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권력급 휠체어를 얻었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역천맨
작품등록일 :
2024.08.14 11:43
최근연재일 :
2024.09.10 10:08
연재수 :
15 회
조회수 :
650
추천수 :
7
글자수 :
75,728

작성
24.08.27 10:12
조회
40
추천
0
글자
13쪽

인연

DUMMY

모든것이 느리고 또렷하게 보였다.


내 머리통보다 커다란 주먹이 나를 향해 날아온다.


일순 머릿속이 새햐앟게 변해버렸다.


죽음.


죽음이 다가오고 있었다.


'방탄체어는...'


저정도 물리력과 질량을 막을 순 없을것 같다.


다만 해 보는 수 밖에 없다.


안되면? 머리통이 깨져서 깔끔하게 뒤지겠지...


다만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데, 스킬을 쓸 수 있을까?


목숨이 걸린 0.01초의 찰나의 순간에 언제 육성을 내뱉고 있는단 말인가.


'방탄체어!!!'

마음속으로 그 어느때보다 간절히 외치자 다행히 스킬은 발동됐다.


하지만...


콰창!


무슨 볼링공 맞은 유리창처럼 개작살이 나버리는 쉴드.


아.


인생.


남 뒤지건 말건 그냥 깝치지 말걸.


뭐한다고 히어로 같은걸 한다고...


그런 짧은 후회와 함께 나는 공중을 날았다.


만화영화 속에서나 주먹에 맞고 날아가 벽을 부수면 사람보다 벽을 걱정해야 겠지만 현실에선 사람이 살짝 떠오를 정도로만 맞아도 골절과 장기파열, 내출혈로 죽는다.


그러니 주먹에 맞고 하늘을 수평으로 날아간 나는 어떻게 되었을까?


놀랍게도 나는 멀쩡했다.


애초에 대가리가 뭉게졌으면 의식 자체가 끊겼겠지.


"하악, 돼, 됐다...!"


엥?


나는 고개를 돌려 목소리가 들린 곳을 바라봤다.


그곳엔 '어, 어떡해!' 하며 비명을 질렀던 여자가 내쪽으로 손을 뻗은채 부들거리고 있었다.


"제, 제 능력이에요! 염동력! 근데 이제 더는 못 써요! 너, 너무 힘들어...!"


허, 모든 힘을 쥐어짜내 날 구한건가.


염동력은 조작 난이도가 너무 높고 출력도 낮아서 일상생활 외엔 별 도움 안되는 쓰레기 능력이라는게 정설이다.


그런 잉여 능력으로 공중에 뜬 내가 주먹에 맞기 직전 나를 끌어당겨 주다니.


보통 힘든게 아닐텐데?


확실히 그녀는 창백한 안색으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중요한건 어쨌든 살았다는거다.


잡생각은 여기까지다.


콜드맨이 잠깐 놈의 어그로를 끄는 동안 나는 잉여 히어로들을 향해 외쳤다.


"다들 물러나요! 우린 방해만 됩니다!"


"그, 그럼 어떡하죠? 저흰 뭘 할수 있죠?"


"팝콘, 아니 일단 게이트 밖으로 나가요! 나가서 지원 요청하세요!


내 말에 나머지 히어로들이 날 구해준 여자를 챙겨 게이트쪽을 향해 달렸다.


나는 날 도와줬던 히어로에게 눈빛으로 감사를 전하고 나도 게이트를 향했다.


아니, 그랬을 것이다.


시스템창이 뜨지 않았더라면.


[ 능력이 향상 되었습니다. ]


[ 공감 강요 ]

대상에게 공감을 강요할 수 있습니다.

대상은 '공감' 상태가 되며 공감상태에서는 일시적으로 하체를 사용할 수 없습니다.

생각만으로 발동 가능합니다.


"...!!!"


이런 미친 군중제어기!


상대방을 강제로 하반신 마비로 만들어 버리는 스킬이라니!


심지어 대부분의 상대는 나처럼 휠체어가 없다...!


즉, 볼썽사납게 쓰러지게 된다는거다.


이게 있으면 콜드맨을 도울 수 있다!


내가 갑자기 뒤를 돌자 염동력을 다루던 히어로가 소리쳤다.


"어, 어디 가시는 거에요!? 도망가라면서요!"


"콜드맨에게 도움이 될 방법이 생겼습니다. 먼저 빠져나가세요!"


"하, 하지만..."


"전 괜찮아요. 한 대 맞은것도 휠체어가 맞은거라 거의 다 회복 됐습니다. 빨리 가세요! 위험하니까!"


"...유,윤세연이에요. 그쪽은요?"


"김철민 입니다. 나가서 봅시다!"


끼리릭. 끼리릭.


난 끼리릭 소리를 내는 휠체어를 이끌고 콜드맨에게 되돌아갔다.


나머지 히어로들은 무사히 잘 빠져 나간것 같군.


그럼 신스킬을 시험해 볼때다.


'공감 강요!'


나는 보스를 향해 손을 뻗고 속마음과 한참 다른 말을 내뱉었다.


공감 강요는 하나도 간지가 안나잖아?


"꿇어라!!!"


"크륵!?"


"!?"


쿠웅!


갑자기 몸을 가누지 못하고 쓰러지는 보스 오크, 콜드맨은 내쪽을 잠깐 흘겨보고 즉시 놈의 등판으로 올라섰다.


역시 A급, 상황을 판단하는 속도가 남다르다.


"하아아아아!"


콜드맨이 기합과 함께 자신의 힘을 쏟아내기 시작하자 서슬퍼런 냉기가 폭발적으로 쏟아지며 순식간의 놈의 전신을 뒤덮어 버리는걸로도 모자라 내쪽까지 한기가 몰아쳤다.


'와 씨발, 이게 A급의 진심인가.'


저걸 가까이서 맞으면 어떻게 될까?


잘은 몰라도 나는 1초만 맞아도 즉사다.


[ 능력이 향상되었습니다. ]


[ 냉기 저항 ]

냉기에 소폭 저항력을 얻습니다.


시발. 바로 반박 해버리네.


이젠 5초는 버티겠군...


저걸 처맞고 5초 버티면 그 자체로 기네스 감이다.


무슨 액체 질소를 퍼붓는것 같네.


딱 5초 지났는데 오크는 냉동 고등어마냥 꽁꽁 얼어붙어 버렸다.


"제 검은 무시하고 끝장내세요!"


내 말에 콜드맨이 방망이를 들어 놈의 등짝에 박힌 내 검 손잡이를 망치로 못을 박듯 수직으로 내리쳤다.


쩌적!!!


등짝에 꽂힌 검을 중심으로 균열이 일어나며 완전히 박살나버린 보스 오크.


콜드맨이 후우 하고 한숨을 내쉬며 다가왔다.


단, 능력을 막 쓴 참이라 그런지 너무 가까이 다가오진 않았다.


배려심 뭐냐고.


"감사합니다. 덕분에 쉽게 잡았습니다. 이놈 이거 B급 게이트 보스 치고 너무 강하네요. 제 오판때문에 사고가 날 뻔 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이걸 사과를 해? 인성마저 goat이신 겁니까.


나도 질 순 없지.


"아닙니다. 오히려 제대로 된 도움을 못드려서 죄송합니다. 콜드맨님이 없었으면 오히려 저놈이 게이트 밖으로 빠져나와 더 큰 피해가 생겼겠죠. 고생 많으셨습니다."


"예, 어쨌든 정리도 끝났으니 나가도록 하죠. 뒷정리는 처리반에 맡기고 나갑시다."


"넵."


나는 선선히 고개를 끄덕이며 콜드맨을 따라갔다.


이거 A급은 금방 딸 줄 알았더니 등급이 보단 본연의 강함이 훨씬 중요한듯 싶다.


사일런트베놈은 암살 및 여러 능력치가 합쳐져 B+ 였고 매드매그닛은 특유의 출력과 범위 하나만으로 A급을 먹었었지.


그럼 난 뭘까? 나는 A급이 되면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있을까.


"......"


왜 기대보다 걱정이 더 앞서는거지?


나는 애써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털어버리고 게이트 밖으로 나왔다.


밖으로 나오니 먼저 나갔던 히어로들이 다가와 고생했다느니, 덕분에 살았다느니, 히어로의 귀감이라느니 하며 유난을 떨었다.


나는 적당히 의도된 겸손으로 너스레를 떨어주고 그 중 염동력자 윤세연에게 감사를 전했다.


"감사합니다 세연씨. 세연씨가 아니었으면 꼼짝없이 죽었을거에요. 경황이 없어서 제대로 감사를 못드렸는데... 정말 감사합니다. 절 구하느라 힘을 다 쓰셔서 본인이 위험에 처할 수도 있었을 텐데..."


"아, 아니에요. 철민씨. 사람 구하려고 히어로가 됐는걸요... 오히려 제 능력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돼서 정말 다행이에요. 펴, 평소엔 나무 위에서 못내려 오는 고양이 구하는 데나 썼는데..."


"오오오~ 분위기 뭐야~! 둘이 벌써 통성명도 했어?"


아 지랄 진짜.


도대체가 뭐 여자랑 말도 못하겠어.


다른 히어로들이 아주 물개박수 치고 지랄이 나버렸다.


나는 그 틈에 내가 구했던 히어로에게 안부를 물었다.


물 들어올때 노 저으라고 이목이 쏠릴때 인성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날 찬양하는 여론을 만들 수 있겠지.


티끌 모아 태산이다.


"몸은 좀 어떠세요? 혹시 어디 다치진 않으셨나요?"


"아, 저는 괜찮습니다. 구해주셔서 덕분에 멀쩡해요. 어우, 무슨 트럭이 달려든다는게 이런거구나 싶더라구요. 진짜 이세계 전생하는줄 알았습니다."


히어로는 히어론가.


죽다 살아나서 이런 농담을 치다니.


어쨌든 게이트 소동은 이렇게 일단락 났다.


우리는 처리반에게 사건 현장을 인계하고 무슨 정부 관련자에게 이것저것 게이트 내외부의 몬스터와 전투상황 등에 대해 제각각 진술하고 헤어졌다.


이런 데이터들을 모아 무슨 빅 데이터를 만든다나 뭐라나.


아, 그 와중에 콜드맨이 게이트 난이도가 최소 B+급은 될거라고 강력히 주장했다.


세연씨를 비롯한 나머지 히어로들도 무슨 3페이즈 까지 날뛰던 보스에 대해 진술했으니 게이트 공략 보너스라던가 더 나오지 않으려나.


어쨌든 시간이 묘하게 끌려서 연지씨에게 다시 연락하기엔 조금 애매해졌다.


나는 사건 해결 별일 없이 끝났고 연지씨는 잘 들어갔냐는 문자 정도만 보내놓도록 하자.


대기중인 윤기사를 통해 임시 숙소로 돌아가며 나는 생각에 잠겼다.


기존의 원룸은... 아무래도 다시 가기는 좀 그렇다.


내가 거기 있으면 괜히 또 테러하겠다고 깝치는 놈들 나올거 같아.


크게 정든것도 없으니 지금이 정리하기 딱 좋을 시기다.


저가형 원룸 치고 수상할 정도로 마음 여리고 인성 좋은 사람들이 가득했는데 나중에 그 근처에서 사고 터지면 내가 빠르게 뛰어가도록 하자.


백인협 형님은... 뭐 언젠가 다시 만날날이 있겠지.


원래 사나이들은 사소한 연락에 연연하지 않는다.


한번 우정을 나눴다면 10년만에 만나도 하루만에 다시 만나는 것처럼 구는것이 사나이다.


친구들 연락은 이것저것 많이 오고 있긴 한데 대충 무시했다.


언젠가 만날 날이 있겠지.


구태여 내가 만나려 하지 않아도 만나게 될 것이다.


이 씹새들 언제 한번 사건 현장에 기어나와서 응원봉 흔들면서 지랄할게 뻔하다.


그러니 단톡방엔 '형 ㅈㄴ바쁘다 ㄹㅇㅋㅋ' 정도만 보내줬다.


히어로즈 앱을 보니 메세지가 몇 개 와있었다.


하나는 내가 목숨을 구해준 이름모를 히어로 청년.


감사인사인데... 무슨 부담스럽게 사례를 하고싶다해서 극구 사양했다.


시발 뭔 사례야 사내새끼가.


그냥 건강하고 강하게 잘 살아가렴.


부모님께 효도도 하고.


그거면 된다.


그나저나 새로 얻은, 적에게 하반신 마비를 유발하는 '공감 강요' 스킬의 효과는 존나 강력했다.


이정도 능력이라면 콜드맨처럼 미친 전투력이 아니어도 종합 능력치로 A급을 찍을 수 있을 것이다.


빌런새끼들한테 갈겨주면 아주 똥을 싸겠지.


실제로도 지리지 않을까?


보스 오크야 콜드맨이 얼려서 지리는 꼴을 보진 못했지만 일시적으로 하체를 사용할 수 없다는 설명을 보니 괄약근도 사용 못하는게 아닐까 싶다.


다만 쿨타임이 최소 12시간이 넘을 정도로 무지막지하게 길고, 대상이 누구냐에 따라서 지속시간이나 적용 유무가 천차만별일 거라는 느낌이 온다.


이런 사기적인 능력에 그런 제한이 없으면 말이 안되는 거겠지.


그밖에 남는 시간동안 에고서칭을 위해 인터넷 커뮤와 히어로즈 앱에 내 이름을 넣고 검색을 돌렸다.


에고서칭은 타인의 시선으로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위한 가장 효율적인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체어맨 검색.'


하지만 딱히 새로운 내용은 딱히 없었다.


뭐 게이트 하나 처리했다고 여론이 요동치고 인기가 폭발적으로 올라가고 그런건 없겠지.


그래도 사람들 사이의 평판은 신경쓰인다.


솔직히 궁금하잖아.


능력도 전례없이 독특하고 나름 상당한 활약을 펼치고 있으니까.


어쨌든 당장엔 뭐가 없다.


임시 숙소에 도착해서도 딱히 별다른건 없었다.


히어로 전용 음식배달이 있길래 시켜봤지만 딱히 특별할건 없었다.


상당히 큰 화장실에서 샤워한번 조지고 다시 핸드폰이나 들었다.


아 맞다 연지가 건내준 사례금...


뭐 돈이 중요한건 아니니까 행운 부적처럼 간직하자.


두께도 얇은걸 봐선 큰 거 한장, 천만원짜리 수표 그런 느낌이다.


돈은 당장에 쓸곳을 못 찾을 정도로 충분히 많다.


부모님이야 히어로가 되면 자동으로 가족친지를 케어해 주더라고.


당장 급한게 아니면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그러니 이 사례금은 비닐랩으로 감아 품속에 고이 간직했다.


괜히 열어버리면 행운이 달아날지도 모른다.


그러다 날 구해준 세연이라는 히어로가 생각나 히어로즈 앱을 뒤적였다.


윤세연.

C+급 히어로.

염동력.


데뷔는 몇년 전에 했지만 염동력 특유의 낮은 출력과 떨어지는 정밀성 때문에 딱히 대단한 활약은 못하고 있다.


지닌 활동 경력 대부분이 저등급 게이트 처리 수준.


염동력 활용 수준이 본인 입으로도 고양이 구출 정도라고 했었지.


그런데도 불구하고 히어로 활동을 하고 있는게 조금 대견하다.


총기만 잘 다루면 나름 B급 게이트나 던전, 빌런을 상대로는 분전할 수 있으니까 어떻게 보면 총기 전문가이자 시가전의 달인인 셈.


어쨌든 그녀는 내 목숨을 구해줬다.


염동력같은 구닥다리 능력으로 공중에 뜬 나를 잡아끌려면 정말 탈진할 정도로 모든 힘을 쥐어짜야 하는 것이다.


이는 마치 총 든 매드매그닛 앞에서 휠체어 타고 자살돌격을 펼친 내 활약과 각오에 비견될 수준.


그러니 연지가 내게 한것처럼 나 또한 사례를 할 필요가 있다.


남자가 사례한다고 할 때는 한사코 거절하더니 내로남불 아니냐고?


맞다.


맞으면 어쩔건데.


돈 많고 능력 있는 나는 남자랑 엮이지 않아도 된다.


그것이 세상의 진리다.


그러려고 돈 버는거라고...!


어쨌든 세연씨랑은 내일 연락 해보자.


지금은 좀... 피곤하니까.


나는 그렇게 휠체어의 각도를 뒤로 살짝 젖혔다.


꿀잠의 시간이다.


하지만 시스템창이 나를 방해했다.


띠링.


[ 퀘스트 발생 ]


[ 윤세연과 데이트를 하십시오 ]

보상 - ???


...? 뭔데 이거.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국가 권력급 휠체어를 얻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1주일 휴재공지 (9/14 ~ 9/21) 24.09.14 4 0 -
공지 연재주기 변경 안내 (비정기 → 화/목/토) 24.08.21 9 0 -
공지 일러스트 입니다. 24.08.14 41 0 -
15 착한손 나쁜손 이상한손 24.09.10 12 0 12쪽
14 꼬리 +1 24.09.07 18 1 11쪽
13 지렸다 24.09.05 21 0 12쪽
12 운수 좋은 날 24.09.03 23 1 14쪽
11 현실의 무게 24.08.31 30 0 13쪽
10 보이지 않는 손 24.08.29 32 1 13쪽
» 인연 +1 24.08.27 41 0 13쪽
8 게이트 24.08.24 42 0 13쪽
7 데뷔 +1 24.08.22 50 0 11쪽
6 각오 24.08.20 47 1 12쪽
5 운수 좋은 날 24.08.18 49 0 12쪽
4 이거 진짜에요 24.08.15 57 0 11쪽
3 용감한 청년 24.08.14 60 0 11쪽
2 인생은 차갑다 24.08.14 77 1 11쪽
1 타라 24.08.14 89 2 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