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명문! 사립 낙원교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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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용지
작품등록일 :
2024.07.25 14:31
최근연재일 :
2024.09.17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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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28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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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양시 집단 성범죄 사건(5)

DUMMY

[현상금 사냥꾼 행동수칙]


1. 사냥 시 바디캠은 필수적으로 착용하라.

2. 목표물이 정확히 일치하는지 단말기를 통해 확인하라.

3. 현장 사살은 사전 허가를 득하지 않고서는 허용되지 않는다.

4. 사냥은 가급적 은밀하게 하여 민간 피해를 최소화한다.


(후략)


***


핸드폰이 울린다.

벌써부터 기분이 좋다.

내 핸드폰이 울리는 경우는 단 하나 뿐이니까.


“예. 소장님. 전화 받았습니다.”

-영아. 벌써 단독으로 51명이나 사냥했더라. 칭찬해 주려고 전화했어. 역대 최단시간 최대인원 검거니까.


“단독이라고 하기는 좀 그렇죠. 렉스 씨랑 오토 씨 도움이 컸어요.”

-그렇지. 다들 베테랑들이니까. 그나저나 참 겸손하기도 하네. 공도 나눌 줄 알고.


“겸손은요. 소장님, 뉴스 인터뷰는 잘 들었습니다.”

-...부끄러워라. 내가 좀 흥분하는 바람에···.


“큰 힘이 됐습니다. 아까 모텔 건은 숫자가 많아서 긴장을 했는데 덕분에 해낼 수 있었어요.”

-참. 이번 작전이 수면 위로 드러나서 말인데, 공개 수배로 전환해도 될지 물어보려고. 모든 목표물이 진양에만 있는 건 아니니까.


“그렇지 않아도 제가 먼저 부탁드릴까 했습니다. 소장님도 참···. 제게 묻지 않고 결정하셔도 됐었는데요.”

-그래도 내가 영이한테 직접 맡긴 사건이니까 그렇지.


“아무튼 감사합니다. 이렇게 또 세심하게 배려해 주시고.”

-고맙지. 그럼 나도 부탁 하나만 할까?


“아무렴요. 뭔데요?”

-너무 기특해서 돌아오면 ‘포상’을 주려고 하는데. 어때?


“뭔진 모르겠지만 거절하겠습니다. 끊어요.”

-아, 아니··· 잠깐만!



전화를 끊자마자 오토가 내게 물었다.


“유령 님. 소장님께 온 전화인가요?”

“예.”


오토는 오토바이를 멈췄다.


“엿들으려고 그런 건 아닌데··· 원체 귀가 좀 밝아서요.”

“뭐··· 사무적인 대화인데 들으면 어떻습니까. 괜찮아요.”


“사무적인 대화요? 그게요?”

“부하 직원을 격려하는 게 리더의 역할 아니겠습니까. 그 일환이겠죠, 뭐.”


오토의 표정이 급격히 굳어졌다. 왜지?


“아니에요.”

“뭐가요.”


“소장님 직통 전화를 받는 사냥꾼 얘기는 들어본 적도 없다고요.”

“...예?”


“저야 아직 사냥꾼 근처에도 못가는 잡부긴 한데요. 나름 이런 일 저런 일 다 하고 있거든요? 운전수 뿐 아니라 해결사도 하고 있고. 아무튼 일하면서 웬만한 사냥꾼은 다 만나 봤어요.”

“그렇겠네요. 이동수단은 필수적이니까.”


“아까 렉스 형이랑도 얘기 해봤는데, 렉스 형은 마패 레벨 2인 거물들하고만 다니잖아요? ··· 아무튼 제가 무슨 얘길 들었는데 하나만 여쭤봐도 돼요?”

“그러세요.”


“그··· 소장님과 독대하신다는 소문이 돈다는데··· 맞아요?”

“...그게 흔한 일이 아니었어요? 저는 오히려 소장님 말고는 아무 직원도 못 만나봤는데···.”


오토는 충격을 받은 사람처럼 머리를 부여잡고 이리저리 서성였다.


···내가 더 놀라운데.

소장님이랑 독대하는게 소문까지 돌 정도로 특이한 일이었단 말이야?


“유령 님은 지금··· 하··· 그러니까··· 이걸 뭐라고 해야 되냐··· 만난 사람이 대통령밖에 없는 공무원 같은 거에요!”

“...그런 거에요?”


“그게 중요한 게 아니고요, 유령 님! 대체 방법이 뭡니까? 어떻게 해야 소장님이랑 독대할 수 있는 거에요? 제발요. 제가 모은 돈 싹 다 드리고 매일 발도 닦아 드릴 수 있어요. 제발 알려주십쇼! 형님, 선생님, 주인님!”

“그렇게 물어보셔도··· 사냥꾼 취직 제안이라고 해야 하나? 적어도 그 때는 소장님이 연락을 주시거나 하지 않아요? 훈련 통과해서 정식으로 취직하면 축하한다고 밥도 사 주시고요.”


오토는 이마를 탁 치더니 그대로 굳어 버렸다.

참 리액션이 좋은 사람이네.


“취직 제안을 받았다고요? 소장님한테요? 훈련은 또 뭐고··· 밥도 사 주셨다니요? 같이 식사까지 했다는 말씀이세요?”


뭐···뭐지? 이게 일반적인 절차가 아니었어?


오토의 눈빛에 조금 광기가 서렸다.

다시 보니 간절함 같기도 하고.


“잠시만요. 렉스 형한테 지금 당장 튀어 오라고 할게요. 제발 썰 좀 풀어 주세요.”

“지금은 임무 중이라 조금 그렇고요, 날도 어두워졌으니 눈이라도 좀 붙이죠.”


“그럼 빨리 끝내죠. 저, 사흘 정도는 밤 샐 수 있어요. 유령 님이라면 그 이상도 가능하시겠죠?”

“아니, 그래도 적절히 휴식도 해 가면서 일을 해야죠.”


쉬엄쉬엄 하자는데 오토가 소리를 버럭 질렀다.


“지금도 정보 팀에서 얼마나 고생하고 있는지 알아요? 그건 둘째 치고 흉악한 강간범 새끼들이 대낮에 당당히 거리를 활보하고 있단 말이에요!”

“...오늘 힘든 일이 많았잖아요. 피곤하지 않아요?”


“악은 잠들지 않아요. 사냥꾼이 잠을 자 버리면 악은 그 새를 틈타 활개치고 다닌단 말이에요! 게다가 사냥꾼의 신성한 활동 수칙도 있잖아요. 사냥은 가급적 은밀하게 하여 민간 피해를 최소화한다! 그러니까 보통 야간부터 새벽까지 활동하는 거 아닙니까! 유령 님처럼 대낮에 돌아다니는 사냥꾼이 어디 있어요!”


아주 청산유수로다.

그런데 왜 혼나는 기분이 들지?


그나저나 오토 형은 사냥꾼도 아닌데 활동 수칙을 줄줄 외고 있구나.

마음에 든다. 지문 꼬박 찍던 모습도 좋았고.


그래. 지금 임무에 한해서지만 일단은 내가 리더.

운전수마저 이렇게까지 열의를 보이는데 사냥꾼인 내가 기대를 저버려선 안 되겠지.


소장님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당연히 밤을 새셨을 거다.



나는 렉스 형에게 전화를 걸었다.


“렉스 씨. 거점 수송은 잘 마치셨습니까?”

“물론입니다. 대장. 거점 의료진이 강간범 낙인을 참 마음에 들어했습니다. 진작 사회가 새겼어야 할 낙인을 유령 님께서 새겨 주셨다고. 특별히 흉터가 깊게 남도록 처리해 주신답니다.”


“고마운 일이네요. 렉스 씨도 오늘 참 고생 많으셨습니다. 피곤하시죠.”

“피곤은요! 저는 대장과 함께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영광입니다. 저희는 지금 낙원 역사에 길이 남을 대임무를 수행 중이고요. 사흘 밤낮 정도는 꼬박 새도 문제 없을 겁니다! 아니, 틀림없이 문제 없습니다!”


귀가 밝은 오토는 대화 내용을 들었는지 주먹을 꾹 쥐고 조용히 쾌재를 불렀다.

···형들 조금 귀엽네.


그런데 렉스는 갑자기 급박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잠시만요. 검거 현황이 지금 52, 53···! 이거 공개 수배로 전환됐습니다!”

“알아요. 소장님께 연락이 왔거든요. 목표물들이 진양시에만 있는 건 아니니까···.”


“소장님께 전화가 왔단 말입니까? 그··· 혹시 전화 뿐만 아니라··· 예전부터 여쭤보고 싶었는데 말입니다. 소장님이랑 독대한다는 소문이··· 사실입니까?”


오토랑 똑같은 질문을 렉스도 한다.

아휴. 얘네 왜 이렇게 여기에 집착하지?


내가 대답을 하지 않자 렉스는 무언의 긍정이라고 생각했는지 급발진을 했다.


“대장! 아니 형님! 혹시 임무 마치면 소장님 얼굴 뵐 수 있는 기회 한 번만 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그건 제 소관이 아닌 것 같습니다. 섣불리 약속해서도 안 되고 주제넘는 짓이죠.”


“제발, 제발요! 그래도 살아있는 전설! 낙원 역사 그 자체! 유령 님께서 부탁을 하시면 소장님이 그런 사소한 부탁 못 들어 주시겠습니까? 제발요. 제발요. 제가 사냥꾼 일 하면서 모은 돈도 다 드리겠슴다!”


그렇게 돈을 쉽게 버리지 마세요. 제발.

돈에만 집착했던 도살자보다는 백 배 낫다만.


렉스 형은 집요하게도 애걸했다.


“아, 그래! 진양시에 있는 놈들만이라도 저희가 다 잡죠. 그럼 소장님께서 먼저 공을 치하해 주실지도 모릅니다!”

“진짜로 피곤하지 않으세요? 51명 거점 수송이 절대 쉬운 일이 아니었을 텐데요. 보니까 목표물들 비만율도 높은 편이던데.”


“전혀요. 전혀 전혀 전혀요! 저는 아주 쌩쌩합니다. 갓 잡은 돌돔보다 팔팔합니다! 제가 커피 사서 바로 가겠습니다. 형님은 잠깐 쉬고 계십쇼.”



···주접도 참.

대화 내용을 다 들은 오토는 만면에 미소가 한가득이다.


“보세요. 유령 님. 렉스 형이 누구한테 형님 소리 하실 분이 아니거든요? 특히 더 어려 보이는 사람한테는요. 저희는 그만큼 진심이에요.”

“그런가요. 그런데 저는 그렇게 특별취급 받을만한 사람, 아닙니다.”


오토는 인상을 팍 찌푸렸다.


“그렇게 말씀하시면 저희는 뭐가 돼요.”

“아··· 죄송합니다.”


“...솔직히 렉스 형이 형님, 대장 하는 소리. 처음에는 주접이 심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 오토 형도 그렇게 느꼈지? 그렇다니까.


“하지만 이제 알겠습니다. 렉스 형은 그저 사람 보는 안목이 저보다 탁월했을 뿐이라는 걸요. 솔직히 처음에는 의심했지만 이제는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오토 형은 손을 내밀었다.

눈빛은 이글이글 불타고 있었다.

이 형 눈알이 무서워. 이상해!


“유령 님! 저희 힘내서 마저 잡죠.”

“...예.”



···


그날 밤.

진양시 이곳 저곳에는 인간 쓰레기 마빡 태우는 냄새가 진동을 했다.


타 지역 사냥꾼들과 협업한 결과.

그리고 일류 운전수 오토와 렉스의 버닝.


결국 채 24시간도 지나지 않은 시점.

기적이 일어났다.


[검거 현황 99/100]


한 놈 남았다.


소년원에 다녀 온 최인충.

솜방망이를 그나마 조금 쎄게 맞은 놈.


이 사건의 주동자.


너는 절대 평범히 인도하지는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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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전세 사기 사건(8) 24.08.19 21 0 12쪽
34 전세 사기 사건(7) 24.08.18 19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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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전세 사기 사건(2) 24.08.13 27 0 11쪽
28 전세 사기 사건(1) 24.08.12 29 0 10쪽
27 사적인 복수는 금지. 24.08.11 29 1 10쪽
26 한 순간이라도 방심하면 끝. 낙원의 충격적인 근무 실태. 24.08.10 32 1 11쪽
25 정의의 철퇴가 낙원을 덮친다. 24.08.09 31 0 11쪽
24 학교폭력 처단 임무(8) 24.08.08 31 0 15쪽
23 학교폭력 처단 임무(7) 24.08.07 30 0 12쪽
22 학교폭력 처단 임무(6) 24.08.06 28 0 12쪽
21 학교폭력 처단 임무(5) 24.08.05 32 0 11쪽
20 학교폭력 처단 임무(4) 24.08.04 39 0 11쪽
19 학교폭력 처단 임무(3) 24.08.03 42 1 11쪽
18 학교폭력 처단 임무(2) 24.08.02 34 0 11쪽
17 학교폭력 처단 임무(1) 24.08.01 45 0 11쪽
16 개 패버리고 싶은 코치. 24.07.31 40 0 11쪽
15 유령도 소장 앞에서는 착한 개가 된다. +2 24.07.31 53 1 11쪽
14 비보는 가장 행복한 순간에 찾아오는 법이다. 24.07.31 48 0 11쪽
13 옳은 말이 항상 좋은 말은 아니다. 24.07.30 50 0 11쪽
12 진양시 집단 성범죄 사건(9) 24.07.30 63 2 11쪽
11 진양시 집단 성범죄 사건(8) 24.07.29 52 1 11쪽
10 진양시 집단 성범죄 사건(7) 24.07.29 59 1 10쪽
9 진양시 집단 성범죄 사건(6) 24.07.28 58 1 11쪽
» 진양시 집단 성범죄 사건(5) 24.07.28 65 1 10쪽
7 진양시 집단 성범죄 사건(4) 24.07.27 61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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