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촌과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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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새싹
작품등록일 :
2024.06.09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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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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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2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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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회

DUMMY

(13화)


하진, 세진과 마주쳤던 노신사..최회장은 두 사람과 헤어진 후 자신의 병실로 돌아왔다.


“오셨습니까? 회장님. 산책은 잘 하셨습니까?”


병실에서 대기 중이던 비서가 물었다.


“아~ 산책이야 잘했지.”


“뭔가 기분 좋으신 일 있으셨습니까? 표정이 밝으십니다..”


“아하하하~~산책하다가 아주 귀여운 꼬마 친구를 만났어.”


“꼬마 친구요?”


“그래. 여기 VIP 병동에 입원 중인 아이 더구만.”


최회장의 말에 비서가 알은 채를 했다.


“아~! 얼마 전 병동 전체가 시끄러웠던 그 사건의 주인공인가 보군요.”


“응?”


“왜 얼마 전 VIP 병실에 기자가 침입해서 시끄러웠던 적 있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병원장이랑 과장들이 사과하러 오기도 했었구요.”


“아~~맞다. 그랬었지? 그럼 아까 그 아이 병실에 기자가 침입했던 건가?”


“네.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아이 가족이 아주 유명한 아이돌 멤버라서 기자랑 사생들이 많이 붙는다고 합니다. 그때 침입했던 기자도 그런 악질 중에 한 명 이였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비서의 말에 최회장의 얼굴이 굳었다.


“쯧쯧...세상이 어떻게 돌아갈려고 그러는지 원..아무리 그래도 그 조그마한 아이 괴롭힐 데가 어딨다고 그딴 쓰레기 짓을 하는 건지..”


“알아보니 삼류 가십거리를 퍼트리는 소규모 언론사 기자였습니다.”


“에이! 그런 놈들은 기자도 뭣도 아냐..쯧쯧.”


최회장은 그전까지 별 관심이 없던 사건 이였지만 아이를 직접 만나고 나니 마음이 안 좋았다.


그런 생각을 하다 아이와 한 약속이 생각나 비서에게 말을 했다.


“아 참! 최비서~”


“네..회장님.”


“내일 이 시간에 손님이 올 테니까. 우리 호텔 베이커리에 가서 케잌이랑 뭐 이것저것 애들 좋아할만한 걸로 좀 가져오게.”


“손님이요?”


“응. 좀 전에 말한 그 연예인 총각하고 조카가 내일 병실로 놀러 오기로 했어.”


“네?”


최회장의 말에 비서가 놀라 물었다.


최회장이 누군가..비록 지금은 호텔과 리조트 사업을 하고 있지만..


그 밑바탕은 사채업의 대부였다.


최회장의 부친 때부터 이어오던 사채업은 명동에서 알아주는 큰 손으로 유명했다.


젊은 시절 부친에게 사업을 이어받은 최회장은 뛰어난 사업 감각으로 IMF가 터지기 전 시장에 풀어둔 돈들을 대부분 회수해 달러로 바꿨다.


그리고 IMF가 터지고 달러 환율이 치솟자 높은 가격에 팔아 엄청난 차익을 보았다.


그렇게 불린 돈으로 기회를 엿보던 최회장은 IMF 때 부도가 나서 경매로 넘어간 호텔, 리조트 등을 사들였고 그걸 바탕으로 지금의 진성그룹을 만들었다.


현재 진성그룹은 전국의 주요 도시에 호텔과 리조트를 가지고 있는 숙박업계의 대표주자였다.


다른 재벌 그룹에 비해 사업 규모는 작을지 몰라도 영향력은 누구도 무시 못 할 수준 이였다.


현재 직접 사채업을 하고 있진 않지만 자신의 오른팔을 통해 아직도 사채시장을 장악하고 있었고, 사채 시장하면 뗄레야 뗄 수 없는 조폭들과도 연계가 되어 있었다.


평소 최진목 회장은 사람 좋은 얼굴을 하고 있었지만, 함부로 다가갈 수는 없는 그런 사람 이였다.


최회장이 아버지로부터 젊은 나이에 사채사업을 물려받았을 당시 어린 애송이라고 무시하던 사람들이 많았었다.


하지만 최회장은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사람들을 자신의 발밑에 무릎 꿇게 만들었다.


사람 좋은 얼굴 뒤로 얼마든지 잔인해 질 수 있는 사람이 그였다.


그렇다 보니 그를 어려워하는 사람이 많았고, 친하게 지내는 사람도 극소수였다.


사채시장에서는 두려운 존재였고, 재벌들 사이에서는 신분이 천하다가 비웃음 당하며 배척 받았으니까..


하지만 웃긴 거는 그런 재벌들도 겉으로는 최회장을 괄시하지 못했다.


사업할 때 가장 중요한 건 원활한 사업 자금인데 사업하다 막히면 가장 먼저 찾아가서 부탁할 수 있는 사람이 최회장이였으니까..


그러다 보니 겉으로는 최회장에게 친한 척하며 속으로 무시하는 것이 대부분의 재벌가 사람들이였고, 그런 사람들의 행태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것이 최회장이였다.


원래 최회장 자체도 다른 사람에게 관심이 없는 데다, 항상 피아식별의 기준은 자신의 사업에 도움이 되느냐 안 되느냐 였다.


그는 돈은 믿어도 사람은 안 믿었다.


그런 사람이 꼬마 아이와 아이돌 멤버를 초대 했다니..


몇 년 째 최회장을 보필하고 있던 비서는 그래서 더 놀라웠다.


“호텔 베이커리에서 디저트를 준비하라구요?”


“그래. 우리 호텔 베이커리가 유명하잖아. 거기서 애들이 좋아할만한 걸로 넉넉히 가져와.”


“아..네. 알겠습니다.”


“그래. 디저트 말고도 음료 같은 것도 준비하고. 요즘 애들은 뭘 좋아하는지 모르겠구만..허허”


“네. 비서실 통해서 늦지 않게 준비 시키겠습니다.”


“그래.”


그렇게 손님 준비를 시킨 최회장은 만족스러워하며 쇼파에 앉아 신문을 보기 시작했다.


놀란 마음을 숨긴 비서가 비서실에 내용을 전달하기 위해 병실을 나갔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다음날..


하진과 세진은 최회장의 병실에 가기 전에 준비를 하고 있었다.


“세진아~여기로 와 봐. 옷 좀 갈아입고 가자.”


바지는 환자복이지만 상의는 평상복으로 입혀서 데려갈 생각이였다.


하진이 노란색 후드티와 하늘색 카라티를 들고 세진에게 물었다.


“세진아. 이거 둘 중 뭐가 맘에 들어?”


“음...이거!”


세진이 노란색 후드티를 골랐다.


앞 부분에 귀여운 곰돌이 얼굴이 그려져 있어서 맘에 들었다


하진이 환자복을 얼른 벗겨내고 후드티를 입혀 주었다.


옷을 갈아입느라 헝클어진 머리는 간병인 아주머니가 정리를 해주셨다.


“호호~우리 세진이 이렇게 입으니 너무 귀엽네. 자~머리는 요 핀을 꽂아볼까?”


“녜.”


“아이고~이렇게 꾸미니 아주 인물이 확 사네~!”


“히히~”


그 모습을 보던 하진이 간병인 아주머니에게 말했다.


“이모님. 저희 다녀오는 동안 식사하고 오세요. 저희 좀 늦을 수도 있으니까. 식사 편하게 하고 오세요. 일찍 들어오실 필요 없어요.”


“그래요. 그건 내가 알아서 할 테니 가서 재밌게 놀다 와요.”


“네. 다녀오겠습니다.”


“할무이~빠빠이.”


세진과 빈손으로 갈 수 없어 준비한 건강식품을 든 하진이 병실을 나섰다.


같은 층이고 병실도 근처여서 두 사람은 금세 도착을 하였다.


“똑똑똑”


노크를 하고 잠시 기다리고 있으니 안경 쓴 중년의 남자가 문을 열어주었다.


“어서 오십시오. 서하진씨 맞으시죠? 회장님은 안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들어 오십시요.”


“아..네. 안녕하세요. 실례하겠습니다.”


인사를 한 하진과 세진이 병실 안으로 들어왔다.


‘허어~! 범상치 않은 할아버지라고 생각했는데..회장님이였어?’


비서의 회장님 소리에 놀란 하진과 세진이였다.


다만 다른 점이라면 하진은 생각보다 대단한 사람인 거에 당황한 거였고, 세진은 더 친해져야겠단 생각을 한 거였지만..


그렇게 두 사람이 들어오자 최회장이 반갑게 맞이했다.


“허허~어서와요.”


“안녕하세요.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 이건 별건 아닌데 빈손으로 오기 뭐해서 준비했습니다.”


하진이 예의 바르게 인사를 하며 준비해온 선물을 건넸다.


“아이고~ 그냥 와도 되는데..어째든 고마워요.”


“네. 진짜 별거 아니니 부담 가지지 마세요.”


하진이 쑥스러워하며 말하자 곁으로 다가온 비서가 선물을 대신 받아 갔다.


세진이 그 틈에 최회장에게 인사했다.


“할부지~~안넝하쎄요~!”


“아이구~오늘도 씩씩하구만. 허허허.”


“히히~”


“자~여기 와서 앉아요.”


“네.”


하진과 세진이 쇼파에 앉자 비서가 준비해둔 디저트를 테이블에 놓기 시작했다.


각종 조각 케이크와 색색깔의 마카롱, 다쿠아즈와 크림뷔렐레, 휘낭시에 등 세 사람이 먹기에는 너무 많은 양 이였다.


그 모습에 놀라 멍하니 보고 있으니,


“음료는 뭘로 하시겠습니까? 커피, 홍차 ,녹차, 보이차도 있고 오렌지주스, 사과주스 등이 있습니다.”


비서가 물었다.


“아~박비서. 난 커피로 주게.”


“네. 알겠습니다. 서하진씨는 뭘로 준비해 드릴까요?”


“어..저도 커피로 부탁합니다.”


“우리 꼬마 친구는 뭘로 줄까?”


“우응....싸과 주스요. 끈데 오렌지주스도 먹꼬시픈데..”


세진의 말에 최회장이 웃음을 터트렸다.


“아하하~그럼 둘 다 먹으면 되지! 이봐~박비서! 주스 종류 별로 다 준비해 주게.”


“네. 알겠습니다. 회장님.”


두 사람의 대화에 하진이 당황해서 손사래를 쳤다.


“어! 아니예요. 그냥 사과 주스만 주시면 돼요. 단 거 너무 많이 먹어도 안 좋아서 자제 시키고 있거든요.”


“아니..매일 먹으면 문제지만 가끔씩 먹는 건 괜찮지. 그냥 오늘 하루는 우리 꼬마가 먹고 싶은 거 다 먹을 수 있게 놔두도록 해요. 준비한 내 성의를 생각해서..”


“아..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최회장의 말에 하진도 한발 물러섰다.


그 가운데 가장 신난 세진은,


“헤헤~할부지~체고!”


최회장에게 엄지손가락을 내밀었다.


“허허~욘석! 아주 신났구만. 여기 준비한 거 다 네 꺼니까 천천히 많이 먹거라.”


“녜~감사함다~!”


세진은 우선 필링이 가득 찬 분홍색 마카롱을 집어 들어 한입 깨물었다.


쫀득하게 부서진 꼬끄 사이로 딸기 요거트 맛의 필링이 가득 들어차 있었다.


거기다 베어 물고 보니 속에 수제 딸기쨈이 들어 있어 딸기의 맛이 더 강하게 느껴졌다.


금세 한 개를 다 먹은 세진은 다음으로 노란색 마카롱을 집어 들었다.


이건 레몬맛 이였는데 가운데 필링이 새콤달콤하면서 고소한 맛이 어우러져 자칫 새콤하기만 할 수 있는 마카롱의 맛을 적당하게 잡아주었다.


그렇게 두 개의 마카롱을 먹은 세진이 이번엔 딸기가 잔뜩 올라간 조각 케이크에 포크를 가져가 한입 크게 떠서 입안에 집어넣었다.


싱싱한 딸기와 부드러운 시트, 거기에 너무 달지 않은 생크림이 조화를 이루었고, 씹다 보니 시트 사이사이에 들어있는 수제 딸기쨈이 완벽한 하모니를 만들었다.


그렇게 정신없이 세진이 디저트들을 먹고 있는 모습을 어른들이 흐뭇하게 쳐다보았다.


“아주 잘 먹으니 준비한 내가 기분이 좋구만~~하하.”


“너무 많이 준비하신 거 아니예요? 많이 남을 것 같은데요.”


하진이 걱정스레 말하자,


“아~걱정 말아요. 꼬마가 저렇게 잘 먹는데 뭘..그거면 됐지. 그리고 남으면 싸가요. 어차피 선물로 준비한 거라 먹고 남은 건 우리 박비서가 이따 병실로 갔다 줄 거예요. 냉장고에 넣어두고 애 간식으로 먹여요.”


최회장이 대답했다.


“아..감사합니다. 세진이가 엄청 좋아하겠네요. 하하.”


“참..우리 박비서 말로는 유명 아이돌이라고 하던데..나이가 어떻게 되나? 아직 어려 보이는데?”


“아! 저 23살입니다. 17살에 데뷔해서 올해 7년차 됐습니다.”


“어이쿠~그렇게 어린 나이에 데뷔를 했어요?”


“아..네. 아이돌들은 거의 다 어린 나이에 데뷔를 하는 편이라서요. 그리고 제가 멤버 중에 막내이기도 하구요.”


“어린 나이에 성공하고 대단하구만..고생했겠어.”


“네. 초반 2년 정도는 뜨지 못하다가 그 이후에 운 좋게 인기를 얻었습니다. 그래도 저희 정도면은 크게 고생한 편은 아니예요. 워낙에 이쪽이 데뷔하는 그룹도 많고 경쟁이 심한 편이거든요. 거기서 성공했으니 저희는 운이 좋았죠.”


하진의 말에 최회장이 고개를 저었다.


“아니지. 어떻게 운 만으로 그렇게 성공을 했겠어요. 그만큼 노력을 했으니 사람들이 알아봐 준거지.”


“그렇게 말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말씀 편하게 해주세요.”


“아..그래도 될까?”


“네..그렇게 해주세요. 그게 편합니다.”


“허허..그래. 그럼 그러자구.”


“네.”


그렇게 세진은 디저트를 흡입하고, 두 사람이 대화를 이어가던 중 갑자기 병실 문이 열리며 사람이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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