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권력급 휠체어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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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천맨
작품등록일 :
2024.08.14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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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0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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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4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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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감한 청년

DUMMY

크게 아프진 않았다.


신체강화는 생각보다 쓸만했다.


안심 안전벨트 덕에 휠체어 밖으로 튕겨나와 능력을 잃지도 않았다.


잃은건 그저 나의 존엄 뿐이다.


계단을 구르며 난 큰 소리에 원룸 주민들이 계단으로 몰려와 나를 내려다 보고있다.


"괜찮아요, 휠체어가 익숙하지 않아서... 저 이래뵈도 꽤 튼튼 합니다. 놀라셨을텐데 들어들 가세요."


헙.


누군가 입을 막고 고개를 돌렸다.


그런거 아니라고. 진짜 괜찮다고.


나는 일어나기 위해 낑낑거렸지만 생각보다 어려웠다.


보다 못한 어떤 아저씨가 나를 일으켜 세웠다.


"감사합니다..."


"도와 줄게요. 내려가려는 겁니까?"


"예... 무거우실텐데 죄송합니다."


"아닙니다. 같은 원룸 사는 이웃인데 돕고 살아야죠."


"...사실 이 휠체어는 제 각성능력입니다. 언제든 휠체어에서 일어날 수 있지만 일어나면 모든 힘을 잃게 되죠. 그래서 억지로 타고있는 거에요. 그러니 사실 도와주실 필요도 없습니다."


난 허심탄회하게 진실을 털어놨다.


이딴 병신같은 능력, 비밀이고 나발이고도 없다.


그런데...


"어흑."


고개를 돌려 뒤를 돌아보니 어떤 아주머니가 입을 막고 오열하고 있었다.


아 시발.


"허윽, 흑. 학생. 알겠어. 참, 참, 사람이 밝네. 응. 그거면 됐지. 흑."


"......"


난 그냥 입을 다물었다.


어느덧 1층까지 온 나는 아저씨와 아주머니에게 까딱 목례를 했다.


그들은 눈가를 훔치며 내게 손을 흔들어 줬다.


외출 난이도 실화냐?


어쨌든 집 밖으로 나온 나는 또 한번 머리가 새하얘졌다.


헌터협회까진 직선거리로만 2km가 넘는다.


거기까지 어떻게 가야하지?


이 끼릭거리는 휠체어를 열심히 밀고 가야하나?


그래도 다행인건 게이트니 던전이니 탑이니 빌런이니 지랄을 해도 한국의 인프라가 크게 망가지진 않았다는거다.


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가면 되겠지.


제일 가까운건 역시 지하철이었다.


버스는 시발 세번을 갈아 타라는데 그냥 욕이 나온다.


어쨌든 지하철은 의외로 나쁘지 않았다.


휠체어를 타고 이동하는데 큰 불편함이 없었달까.


사람들도 흘깃 쳐다보기만 할 뿐 나에게 별 관심을 주지 않았다.


그렇게 지하철에 올라 무탈히 이동하던중 이변이 일어났다.


"씨발 좆같은 세상!!!"


내가 외친게 아니다.


이번에 탄 새끼가 갑자기 지랄한거다.


"???"


일순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됐고 놈은 잘됐다는듯 더 목소리를 높였다.


"능력 좀 썼다고 33년을 쳐박는게 말이 돼? 씨발, 막 각성해서 컨트롤도 못했는데 사람을 범죄자로 만들어? 그래. 늬들이 원하는 범죄자, 내가 되줄게."


탕!


"꺄아아아악!!!"


놈은 허공에 총을 쏜 뒤 한쪽 손을 운전실 쪽을 향해 펼치곤 뭔가 능력을 발동했다.


쿠그그그극. 카앙!!!


순간 뭔가 들려선 안될것 같은 뒤틀리는 파열음과 함께 열차가 멈춰서버렸다.


미친, 정확히는 우리가 탄 칸이 운전실과 분리된 것이다!


"씨발, 다 동작 그만."


"히이익."


놈이 총을 쥔 손으로 시민들을 위협했고 사람들은 어쩔 줄 몰라했다.


시발, 저만한 능력자가 왜 이런 개지랄을 떠는거지?


염동력인지 자력인지 뭔지 모르겠지만 저정도 능력과 출력이면 대충 살아도 인생 이지모드다.


역시 와꾸가 문제인가?


성격파탄으로 좆같은 범죄를 저지를것 같은 와꾸긴 하다.


조상님들이 괜히 고구려 호박도에 '관상은 과학이다' 라는 말을 적어놓은게 아니다.


"부천 지하철 테러범..."


"킥, 씨발. 테러는 지랄. 이게 테러지. 그때 난 힘을 막 각성한 상태였다고. 근데 사람을 괴물 범죄자 취급해? 잘못됐지? 잘못됐잖아. 그래 안그래!!!"


"꺄아아악!"


씨발 잘못된건 네 대가리 같은데.


나는 병신같은 능력을 각성했어도 저런 개지랄 범죄를 일으킬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어쨌든 저 정신 이상자 놈은 괜한 여자를 붙잡고 대가리에 총을 들이밀며 공감을 강요하고 있었다.


"미친 새끼. 사회에 민폐만 끼치는 버러지 같은 놈."


"...?"


일순 주위가 조용해 졌다.


뭐지? 난 주변을 둘러봤다. 대체 누가 저 미친 테러범을 자극하는거지?


빌런이 빡돌아서 마구 쏴죽이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하지만 이상하다.


왜 다들 날 쳐다보는거지?


[ 능력이 향상 되었습니다. ]


[ 급발진 ]

사용자의 음성으로 종종 속마음을 대신 재생해줍니다.

놀라운 속도로 짧은 거리를 돌진할 수 있습니다.


"아."


"미친새끼? 미친새끼라고? 사회에, 뭐? 버러지? 이 장애인 새끼가 지금 뭐라고? 너 일로 와바. 와!!!"


철컥.


놈이 나를 향해 총구를 들이밀었다.


씨발.


그냥 아주 좆됐다.


"안와? 안오면 셋 셀때마다 한명씩 죽인다. 일단 이년 대가리부터 날려주지. 3..."


"사, 살려주세요... 제발..."


"...간다."


끼릭끼릭.


나는 바퀴를 굴리며 생각했다.


살 수 있을까?


솔직히 안될거 같다.


총은 좆밥 상대로는 무적이다.


게다가 직선거리에 피할 곳도 없다.


앉은 상태에선 더더욱.


그럼 할 수 있는건?


'발악.'


해 보는 수 밖에.


딱 한대, 딱 한대만 맞추면 이길 수 있다.


아마 높은 확률로 죽겠지만...


발악이란 그런 것이다.


인협형님. 제게 힘을 주십시오.


"급발진! 안심봉!"


나는 급발진을 사용하며 안심봉을 외쳤다.


순간 휠체어가 물리법칙을 무시한듯한 가속도로 나아가며 묵직한 안심봉이 손에 잡혔다.


"ㅁ,뭣! 왜 내 능력이...!"


탕!


미친새끼. 존나 잘 쏘네...


놈은 당황한 와중에도 정확히 내 심장을 쐈고-


난 죽는 와중에도 놈의 대가리를 후려쳤다.


갈때 가더라도 곱게 가진 않는다.


그것이 분노로 살아가는 사나이에게 걸맞는 최후다.


그렇게 나는 인협 형님의 말을 새기며 눈을 감았...


...어야 할텐데.


뭐지.


왜 안죽었지?


분명 심장에 충격이 있었는데...


나는 설마 하는 심정으로 가슴팍을 내려다 봤다.


탄흔. 분명 총탄은 내 가슴을 때렸다.


하지만 관통하진 못했다.


'안심 안전벨트...?'


안심 안전벨트가 스킬 설명대로 불의의 상황에서 나를 지켜준 것이다.


이 미친 새끼. 왜 일 잘함?


천운이다.


천운이 따랐다.


나는 그제서야 가슴을 부여잡고 숨을 들이쉬었다.


살아남았다...


그래. 그거면 된거다.


그때였다.


짝. 짝짝짝짝.


난데없이 박수소리와 함성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와아아아아!!!"


"빌런을 해치웠어...!"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흑, 덕분에 살았어요."


"세상에 저런 용기라니... 당신은 진정한 영웅입니다."


"사지 멀쩡한 내가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했단 사실에 부끄러워 지는군..."


하.


썩 나쁘지 않은 기분이다.


그러던 중 빌런이 총을 겨눴던 여자가 내게 다가왔다.


"정말 감사드려요. 용기 있게 나서주셔서 모두를 구하셨어요. 혹시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연락처를 알 수 있을까요? 언제 제대로 사례 드리고 싶어요."


"아아, 아닙니다. 저는 딱히 그런걸..."


이제 보니 꽤 내 취향의 얼굴과 몸매를 한 여자였다.


"...바라는건 아니지만 그렇게 해야 마음이 편하시다면야..."


"오~ 오오오오~!"


오~ 는 지랄.


지켜보던 사람들이 갑자기 축제라도 벌일 것처럼 기뻐하며 발작하기 시작했다.


이거 아무래도 오늘은 헌터 협회에 갈 수 없을것 같다.


괜히 여기 남아있다간 또 뒤처리니 뭐니 조사니 뭐니 잔뜩 귀찮아 지겠지.


어차피 증인도 많고 앞뒤상황 다 조사한 뒤 사실확인을 위해 부르면 그때 내가 했다고만 해주면 된다.


그럼 포상금 같은것만 받고 깔끔하게 끝낼 수 있겠지.


귀찮은건 사절이다.


특히 휠체어를 타게 되니 이동 자체가 귀찮아졌다.


그나마 지하철이 반파된 곳 근처에 역이 있어서 빠져나오긴 금방 빠져나올 수 있었다.


근데 시발 이거 집까진 또 언제 가냐.


에휴, 적응도 할 겸 집까진 그냥 걸어, 아니 휠체어 타고 가자.


끼릭 끼릭.


시발. 이 좆같은 끼릭 소리가 왜 갑자기 정겨운거냐.


그렇게 난 지도를 보며 한참만에 집까지 찾아올 수 있었다.


"인간적으로 플라잉 체어맨이나 점핑 체어맨은 줘라 진짜."


존나 난감하다고 이거.


이 씨발 스테어(stairs) 인간 역사의 악의 축.


난 보기만 해도 한숨 나오는 계단 앞에서 한참을 우두커니 앉아있다가 마음을 다잡았다.


그래, 분노다.


내 분노가 고작 여기서 꺾일만큼 허접한 분노인가? 아니다.


내가 품은 분노는 계단조차 극복 못 할 가벼운 분노가 아니다.


그렇게 상체의 힘 만으로 기어서라도 계단을 극복하려던 순간.


"철민 청년?"


뒤쪽에서 든든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500kg짜리 곰이랑 맞다이 떠도 이길 수 있을것 같은 피지컬, 백인협 형님이다.


"인협 형님..."


"그래, 철민 청년. 계단 때문에 못올라가고 있었나? 마침 잘 됐군. 오늘 상체 운동이 좀 부족했다 싶더라니."


번쩍.


그는 그렇게 말하며 나를 휠체어채로 들어올렸다.


?


뭐지? 버근가?


휠체어 무게는 몰라도 내 몸무게는 80kg이다.


이걸 휠체어채로 가볍게 들어올린다고? 제대로 된 자세도 안나올텐데?


설마...


"형님, 각성자셨습니까?"


"하하, 형님이라니. 그냥 보통 평범한 각성자야. 거 왜, 쇠질만 죽어라 하는 각성자들 있지않나. 그런거지."


시발 어쩐지.


문 앞에서 내려다 보는 모습을 보는 순간 정신이 맑아지고 예의범절이 자동으로 탑재되던 이유가 있었다.


사실 모든 인간은 각성자가 될 수 있다.


어떻게? 좆빠지게 노력하면.


마나밀도가 높은 지역에서 죽어라 노력하면 된다. 그게 끝이다.


다만 그런 각성자들은 특별한 능력을 얻는게 아니라 육체적 능력만 올라간다.


그리고 그 성장속도는 가히 절망적일 정도다.


사람들이 괜히 특수능력을 각성하길 기도하는게 아니다.


심지어 마나밀도가 높은 지역에서 수련해야 하는데 이런곳은 보통 위험한 곳이라 보면 된다.


던전이든 게이트 내부든 정체불명의 탑 근처든 뭔가 좆같은 일이 일어날 만한 곳 말이다.


결론적으로 백인협 형님은 당장의 내가 어떻게 깝쳐볼 수 없을 정도의 강자다.


분노 조절 잘한 과거의 나를 칭찬하도록 하자.


"자, 다 왔네. 철민동생, 그래도 뭔가 좋은 쪽으로 바뀐것 같군. 바로 그런 자세일세. 다음에 또 보세나."


"예, 감사합니다. 쉬십시오."


나는 지랄 난장판이 된 집으로 다시 돌아왔다.


아, 갑자기 분노가.


나는 분노를 가라앉히기 위해 폰을 들었다.


이럴땐 무지성 쇼츠시청이 최고다.


그런데 무시 못할 쇼츠가 떴다.


'33년만에 출소한 A급 빌런 매드매그닛(Mad Magnet) 의문의 휠체어 괴인에게 살해당하다?'


이건 뭔...


영웅이라매 씨발롬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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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감한 청년 24.08.14 61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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