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에  또 다른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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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수와 은인의 사이

DUMMY

백성일은 해변에 있는 벤치에 앉아있다. 갯바위를 응시하더니 미소를 보이고 이미애가 다가온다.

"지금 갈게"

"선배는 아침 식사도 안 하시고 아직 자고 있니?"

"응. 어제 삼겹살을 무식하게 배 터지도록 먹더니 아직 자고 있어. 난 간다."

"조심해라"

이미애는 손을 흔들며 걸어가고 백성일은 일어나 갯바위에 도착한다.

"물고기는 잡았나요?"

최건이 입꼬리를 올리며

"전 물고기를 잡지 않고 사람의 심장을 잡죠"

백성일은 푸르고 넘실거리는 바다를 바라보며

"전 심장을 잡은 사람을 잡습니다. 우린 다시 만나는 운명을 가졌네요. 그 날을 기다리죠"

백성일은 발걸음을 옮기고 최건은 웃으며 낚시대를 들더니 바다로 던진다.

"빨리 죽으려고 다가오는군. 소원을 들어줘야지"

저 멀리 보이는 백성일을 노려본다.


입구에서 제복을 입은 박문득이 모습을 보이고

"소장님께 말씀을 들었습니다. 출동할 대비는 항상 준비하겠습니다."

"매우 위험한 소굴이죠. 박순경은 직접 나서지 말고 해경에 연락하시면 됩니다. 결혼은 언제 하나요?"

"1달 반 남았습니다. 그 안에 모든 사태가 수습이 되고 끝나면 좋겠는데 하여튼 수고하세요"

"네 박순경도 수고하세요"

화자가 투덜거리며 나온다.

"아빠 때문에 큰일이네요. 문득아 네가 아빠를 설득해봐라"

문득은 손을 흔들더니 경찰차에 오르고 출발한다. 화자는 멀어지는 차를 째려보더니

"무슨 아들이 아버지 신경도 안 쓰고 천하의 불효 자식 같으니"

백성일이 멀뚱히 쳐다본다.

"무슨 일이 있나요?"

"어제 술을 엄청나게 드시고 지금 세상아 나를 내버려도 잠꼬대 하시며 잘도 자고 계시죠. 이번 기회에 어선 조종 면허증을 취득해야겠어요"

"좋은 생각입니다. 그러면 저도 쉬는 날에 물질을 같이 가죠"

"어머나 아주 반가운 소식이네요. 안 그래도 일자 이모가 다른 어선으로 옮겼죠. 아빠를 이제 믿을 수가 없다고 백형사님도 생각을 해봐요. 형사 월급보다 더 괜찮죠. 쥐꼬리 같은 문득이 월급을 내가 아니까"

"알겠습니다. 심사숙고해서 결정하죠"

두 사람은 웃으며 펜션으로 들어가자 이달순이 의자에 앉아 손으로 무릎을 주무른다. 화자가 다가가더니 걱정스러운 표정을 보인다.

"무릎이 또 아프나?"

"이송 스님이 치료하고 괜찮아지더니 또 아프네"

"엄마 병원에서 치료해라. 약초로 고통만 감소하지 아픈 원인을 알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지"

"그걸 누가 모르나? 돈이 들어가니까 그렇지. 니 아빠를 봐라 돈도 안 벌어오고 저렇게 디비자는데 앞으로 어떤 상황이 일어날 줄도 모르잖아"

백성일이 한걸음 다가오더니

"예전에 의원에게 배운 기술이 있는데 제가 한번 봐도 될까요?"

두 여자는 멍하니 쳐다보자 백성일은 손으로 머리를 긁적인다.

"그래도 공짜인데 손해 보는 일이 없으니까 어떻습니까?"

"그래 공짜면 무엇이든 환영한다. 어디 해봐라"

백성일은 무릎을 구부리고 손으로 무릎을 조심스럽게 누른다. 전류가 빠져나가 이달순의 무릎으로 전달되고 납작하고 약한 연골에 전류가 흐르자 밝은 빛이 나타나더니 세포들이 늘어나고 단단해지며 부풀기 시작한다. 가볍게 뼈들이 연골 부피에 벌어지고 백성일은 일어난다.

"어떻습니까?"

"이럴 수가 통증이 사라졌어"

이달순은 일어나 이리저리 움직이더니

"세상에 아무런 고통도 없고"

이달순은 손을 내밀고 백성일의 손을 꼭 잡으며 눈빛이 반짝인다.

"백형사는 신의 손을 가졌어. 도대체 내가 겪고도 믿을 수 없네. 어떻게 한 거야?"

"뼈끼리 삐뚤어진 것이 느껴져 바로 잡았습니다. 다음에 또 아프시면 제가 해보죠"

"고마워 고맙네. 이제야 세상이 아름답고 평온하다는 것을 느껴보네. 특히 제일 맘에 든 것은 공짜 호호"

"다행이네요"

이달순은 두 팔을 힘차게 흔들고 성큼 성큼 걸어가며 펜션을 나간다. 화자가 놀란 얼굴을 내민다.

"정말로 어떻게 한 거에요?"

"말했잖아요. 어긋난 뼈를 바로 잡았다고 그러면 전 볼일이 있어 가지고"

백성일이 펜션을 나가자 화자는 고개를 갸웃거린다.

"이상하네. 이송 스님이 분명히 말했는데 연골이 닳아서 병원에서 인공 연골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분명히 지금도 기억하는데 아니지 엄마는 또 아프겠지"


TC 방송국 1층 커피숍에 세 사람은 마주 보며 앉아있고 주소희는 눈이 커진다.

"뭐라구요. 시녀? 그것도 정다운 시녀라고"

작은 키에 마른 이시온 PD는 안경 넘어 찢어진 작은 눈동자로 째려본다.

"그래서 싫다는 말인가요?"

"하필 여자 주연이 정다운이라니 그런 말씀이 없었잖아요?"

"다시 말하지만 10년 만에 처음 계획한 대하사극 드라마 입니다. 제작비와 인원이 엄청나죠. 우리나라 제작자만이 아니라 세계적으로 관심과 투자가 물밀듯이 밀려오고 서로 내 돈을 받아 달라고 아우성 입니다. 주소희 배우를 제가 추천한 이유가 저번 작품 뛰어도 날아도 떨어지는 제비처럼에서 놀부 마누라 역할을 너무 잘해서 다시 기회를 드리고 싶어 제가 추천했죠. 물론 흥행에는 실패해서 반대가 심했지만 전 주소희 배우의 연기력을 믿고 강력하게 추천을 했다는 얘기를 하는 겁니다."

주소희는 고개를 숙인다.

"감사합니다. 만약에 출연 결정을 하는데 시간을 더 주실 수는 없나요?"

"방금 얘기했잖아요. 서로 하겠다고 대기를 하고 있습니다."

이시온 PD가 일어나더니

"그러면 포기하는 것으로 알고 다음에 뵙죠"

주소희는 벌떡 일어난다.

"하겠습니다. 피디님 감사해요"

"알겠습니다. 내일 방송국에 오세요"

주소희는 힘없이 의자에 털썩 주저 앉는다. 방미정이 안타까운 시선으로 바라보더니

"아가씨 미리 조사를 해보니 아주 특별하고 대단한 사극 드라마는 틀림없습니다. 공주가 아니고 시녀면 어때요? 시청자를 감동 시키면 아가씨는 일약 대스타로 발돋움 하실 수 있는 계기가"

"알고 있어요. 하지만 왜 그 많은 배우들 중에 제일 꼴 보기 싫은 정다운 이냐고? 진짜 죽겠네"


이시온 PD는 사무실 의자에 앉고 핸드폰을 든다.

"계획대로 처리했습니다. 그러면 제 부탁은?"

"알았어요. 오늘 입금될 거에요"

"감사합니다. 그럼"

엄청난 미녀가 붉은 입술로 미소를 띄우더니 손으로 입을 가리며 크게 웃는다.

"호호호. 주소희 넌 내 손바닥에 노는 원숭이야. 어디 이번에도 재미있게 놀아보자. 호호"

문이 열리고 반듯한 자세에 여성미가 흐르는 하얀 얼굴의 남자가 들어온다.

"무슨 재미있는 일이 있구나?"

"그래 아주 재미있는 일이 8개월 동안 일어날 거야. 근데 무슨 일이야?"

"할아버지의 가족 호출"

정다운은 긴장한 모습으로 벌떡 일어난다.

"무슨 일인데?"

"나도 몰라. 방금 아버지에게 연락을 받았어. 저녁 7시까지 난 전달했다."

"알았어"

정수호가 나가자 정다운은 깊은 생각에 잠긴다. 갑자기 할아버지가 호출을? 왠만하면 호출을 안 하시는 분인데 과연 무슨 일이지?


승용차는 심하게 흔들리며 펜션 주차장에 주차한다. 삐이익 소리가 울리며 문이 열리고 백성일이 내린다. 문을 밀자 끼이이익 쿵 소리가 울린다.

"야 차 문을 닫을 때 조심해서 닫으라고 몇 번을 귓구멍에 쑤셔 넣었는데"

"미안합니다. 힘 조절 하기가 힘드네요"

나대오는 다가오더니

"수리비는 얼마 나왔니?"

"소장님께 부탁해서 업무용 긴급차량으로 수리비를 부탁 드렸습니다. 청룡상회 조직을 잡으려면 이 승용차가 필요하죠"

나대오의 얼굴이 밝아진다.

"아주 잘했다. 확실히 예전보다 백형사의 머리가 잘 돌아가네"

백성일의 얼굴에 어두운 그림자가 깊게 스며든다.

"하지만 3개월 사망 선고를 받았어요. 이별의 운명을 준비하셔야 합니다."

나대오는 손을 내밀고 힘겹게 발걸음을 옮긴다. 손으로 차를 쓰다듬더니 눈물이 핑 돈다. 애처롭고 서글픈 목소리가 흘러 나오고

"지금까지 나를 데리고 다닌다고 힘들었지. 내가 너의 마지막을 꼭 함께할게. 고철로 변해도 지금의 내 맘은 잊지 마라"

"정말로 눈 뜨고 못 보겠네. 저 낡고 썩어 문드러진 차 때문에 내가 죽을 수 있었던 순간이 8번 있었어요. 난 속이 뻥 뚫리네"

나대오는 뒤로 돌아보며 이미애를 째려본다.

"그래도 이 승용차로 범인을 추격해서 검거한 놈이 11명이야"

"놓친 놈은 15명이 넘는 걸로 아는데 저 놈의 자동차가 퍼져 가지고 기억에 없나요?"

"미애 너는 꼭 그렇게 부정적인 시각으로 기억을 하더라 하여튼 내 애마를 더 이상 욕하지 말아라"

백성일이 발걸음을 옮긴다.

"잠복하러 가겠습니다."

나대오가 두 팔을 벌리고 앞을 막는다.

"백형사가 야간에 잠복해라. 난 잠이 와서 안되겠어"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세요"

"고맙다."

나대오가 차에 오르자 승용차는 운전자 쪽으로 기울며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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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태풍과 회오리의 차이점 NEW 14시간 전 5 0 9쪽
50 다가오는 어둠의 그림자 24.09.14 6 0 9쪽
49 12천사의 행동 대원들 24.09.13 6 0 9쪽
48 죽느냐 사느냐 그건 내 능력으로 24.09.12 8 0 9쪽
47 목숨이 다하는 그날까지 24.09.11 9 0 9쪽
46 천하 통일을 꿈꾸는 자 24.09.10 11 0 9쪽
45 신의 재주로 불치병을 이겨내다. 24.09.09 12 0 9쪽
44 최대의 적수가 모래알 24.09.05 14 0 9쪽
43 전설의 소나무 비밀 24.09.03 13 0 9쪽
42 강 대 강의 만남 24.09.02 14 0 9쪽
41 호동이의 필살기 24.08.28 12 0 9쪽
40 닮은 친구 만들기 24.08.27 15 0 9쪽
39 생명의 씨앗을 그대에게 24.08.26 18 0 9쪽
38 검은 권력의 암투 24.08.23 13 0 10쪽
37 물랑루즈 클럽 24.08.21 15 0 9쪽
36 밝게 빛나는 도검의 위력 24.08.20 17 0 9쪽
35 내 길은 형사다. 24.08.19 20 0 10쪽
34 병실에서 인연은 이어지고 24.08.17 24 0 9쪽
33 최건과 백성일의 혈투 24.08.16 24 0 9쪽
32 연인 아닌 친구 24.08.15 22 0 9쪽
31 제일기업 가족 모임 24.08.14 20 0 9쪽
30 기운을 보충하다. 24.08.14 21 0 9쪽
» 원수와 은인의 사이 24.08.13 20 0 9쪽
28 심증과 물증을 확인하다. 24.08.13 17 0 9쪽
27 해저 선물을 찾아라 24.08.12 22 0 9쪽
26 은밀하게 침착하게 24.08.12 22 0 9쪽
25 블랙홀 능력자 주정철 회장 24.08.11 27 0 9쪽
24 완벽한 만남 완벽한 계획 24.08.10 24 0 9쪽
23 우연과 인연의 만남 24.08.10 21 0 9쪽
22 백성일 비밀이 밝혀지다. 24.08.09 26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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