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마가 빌런을 너무 잘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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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연하게
그림/삽화
아아연하게
작품등록일 :
2024.08.07 22:04
최근연재일 :
2024.08.26 23:58
연재수 :
1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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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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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9
글자수 :
98,440

작성
24.08.23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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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4화

DUMMY

###


“으어어엌···.!!!!”


50대 중년의 여성 이혜정.

그녀는 마치 짐승처럼 울고 있었다.


“언니··· 일어나서, 이거라도 좀 먹어···”


그녀의 동생이 집까지 찾아와, 그녀를 일으켜서 죽이라도 먹이려 해봤지만, 그녀는 한사코 모두 거절하고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


“수현아··· 수현아···”


최수현.

20대 남자 대학생.


혜정이 일찍 남편을 잃고, 20년간 정말 애지중지 하며 키운 아들이었다.


아빠가 일찍 죽은 불우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수현은 엇나가지 않고, 항상 상위권 성적을 차지하며 좋은 대학에 4년 장학금을 받고 들어갔다.


대학에 들어갔으면, 이제 놀 만도 했지만, 그는 집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겠다며, 짬짬이 아르바이트까지 해서 용돈까지 스스로 버는 착한 아들이었다.


혜정의 유일한 자랑이었고, 삶의 원동력이었고, 이 세상의 전부였다.


그런데 그런 아들이 두 달 전 누군가에게 살해당했다.


처음에는 거짓말이라고 생각했다.

병도 사고도 아니라 살해라니, 워낙 심성이 착해 개미 새끼 한 마리 죽이지 못하는 아이였다.

누군가에게 원한 같은 걸 질 아이가 아니었다.

그렇기에 뭔가의 착각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병원에 그녀가 도착했을때, 자신의 하나뿐인 아들 수현은 온 몸의 칼자국이 가득한채, 피 칠갑이 되어 싸늘하게 죽어 있었다.


장례식을 하는 동안 기절만 셀 수 없이 했다.

따라 죽을까도 수 없이 생각했다.

하지만 그녀는 죽을 수 없었다.


아직 아들을 죽인 범인이 살아 있었다.

이 범인을 죽이지 않고서는 도저히 자신은 죽을 수 없었다.


아들을 죽인 놈을 잡고 반드시, 복수해야 했다.

그렇지 않다면, 자신은 죽어도 편히 눈을 감지 못할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나, 나갔다 올게···”


혜정이 자리에서 일어나 옷을 챙겨입는다.


“언니, 이 시간에 어디 가려고···”

“내 하나뿐인 아들 수현이 그렇게 만든, 그놈 잡아야지··· 그리고 반드시 내 손으로 찢어 죽일 거야.”



###


경찰로서의 직업의식.

정의로운 사회를 위하여.

그런 게 있을 리 있나.


무림에 있을 때는 눈에 거슬리는 인간들은 모두 베어버렸다.


이번에도 내가 이놈을 잡으려는 이유는, 그저 내 눈에 거슬렸기 때문이다.


아무 이유도 없는 살인을 했으니, 나도 그것에 맞게 되갚아 줄 예정이었다.


얼마 전 사건이 있던 곳 근처에서 잠시 가부좌를 틀고, 조용히 온몸의 오감을 통해 피 냄새를 찾는 데 집중한다.


‘으음···’


역시나 아무리 범죄율이 높은 도시라고 할 지라도, 역시나 일반적인 현대 사회의 도시에서 피 냄새를 가진 사람들은 거의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기에 더더욱 피 냄새가 한 번 느껴지면, 찾기는 쉬워진다.

조금 더 정신을 집중해 더 먼 곳까지 최대한 피 냄새가 나는 곳을 찾아본다.


그렇게 두 시간이 넘는 시간이 흘렀다.


생각보다 먼 곳에 사는 건가 하는 불안함이 들 때쯤 마침내, 피 냄새가 느껴진다.


‘··· ··· ··· ··· 찾았다!’


위치는 동남쪽.


‘대충 이 정도면 20리 정도 인가···’


기척을 최대한 숨기며, 빠르게 달린다.

밤이기도 했지만, 20리 정도면 굳이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것보다는 달려가는 쪽이 빠르다.


그렇게 5분을 조금 넘게 달려, 피 냄새가 진동하는 곳에 도착했다.

도착한 곳은 다름 아닌, 안단경찰서에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아파트였다.


‘연쇄 살인을 하면서, 경찰서 옆에 살다니 아주 대놓고 능욕하는군···’


그렇게 아파트 안으로 들어가려는 순간.

누군가 내 어깨를 붙잡는다.


“준혁아!”


돌아본 곳에 있는 사람은 다름 아닌 삼촌이었다.


“어, 삼촌···”


‘··· ··· 이건 좀 곤란한데···’


“여기서 이 시간에 뭐 해.”

“그, 그게 말이에요···”


조금 일이 꼬였다.




###



[최근 전국을 공포에 몰아넣었던, 안단시 연쇄 살인범이 잡혔습니다. 안단경찰서 형사 3팀은 어제저녁 안단의 모 아파트에서 이번 연쇄 살인 용의자를 자택에서 검거했습니다.]


“막내 대단한데?”


도경이 내 등을 두들기며, 치켜세운다.


“내가 말했잖아! 우리 준혁이가 대단한 놈이라고!”


삼촌도 일이 한 건 해결되어 기분이 좋은 듯 나를 칭찬한다.


범인이 도망칠 가능성도 있었기에, 결국 그 자리에서 삼촌과 이야기를 한 뒤, 형사팀 모두가 투입되어 연쇄 살인범 김진수는 잡혔다.


“반장님은 막내 항상 불안하다고 하셨잖아요.”

“야, 박도경! 내가 언제 그랬어!”


삼촌과 박 경위가 한마디씩 하며 투덕거린다.


“아무튼 우연이던 뭐건, 이번 일은 진짜 잘했어.”


삼촌이 내 등을 두들긴다.


“그냥 운이 좋았던 거예요.”

“운도 실력이야.”


그때, 희수가 내 쪽을 보며 이야기한다.


“근데, 정말 그 제보한 사람은 모르겠어? 찾아서 용감한 시민상이라도 줘야 하는데.”

“지나가던 사람이 알려준 거라 저도 누군지는 몰라요. 그리고 괜히 나중에 저놈이 나와서 해코지할 수도 있다고, 절대 비밀로 해달라고 하더라고요.”

“그래···? 아무튼 막내 수고했어. 이번 건은 잘 하면 바로 승진도 가능하겠다.”


희수는 무언가 나를 의심하는 듯한 눈초리였다.

그녀는 지난번 나와의 수원 유흥주점에 있던 일 이후, 나에 대해 뭔가 의심의 끈을 놓지 않는 듯 보였다.


‘이거 곤란한데···.’


“근데, 그건 그렇고 이 새끼는 사람을 죽이고, 어떻게 아무렇지 않게 회사에 다니냐···.”


삼촌이 김진수의 프로필이 적힌 자료를 보며 혀끝을 찬다.


잡힌 김진수는 평범한 회사원.

회사에 알아본 결과 절대 그런 짓을 할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고, 평소에는 조용히 자기 할 일만 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아파트 이웃 주민들조차도, 연쇄 살인범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을 정도로 평소에는 조용히 지냈던 모양이다.


지금도 유치장에서 아무런 난동 없이, 조용히 앞만 바라보고 있었다.


“그럼, 이제 어떻게 되는 거예요. 저놈.”

“일단, 조사 좀 하고, 바로 검찰로 넘겨야지.”


삼촌이 자료를 넘기며 내게 말 한다.


“아마, 사형 나오겠죠?”

“그러기야 할 텐데··· 뭐, 사형이 선고 돼도 어차피 집행되지는 않으니까. 의미가 있나 싶다···”



###



그렇게 간단한 조사를 끝마치고, 구치소로 범인을 보내기 위해, 경찰서 밖으로 나간다.


워낙 유명한 사건이라 그런지, 이미 밖에는 수십 명의 기자들이 깔려 있었다.


양쪽에서 김진수를 호송하며 나오자, 기자들이 앞다퉈 김진수에게 묻는다.


“후회하지 않으십니까!”

“피해자 가족분들에게 할 말 없습니까?”


김진수가 잠시 멈춰, 악마 같은 웃음을 띠더니 기자들을 향해 이야기한다.


“으음··· 피해자 가족이요? 그러고 보니까, 그 20대쯤 되어 보이는 젊은 남자애는 죽일 때 살려달라고 나한테 싹싹 빌더라고요. 자기 어머니한테는 자기밖에 없다고, 제발 좀 살려달라고, 아하하하!!”


김진수의 악마 같은 웃음에, 앞다퉈 질문하던 기자들도 경악한다.


“미친 새끼···”

“진짜 악마다. 악마야···”


그러고는 잠시 하늘을 올려다보더니, 한마디 말을 더 한다.


“그런다고 살려주지도 않았을 텐데. ”


그때 갑자기 누군가가 소리를 지르며 김진수를 향해 달려온다.


“이, 이··· 개새끼야!!!”


달려온 여성의 손에는 칼 하나가 들려 있었다.


하지만 달려온 여성은 달려오던 도중 계단에서 넘어져 김진수에게 도달하지 못하고 그대로 쓰러졌다.


옆에 있던 다른 직원들이 서둘러 그녀에게 달려가, 가지고 있는 칼을 빼앗는다.


“어머니··· 마음은 알겠지만, 이렇게 하시면 안 돼요···”

“제발 나 좀 놔줘···! 내가 저 새끼 죽이고, 나도 죽을 거야!! 우리 아들, 내 아들 수현이 죽인 새끼하고 나 같은 하늘 아래서 못 살아!!! 내가 지옥 간다고 하더라도 저놈은 죽일 거야!!!”


‘피해자의 어머니인가···’


그녀뿐만이 아니었다.


오늘 그가 구치소로 옮겨지는 것을 보기 위해 그동안 그에게 당했던 피해자 가족들이 모두 모여, 그 상황을 보고 있었다.


결국 피해자의 어머니는 경찰에게 양팔을 잡혀 붙들려 나갔다.

그리고 삼촌은 그 모습을 씁쓸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구치소로 가는 법무부 차를 타기 전 기자가 마지막으로 김진수를 향해 묻는다.


“김진수 씨. 살인한 동기는 무엇입니까.”


김진수가 잠시 생각하더니, 이내 입을 연다.


“동기요? 글쎄요. 그냥 재밌어서 했습니다. 사람이 죽을 때 나한테 살려달라고 비는 게 너무 재밌더라고요.”


살인귀.

악마적인 대답이었다.

물어보던 기자들도, 이 악마 같은 모습에 도저히 더 질문을 할 수 없었고, 그는 그대로 법무부 차를 타고 자리를 떠났다.


“후우···”


한숨이 절로 나온다.

피해자를 지키려고 경찰이 있는 건지, 피의자를 지키려고 있는 건지도 이제는 헷갈릴 지경이었다.


그때 어디선가 싸우는 소리가 들려온다.


“야! 말 같지도 않은 소리 좀 하지 마!”


싸우는 소리가 있는 곳으로 가니, 그곳에는 삼촌과 다른 팀 형사 한 명이 싸우는 중이었다.


“아니, 반장님 그래도 칼까지 들었는데, 조사는 해야 하지 않습니까!”

“조사는 무슨 조사! 진짜 찌른 것도 아니고, 억울한 마음에 자식 잃은 부모가 그런 거 가지고 무슨 조사를 해! 얼른 안 풀어 드려!”


아마도 아까 칼을 들고 달려든 것 때문에, 조사를 하느냐 마느냐 하는 것 가지고 싸우는 모양이었다.


아직은 어려 보이는 경찰이 피해자 가족을 잡고 있던 손을 놓으며 이야기한다.


“하··· 나 이거 잘못돼도 내 책임 아닙니다. 전부 최 반장님이 책임지셔야 합니다.”

“내가 다 책임질 테니까, 얼른 놔드려! 나도 만약 내 자식이 저런 놈 손에 죽었다고 하면 아마 똑같이 했을 거야! 자식 죽인 놈하고 같은 하늘 아래 어떻게 살아!”


중년의 여성이 삼촌을 보고 고개를 한 번 숙이고는, 터덜터덜 초점 없는 눈빛으로 집으로 돌아간다.


‘자식 죽인 놈하고 같은 하늘 아래 못산다라···’




###


비번 날 아침.


평소 같으면 집에서 있어야 할 시간이었지만, 오늘은 사람이 없는 한적한 도로에 와 있다.


이 길은 차가 거의 다니지 않는 도로지만, 김진수가 있는 구치소에서 안단검찰청을 가려면 반드시 들려야 하는 곳이었다.


‘슬슬 올 시간이려나.’


처음 아파트 근처에서 삼촌을 만났을 때는 그냥 법의 처벌을 받게 놔두려고 했는데, 피해자의 어머니가 절규하는 모습을 보고 이제는 생각이 달라졌다.


그때, 저 멀리서 법무부라고 적혀 있는 차량이 다가온다.


가방에 있던 가면을 꺼내 쓰고, 차를 가로막는다.


운전자가 나를 보고는 급하게 멈춘 뒤, 차에서 나온다.


“뭡니까! 사고 날 뻔하지 않았습니까! 응? 뭐야 당신!”


운전자는 내가 쓰고 있는 가면을 보고는 뭔가 이상함을 느낀듯했다.


“미안하네. 잠시만 자고 일어나게나.”


운전자를 기절 시킨후 차 안으로 들어가 다른 직원들도 기절시킨다.


“다들 미안하네. 그리 잠시만 자고 일어나면 될 거야.”

“으악!!”


직원들이 모두 기절한 뒤, 차를 조용히 옆으로 주차하고, 가림막을 부순다.


역시나 가림막 뒤에는 김진수가 수갑을 찬 채 타고 있었다.


“일단 좀 맞고 시작하자.”


주먹에 힘을 빡 준다.


“야, 너 뭐 하는 새끼···”


그리고 김진수가 미처 다 말하기도 전에 구타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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