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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break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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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 일타 강사 이회신과 수강생 개똥이 (2)

DUMMY

“마보군과 별기군에서 60명을 골라 뽑아 무감에 설치하고, 국출신(局出身) 중 50명도 뽑아 추가로 충당하라.”

“전하! 지난번에도 이와 같은 하교를 내리셨다가 신의 상언을 들으시고 정침(停寢) 하셨나이다. 숙위(宿衛)의 정(精)을 근심할지언정, 많지 않음을 근심하는 것은···.”

“듣기 싫소! 경들은 그러면 대궐 밖에 적비들이 창궐하는 것부터 어찌하고 그 입을 놀리시오!”


임금의 친위병이 될 무예별감(武藝別監)을 뽑으라는 하교에 지사 김병국이 반대했지만, 금상은 이번에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임금이 직접 멋대로 움직일 수 있는 군대를 가진다는 것은 밑의 신하들에게 있어 엄청난 압박.


그러나 김병국을 비롯해 조정 대신들은 반대할 수가 없었다. 현 상황이 너무나도 좋지 않았다.


“신 등이 어심을 깨닫지 못하고 정론만을 아뢰어 이를 어지럽혔나이다. 바라옵건대, 바라시는 대로 하시옵소서.”

“판부사(判府事)만이 내 맘을 알아주는구려. 도성 밖에서 언제라도 반역도당들이 범궐(犯闕)하리라 생각하면 잠을 이룰 수가 없소.”

“감히 성상을 비방하는 역도들이 들끓는 비상한 시국이니 권도(權道)라고는 하나 어찌 무를 수 있겠습니까.”

“들었는가? 그대로 시행하라.”

“명을 받잡겠나이다.”


거부해야만 한다. 임금이 칼을 쥐면 어떤 사태가 생기는지 세도가라면 누구든 알고 있었다.


탕평(蕩平)이라는 미명하에 선비의 기개와 사대부의 절개가 나날이 죽어갔던 그 시절, 영·정묘조(英.·正廟朝).


그렇기에 아무도 대답하지 못했던 것을 안동 김씨의 영수라고 할 수 있는 하옥(荷屋) 김좌근(金左根)이 단번에 알겠다고 답했다.


그렇게 끝난 조회. 이정청에서 공무를 논하겠다는 핑계로 구름처럼 몰려간 이들이 그에게 연유를 묻자 그는 별것 아니라는 듯이 답했다.


“말씀 올린 대로 정도가 아니라고 해도 성상께서 역도들 때문에 밤잠을 못 이루신다고 하니 이는 필요한 일이었소이다.”

“하오나, 대감. 이것이 그저 명분이라면 어찌하오리까?”

“무엇이 걱정이오. 혹여 사특한 자들이 성지를 감히 침노하여 흐릴까 걱정이오?”


임금이 혹시 다른 마음을 먹고 자신들을 노리면 어떻게 하냐고 묻자 다들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거리는 모습에 김좌근은 가볍게 웃었다.


“대호군(大護軍)이며, 한성부 판윤(漢城府判尹)에 오군영도 있는 마당이니 어찌 걱정하겠소이까.”


겨우 한 줌도 안 되는 군병 몇을 믿고 임금이 뭘 할 수 있겠는가.


조선을 손에 쥔 것은 명백히 안동 김문이었다.


임금의 사소한 투정 정도야 너그럽게 받아 주는 게 신하 된 도리였다.


물론 직설적으로 그렇게 말하지 않았지만, 충신처럼 웃는 얼굴은 그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 * *


김좌근의 말대로 임금은 한 줌의 병력으로 뭔가를 할 생각은 없었다.


그럼에도 병사를 모아 신변을 강화한 것은 오랜 기간 받아 온 자신의 정신적 압박을 해소하기 위한 물리적 방어벽이었다.


“어쩌면···.”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이번 민란의 책임을 세도가에 묻고 파직하여 정국을 새로 짠다면···.’


이라는 생각을 해 봤지만, 그들이 과연 관직에 연연하겠는가? 아니리라.


오히려 임금의 손이 닿지 않을 암흑 속으로 숨으리라. 잡초를 솎으려면 뿌리까지 뽑아야 하는 이유와 같았다.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 대충 치워 둔다고 해서 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더 깊게 뿌리를 내린다.


임금 이변은 이제는 그리운, 이원범으로서 강화도에서 쌓던 기억을 더듬었다.


“너무 멀리 왔구나. 정말로.”


이제는 희미해졌다. 분명 눈을 감으면 생생했던 푸릇한 풀의 향기와 바스락거리는 흙의 촉감, 먼바다를 거쳐 날아오는 짠 내음까지 전부 희미해졌다.


그에게 허락된 시간도 슬슬 끝이 나고 있음을. 30년 남짓한 인생에 마지막 점을 찍어야 하는 때가 왔음을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마지막에는 용이 되어 날 것인가. 끝까지 뱀이 되어 길 것인가. 결국에 그것이 문제로다. 끌려와 앉혀진 자리에 무슨 미련이 있겠느냐만, 그렇게 소탈하게 말하기에는 그릇이 작고. 이대로 입을 닫기에는 포부가 크구나.”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당당한 사내이자 양반. 그리고 만백성의 아비이자 믿고 따를 인군(人君)이 되고 싶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 꿈은 지난날 힘써 경서를 읽고 늦은 밤까지 초가 아깝지 않도록 고민하던 때에 모두 남겨 두었다.


넓고 정순하던 포부는 현실에 부딪혀, 떠올랐던 고매한 높이만큼이나 깊은 좌절의 골짜기가 되었다.


그 깊이를 맑지만 탁하고, 차갑지만 뜨겁던 술과 여자가 채웠다. 취한 눈으로 흐릿하게 낭비한 세월이 몇 년이던가.


“이제는 정말 시간이 없구나. 그렇다면 낭비할 수도 없다. 부족한 나로서는 내 대에 아무것도 이룰 수 없겠지만, 후대에는 다르리라. 그렇다면 답은 하나다.”


《관자 管子》에 이르길 ‘백년지계 막여수인(百年之計 莫如樹人)’이라고 했다.


임금은 결정했다. 자신은 이 권세가들의 전횡을 막을 시기를 놓쳤다. 그럼에도 할 수 있는 건 있다.


다시는 오지 않을 시기가 천운이 닿아 백성들이 만들었으니, 좌절은 관에 박혀서 해도 충분했다.


긴 한숨과 함께 수십 년 가슴을 무겁게 짓누르던 거대한 짐을 내려놓은 임금.


그리고는 딱 자신이 질 만큼의 짐. 그리고 넘겨 줄 만한 목표를 정했다.


불도의 표현을 빌리자면 거대한 깨달음. 이른바, 대오각성(大悟覺醒)이었다.


* * *


중인 친구들이 내게 전부 미주알고주알 떠들지는 않았을 거다.


하지만 입에 올린 단편적인 것만으로도 추측하는 건 가능하다.


우선, 이들이 가지고 있는 기저의식은 직분이 달라도 계급이 비슷했기에 대체로 대동소이하다.


‘나는 늘 억울하게 핍박받아 왔다. 이번에야말로 양반 계층을 일소하고 우리의 자명한 권리를 되찾을 기회다!’ 정도.


핍박이라면 핍박이고 무시라면 무시지만, 얘네라고 뭐 썩 착하게 산 게 아니다.


기회가 없어서 양반처럼 막 나가지를 못한 거지 심성이 고운 게 아니라는 뜻.


“그니까, 아주 쌍놈들이라는 건데···.”


중인은 고려 시절에 인삼도 팔고 나라도 팔았던 자들의 후예가 대부분이다.


즉, 지금 받는 차별도 어떻게 보면 업보라는 뜻. 물론 그렇다고 양반 계층이 착하다는 것도 아니다.


“사실 인간 자체가 내 위에 누가 있으면 불쾌하지만, 내 밑에 뭔가 깔려 있는 건 당연하게 생각하긴 하지.”


그래도 이런 식으로 인간 비하 염세주의자가 되어 봐야 사회 발전에 하나도 좋을 게 없다.


일단, 내 기준에서는 가만히 있는 나를 천하의 내란분자로 엮으려고 하는 중인 놈들이 못된 놈들이다.


“커피나 좀 팔려고 했다가 모가지가 날아가게 생겼으니. 앞으로 중인하고는 상종을 안 하는 게 맞다.”


그렇게 생각한 바는 얘네를 어떻게 역으로 이용할 수 있을까였다.


방구석 국가 변혁론을 듣고 나서 며칠 동안 한참을 앓았지만, 확실하고 안전한 답이 나오지 않았다.


공무원 출신인 내게 원금이 유지되는 예·적금만 한 안정도가 없으면 모험하는 것은 꺼려진다.


그러면서 코인이랑 주식은 어떻게 샀냐고 누군가 묻겠지만, 그건 안 팔면 손해가 아니니까 문제가 안 된다.


“중요한 건 중인들의 정치적 공작이 실제로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느냐가 중요하다. 그거에 따라서 움직일 방향이 결정되겠지. 애초에 얘네는 당장 한양 진공 작전을 펼쳐서 전부 쓸어버리겠다는 생각 따위는 없고 그렇게 할 수도 없으니깐.”


그들의 주장대로면 대국민 김씨 비난 여론은 자신들의 성공적인 작전 덕이다.


하지만 동서고금 그럴 역량도 안 되면서, 우연찮게 맞아떨어지고서 깜냥이 된다고 착각하는 경우는 무수히 많다.


내가 직접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 도성 내에 도는 소문인 ‘그동안 차별받아 온 영·호남이 손을 잡고 한양 사람의 배를 째려고 벼르고 있다.’의 진위는.


문제는 어떤 핑계로 가느냐다. 한국에서도 괜히 시위하는 데 지나가다가 ‘거기, 길가는 시민분께서도 한마디 해 주시죠!’에 붙잡혀서 시위대로 싸잡아 취급을 당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


“단옷날 성묘하러 간다고 해야겠다. 역시 부모님을 파는 것만큼 명확한 명분도 없지.”


작년에 막 3년상을 끝내고 첫 성묘다. 감히 어떤 부모도 없는 호로잡놈이 이 완벽한 명분을 막아설 수가 있을까.


도덕을 사랑하는 선진 조선에 걸맞은 이유를 바로 떠올린 자신을 칭찬하며 정남을 불러 새벽에 떠날 준비를 시켰다.


해도 진 저녁 시간에 갑자기 분주해진 집안. 별안간 밖에서 문 두들기는 소리가 들렸다.


“안에 이 선생님 계십니까?”

“저녁 늦은 시간에 누구인가?”

“구름재동에서 온 사람입니다.”

“구름재동? 그래.”


별안간 흥선군의 호출이 들려왔다.


어허, 내가 그렇게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는 사람인 줄 아시나?


“간곡히 부탁드릴 것이 있다고 하시기에 급히 선생님을 찾았습니다. 가시지요.”

“···아니, 그래도 이 늦은 시간에···.”

“일전에 올렸던 낙죽에 대해 물으실 것이 있다 하셨습니다요. 그리 말하시면 바로 아실 것이라고.”


가야지, 뭐. 오라는데.

왕궁에 올린 우유죽에 이제야 물을 게 생겼다면. 그건 큰일이 생겼다는 소리일 테니까.


* * *


“어디를 갈 준비를 하고 있다 들었는데. 멀리 갈 예정인가?”

“멀리는 아니고, 선친의 묘에 성묘라도 갈까 합니다.”

“몇 년을 안 가던 성묘를 이제야 가는군.”

“3년상이 작년에 끝났으니 올해는 가야겠지요.”

“그렇군.”


불러놓고 바로 용건을 말하지 않는 흥선군. 동방예의지국인 조선의 품격이 떨어지는 화법이지만, 이건 그것보다는 폭풍 전의 고요함이었다.


“묻고 싶은 게 있네.”

“말씀하십쇼.”

“진상한 낙죽을 왜 내게도 권했지?”

“충심과 효심으로 올리는 것이라지만, 귀한 약탕이니 대감께서도 맛을 보셔야지요.”

“이 대화가 밤새 길어지게 하고 싶다면 좋네. 《효경 孝經》부터 하겠는가?”


본심을 밝혀라. 안 그러면 밤새 잡아둔다?


치졸해도 효과적이다. 이 시대의 유학을 익혔다 함은 경전 구절만 읊으면서 무제한 토론 정도는 식은 죽 먹기다.


그렇기에 내 청신경 보호를 위해서라도 말하는 건 어렵지 않다. 문제는 왜 그동안 조용하다가 지금 캐묻는가 하는 점이다.


요 며칠 입궐이 잦았던 걸 보면 임금의 문제이리라. 설마, 철종이 우리 개똥이를 양자로 들이겠다고까지 한 걸까?


“저 같은 한낱 유상이 뭘 알겠습니까.”


한 수 무르고 표정 변화를 살폈지만, 바뀜이 없다. 그렇다면 여기서 수를 던져 봐야 한다.


“대감께서는 다른 생각이 있으셨습니까? 외람되지만 감히 추측해 보자면 혹여 깊은 성상의 수심을 헤아리고자 하심이시겠지요.”


입꼬리가 살짝 움직인다. 당장 호통을 치지 않은 것만으로 이쪽이 기다리는 답변이라는 건 거의 확실해졌다.


귀찮고 번거롭고 수고스럽지만, 높으신 분들은 자기 입으로 할 말을 남의 입으로 듣는 걸 좋아하신다.


특히, 칭찬이나 앞으로 잘될 거라는 덕담을 특히 좋아한다. 용비어천가가 괜히 왕실의 18번이 아니다.


“대권의 계승을 노리십니까?”


‘왕 하려고?’


아니라고 하려면 앞에서 호통을 쳤어야 한다. 밖으로 새어 나갔다가는 효수될 만한 소리에도 흥선군은 아무 말이 없었다.


“전하께서 숙위소를 두시고 숙위대장에 영평군을 임명하셨네. 이게 무슨 뜻이리라 보는가.”

“궁 내외의 소란에 성상께서 불쾌해하신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무슨 농작물 서리하는 멧돼지를 전부 쏴 죽이겠다는 정도로 횡포하는 간신을 죽이겠다고 생각할 리는 없다.


그렇게 해 봐야, 조선이라는 대유교국가의 심지를 스스로 파먹는 짓이라는 걸 임금이 모를 리가 없다. 고려가 그렇게 망하지 않았는가.


내 대답에 답은 없고 다시 흥선군은 질문을 더 던졌다.


“혹여 적비가 범궐하여 반역할 것을 대비해 상국(上國)이 상승군(常勝軍)을 부려 정리했듯 양이(洋夷)의 군대를 이용해 정리하고자 하시네. 어찌 생각하나?”

“감히 백성을 상대로 이(夷)라고 부르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나, 반역 도당을 낮잡아 부른다면 이이제이(以夷制夷)의 묘리입니다.”


이상하다. 내가 조선에서 한 일이라고는 소젖 좀 짜고 콩커피나 볶아 판 것밖에 없는데 왜 철종이 철권 개혁 단계에 들어간 거지?


혹시 흰 우유에 아편이 섞여 들어간 걸 내가 못 알아차렸나?


“노파심이나, 장사 백여 명과 외세를 끌어들여 정국을 대번에 바꾸려는 얕은수를 걱정하는 것은 이자의 배움이 모자란 탓이겠죠.”


현실이 무슨 바둑이나 체스도 아니고 일단 죽여 놓고 왕만 남으면 끝나는 게 아니다.


심지어 안동 김씨는 멍청하고 무능한 발암 집단이기만 한 것도 아니다.


애초에 제대로 된 실무자들이라 고관을 지들끼리 해 먹어도 나라가 돌아는 갔던 거고, 그걸 싹 죽이고 나면 행정적 공황에 빠진다.


국회의사당을 답답하다고 한 번에 날리면 어떻게 되겠는가? 족 되는 거지.


아니지? 아니라고 해 줘. 그런 개 박살 난 국가라면 타국과 외교 정상화보다는 멸망이 더 쉽다.


“성묘를 간다고 했나? 좋네. 가는 길에 진주를 들러 안핵사를 만나면 되겠군. 성상께서는 안핵사가 이 상황을 정리하실 수 있다 보시니 말이야.”

“그렇다면 이자를 보낼 게 아니라 선전관을 보내 왕명을 효유하셔야 할 일입니다.”

“몰랐나 보군. 선전관을 비롯해 관리들이 영·호남으로 들어가는 순간 역도들이 매질하고 쫓아내고 있네. 이에 선전관들도 왕명을 받잡기를 꺼리고 사직을 청하고 있지. 불충한 자들.”

“저라고 다르겠습니까?”

“자네가 선전관인가? 아니면 왕명을 띤 파발인가? 그저 성묘 가는 성묘객이지 않은가.”


봇짐에 극비 문서 실어 나르던 독립운동가도 아니고 이게 무슨 소리일까.


그러나 흥선군의 표정은 아주 진지했다. 정말 더없이. 그리고 마지막 말이 더 문제였다.


“가는 길에 명복이도 데려갔으면 하는군. 나고 자라길 저택 안에서 좁은 세상만을 보았으니 배움이 부족할 터. 이 기회에 백성의 삶을 깨닫는 편이 좋겠지.”


가는 길에 아들도 데려가라는 소리. 그건 단순히 사람 하나 더하라는 소리가 아니었다.


한성이 임금과 세도가의 싸움으로 시끄러워질 테니 혹시라도 불똥이 튈 것을 염려하는 것이었다.


“알겠습니다.”


그래, 좋게 생각하자. 가는 길에 실생활 민생 교육을 실시하면 될 일이다.


선거철 한시적 국밥 먹방과 전통시장 탐방이 잘 먹히는 건 다 이유가 있는 법.


오냐, 개똥아. 내가 널 최초의 민생 특화 임금으로 만들어 주마.


작가의말

1. 숙위대에 대한 기사는 철종실록, 철종 12년 신유(1861) 11월 1일(을유) 기사에도 나옵니다. "명하여 훈국(訓局)의 마ㆍ보군(馬步軍)과 별기군(別技軍)에서 60명을 골라 뽑아서 무감(武監)을 가설(加設)하고, 국출신(局出身) 50명을 군오(軍伍)에 옮겨 충당하게 하였다." 이에 김병국은 요즘 말로 “너 의전도 안 줄였는데 무슨 호위군을 늘리냐? 우리한테 의논도 안 하고 무관에 말도 없이 이게 뭐하는 짓이야. 빨리 취소헤라.”라고 답했습니다. 이에 철종의 답을 번역하자면 “내가 부릴 사람 늘린 건 나만 한 것도 아니고 다들 했잖아. 그리고, 겨우 가오 좀 잡으려고 그러는 것 같냐? 돈 없어서 그러냐? 누가 돈 쓰겠데?” 라고 답했습니다. 물론, 무예별감. 즉, 숙위대는 당연히 늘리지 못했습니다.


2. 철종이 갑작스럽게 진화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철종은 치세 동안 계속해서 개혁 의지를 내보이기는 했습니다. 삼정의 문란과 환곡에 대한 하교가 즉위 초기에도 있었습니다. 예시로는 철종 5년 갑인(1854) 1월 25일(을축),“ 탐오한 행동을 하는 감사와 수령은 갑절의 형률로 처리할 것임을 알리게 하다.”라는 기사인데 물론, 썩 잘 지켜지지는 않았습니다. 포부가 높았던 만큼 떨어진 절망도 깊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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