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마가 빌런을 너무 잘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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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연하게
그림/삽화
아아연하게
작품등록일 :
2024.08.07 22:04
최근연재일 :
2024.08.26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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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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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4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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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7화

DUMMY

###



“일단 대포통장은 도경이 하고, 윤석이가 가고, 희수하고 준혁이가 수거책 담당한다.”

“알겠습니다. 그럼, 막내 데리고 나갔다 오겠습니다.”

“그래. 막내 잘 일 좀 잘 가르쳐주고.”

“걱정마세요.”


서희수 경사가 내게 나가자고 손짓한다.


서희수 경사.


형사3팀의 홍일점으로, 나보다는 다섯 살 많은 선배였다.

살짝 그을린 피부, 탄탄한 몸, 화장을 거의 하지 않았는데도 제법 미인이라 그런지 서 내에서 몇 번인가 고백을 받은 사람이었다.


다만, 154cm의 작은 키 때문에 서른이 넘은 나이에도 아직도 술을 사려면 신분증 검사를 당하기도 했다.


“막내. 그러면 우리 일단, 어디부터 가볼까.”


그녀가 운전을 하면서, 내게 테스트하듯 묻는다.


“김복순 할머니가 입금한 은행에 가서 어디서 출금했는지, 확인부터 해봐야 하지 않을까요.”

“정답. 제법 머리가 잘 돌아가는데?”

“너무 무시하시는 거 아니에요?”

“미안, 미안~ 솔직히 2개월짜리 신입이 형사팀에 배정됐는데, 어떻게 안 불안하겠어.”


잠시 신호가 멈추고, 희수가 날 위아래로 훑어본다.


“막내. 그런데 너 운동 좀 했니? 몸이 그래도 제법 단단해 보이네?”


‘운동이라···’


원래 무림으로 가기 전에도, 경찰이 되겠다고 어느 정도 운동을 하긴 했으나, 지금의 몸이 만들어진 건 무림에서 귀환한 이후에 내공을 버텨야 했기에 만든 것이었다.


‘내공을 버티려고 외공을 단련했어요.’라고, 말할 수도 없는 노릇이니 적당히 둘러댄다.


“그냥 헬스만 좀 해요.”

“막내야. 경찰이 무슨 헬스야. 헬스보다는 태권도나 복싱 이런 무술을 해야 하는 거야. 그래야 이렇게 나처럼. ··· ··· ···”


그렇게 희수의 쓸데없는 잔소리가 시작되려 할 때, 차가 목적지에 도착한다.


“선배님 도착했어요.”

“아, 그러네. 그럼 가볼까.”


희수가 먼저 앞장서 은행으로 들어가고 나도 그녀를 따라, 들어간다.


잠시 뒤 희수가 은행직원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한다.


“얼마나 걸리겠어요?”

“잠시만요. 금방 나올 겁니다.”


잠시 뒤, 사무실에서 은행원이 서류 몇 장을 가지고 온다.


“이거, 수원에서 인출 했네요. 총 다섯 번에 걸쳐서 인출했는데, 전부 수원 인계동 편의점 ATM입니다.”

“수원이요? 알겠습니다. 협조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차에 다시 올라타서 인계동으로, 네비를 찍고 희수에게 이야기 한다.


“그래도 수원이면 여기서 그렇게 멀지는 않네요.”

“인계동이라 별 일 없겠지...”

“왜 그러세요.”


희수가 고개를 젖는다.


“아, 아니야. 출발한다. 벨트 매.”


그렇게 한 시간여를 달려, 수원 인계동에 도착해 내려 은행에서 알려준 ATM기가 있는 곳에 도착했다.


나는 근처를 돌아보며 이야기 했다.


“선배. 근처 CCTV는 이거 하나 뿐인거 같은데요.”

“하아... 꼬였네.”


그녀가 한숨을 쉬는 이유는 CCTV의 위치.

수거책이 돈을 뽑은 ATM 근처에 유일하게, 하나 있는 CCTV가 하필 룸살롱이라 불리는 유흥주점에서 설치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하아··· 하필, 이런 술집에 CCTV가 달려있냐. 인계동이라고 얘기했을 때부터, 조금 불안한 느낌이 들기는 했지만···”

“인계동이 이런 술집이 많습니까?”

“넌 젊은 애가 인계동도 모르냐. 우리나라에서 술집이 여기보다 많은 곳도 없을 거야.”


희수가 한숨을 푹 내쉰다.


“협력 해주려나···.”


경찰이 오면 CCTV야 보여줘야 하지만, 애초에 이런 룸살롱 같은 유흥주점을 운영하는 사람들이 경찰에 순순히 협조해 줄 리 없었다.


“선배. 제가 내려가서 한 번 물어보고 오겠습니다.”

“같이 가. 이제 두 달 된 막내한테 어떻게 혼자 맡겨.”


밑으로 내려가니, 입구에 웨이터가 한 명이 휴대폰으로 게임을 하며 앉아 있었다.

내부는 아직 낮이라 그런지 영업은 하지 않고, 영업 준비를 하는 모양으로 보였다.


게임을 하던 웨이터가 우리 쪽을 한 번 쳐다보더니 귀찮은 듯한 말투로 묻는다.


“뭡니까. 어디서 온 겁니까.”


희수가 겉옷 안쪽에서, 신분증을 꺼내 보여준다.


“경찰입니다. 다른 건 아니고, 보이스피싱 사건 때문에, 여기 앞에 설치된 CCTV 좀 확인해야 합니다. 협조 좀 부탁드립니다.”


웨이터가 희수의 경찰 신분증을 힐끗 보더니, 여전히 귀찮다는 듯한 태도로 일관한다.


“아, 그 CCTV? 그거 가짜예요. 다른데 가서 알아보세요. 우리 바빠요.”

“아니, 가짜는 무슨 가짜에요! 딱 봐도 돌아가고 있는 진짜 CCTV던데, 내가 경찰 생활이 몇 년인데 그거 하나 구분 못할 줄 알아!”


계속되는 성의 없는 태도에 희수가 폭발한다.


소란스러워 지기 시작하자, 안쪽에서 양복을 입은 덩치 큰 남자가 나온다.


“야, 무슨 일인데 이렇게 시끄러워.”


웨이터가 남자를 향해 90도로 인사하며 자초지종을 설명한다.

그러자 이야기를 들은 남자가 희수 앞으로 다가가, 비꼬듯이 말한다.


“내가 여기 사장인데, 경찰이면 이렇게 막 남의 영업장 맘대로 들어와도 되는 겁니까! 당신들 영장은 가지고 왔어! 영장 없으면 얼른 나가!”

“아니, CCTV만 보면 된다니까요. CCTV만 보고 나갈 테니까.”


그때 사장이 희수의 머리를 꾹꾹 누르며 이야기한다.


“형사님. 거, 험한 꼴 보기 전에 나가쇼. 정 보고 싶으면 가서 영장이라도 가져오던지.”

“이, 깡패 새끼들이 진짜. 이래서 깡패 새끼들한테 인권이니 뭐니, 주면 안 되는 건데. 이 xx xxx xxx xxx xxx xxx xxx xxx xxx”


‘뭐야···’


희수의 입에서 차마 입에서 담기도 힘들 정도로, 험한 욕설이 끝없이 터져 나온다.


옆에서 보는 내가 무서울 정도로 욕설이 계속된다.


“선배님. 그 정도로 하시는 게···”

“뭘 그 정도로 해! 이런 개 잡놈의 새끼들은 xx xx xxx xxx xxxx xxxx 새끼들은 아주 갈아서···”


욕설을 듣던, 양복 입은 남자의 얼굴이 울그락불그락 변한다.


“이, 개 같은 년이 형사라고 봐줬더니!! 야, 다들 뭐해 이 새끼들 언제까지 이렇게 놔둘 거야!”


남자가 소리치자, 안쪽에서 비슷하게 양복 입은 건달들이 밖으로 튀어나온다.

그리고 그중 한 명이 내 쪽으로 다가와 내 옷깃을 붙잡는다.


“나가라고 새끼들아. 사장님이 나가라고 한 소리 못 들었어!”

“··· ··· ···”


그 순간 나는 옷깃을 잡은 남자를 잡아 그대로 벽을 향해 던져버렸다.


쿵 소리와 함께 남자가 벽에 그대로 매다 꽂힌다.


“왈패 놈들이 어딜 감히...”


나는 구겨진 옷을 털며, 다시 달려오는 남자들을 한명 한명 모두 이 전의 남자와 같이 벽으로 던져 메다꽂아줬다.


그러나 등 뒤에서 다른 남자 한 명이 희수를 향해 달려온다.


“선배! 뒤!”


달려가 막아주려고 했지만, 쓸데없는 걱정이었다.


희수가 달려오는 다리를 들어, 남자의 머리를 그대로 내려찍는다.


“하압!!”


태권도 5단의 실력은 거짓말이 아닌지, 제법 날카롭게 발차기가 들어갔는지, 내려찍기를 맞은 남자가 그대로 바닥에 처박힌다.


“선배, 제법 하시네요.”


나는 희수를 칭찬했지만, 오히려 그녀는 내 쪽을 보며 경악하는 표정으로 물었다.


“··· ··· ··· 너 뭐냐?”

“네 뭐가요?”

“운동은 헬스밖에 안 했다면서.”

“아, 그게···”


앞을 보니, 적어도 내가 던져버린 남자가 십여 명은 되었으니, 저렇게 의문을 가지는 것도 당연했다.


“그게 말이죠···”


‘설명하기 귀찮은데...’


그때, 타이밍 좋게 사장이라고 불리던 남자가 앞으로 다가온다.

그러더니, 이내 내 앞에 무릎을 꿇는다.


“죄송합니다!”

“뭐냐. 얘네··· ··· ··· ···”


희수가 어이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무릎 꿇은 사장을 바라본다.



###




“야, 똑바로 꿇어앉아!”


희수가 제대로 제대로 꿇지 않고 있던 남자 한 명에게 소리친다.


“형사님이 똑바로 꿇어앉으라고 말씀하시잖아, 새끼들아!”


사장은 제일 앞에서 아주 형사인지, 건달인지도 구별 안 될 만큼 경찰 앞잡이 노릇을 하고 있었다.


‘저 능력으로 여기까지 올라온 건가?’


아까는 그렇게 자신만만해하던, 룸살롱 사장은 이제는 마치 범 앞에 토끼처럼 조용해졌다.


“자, 다들 주목! 여기 이 사진에 나오는 이 사람 혹시 아는 사람 없어? 만약 있으면 오늘 여기서 있던 일은 그냥 없던 걸로 해준다.”


희수가 CCTV에서 출력한 남자의 사진을 들고, 사람들에게 보여준다.

하지만,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는지, 건달들은 조용했다.


“하아··· 막내야. 여기 전부 체포해 버려. 이 새끼들 공무집행 방해하고···”


그때 조용히 저 뒤에서 있던, 웨이터가 손을 든다.


“잠시만요! 저, 이 사람 알아요!”

“정말이야? 말해봐.”

“처음에는 긴가민가했는데, 자세히 보니까 확실히 알겠어요. 집 앞에 편의점이 하나 있는데, 거기 아침에 맨날 담배 사러 오는 인간이에요. 제가 매일 아침에 일 끝나고, 담배 사러 가면서 몇 번 인가 본 적이 있어요.”

“그 편의점이 어디야.”


웨이터가 희수에게 편의점의 위치를 적어준다.


“여기서 멀지 않아요. 걸어서 10분 정도에요.”


희수가 나를 보며, 웃으며 손짓한다.


“좋았어! 자, 가자. 막내야!”




###




수거책을 잡는 일은 생각보다 쉬었다.


웨이터가 말해준 편의점으로 가서 정확히 2시간만에 수거책은 나왔다.


“당신들 뭐야!”

“같이 서로 좀 가줘야겠습니다.”


다만, 체포하고 서로 데리고 오고 난 후에, 심문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다.


“입 안 열 거야? 네가 혼자 보이스피싱 이거 다 뒤집어쓸 거야?”


체포된 수거책은 20대 정도로 보이는 남성.

단순 아르바이트 형식의 수거책은 아닌 것이 확실한 게, 이미 거주지까지 옮겨가면서 수십 차례 이상 돈을 찾은 증거들이 여럿 나왔다.


“입 열면, 난 그놈들한테 죽어요. 그냥 잡아넣던지 마음대로 해요.”


성태가 계속해서 어르고 달래도 체포된 수거책은 입을 열 생각을 하지 않았다.


‘으음···’


그 모습을 보고 있던, 나는 삼촌에게 작은 목소리로 잠시 자리를 비워달라 부탁했다.


“반장님. 제가 한 번 이야기해 볼게요. 젊은 사람이니까. 제가 또 말하면 들을지도 모르잖아요.”

“후우... 그래. 그럼 나 잠시만 담배 좀 피고 쉬고 올 테니까 이야기 좀 해봐.”


삼촌이 나가자마자 나는 심문실로 들어가, 그에게 이야기했다.

“나하고 한 번 이야기 좀 해볼까.”

“말 안 한다니까. 나는 한마디도 하지 않을 거니까. 떠들든지 말든지 마음대로 하쇼.”

“그래?”


그리고 20여 분쯤 뒤.

삼촌이 사무실로 돌아온다.


“이야기했어? 안 했지?”

“아니에요. 했어요. 위치하고, 사장, 조직 규모도 전부 이야기했어요.”


삼촌이 믿기 힘들다는 표정으로 내게 묻는다.


“정말 전부 이야기했다고?”

“네, 조직 위치는 연변, 규모는 대략 30여 명, 사장은 장웬이라는 놈이라고 하더라구요.”


삼촌이 심문실 안에 있는 수거책을 바라본다.


‘어디 때린 곳은 없어 보이는데···.’


수거책은 무언가 추운지 몸을 떨며, 손톱을 씹고 있었다.


“너, 혹시. 쟤 안 보이는 곳으로 때리기라도 했냐?”


나는 손을 저으며 부정했다.


“아니에요. 때리긴요. 시대가 어떤 시대인데, 심문한다고 사람을 때려요.”

“그래···? 으음···”


‘때리진 않았지···’


처음에는 곧 죽어도, 보복이 두려워 입을 열지 않겠다던 놈이 몇 번 마혼술(魔魂術)로 머리를 뒤흔들어 놓으니, 있는 사실 없는 사실을 모두 털어 놓았다.


‘막상 무림에서는 그다지 쓸 일이 없던 무공이었는데, 현대에 와서는 제일 유용하군.’



###


“보이스피싱 본거지는 연변 연길시 그리고 조직 규모는 20명 정도다. 사장은 장웬이라는 놈이다.”


다른 건 상관없다.

다만 문제는 본거지가 다름 아닌 연변 즉 중국에 있다는 것이었다.

희수가 최 반장을 보며 묻는다.


“반장님. 이제 어쩌실 거예요. 이러면 결국 중국에 공조 수사 요청해야 하잖아요.”


태성이 일말의 고민도 없이 답한다.


“해봐야지. 너네 여기서, 복순 할머니한테 요구르트 얻어 먹지 못해본 사람 있어? 복순 할매 우리하고도 하루 이틀 안 사이도 아니잖아.”


다들 그 이야기를 듣더니, 고개를 끄덕인다.


“서장님한테는 내가 이야기할 테니까, 도경이 너는 본청에 이야기해서 중국 쪽에 수사 공조 요청 좀 해달라고 해.”


190cm 거구 박도경 경위가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인다.


“알겠습니다. 반장님. 그러면 중국에는 누가 가요.”

“나하고 희수가 간다. 희수 네가 중국어 좀 할 줄 안다면서.”


희수가 최 반장 말에 잠시 고민하더니, 답한다.


“반장님. 저 말고 이번에는 막내하고 같이 가시는 거 어때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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