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촌과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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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새싹
작품등록일 :
2024.06.09 21:15
최근연재일 :
2024.09.1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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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2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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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회

DUMMY



그렇게 며칠 후..


“똑똑”


다른 날처럼 경호를 서고 있던 경호원은 문 밑에서 나는 노크 소리에 애써 웃음을 참았다.


보지 않아도 노크를 한 주인공을 알고 있어서 였다.


문을 살짝 열고 안을 들여다보자 세진이 서 있었다.


“세진이 뭐 필요한 거 있어?”


“아찌! 이거 머거요~”


세진이 삼촌들이 간식으로 사다 준 빵을 경호원에게 내밀었다.


“아~아저씨 안 먹어도 되니까..세진이가 먹어.”


“아냐~아찌 배고파~~”


12시간씩 교대 근무를 하는 경호원들은 잠시 화장실을 가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식사도 안하고 자리를 지켰다.


하진이 식사는 하고 근무를 서라고 했지만..경호원들은 자기들 경호 수칙이라며 거절했다.


‘한국 사람은 밥심인데..밥도 못 먹고 12시간 근무라니..너무 한 거 아냐?’


그걸 알게 된 세진은 그 후 밥 때가 되면 간식거리를 들고 경호원을 찾아갔다.


그때마다 경호원들은 난감했지만 귀여운 아이가 자신들을 생각해서 건네주는 음식을 거절하기가 너무 어려웠다.


“호호~ 이제 적응할 때도 됐잖아요..그냥 잠시 들어와서 먹고 얼른 근무 서요..안 그럼 세진이가 계속 괴롭힐껄?”


간병인 아주머니도 거들었다.


결국 세진의 손에 이끌려 들어온 경호원은 음식이 놓인 응접실 테이블에 앉았다.


그 모습을 웃으며 지켜보던 하진이 음식을 경호원에게 권했다.


“경호원님..그냥 이제 포기하고 얼른 들어와서 드세요..세진이가 고집이 쎄서 아마 퇴원할 때까지 저럴껄요~ 하하.”


“그게 저희 방침이라..하하.”


경호원이 머리를 긁적이며 민망한 듯 웃었다.


“식사는 안 되지만..이건 간식이니 상관없지 않을까요? 그리고 고용한 저희가 괜찮으니 걱정 말고 얼른 드세요.”


“웅! 아찌! 자~”


세진이 얼른 경호원의 손에 샌드위치를 들려주었다.


그리고 자신이 좋아하는 딸기 우유도 빨대를 꽂아 앞에 놓아주었다.


“감사합니다. 잘 먹겠습니다..세진이도 고마워~”


그 모습에 결국 경호원이 인사를 하며 샌드위치를 입에 가져갔다.


간병인 아주머니가 얼른 과일들을 깎아 접시에 놓았다.


“이번 배가 아주 시원하고 달더라구..자~세진이도 하나 먹자.”


포크로 찍은 배를 세진의 손에 들려주고 나머지 사람들에게도 과일을 권했다.


배를 맛있게 먹은 세진은 포크로 접시에 놓인 딸기를 콕 찍었다.


‘크~달다..달아..비싸서 못 먹던 과일들도 맘껏 먹을 수 있고..성공했네.’


한참 그렇게 경호원은 샌드위치를 세진과 나머지 사람들은 과일을 먹었다.


어느 정도 배를 채운 경호원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잘 먹었습니다. 저는 이제 다시 근무 서도록 하겠습니다.”


“아니..그거밖에 안 먹어도 되겠어요? 몸집이 그렇게 큰데 너무 조금 먹네..”


간병인 아주머니가 걱정스레 물었다.


“하하..아닙니다. 근무 중에 너무 배가 부르면 집중력도 흐트러지고 해서 일할 때는 원래 잘 안 먹습니다. 지금도 많이 먹었는걸요. 그럼 전 나가보겠습니다.”


경호원이 인사를 하고 다시 병실 밖으로 나갔다.


그 모습을 보던 하진이 간병인 아주머니에게 말했다.


“이모님..이모님도 식사하고 오세요.”


이미 자신과 세진은 점심을 먹은 후였다.


벌써 시간도 2시가 가까워지고 있었다.


“아유~ 나도 간식을 이것저것 먹었더니 배가 별로 안 고프네.”


“그래도 식사는 하셔야죠. 저녁 7시까지 계시려면 배고프실 텐데..”


“하긴 지금 안 먹으면 시간이 애매하긴 하겠네..그럼 간단히 먹고 올께요.”


“네..맛있는 거 드시고 오세요.”


“삼촌이랑 세진이는 그동안 뭐 할 거예요?”


“아..저희는 좀 있다가 옥상 정원으로 산책이나 갔다 올까 해요.”


“아~그게 좋겠네..오늘 날씨가 산책하기 너무 좋을 것 같더라구.”


“네..별로 덥지도 춥지도 않아서 좋을 것 같아요.”


“그래요..그럼 나 갔다 올께요~세진이 산책 잘하고 와~”


“녜.”


간병인이 지갑을 챙겨 병실을 나갔다.


어느덧 4월 중순으로 세진이 깨어 난지도 2주가 다 되어갔다.


그동안은 병실에서만 걸어 다니며 운동을 했는데..간호사가 VIP 병실 사람들만 이용할 수 있는 옥상 정원을 이야기해줘서 오늘은 세진을 데리고 거기를 가 볼 참 이였다.


안 그래도 세진에게 바깥 바람을 쐬어주고 싶었는데 지상에 마련된 산책로는 사람이 너무 많고 오픈 된 공간이라 하진과 세진이 가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따뜻한 날씨지만 혹시 몰라 재원이 선물한 가디건을 세진에게 입혔다.


“자~세진아..우리 옥상에 올라가서 정원 산책하자~”


하진이 세진의 손을 잡고 일어났다.


“쌈쫀~곰돌이~”


“아~곰돌이 데려갈 거야?”


“웅!”


환이가 준 곰 인형은 선물 받은 이후 세진의 애착 인형이 되었다.


부드러운 털과 폭신한 감촉은 안고 있으면 마음이 안정되고 기분이 좋아 항상 옆에 끼고 있었다.


결국 곰 인형까지 챙겨 세진의 품에 안겨주고 나서야 병실을 나설 수 있었다.


“경호원님..저희 옥상 정원에 산책 다녀 올께요~”


“저도 같이 가겠습니다.”


“에이~ 아니예요. 어차피 옥상 정원은 VIP 환자들만 이용하는 곳이니 위험하지도 않는데요. 뭘..”


“그래도 혹시 모르니 제가 같이 가겠습니다.”


“아니예요..진짜 괜찮으니까 경호원님도 잠시 들어가셔서 쉬고 계세요. 그럼 저희 다녀 올께요~”


“아찌~빠빠이~”


할 수 없이 경호원이 자리를 지키자 두 사람은 엘리베이터를 이용해서 옥상으로 이동하였다.


옥상 문이 열리며 정원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구불구불 이어져 있는 산책로 옆에는 잘 관리된 색색의 꽃과 나무들이 늘어서 있었다.


그리고 그 끝에는 조그마한 온실이 있었고 산책로 주변으로 앉아서 쉴 수 있는 의자들이 놓여 있었다.


“와아아~~!”


옥상이라고는 믿어지지 않게 잘 꾸며져 있는 정원의 모습에 세진이 감탄을 하였다.


오랜만에 느끼는 시원한 바람에 세진이 하진의 손을 놓고 앞으로 뛰어갔다.


“어? 세진아! 그러다 넘어져!”


하진이 세진에게 소리치던 중,


“쿵!”


“어이쿠~!”


앞을 제대로 보지 않고 뛰어가던 세진이 산책을 하던 사람과 부딪혔다.


그 모습에 놀란 하진이 얼른 뛰어갔다.


“죄송합니다! 제 조카가 제대로 안 보고 뛰어 가서 부딪혔네요..어디 다치신 곳 없으세요?”


부딪힌 사람에게 하진이 얼른 고개 숙여 사과했다.


“허허허~이 꼬맹이랑 부딪혔다고 다치면 그건 말도 안되지. 걱정 말아요. 그보다 우리 꼬마는 괜찮나?”


60대 후반으로 보이는 노신사가 세진에게 물었다.


“녜! 할부지~죄송함다~”


세진이 씩씩하게 사과하자 노신사가 세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아주 씩씩한 꼬마구만..이제 보니 생긴 것도 아주 똘망똘망하니 잘 생겼고. 그래..우리 꼬마 친구는 몇 살인가?”


“쎄살이요~이쎄진입니다~!”


“어이쿠~목소리도 아주 크고..자기 소개도 잘하는구만..허허허”


“히히~”


“음..그러고 보니 이쪽에 입원한 꼬마 아이면 소문의 그 아이인가 보구만. 가족이 연예인이라고 하던...그럼 이쪽 옆에 분이 유명한 연예인이라던 그 사람이겠고?”


노신사의 말에 하진이 다시 인사를 했다.


“네..안녕하세요. 서하진이라고 합니다. 가수랑 배우 활동을 겸하고 있습니다. 세진이는 제 조카구요.”


“허허~ 반가워요. 내가 나이가 많다 보니 연예인은 잘 몰라요. 그러니 못 알아 본다고 섭섭해 하지 말고..”


“아닙니다. 나이 드신 분들은 원래 아이돌 잘 모르세요. 그러니 신경 쓰지 마세요.”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인데..언제 한번 내 병실에 조카랑 놀러 와요. 내가 맛있는 다과를 대접 할테니..”


“아..감사합니다.”


“빈말 아니니 한번 들려요..내 병실은 3005호니까..”


“네..알겠습니다.”


“그래요..그럼 산책 잘하고 나는 먼저 내려가 볼께요.”


“네..조심히 들어가세요~”


노신사가 발걸음을 돌리려던 찰나 세진이 얼른 노신사의 바지를 움켜쥐었다.


“응??”


노신사가 깜짝 놀라 세진을 쳐다보며 물었다.


“왜? 나한테 무슨 볼일 있니?”


“할부지~언제 까요?”


“응? 뭐가?”


“할부지한테 언제 까면 대요??”


“응? 아하하하! 이녀석! 할아버지한테 빨리 놀러 오고 싶은가 보구나?“


“녜!”


“세..세진아!”


하진이 당황해 세진을 불렀다.


“허허! 괜찮아요. 그래..할아버지는 아무 때나 시간 되니까 네가 오고 싶을 때 오거라.”


“끄럼..내일??”


“허허..아주 쇠뿔도 단김에 뺀다고..추진력이 장난 아닌 걸? 좋다! 내일 이 시간에 할아버지가 맛있는 거 준비해 둘 테니 놀러 오거라. 알겠지?”


“녜!!”


“아니예요! 죄송해요~ 세진이 말 신경 안 쓰셔도 됩니다. 제가 얘기할 테니 그냥 가셔도 되세요..”


하진이 얼른 끼여 들어 사과를 했다.


“아~아니예요. 나도 빈말한 게 아니니까..걱정하지 말고 내일 이 시간에 내 병실로 방문하도록 해요. 요 씩씩한 조카랑 함께..알겠죠?”


“아..네..알겠습니다..죄송하고 감사합니다.”


“그럼 내일 오는 걸로 알고 있을께요..나도 이번엔 진짜 갑니다~”


“네! 안녕히 가세요.”


“할부지~빠빠이~”


인사를 하며 가는 노신사에게 세진이 단풍잎 같은 손을 열심히 흔들며 인사를 했다.


노신사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사라지자..그때까지 조용히 서 있던 하진이 세진을 내려다 보았다.


“이..세..진!! 너 누가 처음 보는 사람한테 그렇게 떼쓰고 버르장머리 없이 굴랬어? 어? 그리고 위험하게 혼자 뛰어가면 어쩌자는 거야? 그러다 넘어져서 다치면? 응?!”


하진이 허리에 손을 올리고 화를 내자 세진이 얼른 사과를 했다.


“쌈쫀! 미아내..내가 잘못해떠!”


세진의 사과에 한숨을 쉰 하진이 무릎을 꿇어 세진과 눈을 맞췄다.


“세진이가 반성하는 것 같으니까 심촌이 더 말은 안 하는데..앞으로 그러지마. 알겠지? 다른 사람들한테는 항상 예의 바르게 굴고..그리고 밖에 나가서 혼자 막 뛰어 다니면 안돼. 넘어져서 다치면 세진이 아프잖아..그치?”


“웅..”


“그래..그럼 이제 우리도 정원 산책하자..자~ 손!”


하진이 내민 손을 얼른 붙잡은 세진이 발걸음을 옮기며 천천히 정원 구경을 시작했다.


‘그 할아버지와는 왠지 친해져야겠단 느낌이 들었어..이 몸이 되고부터 뭔가 직감이라고 해야 하나? 그게 좀 강해진 것 같단 말야..그 할아버지와 친해지면 도움이 될 거라는 느낌이 아주 뽝! 하고 보자마자 강하게 왔는데 어떻게 놓쳐..그러니 얼른 약속을 잡아야지. 한국인들의 언제 한번 밥 먹자~우리 나중에 한번 보자~그런 말을 어떻게 믿어. 기회는 왔을 때 잡아야 돼. 아이돌 활동하는 삼촌뿐만 아니라..나도 나중에 배우 활동을 할려면 아는 인맥은 많을수록 좋은 법! 은근 연예계가 인맥, 학연, 지연..이런 걸로 돌아가잖아? 삼촌과 나의 셀프 꽃길을 위해서는 도움 되는 인맥을 왕창 모아야지~!! 그러니 앞으로도 이런 사람들을 본다면 무조건 친해진다!! 그러니 삼촌..미리 미안~~헤헤~~’


속으로는 이런 생각을 하면서...


그런 조카의 맘도 모르고 하진은 오랜만에 보는 꽃과 시원한 바람에 기분이 너무 좋았다.


누나네가 사고 난 후 계속 집에 처박혀 있거나 병원만 오가다 보니 언제 이런 기분을 만끽했는지 기억도 안 날 정도였다.


“세진아~꽃이 너무 예쁘지? 냄새 맡아 봐봐..꽃 냄새도 너무 좋다.”


세진이 꽃 냄새를 맡기 위해 쭈그려 앉았다.


품에 안은 곰 인형과 함께 꽃 냄새를 맡는 조카의 모습이 너무 예뻐 세진은 얼른 핸드폰을 들어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아이 부모들 핸드폰 사진첩을 보면 온통 애들 사진이라고 하던데..왜 그런지 이제 하진도 알 것 같았다.


예전에도 누나네 부부가 보내주는 조카 사진이 사진첩에 많았지만..이제는 본인이 수시로 찍다 보니 어느새 하진의 사진첩은 온통 세진의 사진이 한가득이였다.


결국 한참 모델처럼 포즈를 취한 세진이 지칠 때 쯤 하진과 세진은 정원 산책을 마치고 병실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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