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에  또 다른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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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문.
작품등록일 :
2024.07.20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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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6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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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1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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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이 다하는 그날까지

DUMMY

박봉팔이 당당하게 활기찬 모습으로 걸어오더니 의자에 앉는다. 화자가 음식을 가득 담은 큰 쟁반을 들고 오더니 식탁에 내려놓는다.

"아빠 몸은 어때요?"

"하하 이런 기분은 마치 니 엄마를 만나기 전 잘나가든 그때를 생각나게 만드는 몸 상태야"

이달순이 다가오며 눈을 가늘게 뜨고 째려본다.

"그러면 내 만나고 몸이 이 지경이 되었나? 하여튼 병원에 가서 검사를 해봐. 백형사가 신도 아니고 병이 완치되었다는 보장은 없으니까"

박문득이 2층 계단에서 내려오며

"제가 모시고 가겠습니다."

박문득은 주위를 둘러보더니

"백형사는 아직 안 내려왔네요. 이렇게 늦은 적이 없었는데?"

화자가 허리를 이리저리 움직이며 몸을 흔들며 말한다.

"내가 가볼게"


모두가 백성일을 기다리는 상황에서 화자가 허둥지둥 계단을 내려오며 외친다.

"큰일 났어요. 백형사 몸이 얼음이에요"

세 사람은 동시에 일어나고 모두가 2층으로 빠르게 올라간다. 방문을 열자 이달순은 두 팔로 몸을 감싸며 주위를 둘러본다.

"뭐야 여기 왜 이렇게 춥니?"

박문득이 손으로 백성일의 이마에 가까이 내밀다가 동작을 멈춘다.

"이 정도 거리에서도 냉기가 느껴지네. 이불로 감싸고 병원에 데려가야겠다."

백성일의 새파란 입술이 열리자 하얀 냉기가 피어오른다. 파르르 떨리는 눈꺼풀을 들어 올리며 상체를 힘겹게 일으킨다.

"전 괜찮습니다."

화자가 안타까운 표정으로 입을 연다.

"뭐가 괜찮아요. 곁에 있는 우리도 추운데 빨리 병원에 가세요. 문득아 빨리 모셔"

갑자기 백성일의 얼굴이 붉게 물든다. 뜨거운 수증기가 온몸에서 피어오르자 방안의 온도가 급격하게 상승하자 네 사람은 뒤로 물러난다. 이달순은 떨리는 목소리로

"뭐야? 갑자기 더워지네. 지금 이게 무슨 상황이야"


백성일은 벌떡 일어나더니 샤워실로 들어가 얼음이 가득한 욕조에 몸을 최대한 바짝 엎드리고 박문득이 얼굴을 내밀며 쳐다보니 머리까지 얼음 물에 들어가 있다.

"백형사님 괜찮습니까?"

하얀 수증기가 올라오더니 샤워실을 가득 채우자 뿌연 안개 때문에 아무것도 안 보인다. 세 사람도 샤워실에 얼굴을 내밀고 화자의 눈동자가 심하게 흔들린다.

"이 안개는 또 뭐야?"

갑자기 백성일이 나타나자 네 사람은 놀라며 뒤로 벌러덩 넘어진다. 백성일은 당황하며

"저 백형사 입니다."

화자가 일어나며 손으로 허리를 주무른다.

"아이고 허리야. 아니 안개 때문에 아무것도 안 보이는데 불쑥 얼굴을 내미니까 놀랬잖아요"

뿌연 안개가 순간적으로 사라지고 백성일의 얼굴에 냉기가 흐르며 입술이 새파랗게 변하자 다시 몸을 떨더니 침대에 눕고 두꺼운 이불을 최대한 몸에 밀착 시킨다. 박문득이 다가오며

"백형사님 이게 무슨 일입니까?"

"여러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시고 방을 나가주세요. 다시 말하지만 전 괜찮습니다. 부탁 드립니다."

네 사람은 서로 눈치를 보더니 화자가 박봉팔의 팔을 잡고 당긴다.

"우선 나가요. 아빠는 빨리 병원에 가셔야죠. 어서 나갑시다."

네 사람은 방을 나가고 식당에 도착하자 모두가 의자에 앉는다. 박봉팔이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박문득을 바라본다.

"백형사 괜찮을까?"

"글쎄요. 하여튼 우리가 없는 동안은 화자가 백형사님을 수시로 확인해라. 몸에 이상이 생기면 즉시 연락하고"

"알았어. 오늘은 아빠 결과도 중요하고 백형사님 때문에 펜션에 있어야겠네"

박봉팔이 수저를 들더니

"배 고프네. 밥 먹자"


시간이 흐르고 이마에 따뜻한 감촉이 느껴진다. 백성일은 힘겹게 눈꺼풀을 들어 올리자 하얀 얼굴에 천사 같은 청순한 미모의 여성이 서글픈 모습이 보이자 희미한 미소를 띄운다.

"소희씨의 모습이 마치 천사 같아"

백성일은 깜짝 놀라며 상체를 일으킨다.

"아니 소희씨가 여긴 어떻게?"

"연락이 안되어 펜션으로 전화했는데 성일씨가 아프다고 말하길래 이렇게 왔어요. 몸은 어때요?"

"괜찮습니다. 괜히 바쁜 걸음을 하셨네요"

"아니에요. 얼마나 놀랬는지 하여튼 다행이에요. 근데 성일씨는 보통 사람이 아닌데 무엇 때문에 아픈가요?"

백성일은 수건을 들고 있는 주소희를 따뜻한 눈빛으로 바라보자 주소희의 두 볼에 붉은 달빛이 나타난다. 수건으로 입을 가리며 나지막이 속삭인다.

"왜 그런 눈으로 저를 쳐다보세요. 부끄러워요"

백성일은 손으로 머리를 긁적인다.

"미안합니다. 어머니 말고 이런 보살핌을 받은 적이 없는데 저도 이런 기분은 처음이네요"


"두 분 친구 맞나요?"

화자가 작은 쟁반에 과일을 들고 들어온다.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두 사람을 번갈아보더니

"대화가 연인 같은 느낌인데 백형사님 이 여자 분 친구 맞아요?"

"그럼 요. 친구입니다."

"그럼 됐고 친구라 말하길래 방으로 모셨죠. 지금 몸은 어때요?"

"이제 괜찮습니다. 모두 걱정했죠. 고맙고 미안하네요"

갑자기 화자의 얼굴이 밝아진다.

"아니에요. 제가 고마워요. 아빠가 병원에서 완치되었다는 결과가 나왔어요. 병원에서 기적이라고 어떻게 된 일인지 따라다니며 물어봤는데 아빠와 문득이가 혹시 백형사님에게 피해갈까 아무런 말씀을 안 했다고 하네요"

"다행입니다. 그래도 혹시나 완벽하게 치료가 안될까 걱정이 많았는데 정말로 다행이네요"

"백형사님은 저희 가족의 은인이에요. 다시 감사드려요. 오늘 저녁에 아빠가 완치된 기념으로 음식을 준비했어요. 가까운 이웃 분들 모시고"

화자는 눈동자를 돌리며 주소희를 쳐다본다.

"친구라니까 같이 참석해요. 푹 쉬고 저녁에 봐요"


화자가 나가자 주소희는 침대에 놓인 과일을 내민다.

"아침 식사도 못했는데 과일이라도 드세요"

백성일의 얼굴에 비장한 모습이 보인다.

"저 소희씨에게 고백할게 있습니다. 사실 전 소희씨를 만나기 전에 청룡상회를 조사하고 있었죠. 소희씨 아버지가 청룡상회 대표라는 얘기를 듣고 접근했습니다. 의도적으로 죄송합니다."

소희는 아무런 표정 없이 의자에서 일어나 창가로 다가간다. 창밖을 바라보는 눈동자에는 외로움이 가득 밀려온다. 두 사람의 어색한 침묵이 거리를 더 넓히고 멀어지는 그리움에 백성일의 맘이 아파온다. 슬프고 낮은 떨림의 목소리가 귀에 울린다.

"저를 친구로서 아니 여자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백성일은 주먹을 움켜쥔다.

"좋아합니다."

주소희는 뒤로 돌아서며 다가온다.

"하지만 저는 아빠의 딸이에요. 그래도 괜찮은가요?"

"소희씨 잘못은 없잖아요. 이건 소희씨를 향하는 저의 솔직한 마음입니다."

"하지만"

백성일은 손을 내밀고 가녀린 하얀 손을 살포시 잡는다.

"죽는 날까지 소희씨를 지켜주고 싶습니다."

주소희의 눈망울이 흔들리며 백성일의 얼굴이 뿌옇게 흐려진다. 백성일은 얼굴을 앞으로 천천히 내밀고 주소희의 작고 붉은 입술에 포갠다. 두 사람은 손에 힘을 주고 꽉 움켜쥐자

"어머나 미안하다."

쾅 문을 닫고 이달순은 이리저리 휘둘리는 두 다리를 간신히 버티며 손으로 벽에 기대어

"이런 야한 영화를 본 느낌이네. 아이고 아직 심장이 벌렁거리며 튀어나오려고 팔딱 뛰네. 새우도 아닌데 휴우"


백성일은 쑥스러움에 고개를 떨군 채 부끄러워 아무런 말이 없는 주소희의 손을 잡는다.

"해변으로 갑시다. 바다가 보고 싶네요"

주소희는 고개를 들더니

"이제 편하게 말하죠. 이제 우리는 연인으로 만난 첫날이니까"

"그렇게 합시다. 아니 그러자 하하"


두 사람이 식당에 모습을 보이자 방미정은 입속에 있는 문어 대가리를 다시 뱉어내며 벌떡 일어난다.

"아가씨 지금 가시려고?"

"아냐 산책하고 올 테니까 문어 대가리 마저 먹어"

이달순과 화자는 힐끗 쳐다보더니 손으로 입을 가리며 속삭인다. 두 사람은 해변에서 더 넓은 바다를 바라보고 백성일은 손을 내밀더니 주소희의 손을 잡고 들어 올린다.

"바다야 내 여자를 소개할게"

"바다 보고 뭘 소개한다고?"

호동이 다가온다. 백성일은 자세를 바로 잡더니 헛기침을 한다. 인상을 찌푸리며

"여기에는 동에서 번쩍 서에서 번쩍 나타나니 어디 여자를 만나 결혼하기가 참 힘들겠다. 근데 여기는 무슨 일로 왔니?"

"선장님 완치되었다며 회식 한다고 하더라. 그래서 왔지"

"저녁에 하는데 너무 일찍 왔네"

호동은 입꼬리를 올린다.

"아직 모르는구나. 음식을 장만할 때 옆에서 조금씩 훔쳐 먹는 맛이 일품이야. 근데 예쁜 이 아가씨는 누구?"

주소희는 밝은 얼굴로 백성일 팔에 매달린다. 백성일은 기운이 빠르게 빠져나가자

"소희야 떨어져"

소희는 당황하며 팔을 놓고 다시 미소를 띄우며

"애인입니다. 앞으로 잘 부탁 드려요"

호동은 눈이 커지고 아래턱을 최대한 내리더니 손으로 다시 올린다. 하늘을 바라보며 처절한 외침이 울린다.

"이런 미인이 저런 놈이 좋다고 매달리다니 그런데 백형사는 무심하게 거절하고 산신령도 무심하시지 나에게는 왜 저런 여자가 없나요. 하늘이시여"

앞을 쳐다보니 두 사람은 저 멀리 다정하게 웃으며 걸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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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닮은 친구 만들기 24.08.27 17 0 9쪽
39 생명의 씨앗을 그대에게 24.08.26 21 0 9쪽
38 검은 권력의 암투 24.08.23 14 0 10쪽
37 물랑루즈 클럽 24.08.21 16 0 9쪽
36 밝게 빛나는 도검의 위력 24.08.20 18 0 9쪽
35 내 길은 형사다. 24.08.19 20 0 10쪽
34 병실에서 인연은 이어지고 24.08.17 27 0 9쪽
33 최건과 백성일의 혈투 24.08.16 26 0 9쪽
32 연인 아닌 친구 24.08.15 23 0 9쪽
31 제일기업 가족 모임 24.08.14 23 0 9쪽
30 기운을 보충하다. 24.08.14 23 0 9쪽
29 원수와 은인의 사이 24.08.13 20 0 9쪽
28 심증과 물증을 확인하다. 24.08.13 19 0 9쪽
27 해저 선물을 찾아라 24.08.12 22 0 9쪽
26 은밀하게 침착하게 24.08.12 23 0 9쪽
25 블랙홀 능력자 주정철 회장 24.08.11 28 0 9쪽
24 완벽한 만남 완벽한 계획 24.08.10 26 0 9쪽
23 우연과 인연의 만남 24.08.10 21 0 9쪽
22 백성일 비밀이 밝혀지다. 24.08.09 26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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