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마가 빌런을 너무 잘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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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연하게
그림/삽화
아아연하게
작품등록일 :
2024.08.07 22:04
최근연재일 :
2024.08.26 23:58
연재수 :
17 회
조회수 :
13,713
추천수 :
219
글자수 :
98,440

작성
24.08.26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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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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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글자
11쪽

17화

DUMMY

###

준혁이 취조실 녹화 버튼을 끈 뒤 안으로 들어간다.

취조실에 먼저 들어와 있던, 인질범 윤정철이 무언가 화가 잔뜩 난듯한 표정으로 눈을 부라린다.


“너, 뭐 하는 새끼야··· 그때 뭘 어떻게 한 거야.”


윤정철은 여전히 준혁에게 적대적인 태도였다.


“나야말로 묻고 싶은데, 대체 무공을 어디서 배운 거냐?”

“··· ··· ···”


무공이라는 이야기가 나오자 갑자기 윤정철이 아무런 말이 없어진다.


“그렇게 묵비권이라도 행사하고 있으려고?”

“··· ··· 너부터 정체를 밝혀. 너도 무성회(武成會) 출신이냐?”

“무성회? 처음 듣는 이름인데, 그게 뭐야.”

“더 말해줄 의리는 없는데? 너부터 이야기해. 그리고 어린놈의 새끼가 왜 아까부터 자꾸 반말이야!”


살아봐야 자신이 살아온 인생의 절반밖에 살지 않은 인간이 이렇게 나오니 여러모로 열이 뻗친다.


“후우··· 안 되겠네.”


준혁의 인내심에 슬슬 한계가 온다.

주머니에서 열쇠를 꺼내더니, 정철의 손에 걸려있던 수갑을 풀어준다.


‘이런 놈들은 기를 한 번 제대로 꺾어놔야지.’


“너, 이거 풀어주고 감당할 수 있겠어?”


수갑이 풀린 정철이 손에서 우두둑 소리를 내며, 준혁을 보며 비웃으며 이야기한다.


“너 같은 놈들은 일단 좀 맞아야 입을 제대로 열더라고.”

“··· ··· 지랄한다! 넌 죽었어!”

정철이 책상에 놓여있던, 펜을 들고 준혁에게 달려든다.

그리고 이번에도 펜에 검기를 휘감았다.


‘이거 봐라? 역시 그냥 우연이 아니었어.’


사실 수준만 보면, 정말 형편없는 수준의 검기였다.

하지만 그런데도 이건 분명히 검기였다.


‘무공이 현대사회에 남아있었나?’


“묻고 싶은 게 산더미지만, 일단 좀 맞고 시작하지.”


목을 향해 날아오는 검기를 준혁이 그대로 맞아준다.


“지랄한다. 이런 기본적인 검기도 못 막으면서 무슨··· ··· ···?”


이상하다.

분명 목에 있는 급소를 노리고, 정철은 검기를 담아 볼펜을 휘둘렀다.

그런데 급소에 분명 맞았음에도, 준혁은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이건 뭐 삼대 제자 수준도 안되는군.”


준혁이 실망스럽다는 표정으로, 정철의 손에 들려있던 펜을 빼앗아, 그대로 되돌려준다.


“검기를 사용한다는 건 이런 거네.”


준혁이 볼펜을 들고 태산같은 검기를 휘감는다.

순간적으로 주변이 환하게 빛난다.

그리고 단 한 번의 손짓.


-휘익!


정철의 옆으로 거대한 검기가 지나간다.


-우득! 우드득!!


그리고 검기를 맞은, 취조실 일부의 시멘트가 떨어져 나가고 벽에 커다란 흔적이 생겨난다.


“어때? 더 해볼까? 이번에는 네 몸으로 날려볼까.”


한 번 더 검기를 휘감자, 정철이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인다.


“··· ··· 자, 잘못했습니다. 이런 분인지 몰라뵀습니다. 제, 제발 한 번만 용서를···”



준혁이 검기를 풀고, 인자한 미소를 띤다.


“그래. 용서해 주지.”

“가, 감사합니다!”

“다만, 용서와 별개로 일단 자네는 좀 맞아야겠네.”

“네···?”


-퍽!!


일방적이고 강력한 구타.

그래도 경찰서 내부이기에, 나중에 구타가 문제가 될 것을 대비해 외상은 전혀 나타나지 않도록 내공을 담아 내상만 입도록 때린다.


그렇게 점심시간이 다 끝나갈 때까지 30여 분을 구타하다 보니, 이제 윤정철에게는 손가락 하나 까닥할 힘도 없어 보였다.


“으그읔··· 제, 제발 한 번만 용서를···”

“이제 조금 대화할 준비가 되었나 보군. 의자에 앉게나.”


혹시나 준혁의 마음이 바뀌지 않을까, 정철이 서둘러 의자에 공손한 태도로 앉는다.

불과 30분 전하고는 비교도 안 되는 태도였다.


“일단은 이건 다 자네가 한 거야. 알았어?”

“네? 그게 무슨···”

“저 벽하고 이 망가진 수갑.”

“그건 선생님께서···”


준혁이 다시 한번 주먹을 올린다.


“정말 내가 했어? 제대로 기억날 때까지 우리 다시 해볼까?”

“아니, 아닙니다! 제가 했습니다. 모두 제가 한 일입니다!”

“그래, 그래. 좋아. 그래서··· 너 그 검기 어디서 배운 거야.”

“그게···”


정철이 망설이자, 준혁의 손이 또다시 올라간다.

그러자 정철이 급하게 입을 연다.


“무성회(武成會)에서 어릴 적에 어깨너머로 배운 겁니다···”

“무성회? 그게 뭐야.”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무성회는 겉보기에는, 일반적인 격투단체입니다. 다만, 진짜 정체는 뭔지 저도 잘 모릅니다.”

“그러면 그 무성회라는 곳에서 너한테 검기를 가르쳐 준 거야?”

“네··· 어릴 적에 잠깐 무성회(武成會)에 몸담은 적이 있습니다.”


‘흐음··· 이걸 믿어 말아?’


사실 범죄자의 입에서 나오는 소리니, 100퍼센트 믿을 건 못 되겠지만, 그렇다고 준혁 입장에서 정철이 하는 이야기를 믿지 않을 이유도 없었다.


‘무성회라···’


“더 아는 건 없어?”

“네··· 저도 정말 어릴 때, 잠깐 배운 것뿐입니다.”


‘거짓말은 아닌 거 같고···’


준혁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이야기한다.


“아무튼, 이따가 아까 그 여자 형사 보면 깍듯이 하고.”

“여자 형사라면···”

“아까 네가 계집년이라고 불렸던 형사.”

“아, 네! 알겠습니다!”


##


점심시간이 끝나고, 희수가 서로 돌아오자마자 취조실로 향한다.

그리고 정철이 희수를 보자마자 고개를 90도로 숙여 인사하며, 아까와는 다른 태도를 보인다.


“아까는 정말 죄송했습니다! 형사님! 이제 성실히 조사받겠습니다!”


희수는 공손해진 정철의 태도에 마음이 든 모양이었다.


희수가 캔 커피를 하나 사 준혁에게 건네며 묻는다.


“야, 막내 대체 뭘 어떻게 했길래 그 싸가지 없던 새끼가 저렇게 공손해진 거야. 혹시 두들겨 패기라도 한 거야?”

“아니에요. 누가 두들겨 패요. 대화로 잘 설득하니까 알아준 거죠.”

“대화로 설득해서 저렇게 변했단 말이지··· 강도 살인 용의자를···”

“대화의 힘이란 대단하다고 새삼 느끼네요.”


적당히 너스레를 떨었더니, 희수가 기가 찬다는 듯한 표정을 하며 떠나간다.

그리고 그 이후 윤정철의 수사는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강도 살인의 이유는 같이 사업을 같이 동업하던 사람과의 다툼 과정에서 생긴 일이었다.

아이를 인질로 잡았던 것 또한 순순히 인정하며 조사를 마무리하고, 검찰로 사건을 넘겼다.


‘일단은 천천히 조사해 볼까.’


무성회(武成會)


인터넷에 나오는 정보로는 중국 무술을 기원으로 한, 무술 단체라고만 되어 있었다.

다만, 나오는 정보도 극히 제한적이었다.


분명 신경이 쓰이긴 했다.


무성회(武成會)가 어떤 단체인지, 무슨 목적으로 설립된 단체인지 혹시 과거 무림이 연관이 있는 단체인지 궁금하긴 했다.


허나 급할 건 없었다.


‘뭐, 당장 내 목숨이라도 위협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


그때, 삼촌이 머리를 긁적이며 들어온다.


“하아··· 이거, 또 허탕이네.”

“왜 그러세요.”

“아니, 지난번에 이야기한 그 유흥주점 건 분명 이 새끼들 불법으로 하는 게 한두 건이 아닌데 이상하게 우리가 가기만 하면 아무 문제가 없네.”

“의외로 성실하게 영업하는 사람들인 거 아니에요?”

“그럴 리가 있냐. 그 양아치들이. 거기 사장 놈한테 붙은 별만 17개야.”


‘이건 뒤 봐주고 있는 누가 있는 거네.’




###



‘날씨 좋네.’


일이 끝나고, 이제는 조금 풀린 밤공기가 기분을 상쾌하게 해준다.

물론 무림에서처럼 좋은 공기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현대사회 특유의 이 공기도 꽤 기분 좋았다.


“야, 적당히 한 번 정도는 걸려줘야 할 거 아니야. 이러다가 들킨다고!”


무언가 시끄러운 소리에 돌아보니, 유흥주점 앞에서 누군가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다.


“정 형사님. 우리도 좀 먹고 삽시다. 대신 넉넉하게 챙겨드리지 않습니까.”


검은 정장을 입고 있는 남자가 양복 안 주머니에서 봉투 하나를 꺼내 건너편에 있는 남자의 손에 쥐어준다.


‘봉투?’


“하아, 알았어. 그래도 적당히 조그만 거라도 만들어서 한두 개는 걸려줘. 그래야, 의심을 피할 거 아니야.”


‘이 목소리···’


봉투를 받고 있던 목소리 익숙하다.

조금 더 가까이 가서 보니, 다름 아닌 형사3팀 바로 위 선배 정윤석 경장이었다.


‘이 인간이 뇌물받고 알려준 거였어.?’


그때 검은 정장의 건달이 날 발견하고는 소리친다.


“너 뭔데 남의 이야기를 그렇게 엿듣고 있어!”


나는 건달을 무시하고, 윤석에게 다가가 물었다.


“정 선배. 여기서 뭐 하고 계십니까?”

“가, 강 순경···?”


윤석이 당황하자, 건달이 태도를 바꿔 그에게 묻는다.


“정 형사님. 아시는 분입니까?”

“우리 팀 막내야. 야, 너는 이제 됐으니까··· 들어가 봐.”

“아, 네··· 알겠습니다.”


눈치가 빠른 건달인지, 대충 상황 파악을 하고는 업장 안으로 돌아간다.


건달이 돌아가고, 윤석이 나를 끌고 근처 공원으로 향한다.


“이게 강 순경··· 어떻게 된 일이냐면···”

“뇌물받는 겁니까? 깡패한테.”

“후우···”


삼촌이 계속 허탕 쳤다고 말했을 때부터, 내부에서 누군가가 정보를 계속 줄 거라는 의심은 했었다.

다만 윤석은 의심 선상에 없었다.


평소에도 말없이 조용한, 사람이었다.

뭔가 체격이나 외모도 경찰에 어울리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렇기에 더더욱 이 사람은 아닐 거로 생각했다.


윤석이 안절부절못하며, 내게 부탁한다.


“한 번만 못 본 거로 해주면 안 될까···”

“왜 그랬습니까. 뭔가 이유라도 있습니까?”


윤석이 한숨을 내쉬고는 뇌물을 받아온 이유를 이야기한다.

“어머니 병원비 때문이야. 몇 년째 알 수 없는 병명으로 입원 중이야. 한 달 입원비에 치료비가 400만 원이야. 저거라도 못 받으면 우리 어머니 병원에서 치료도 못 받아.”


흔한 신파 사연이었다.

하지만, 그렇기에 조금은 이 사람이 뇌물받은 게 조금은 이해되었다.


“그래도, 뇌물을 받으면, 어떻게 합니까. 저놈들 저거 기록 하지 않을 거 같습니까. 이미 장부 만들어서 기록 중일 겁니다. 아마 나중에 안 받으려고 하면 그때는 그 장부 들고 협박할 겁니다.”


어느 시대나 저런 인간들이 하는 수법은 비슷하다.

무림이나 한국이나 크게 다를 게 없었다.


“··· 그래도 어쩔 수 없어.”


‘이걸 효자라고 해야 할지.’


“어머니는 어떻게 아프신 겁니까···”

“병명을 몰라··· 가끔 눈은 뜨시긴 하는데, 대부분 의식이 없으셔, 가끔 발작도 하셔. 의식이 돌아오셔도 헛것을 봐··· 거기에 몸까지 계속 쇠약해지시고···”


이 증상 확실했다.


‘이거··· 주화입마 증상이잖아.’


나는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윤석에게 이야기했다.


“잠깐 그 어머니가 계신다는 병원 같이 가볼 수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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