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촌과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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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새싹
작품등록일 :
2024.06.09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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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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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1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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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MMY



“짝짝”


“으으음...”


“짝짝”


“쌈쫀!! 인나~~!”


깊은 잠에 빠져있던 하진은 자신의 팔을 두드리며 소리치는 조카의 목소리에 눈꺼풀을 간신히 들어 올렸다.


“세진아..벌써 일어났어?”


“뻘써 아냐..아치미야..쌈쫀이 느짬 잔거야.”


“으응..지금 몇 시지?”


하진이 간신히 정신을 차리며 옆 탁상에 올려진 전자시계를 쳐다보았다.


아침 6시 20분.


아이가 일어나기엔 너무 이른 시간인 것 같은데..자신의 조카는 아침 잠도 없는 새 나라의 어린이인가 보다.


이불 속이 너무 포근하고 기분 좋아 일어나기 싫은 하진은 옆에 앉아 있던 조카를 휙 잡아 채 품에 안았다.


“앗!”


“우리 세진이 삼촌이랑 좀만 더 자자..자~코~합시다.”


하진이 세진을 재우기 위해 등을 토닥이며 말했다.


“씨러~~나 화장실~!”


6시 경에 일어난 세진은 푹 자고 있는 삼촌의 모습에 처음에는 깨울 생각이 없었다.


오랜만에 푹 자는 것 일 테니 숙면을 취하게 할 생각 이였지만..신체 반응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하진을 깨운 참 이였다.


‘크흑! 몸이 작지만 않았어도..그냥 내가 알아서 화장실 가는 건데..이럴 때마다 자괴감이 드는구나..’


세진의 외침에 웃음이 터진 하진이 몸을 일으켰다.


“흐흐~ 우리 세진이가 화장실 가고 싶어서 삼촌 깨웠구나? 그래 그래..침대에 실례하면 안되니까 삼촌이 화장실 데려다 줄께...큭..”


하진의 놀림에 세진이 볼을 부풀렸다.


“나 침대에다 안 싼다 마랴!! 쌈쫀 미어!!”


세진이 화를 내자 머쓱해진 하진이 얼른 사과 했다.


“그치~ 우리 세진이가 얼마나 똑똑한데..삼촌이 그냥 장난친 거야. 그러니까 화 풀어. 얼른 화장실 가자.”


“치이..”


세진이 더 화내기 전에 얼른 품에 안에 화장실로 데려다 주었다.


“쌈쫀 나가.”


“응..다 싸면 문 두드려.”


“웅!”


하진이 얼른 문을 닦고 화장실에서 나갔다.


아침부터 어이없는 놀림을 당한 세진이 하숨을 쉬며 볼일을 봤다.


‘참나..내가 진짜 어린애도 아니고..정신은 21살 총각인데..화장실도 못 가릴까 봐? 진짜 얼른 커야지. 작으니까 불편한 게 한두 개가 아니네..에휴..’


손까지 야무지게 씻은 세진이 문을 두드리자 하진이 문을 열어주었다.


“우리 세진이 일찍 일어난 김에 씻을까? 어차피 좀 있으면 아침밥 나올 시간인데..”


“웅..그래.”



화장실 옆에 구분된 욕실로 세진을 데려간 하진은 세수와 양치를 시키면서 본인도 얼른 씻었다.


다시 침실로 돌아와 화장품을 발라준 후 세진의 머리를 묶기 위해 빗을 들었다.


“세진아~ 머리 묶게 삼촌 앞으로 와서 앉아.”


세진이 꾸물꾸물 움직여 앞에 앉자 하진이 심각한 표정으로 빗질을 시작했다.


명작을 만드는 심정으로 손을 움직여 앞머리를 고무줄로 묶었지만..결과물은 간병인 아주머니가 한 것과 너무 달랐다.


“음....”


그걸 보고 본인도 이상하다 생각하며 머리를 긁적였다.


삐죽삐죽 묶인 머리에 고민하는 사이,


“쌈쫀~꺼울~”


세진이 외쳤다.


“그..세진아..삼촌이 다시 묶어 줄께! 처음이라 서툴러서 그러는데..다시 하면 잘할 것 같아..”


“아냐..!꺼울!”


단호한 세진의 말에 할 수 없이 하진이 손거울을 건넸다.


손 거울을 받아 든 세진이 거울로 자신의 모습을 점검했다.


삐뚤삐뚤하고 여기저기 빠진 머리카락과 한쪽으로 치우쳐 묶인 머리카락은 총체적 난국 이였다.


‘그래..이럴 줄 알았다. 이 삼촌 손이 똥손 이였지..’


이전 생 뭔가를 만지기만 하면 망가트리고..라면 하나도 제대로 못 끓이던 사람이 서하진이였다.


그런 사람이 여기서 더 도전을 한다고 나아질 것 같지 않았다.


‘그래..간병이 할머니 오실 때까지만 참자..눈만 안 찌르면 됐지..’


그렇게 마음먹은 세진이 거울을 하진에게 주었다.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조카의 반응을 기다리던 하진은 조카의 아무렇지 않은 반응에 당황했다.


“저..세진아..이상하지?삼촌이 다시 묶어 줄께.”


“대써..그냥 이쓸래.”


“으응? 맘에 들어?”


하진의 말에 세진은 기가 막혔다.


‘으이그..이게 맘에 들며 눈이 이상한 거지!!’


진실을 말하면 삼촌이 상처 받을까 봐 세진은 순화해서 말했다.


“머..완전 맘에 들진 안은데..쌈쫀이 무꺼줬으니까 그냥 둘래.”


조카의 말에 하진이 피식 웃었다.


그래..자신이 봐도 이상한데..


맘에 들지 않으면서도 그냥 하고 있겠단 조카가 사랑스러웠다.


“그래..고마워~ 울 세진이..이따 간병인 할머니 오시면 다시 묶어 달라고 하자.”


“웅.”


그렇게 머리를 묶다 보니 어느덧 시계가 7시를 가르켰다.


“똑똑”


침실 문을 노크하며 경호원이 들어왔다.


“안녕히 잘 주무셨습니까? 식사가 와서 응접실 테이블에 놓아두었습니다.”


“아..감사합니다~ 경호원님..밤 새느라 피곤하시죠?”


“아닙니다. 이게 제 일인데요.”


“아참! 어제 일찍 잠이 들어서 인사 못 시켜 드렸었는데 여기 이 아이가 제 조카인 이세진입니다.”


하진이 얼른 세진에게 말했다.


“자~ 세진이..인사할까? 앞으로 저기 저 아저씨랑 다른 아저씨들이 돌아가면서 우리 세진이 지켜 주실 거야. 어제처럼 나쁜 아저씨가 막 쳐들어오지 못하게.”


하진의 말에 세진이 배꼽에 손을 올리고 정식으로 인사했다.


“안냐세요~이세진임니다. 쎄살이예요!”


씩씩한 세진의 인사에 경호원이 미소를 지었다.


“안녕. 만나서 반가워~아저씨가 병실 문 앞에서 나쁜 사람들 못 들어오게 막을 테니까 걱정하지 말고 잘 놀고 있어.”


“녜~감사함다!!”


세진을 흐뭇하게 쳐다본 경호원은,


“전 다시 나가보겠습니다. 식사하시고 그릇 밖에 내놓으면 직원이 알아서 가져간다고 했습니다.”


말을 마치고 병실 밖으로 나갔다.


“세진이 밥 침대에서 먹을래? 아님 응접실 쇼파에서 먹을래?”


“쇼파!”


“그래~ 그럼 나가서 먹자.”


세진을 침대에서 내려 슬리퍼을 신긴 하진은 손을 잡고 응접실로 나갔다.


‘헉! 그러고 보니 내 머리 지금 이상한데! 내 첫 인상이!!’


순간 드는 생각에 잠시 우울할 뻔 한 세진 이였지만..음식을 앞에 두니 잡생각이 사라졌다.


‘역시 비싼 돈 값을 하는구나..병원 밥이 이렇게 잘 나오다니..’


흰 쌀밥에 소고기 무국, 훈제 오리 야채 볶음, 새우 튀김, 샐러드, 겉절이, 동치미까지..


모든 음식이 윤기가 좌르르 흐르며 시각을 현혹하고, 맛있는 냄새로 후각을 자극했다.


어제 치킨을 먹느라 저녁밥을 먹지 않았더니 뭔가 오랜만에 먹는 듯한 느낌에 더 반가웠다.


“쌈쫀~~나 빼고파!”


“어어~ 그래. 삼촌이 밥 줄게. 여기 앉아.”


밥 앞에서 흥분한 조카의 모습에 하진이 얼른 수저를 들었다.


밥 위에 훈제 오리를 올려 입 앞에 가져다 대니 “왕” 하며 숟가락을 날름 삼켰다.


야무지게 씹어 먹는 조카의 모습에 피식 웃은 하진이 얼른 다른 음식을 들어 입 앞에 가져다 댔다.


어제는 본인이 직접 먹겠다고 난리더니..오늘은 먹느라 그런 생각도 못 하는 것 같았다.


“우리 세진이..배고팠어? 어제 치킨을 그렇게 많이 먹었었는데?”


입안에 든 음식을 꿀꺽 삼키고 세진이 말했다.


“그거쓴 다 소하 대찌!”


“아하하~소화가 다 됐어? 으이그..말도 진짜 잘하네.”


조카의 귀여움을 참지 못하고 하진이 세진의 양쪽 볼에 번갈아 가며 뽀뽀를 했다.


“아이~쌈쫀! 나 밥 먹자나! 밥 머글 땐 개도 안 건드려~!”


“뭐? 그런 말은 또 어디서 배웠어? 아하하하~!”


세진의 말에 빵 터진 하진이 쇼파에 쓰러졌다.


그 모습에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든 세진이 옆에 있던 포크로 새우 튀김을 콕 찍어 먹기 시작했다.


‘저 삼촌이 정신을 못 차리니 내 밥은 내가 챙겨야지..암! 근데 새우 튀김 맛있네..새우가 커서 그런가?’


이 몸이 되고 나서부터 뭔가 본능과 충동에 약해진 느낌 이였다.


고아였을 때는 하루 종일 굶는 것도 잘했는데 아이가 되어서 인지 조금만 배고파도 힘들고 뭔가 행동도 거침이 없어지며 참을성이 약해졌다.


그래서 배가 고픈 지금 하진을 신경 쓰지 않고 열심히 본능에 충실해 포크질을 했다.


한참을 웃다 일어난 하진이 혼자 포크로 열심히 먹고 있는 조카의 모습에 얼른 다시 수발을 들며 아침 식사를 마쳤다.


“쌈쫀도 얼른 밥 머거.”


배가 부르니 하진의 아침을 챙겨야겠단 생각에 세진이 말했다.


세진과 마찬가지로 하진도 병원 밥을 같이 신청해서 받았지만..조카를 먹이느라 음식이 다 식어 있었다.


“응..그럼 세진이 TV 보고 있을래? 삼촌 얼른 먹을께.”


“웅! 쌈쫀 천천히 머거..체해.”


“으이그~ 삼촌도 챙길 줄 알고 착해. 아주~”


세진의 머리를 쓰다듬고 TV를 켜 만화를 틀어준 하진이 뒤늦은 식사를 시작했다.


세진과 똑같은 식단 이였는데 하진이 밥을 먹다 말고 새우 튀김을 포크에 찍어 세진의 앞에 들이댔다.


“자~세진이..이거 더 먹어.”


“대써! 쌈쫀 머거!”


“삼촌은 배가 불러서 새우튀김 안 먹고 싶은데..세진이 안 먹을 거야?”


하진의 말에 잠시 머뭇대던 세진이 포크를 받아 들었다.


“알써..쌈쫀 대신 머거 줄께.”


“그래..고마워~”


세진이 만화를 보며 새우 튀김을 먹는 사이 하진도 얼른 남은 식사를 마무리했다.


그릇을 정리해서 문밖에 두고 들어오니 조카는 만화에 푹 빠져 있었다.


커피를 한잔 뽑아서 하진도 세진의 옆에 앉아 같이 만화를 시청했다.


얼마만의 여유인지..


그렇게 만화가 끝나고 세진에게 약을 먹이고 있는데..


“똑똑”


노크 소리와 함께 경호원이 들어왔다.


“지금 밖에 병원장님이랑 담당 의사 선생님들께서 오셨는데요.”


어제 못한 사과를 하러 온 걸 깨달은 하진이 말했다.


“네..들어 오시라고 해주세요.”


잠시 후 병원장과 담당 주치의..그리고 과장들로 보이는 의사 무리가 들어왔다.


“보호자분..안녕하십니까. 병원장 김낙수입니다.”


“네..안녕하세요.”


“어제 발생한 불미스러운 일로 사죄 드리기 위해 찾아 뵀었는데..쉬신다고 해서 이렇게 오늘 찾아왔습니다. 저희 병원을 믿고 이용해 주셨는데 이런 일이 발생해 뭐라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나이 든 병원장과 의사들이 고개 숙여 사과하지 맘이 불편해진 하진이 어른 대답했다.


“아..예..괜찮습니다.”


“감사합니다. 어제 같은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게 저희 쪽 보안 요원을 추가로 재배치 했습니다. 물론 청소 업체도 교체할 예정이구요.”


“그 직원 혼자 죄를 지은 건데..다른 분들까지 일자리를 잃는 거는 맘이 좀 불편한데요. 그 직원 정리되고 별다른 문제만 없다면 청소 업체 교체는 하지 말아주셨으면 해요.”


하진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병원장이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그게 보호자 분 맘이 편하시다면 저희가 확인 후 그렇게 조치하겠습니다. 혹시 뭐 필요하거나 그런 건 없으신가요?”


“네. 없으니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냥 어제 같은 일이 재발 하지 않게 만 조치해 주세요.”


“네. 걱정 마십시요! 저희 쪽에서 보안 철저하게 하도록 하겠습니다. 보안 직원이 수시로 체크 할 테니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다시 한번 저희를 믿어 주십시요.”


“네..알겠습니다.”


“네..그럼 쉬십시요..다시 한번 죄송합니다.”


담당의를 제외한 의사들이 인사를 하고 나갔다.


병원장과 애기를 나누는 동안 담당의가 세진을 간단하게 진료한 상태였다.


“보호자분..어제 많이 놀라셨죠?”


“네. 근데 저보다 세진이가 많이 놀라서요..저희 세진이 괜찮나요?”


“네. 어제도 잠시 봤었지만..크게 문제 될 거는 없는 상태입니다. 진짜 놀라울 정도로 회복력이 빨라요. 이 상태라면 예상한 것보다 더 빨리 퇴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세진이 검사 상도 이상 없고..근력이 약해진 상태라 그게 좀 걱정 이였는데..오늘 확인 해보니 근력도 많이 좋아졌네요.

재활 치료를 받아야 하지 않을까 했는데..이 정도면 굳이 힘들게 재활 치료 하는 것 보다는 잘 먹고 쉬면서 조금씩 걷고 몸을 움직이면 될 것 같습니다.”


“아! 정말요? 감사합니다.”


“제가 뭐 한 게 있나요. 그냥 세진이가 기특하게 잘 이겨낸 거지..시간 날 때마다 산책 좀 하면 좋을 것 같네요. 처음부터 무리하지 말고 조금씩 시간 늘려가면서 하면 될 것 같습니다.”


“네..알겠습니다.”


“네..그럼 저는 나중에 다시 오겠습니다. 쉬십시요.”


담당의까지 나가자 하진은 쇼파에 풀썩 앉았다.


그리고 세진을 품에 안았다.


“세진아~ 잘됐다. 우리 세진이 이제 진짜 건강해졌나 봐. 기특해.”


“쌈쫀~우러?”


“하하~아냐..삼촌이 왜 울어.”


“웅..구럼 대써.”


두 사람의 등 뒤로 창을 통해 들어온 햇살이 따뜻하게 비추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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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17회 +1 24.06.25 634 20 12쪽
16 16회 24.06.24 643 20 12쪽
15 15회 24.06.23 649 20 12쪽
14 14회 +1 24.06.22 655 18 12쪽
13 13회 24.06.21 651 21 12쪽
12 12회 +1 24.06.20 671 22 12쪽
11 11회 24.06.19 698 21 12쪽
10 10회 +2 24.06.18 740 25 12쪽
» 9회 +1 24.06.17 757 24 13쪽
8 8회 +2 24.06.16 795 23 12쪽
7 7회 +1 24.06.15 812 2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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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5회 +2 24.06.13 876 2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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