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마가 빌런을 너무 잘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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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연하게
그림/삽화
아아연하게
작품등록일 :
2024.08.07 22:04
최근연재일 :
2024.08.26 23:58
연재수 :
1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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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716
추천수 :
219
글자수 :
98,440

작성
24.08.21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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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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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13화

DUM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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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수야. 이미 넌 학교에서 약자로 낙인찍혀 있어. 평소 괴롭힌 애들은 이제 없다 하더라도, 그 약자라는 낙인을 벗겨내지 않는다면 누군가는 또 너를 괴롭힐 거야.”


여자건 남자건 상관없다.

특히나, 이 나이대의 애들은 한 번 약자로 인식되고 괴롭혀도 좋다고 인식된 아이들에게는 정말 잔혹하다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괴롭히기 마련이었다.


지수도 내가 한 말이 무슨 이야기 인지 이해했는지, 한참을 말없이 고민한다.

그러고는 마침내 입을 연다.


“··· ··· ···배울게요. 아니, 가르쳐 주세요. 저도 더 이상 당하고 살기 싫어요.”

“조금 힘들 거야. 괜찮겠어?”

“네, 괜찮아요. 더 이상 괴롭힘당하면서 살기는 싫어요.”


그녀의 눈빛은 그 어느 때보다 빛나고 있었다.


“그러면 바로 시작해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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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해. 손이 틀어졌다. 다시.”


-탁!


“다시!”


-탁!

“다시!! 주먹에 조금 더 힘을 넣어야 해. 어깨는 고정하고!”


그녀가 거의 숨이 끊어질 듯한 목소리로 내게 애원한다.


“스, 스승님··· 잠시만요···”


수련을 시작한 지 3일째, 그녀는 시간이 날 때마다 병원 뒤편 공원에서 내 지도에 따라 수련하고 있었다.


수련이라고 해도 거창한 건 아니었다.


일주일이라는 시간은 무언가를 대단하게 배울 수 있는 시간은 아니다.


그렇기에 내가 그녀에게 가르쳐줄 것은 주먹을 제대로 내지르는 것과 보법이었다.


‘이 둘만 제대로 익혀도, 여학생이라 해도 쉬이 만만히 볼 수 없지.’


“발 신경 안 쓰지. 그대로 정권 지르기 100번 추가!”

“아, 안 돼요!!”

그녀의 절규가 이어졌지만, 나는 신경 쓰지 않은 채 들고 있는 회초리로 그녀의 머리를 때리며, 그녀의 자세를 고쳐줬다.


“자, 빨리 다시 시작 안 하면 200번 추가야. 자, 다시 시작!”

“아, 알겠어요···! 하, 하나···!”




###


그렇게 마침내 일주일간의 지옥 같은 훈련을 끝내고, 마침내 그녀의 졸업시험의 날이 다가왔다.


“자, 시작.”


그녀가 정확히 다리와 허리 그리고 팔까지 모든 힘을 써가며, 주먹을 날린다.



“훌륭해. 일주일 동안 이정도면 정말 대단하네.”


정말 싸움이나 무공에 재능이 있던 건지, 지수는 일주일 동안 생각 외로 많은 발전을 이루어 내었다.


“··· 감사합니다. 스승님.”


물론 그 대가로 그녀의 몸과 얼굴은 일주일 만에 많이 거칠어졌다.


“표정은 전혀 감사하다는 표정이 아닌데? 아직 오늘 시간 좀 남았는데, 주먹 지르기 100번 더 하고 끝낼까?”

“아, 아니에요!! 정말 감사합니다! 스승님!”


그제야 지수의 표정이 정말 감사하다는 얼굴로 변한다.


나는 웃으며, 호흡을 가다듬고 있는 그녀에게 한 가지 선물을 건넸다.

“이건 내가 주는 선물.”


그녀의 몸을 통해 조금이지만, 내공을 불어 넣는다.


이런 식으로 내공을 주는 건 사실 성인은 불가능하지만, 그녀는 아직 몸이 완성되지 않은 아이였기에 가능했다.


내공을 받아들인 그녀가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내게 묻는다.


“이, 이게 뭐예요 스승님···”

“말했잖아. 선물이라고. 다만 그건 학교에서 싸움 보다는 정말 위급한 상황에서 사용해야 해. 알았지?”


일반적인 학교에서 학생 간에 싸움에서 내공을 썼다가는 까닥 잘못하면 사람이 죽는다.


나는 내 제자를 살인자로 만들 생각은 없었다.


마지막으로 하산하는 그녀에게 충고 하나를 건네준다.


“마지막으로 싸움에서는 절대 상대에게 약하게 보이면 안 된다. 무조건 기선을 제압해라. 알았지?”

그녀가 고개를 끄덕인다.


“네···!”

“자, 그럼, 하산이다. 제자야!”




###



다음날 마침내, 병원을 퇴원하고 처음 학교를 가는 날.


처음 등교 때만 하더라도, 있던 사건이 워낙 커서 다들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역시나 3교시쯤이 끝나자, 지수의 곁으로 누군가 찾아왔다.


“야, 한지수!”

“왜. 나한테 볼 일 있어?”


이렇게나 까칠하게 답 한 건 찾아온 사람이 민정으로, 민정은 평소 수빈과 함께 자신을 괴롭혔던 애들 중 한 명이었기 때문이다.

그 여섯 명만큼은 아니었지만, 민정도 꽤 자신을 자주 괴롭혔다.


“뭐? 볼 일 있냐고? 이게 진짜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네가 안 맞아서 정신이 나갔구나.”


민정이 당당해진 지수의 태도에 조금 당황한다.


“무슨 일인데, 나 지금 바빠. 볼 일 없으면 가.”

“야, 한지수 네가 최수빈하고 애들 전부 저주해서 그렇게 만든 거지?”

“그래. 내가 저주해서 걔네 전부 그렇게 된 거야. 그러니까 너도 조심해. 너도 저주 대상 중 하나니까.”


지수의 말에 민정의 손이 올라가 그녀의 머리채를 붙잡는다.


“뭐? 이 미친년이 진짜 병원에 있는 동안 어떻게 됐나!”


‘약하게 보이면 안 된다. 기선제압을 해라.’


지수가 잠시 심호흡하고는 일주일 동안 지겹게 했던 주먹 내지르기를 그대로 복습 한다.


‘보법에 신경 쓰고, 허리 힘과 팔 힘을 모두 한곳으로···’


-퍽!!

뺨이 아니라 죽빵.


여자들 싸움에서는 어지간하면 나오지 않는 펀치가 그대로, 민정의 오른쪽 얼굴에 직격한다.


그리고 지수는 멈추지 않고, 그대로 다시 주먹을 계속해서 그녀의 얼굴을 향해 내질렀다.


그동안 민정에게 맞았던 걸 모두 되돌려 주듯 그녀의 주먹은 멈출 생각을 하지 않았다.


-퍽! 퍽! 퍽!!


그렇게 5분쯤 지났을까.

민정이 결국 눈물을 흐른다.

“아악!!! 아아악!! 그, 그만··· 그만해···!!! 제발 그만해···!”


하지만, 지수의 주먹은 멈출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보고 있는 반 아이 중 누구도 그녀를 말릴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렇게 십여 대쯤 더 때렸을까.

민정의 얼굴이 퉁퉁 붓고, 코피가 흐른다.

그러고는 이내 울음을 터트린다.


“미, 미안해···! 하으윽···!! 다, 다시는 안 그럴 테니까··· 이제 제발 그만···”


그제야 지수의 주먹이 멈춘다.


준혁이 준 내공은 전혀 사용하지 않은 체, 그저 일주일 동안 배운 것만으로 그녀를 때렸다.


그래야 진정 자신이 이긴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거로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지수가 자리로 돌아가 여기저기까진 자기 주먹을 휴지로 닦는다.


‘내, 내가··· 해냈어···!’


그동안 몇 달 동안 맞은 걸 오롯이 되돌려 준 기분은 너무나도 상쾌했다.


사람을 이렇게도 때렸는데, 기분이 상쾌한 자신이 조금 이상하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그녀도 알고 있었다.

이제 그녀에게 찍혀있던 약자라는 낙인은 이제 지워졌다는 것을.




##



“이 새끼들 이거 어떻게 자꾸 단속을 알고 피해 가는 거지?”


밖에 나갔다 온 삼촌이 짜증을 잔뜩 낸다.


“무슨 일이세요.”

“아니, 자꾸 술집 쪽에 단속을 가는데, 이 새끼들이 미리 알고 있는 건지 대비가 다 되어있네.”

“흐음··· 그래요?”


내부에 누가 정보를 주는 스파이가 있나 하고 의심하려고 할 때쯤 갑자기 스피커가 요란하게 울린다.


“코드 1 발생. 긴급 출동 바람. 사원 4동 34-2번지 살인 사건 발생.”


누가 먼저라고 말할 것도 없이 형사팀 모두가 짐을 챙겨 서둘러 밖으로 나간다.


“벌써 몇 번째에요. 이게, 이번 달에만 두 번째 아니에요?”


회수가 운전하며 표정을 찌푸린다.


“그러게. 하아, 설마 이번에도 또 그건가···”


아마 삼촌이 이야기하는 그거라는 건 무차별 연쇄 살인을 말하는 것일 것이다.


한국의 고담 시티라고 불리는 안단시.


살인 범죄 1위.

절도 범죄 1위.

사기 범죄 1위.


범죄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 도시였지만, 그래도 대부분 범죄에는 이유가 있었다.


싸움으로 인한 살인.

돈으로 인한 살인.

권력으로 인한 살인.


이런 살인은 무림에서 특히나 마교에서는 하루에도 몇 건씩 일어났다.


하지만, 이런 마교에서 조차도 반드시 벌하는 살인의 유형이 있었다.


바로 이유가 없는 살인.


무림에서 가장 사람이 많이 죽어 나가는 마교에서 조차도 이유가 없는 살인은 금기시되었다.


그런데 최근, 이 이유가 없는 무차별 살인이 안단시에서 계속 발생하고 있었다.


최근 다섯 달간 가해자가 잡히지 않은, 살인이 벌써 이걸로 일곱 건째였다.


사건 현장에 도착하니, 이미 피해자는 과다 출혈로 사망 상태였고, 역시나 이번에도 같은 형태의 범죄였다.


증거 채집을 위해 피해자의 시신의 사진을 찍는다.


역시 사람을 한두 번 죽여본 솜씨가 아니다.

피해자가 칼에 찔린 부위는 정확히 급소였다.


‘이것 봐라···’


“이거, 죽이려고 들어온 거네요. 그리고 살인을 한 번 해본 놈이 아니에요.”


삼촌의 표정이 좋지 않아진다.


“네 생각도 그러냐. 여기 찔린 장소. 이거, 홧김에 찌른 부위가 절대 아니야. 이건 죽이려고 고의로 들어온 거지. 어떤 미친 새끼인지 진짜···”





###



도경이 앞에 서서 사건을 브리핑한다.


“이번 사건 피해자는 40대 남성. 직업은 회사원으로 주변에 원한을 맺는다든지 하는 건 없었습니다.”

“역시, 이번에도 인가···”


삼촌이 최근 다섯 달 범임이 잡히지 않은 안단시 내의 살인 사건들을 쭉 펼쳐보며 중얼거린다.


“그리고 역시 이번에도, 지난번 사건 피해자들과의 이번 피해자와의 연관성도 전혀 없습니다.”


도경이 화이트보드에 피해자들의 사진을 붙이며 이야기한다.


“60대 남성, 40대 여성, 20대 남성, 30대 여성, 40대 남성, 50대 남성까지 특정 연령이나 직업을 대상으로 한 것도 아닙니다. 거기에 다들 주변에 원한을 맺을만한 행동을 한 것도 없었고, 부채 관계도 깨끗했습니다.”

“그저 재미로 살인하는 놈인 거 아닐까요.”


희수의 질문에 도경이 고개를 끄덕인다.


“지금으로서는 그 확률이 제일 높아. 범인은 소시오패스 성향을 가진 그저 자신의 재미나 쾌락을 위해 살인을 저지르는 놈일 거야.”


도경이 자리로 가 안고 삼촌이 이어서 윤석에게 묻는다.


“윤석아, 근처 CCTV는 전부 분석한 거야?”

“··· ··· 네. 아직 아무것도 안 나왔습니다.”


삼촌이 다시 머리를 싸맨다.


“하아··· 이거 쉽지 않네. 증거가 어떻게 이렇게 하나도 안 나오지.”


하지만 그렇다고 여기 이러고 앉아 있는다고 범인이 자수하러 오는 것도 아니다.

더 피해자가 나오기 전에 범인을 잡아야 한다.


삼촌이 팀원들의 사기를 최대한 끌어 올린다.


“일단, 다들 최대한 탐문수사부터 시작해서, 당분간은 이 사건에 집중한다. 알았지? 더 이상 피해자가 나오면 절대 안 돼 알았지!”

“네!”


다들 회의가 끝나자마자 서둘러 움직인다.


‘연쇄 살인범이라···’




###




안단시 연쇄 살인 사건.


이런 사건의 범인을 빨리 쫓는 법을 알고 있다.

CCTV도 좋지만, 이런 경우에는 범인이 계획적으로 최대한 CCTV를 피해 움직이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그렇기에 무림에서 쓰는 방법을 사용해서 잡는 편이 좋았다.


피 냄새를 쫓아야 한다.


살인에 익숙한 자들에게 나는 피 냄새가 있다.


무림에서 그 피 냄새가 가장 진하게 났던 게 나였기에 그 냄새를 쫓는 것 또한 그 누구보다 잘했다.


‘어디 한 번 어디서 피 냄새가 나나 볼까···’








작가의말

수정 전 원고가 잘못 올라가서 원고 수정 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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