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명문! 사립 낙원교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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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25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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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25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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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업으로 현상금 사냥꾼 괜찮음. 질문 받는다.

DUMMY

안녕하세요.

조사·납치·고문·감금까지 대신 해드립니다.

명문 사립 ‘낙원’ 교도소 소장, 이수정입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당한 만큼 갚아 드립니다.


후원금만 내세요.

아, 저런. 사정이 어려우시다고요?

좌절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당신의 안타까운 사연만 들려주세요.

크라우드 펀딩도 모집해 드립니다.

같이 분노해 줄 사람들이 많아요.


음주운전, 성범죄, 전세 사기.

처벌도 어렵고, 한다 해도 솜방망이.

판결을 보면 오히려 속이 뒤집어지시죠?


당신의 현실이 지옥으로 변했다면.

책임지고 가해자의 세상도 지옥으로 만들어 드릴게요.


혹시라도 누군가 무고하게 갇히면 어떡하나?

저지른 죄에 비해 과하게 처벌받으면 어쩌지?

떠오르는 의문이 많으실 거에요.


잠시만 기다리세요.

시간은 많고, 친절하게 상의해 드릴 테니까요.

우선 따뜻한 차 한 잔 하시죠.



***



커뮤니티에 글을 하나 써야겠다.


[제목: 부업으로 현상금 사냥꾼 괜찮음. 질문 받는다.]


내 별명은 인간 도살자.

직업은 현상금 사냥꾼.


게임 캐릭터 아니고 서부영화 컨셉충 아니다.

낚시 아니고 진짜 낙원 교도소랑 계약한 사람임.

직업 특성상 유명해지면 안 좋긴 한데 내 별명 들어본 사람 있을걸?



현상금 사냥꾼.

대한민국의 망가진 사법 체계가 낳은 괴물이지.


국민들 불만이 그렇게 많은데도 윗대가리들은 고상한 이유를 대며 법 개정을 거부해 왔어.

촉법소년, 음주운전, 층간소음, 주취감경, 심신미약 등등등.

굳이 예시를 나열하지 않아도 머릿속에 떠오르는 사례들이 많을 거라 생각해.


처벌이 약하니까 결국 사적인 복수를 할 수밖에 없잖아.

근데 돈도 없고 힘도 없으면 어떡해?

억울하게 당하고만 살아야 하나?


그래서 시대가 낳은 천재, 우리 이수정 소장님이 아이디어를 내신 거지.

사립 교도소라는 기가 막힌 아이디어를.


솔직히 처음 커뮤니티에 글 올라왔을 때 나도 안 믿었어.

참, 그 최초의 글 있잖아.

이제는 지워져서 못 본 사람 많지?

내가 썰 풀어줄게.



2년 전.

대한민국 커뮤니티 이곳저곳에 동시다발적으로 이런 글이 올라왔어.


[대신 복수해 드립니다. 사립 교도소 많이 이용해 주세요.]


개인적으로 복수라는 단어에 흥미가 동해서 클릭을 했지.

웹소설이나 웹툰 광고 아닐까 싶긴 했지만.


글을 읽어 보니까 이거 진짠가 싶더라고.

말은 되는데 아니, 그래도 대한민국 법조계가 호구도 아니고.

사립 교도소란 게 인정이 되나?


궁금해서 링크를 클릭해 봤어.


[오픈 기념 무료 이벤트! 클릭만 하셔도 후원됩니다.]


처음 봤을 때는 이게 뭔가 싶었어.

깔끔해도 지나치게 깔끔하다 싶었거든.


피해자 사연과 범죄 사실.

범죄자 신상과 소재지.

그리고 제일 중요한, 후원 버튼.

처음엔 이게 다였으니까.


내가 들어갔을 때는 목표액 5억인데 3억 정도 모여 있었거든?

클릭 한 번 당 10만원인데 금방금방 차더라.

다 모이면 어떻게 되나 싶어서 지켜봤지.


[목표 달성! 사냥을 시작합니다.]


목표액 달성 됐는데 아무런 변화 없길래 ‘아··· 공들인 낚시구나.’ 싶어서 롤 하러 감.

참고로 나는 탑 라인 가는데 말야.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탑솔러들이 현상금 사냥꾼이랑 적성이 맞는 것 같아.

님들도 탑신병자라면 한 번 도전해 보셈.


그런데 롤 끝나고 보니까 그건 낚시가 아니었더라고.



그 다음부터는 모두들 다 알 거야.

뉴스고 신문이고 유튜브고 SNS고 온세상이 사립 교도소 얘기 뿐이었으니까.


진짜 아무도 몰랐지.

그렇게 끔찍한 고문 영상을 버젓이 올릴 거라곤 말야.


소신발언 하자면 극초반에 다들 불쾌하다고 난리였을 때도 나는 좀 통쾌했다.

충분히 그런 꼴 당할만한 놈 아니었나?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그 정도 처분이 좋았던 것 같아.


지금이야 여론이 긍정적이지만 그 때는 진짜 장난 아니었지.

정의철 국회의원까지 나서서 뿌리 뽑겠다고 했으니까.


···진짜로 누가 알았겠어.

정의의 아이콘, 청렴의 상징이었던 그 사람의 비밀을.

차기 대권주자였고 상대 정당에서도 못 건드는 사람이었는데···.

소장님이 올린 영상 한 방으로 나락 갈 줄 누가 알았겠냐고.


이야, 그나저나 정말 화끈하게 놀더라.

영화에서만 보던 폭탄주 그걸 실제로 하다니.

난 딱히 그게 범죄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데 위선적인 건 맞는 듯.

그러니까 소장님도 영상만 공개하는 선에서 끝냈겠지.


지금 생각해 보면 소장님은 정의철이 그렇게 나올 줄 미리 알았었나 싶어.

참 무서운 사람이야.

정의철 모가지 날아가는 거 보고 아무도 사립 교도소는 못 건드리게 됐으니까.


깨끗한 사람만 돌 던져라 이런 메시지인 거지.

그리고 아무도 돌을 던지지 못하고 있는 거고.



아무튼 법이나 도덕 같은 답답하고 골치아픈 거, 난 몰라.

내가 숭배하는 것은 돈과 폭력이거든.


참 좋은 세상 아닌가.

현상금 걸린 범죄자를 생포해 가면 큰 돈을 받는다니.

착한 일 해봤자 돈 되는 경우 거의 없잖아?

그런데 착한 일도 하고 돈도 벌고.


일한 지는 이제 1년 반 쯤 됐어.

6개월차에 포르쉐 911을 뽑았고, 노하우 쌓고 나서는 쭉쭉 벌었어.

얼마 전에는 33평 아파트 계약했다.

대출 없이 현찰로.


돈도 돈이지만 솔직히 재밌기도 해.

인간 사냥하는데 재밌다고 말하면 너무 솔직한가?


사람의 형태를 하고 있다고 해서 다 사람은 아니라는 점을 알아 주길 바란다.

난 스스로를 청소부라고 생각하고 일하니까.


피해자 사연을 아는 사람들은 오히려 나한테 고마워할 걸.

사람같지도 않은 놈들이 사람인 척, 네 옆집 앞집 뒷집에 살고 있다면 소름끼치지 않나?


난 사회 곳곳에 숨어 있는 더럽고 유해한 인간 쓰레기를 치우는 청소부야.

그러니 청소부가 청소하는 데 재미를 느낀다면 고마워해야 할 일 아닌가 싶다.



그래. 이 일을 하다 알게 된 소름끼치는 점이 있어.

흉악범 얼굴에 흉악범이라고 써 있지는 않다는 점이야.

그 쓰레기들은 평범하게 우리 사회에 녹아들어 있거든.


괜히 범죄자들을 암적인 존재라고 하는 게 아냐.

발견하기 어렵고 사회를 좀먹으니까 암이라고 하는 거지.

성범죄자는 알림을 주긴 하지만 걔네만 범죄자는 아니잖아.


왜, 흔히 연쇄살인마 관련해서 주변인들 인터뷰를 해 보면 주된 반응이 뭐야.

그럴 줄은 몰랐어요. 평범하고 착한 사람이었어요. 인사성이 밝았어요. 그러잖아.


또 사기꾼은 어떨까.

내가 만나보니까 사기꾼만큼 똑똑하고 매력적이고 신뢰 가는 인물이 없다.

현상금 걸린 거, 자기 아니라고 하는데 진짜 속을 뻔 했다니까?


하긴. 그러니까 사람들이 속겠지.

여튼 속을 뻔했던 게 자존심이 상해서 한동안은 사기꾼만 잡고 다녔다.

현상금도 높고 대부분 비리비리하거든.


하··· 사기꾼 관련해서는 할 말이 정말 많은데 나중에.

불법 토토방, 약쟁이, 음주운전자··· 이것도 다음에.

내가 이 글을 쓰는 목적은 따로 있으니까.



지금 인력 부족이 너무 심각해.

나도 돈 쓸 시간 아껴가며 나름 열심히 뛰고 있는데 현상금 리스트가 줄지가 않아.

그래서 업계 상위권인 내가 친절히 꿀팁을 공유하려고.


돈도 많이 버는데 웬 인력 부족?

사실은 3D 업종 아니냐?

뭐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어.

힘든 건 맞지만 그런 걸 감안해도 수입에 비해 숫자가 너무 적어.


흔히들 현상금 사냥꾼 하려면 피지컬이 좋아야 된다고 생각하더라.

무력이 높아야 된다고 생각하는 게 아무래도 진입 장벽인 것 같아.

근데 아님.


무력? 높으면 좋지.

하지만 제일 중요한 건 담력과 지력이야.


아니다.

지력도 필요 없어.

나같은 빡대가리도 포르쉐 뽑고 서울에 자가 마련 했잖아.


얼마 전에 MZ조폭 사무실 일망타진 뉴스 봤지?

그거 소장님이 아직 언론에 정보 안 흘려서 그렇지, 사실 내가 했어.


구라라고 생각할 사람 백퍼 있을 것 같네.

그럼 관련자만 알 수 있는 정보를 말해줄게.

내가 말하려는 팁이랑도 연결되는 얘기니까.


뭐 어려울 건 없어.

바이크 헬멧 쓰고 방검복에 프로텍터 겹쳐입고 후추 스프레이랑 전기충격봉 들고 가면 됨.

나처럼 금전적인 여유 되면 야간투시경 끼고 두꺼비집 내리고 가면 더 좋고.


··· 말로만 하니까 쉬운 게 아니라 폭력 타입은 진짜 쉬워.

피지컬 안 좋아도 돼.

나도 그냥 평범한 체형이고 초딩 때 태권도장 다닌 게 다거든.


조폭이 무서운 건 힘이 강해서가 아니야.

온 몸에 문신한 거 봐.

그 문신을 까고 다니는 것부터가 사회생활 포기했다는 얘기잖아.


그게 무서운 거거든.

잃을 게 없는 사람이 제일 무섭다는 말이 있으니까.


다만 현상금 사냥이라면 얘기가 다르지.

보복당할 일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니까.


참. 폭력계열만 상대하고 다니는 이종격투기 관장님들도 계신데, 절대 따라하지 마라.

그냥 나처럼 안전하게 장비 끼고 확실한 방법만 써.

가오? 가오가 포르쉐 뽑아 주냐.



글이 딴데로 샜는데 팁은 이미 줬네.

이제 현상금 사냥꾼 지원 방법도 알려 줄게.



···



글 쓰는 것도 쉽지 않다.

쓰다 보니 두 시간이나 흘러 있었다.

제일 중요한 얘기는 아직 쓰지도 못했는데.


목이 마르다.

잘 써야겠다는 욕심이 과했나.

현상금 사냥꾼이 인터넷에 글 올리는 건 최초니까 신경 좀 쓰느라.


물을 마시려고 일어났을 때.

내 뒤에 누군가 서 있었다.


“씨발, 깜짝아!”


이상한 놈이었다.

분명히 앞에 서 있는데도 존재감이 희미했다.


평범한 얼굴.

흔한 옷차림.

개성이라는 게 아예 없었다.

마주보고 있는데도 인상착의가 떠오르지 않을 정도로.


놈은 송곳을 들고 있었다.

내가 현상금 사냥꾼이 아니었다면 소매 사이로 살짝 튀어나온 송곳을 보지 못했을 거다.


··· 분명히 조폭 쪽에서 보낸 히트맨이다.

암살자라는 느낌이 딱 든다.

이런 놈이라면 명동 한복판에서 누구 찌르고 가도 목격 정보 따위 없을 듯.


하···씨발···.

조폭은 이게 귀찮단 말이야.

끈질겨.



근데 내가 누구냐.

인간 도살자란 말이야.


나는 무기를 적극 사용하는 편이다.

손에 잡히는 모든 게 무기가 되지.

예를 들면 평범한 무선 키보드도 좋은 방패가 돼줄 수 있다.


송곳?

같잖다.

나이프도 아니고.


살상력이 있는 부분은 송곳 끝의 아주 작은 점일 뿐.

부러뜨리기도 쉽고 막기도 피하기도 쉽다.

찔린다 해도 사람 뼈는 생각보다 단단하다.

섣불리 뽑아내지만 않으면 충분히 치료받을 수 있다.


날카롭고 재빠른 상황 판단.

이게 바로 담력이다.

현상금 사냥꾼에게 가장 중요한 요소지.


***



내 이름은 유 영.

코드네임은 유령이다.



인간 도살자를 사냥하러 왔다.

소장님이 직접 현상금을 거셨거든.



특이하게도 생포할 필요는 없다고 하셨다.

유일한 조건은 이것.



-억울한 죽음으로 만들어 줘.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예민한 소재이니만큼 공부하고 고민해서 쓰도록 하겠습니다.


혹시라도 불편하신 부분이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최대한 반영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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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사이비 종교(1) 24.09.07 9 0 13쪽
53 특별 훈련 24.09.06 11 0 13쪽
52 대통령의 의뢰 24.09.05 10 1 12쪽
51 필요악 24.09.04 11 0 13쪽
50 대통령의 진노 24.09.03 10 0 12쪽
49 호들갑 24.09.02 11 0 12쪽
48 사형수(7) 24.09.01 10 0 13쪽
47 사형수(6) 24.08.31 10 0 11쪽
46 사형수(5) 24.08.30 9 0 11쪽
45 사형수(4) 24.08.29 9 0 11쪽
44 사형수(3) 24.08.28 9 0 11쪽
43 사형수(2) 24.08.27 12 1 11쪽
42 사형수(1) 24.08.26 11 0 11쪽
41 단절과 이어짐 24.08.25 12 0 11쪽
40 유영과 소장의 데이트 24.08.24 13 0 12쪽
39 층간소음 보복 임무(3) 24.08.23 15 0 13쪽
38 층간소음 보복 임무(2) 24.08.22 15 1 10쪽
37 층간소음 보복 임무(1) 24.08.21 18 0 11쪽
36 걔 안 죽었는데요? 24.08.20 16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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