 운전 조심해.”


다들 빠져나가자 왁자지껄했던 병실에 적막이 찾아왔다.


“형..잠깐만 기다려. 나 세진이 좀 재우고 나올게.”


“그래..천천히 해. 나 커피 한잔 마시고 있을 테니까.”


철환은 응접실 한쪽에 마련된 커피머신에서 커피 한잔을 뽑아 쇼파에 앉았다.


하진은 얼른 세진을 데리고 들어가서 침대에 뉘였다.


이미 반쯤 잠이 든 조카의 모습에 미소를 지은 하진은 어린이용 로션을 꺼내 세진의 얼굴에 꼼꼼히 발라 주었다.


그리고 앞머리를 묶었던 고무줄도 빼내 옆 탁자에 놓고 빗으로 머리카락을 조심히 빗겨 주었다.


그렇게 하는데도 깨지 않고 더 깊이 세진이 잠든 것을 확인한 하진은 이불을 목까지 꼼꼼하게 덮어주고 탁자 위 가습기를 틀었다.


그리고 수면 등을 약하게 틀어놓고 침실에서 나와 철환이 있는 쇼파의 맞은편에 가서 앉았다.


“형도 오늘 일 많아서 피곤 할텐데..얼른 들어가서 쉬지.”


“나도 좀 있다 갈 거야..너한테 몇 가지 얘기할 게 있어서.”


“뭔데?”


“우선 경호원은 3명이서 3교대 할 건데..1명이서 12시간씩 근무하고 교대할 거야. 좀 더 일찍 오게 하고 싶었는데 그쪽도 스케줄이 있어서 조금 있다가 9시에 오기로 했어..지금 오시는 분이 내일 아침 9시까지 있을 거고..다른 분이 아침 9시부타 저녁 9시까지 근무 설 거야.”


“그래? 경호원 온다고 하니 좀 안심이네.”


“응..대표님이 실력 좋은 업체로 알아봐 주셨어.”


“대표님께 전화로 감사 인사 드려야겠다. 나도 요즘 통 정신이 없어서 대표님이랑 통화 안 한지 오래됐네.”


“그래..전화하면 좋아하시겠다. 안 그래도 찾아오고 싶어 하셨는데..너 정신 없을까 봐 나중에 온다고 하시더라구.”


“응..대표님이 여러 가지 신경 써 주셨는데..정신없단 핑계로 제대로 인사도 못 드리고 나야말로 죄송스럽네.”


“괜찮아..너 힘들었던 거 모르는 사람이 어딨다고..아! 그리고 사건 담당 형사님이랑 통화했었는데..그 자식이 들어올 때 청소부 옷 입고 있었다며?”


“어..맞다! 나도 정신이 없어서 까먹고 있었네.”


“그거 조사해 보니까..여기 청소 직원 한 명한테 돈 주고 옷이랑 신분증을 빌렸었나 봐..그래서 그 신분증으로 VIP병동 입구도 통과한 거고.”


“아~어쩐지..여기 들어 올려면 직원들은 입구에서 신분증 스캔 해야지만 문이 열리는데..어떻게 들어왔나 했네. 그래서 그 청소 직원은 누구야?”


“여기 병원이 청소 업무를 위탁 업체에 맡기고 있는데..그 중 한 명한테 접근했었나 봐. 우선 그 일은 병원 쪽에도 알렸다고 하니까..청소 직원 문제는 병원에서 알아서 처리할 거야. 물론 그 사람도 경찰 조사는 받아야겠지만.”


“그래..또 그런 일은 없겠지?”


하진이 불안한 맘에 물었다.


“물론 맘먹고 나쁜 짓 저지르려고 하는 놈들을 100% 막는단 보장은 못 하겠지만..이제 경호원도 상주 할 거고 회사 차원에서도 병원 측에 강력히 항의하고 재발 방지 약속 받았으니까 아마 병원에서도 VIP 병동 보안 강화할 거야. 안 그래도 사건 터지고 나서 다른 병실 환자들이 항의 좀 했었나 보던데?”


“그래?”


“응. 뭐 자업자득이긴 한데 이 일로 병원 측 입장도 좀 난처한 것 같더라구..이쪽에 입원한 사람들이 다들 돈이 좀 있거나 유명한 사람들이잖아. 기자나 이런 거에 예민한 사람들인데 오늘 사건 보고 병원 보안이 허술한 거 아니냐며 다른 병원으로 옮기겠다고 항의하고 난리였나 봐. 그거 무마한다고 병원장부터 높은 사람들 다 몰려와서 사과하고 그랬다고 하던데..몰랐어?”


“아~ 아까 간호사 선생님이 병원장님이 사과하러 오신다고 했는데..내가 세진이 울다 잠들어서 나중에 와 달라고 했었거든.”


“그럼 다음에 와서 사과하겠네.”


“사과는 필요 없으니까..그냥 보안만 더 신경 써 주면 좋겠다.”


“이렇게 사건이 크게 터졌는데도 보안 강화 안 하면 그때는 우리야말로 딴 데로 옮겨야지.”


“응..하긴 그렇네.”


둘이 이런저런 얘기를 이어가던 때,


“똑똑”


누군가 문을 두드렸다.


철환이 노크 소리에 직접 가서 병실 문을 열었다.


“안녕하십니까! 오늘부터 경호 업무 맡게 된 경호원 이필성입니다.”


건장한 체격의 30대 초반의 남자가 인사를 하며 들어왔다.


“어서오세요~ 저는 비원 매니저인 김철환입니다. 여기는 멤버인 서하진이고요.”


“안녕하세요..서하진입니다.”


“네! 안녕하십니까. 제가 오늘 밤부터 내일 아침까지 경호 설 테니 안심하고 쉬십시요.”


“네. 감사합니다. 오늘 사건에 대해서는 들으셨죠?”


철환의 물음에,


“네! 저희 대표님께 들었습니다. 기사도 봤구요.”


경호원이 대답했다.


“네..원래도 경호 업무를 맡길 생각이였지만..오늘 사건으로 하진이뿐만 아니라 저도 걱정이 많습니다. 특히 아이가 있어서 더 그러네요. 앞으로 잘 좀 부탁 드릴게요.”


“네! 저희 경호원들이 잘 지키고 있을 테니 걱정 마십시요. 안 그래도 저희 대표님께서도 신신당부 하셨거든요. 병실 드나드는 사람들 신원 확인 철저히 할 테니 안심 하십시요.”


“네..감사합니다. 저는 좀 있다 갈 거라서 병실에는 저희 하진이라 세진이만 있을 겁니다. 밤 동안 잘 부탁 드립니다. 그리고 혹시 무슨 일 생기거나 필요한 거 있으시면 저한테 연락 주십시오. 여기 제 명함입니다”


“네. 제 명함도 여기 있습니다. 그럼 저는 이만 밖에 나가서 경호 서도록 하겠습니다.”


경호원이 인사 후 나갔다.


“나도 이제 가야겠다. 경호원 왔으니 안심하고 푹 쉬어~ 오늘 하루 진짜 고생했다.”


“아냐..형이 수습하느라 더 고생했지. 오늘 고마웠고 형도 얼른 들어가서 쉬어.”


“그래! 나는 이만 간다~ 내일 연락 할께.”


“응..잘 가.”


철환이 인사 후 나가자 드디어 병실에 세진과 하진만 남게 되었다.


그제서야 피곤이 몰려온 하진은 잠시 쇼파에 멍하니 앉아 있었다.


그전에는 몰랐는데 사람들이 다 빠져나가고 나니 왠지 병실이 너무 크고 썰렁한 느낌 이였다.


누나와 매형이 죽고 나서 혼자 있으면 순간 순간 외로움과 슬픔에 잠식되곤 했다.


어릴 때부터 누나와 매형은 하진에게 부모 대신 이였다.


그런 두 사람이 허망하게 곁을 떠난 걸 떠올릴 때마다 하진은 숨이 잘 쉬어지지 않았다.


철환과 멤버들은 상담 받기를 종용했지만 하진에게 그럴 정신은 없었다.


누나와 매형이 남긴 마지막 흔적인 세진이 의식도 못 차리고 병원에 누워 있었으니까..


오직 세진이가 깨어나길 바라며 정신을 붙들고 있었다.


혹시 자신이 정신을 놓고 있다 조카까지 떠나버릴까 너무 무서워 하진은 누구에게 말도 못 하고 혼자 끙끙 앓았다.


기적적으로 세진이 깨어나 자신에게 웃고 말하는 걸 볼 때마다 순간 순간 꿈일까 무서워 자신의 볼을 꼬집을 때도 있었다.


‘누나..매형..미안해. 세진이 잘 지키겠다고 해놓고 오늘 같은 일이 일어나다니..내가 너무 안일했나 봐. 내가 괜히 연예인 한다고 해서 우리 세진이가 이런 일을 겪은 건 아닐까 겁나네..세진이가 다행히 오늘 일로 별 이상은 없는 것 같지만, 슬프게도 두 사람을 기억 못 한대. 지금 세진이 상태에서는 더 이상 충격 받지 않아 다행이지만..자신을 낳아준 부모가 기억나지 않다니 그건 너무 슬픈 일 이잖아..나중에 세진이가 기억을 되찾을 수 있을까? 근데 기억을 되찾고 더 큰 충격을 받을까 봐 어떤 게 맞는 건지 진짜 모르겠어..난 어떻게 해야 하는 거지? 지금 나 잘하고 있는 거겠지? 두 사람이 나한테 용기를 좀 줘..’


점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생각에 하진이 두 손에 얼굴을 파 묻었다.


그러다 갑자기 세진의 웃는 얼굴이 떠올랐다.


‘그래..내가 이러고 있으면 안돼..서하진! 정신 차리자. 내가 이렇게 있으면 세진이가 걱정 할 거야. 힘 낼 생각을 해야지..그래야 우리 세진이 지키지! 아자 아자!’


외로움에 우울한 감정이 들려고 하는 걸 하진은 세진을 생각하며 고개를 흔들어 얼른 떨쳐냈다.


그리고 재영이 가져다 준 짐에서 옷을 챙겨 욕실로 들어갔다.


잠시 후 씻고 나온 하진은 세진이 잠든 침실로 들어가서 그 옆에 조심히 몸을 뉘였다.


오늘 하루가 너무 길었다.


끔찍한 하루가 될 뻔 했지만..다행히 조카는 무사했고, 멤버 형들과 다른 사람들의 도움으로 잘 마무리 할 수 있었다.


앞으로 사건 조사며 이것저것 신경 쓸 게 많겠지만 세진이 건강하고 행복하다면 그걸로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저런 생각과 주변 사람들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가지며 어느덧 하진도 잠이 들었다.


그날 밤 힘든 하루였음에도 세진과 하진은 꿈도 꾸지 않고 깊은 잠을 잘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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