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권력급 휠체어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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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천맨
작품등록일 :
2024.08.14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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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0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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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0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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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오

DUMMY

휠체어의 오른쪽 팔걸이 부분이 순식간에 기관총의 형태로 변형되고 내 오른손엔 자연스럽게 방아쇠가 걸려있었다.


티잉!


그와 동시에 고블린이 발사한 총알이 내 눈앞에서 불꽃을 튀기며 튕겨나갔다.


'방탄체어! 효과 확실하네!'


응징의 시간이다.


타타타타탕!


난 놈응 향해 즉시 방아쇠를 당겼고 고블린은 그대로 육편이 되어버렸다.


무슨 사격보정 효과라도 있는지 앉아서 한 팔로 쏜 총탄이 전부 클린히트로 들어갔다.


오른쪽 팔걸이에 상하좌우 자유롭게 조준 가능한 거치형 기관총이 장착된 형태.


씨발, 좆된다.


나는 그대로 던전코어를 조준했다.


코어는 어떤 금속같기도 하고 나무같기도 한 기묘한 질감의 부정형 물체였는데 스스로 공중에 떠있는 모습이 아주 인상적이었다.


"좆같은 던전. 뒤져라."


나는 망설임 없이 방아쇠를 당겼고 요란한 총격과 함께 마력이 쭉 빠져나가는 느낌을 받았다.


지금 수준으론 30발 들이 한 탄창 정도가 한계인것 같다.


어쨌든 내 무자비한 사격에 코어는 개박살이 난 상태로 떨어졌다.


이계화 침식기능을 완전히 상실한것이다.


나는 휠체어를 돌려 무능한 중년 호크아이 한지섭씨에게 돌아갔다.


"먼저 나가서 상황 설명할테니 팀원들 시체 수습하고 코어 조각 챙겨서 나와주세요. 부탁드립니다."


한지섭은 얼 나간 사람처럼 고개를 끄덕였고 함께 있던 청년은 눈치껏 움직였다.


나는 던전 밖에서 협회 관계자인지 정부 관계자인지 여하튼 던전 감독관에게 사건의 전말을 설명했다.


총을 든 고블린들이 나타나 팀원 둘이 죽었고 내가 총으로 녀석들을 제압 후 코어를 부쉈다.


자세한 전말은 나머지 두 팀원에게 들으시라고.


던전에서 사건사고는 일상이다.


하지만 저급 던전에서 사람이 죽는 일은 없진 않아도 무시할 순 없는 일이다.


감독관은 피범벅인 내 몰골을 보고 치료를 권했다.


사실 던전에서 나온 나를 처음 본 순간 치료를 권했지만 나는 코어를 부순 직후 새로운 능력을 얻은 참이었다.


[ 독한 인내력 ]

휠체어에 앉아 있는동안 모든종류의 회복력이 상승합니다.


그 능력 덕인지 나는 던전에서 나올즈음 이미 구멍난 배가 메워진 참이었다.


무슨 탄피도 상처 밖으로 알아서 빠져나오더라.


이정도 회복력이면 어지간한 재생능력자 평균 이상은 되는것 같았다.


그 대신이라 해야하나, 배가 미칠듯 고파졌다. 현기증 날 정도로.


신진대사를 끌어올리는 계열인가?


나는 감독관이 건내준 고칼로리 에너지바와 이온음료를 마시며 팀원들을 기다렸다.


얼마 안있어 한지섭과 청년이 빠져나왔다.


씁. 막상 그들이 가져온 시체를 보니 기분이 착잡하다.


"...제 정산금은 유족분들에게 전해주세요."


어차피 돈이 당장 급한건 아니다.


저등급 던전코어라 해봐야 천만원이나 될까.


사실상 내가 거의 다 부쉈으니 500~800정도는 나오겠지.


어쨌든 나는 그들의 명복을 빌어주고 자리를 떴다.


봉고택시를 불러 집에 가는동안 도대체 고블린들이 어떻게 총을 가지고 있을까 생각해봤다.


던전에서 총이 나올리도 없고 고블린들이 난데없이 하이테크놀러지를 개발했을리도 없다.


'빌런 새끼들...'


분명 어떤 분탕종자같은 쓰레기 새끼들이 벌인 짓임이 틀림없다.


누군지는 몰라도 그런 놈들을 만나면 반드시 잡아 족쳐주리라.


***


"어때? 재미좀 봤어?"


남자의 질문에 여자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 2킬밖에 못했어. 뭔 휠체어가 갑자기 변신해서 총 쏘더라. 티베깅 할 시간에 걍 죽일걸 그랬나."


"휠체어? 휠체어면 설마 그놈 아니야? 휠체어 괴인? 매드매그닛 죽인놈."


"그런가? 잘 모르겠던데. 매드매그닛 잡을 정도면 이런 쪼렙존에 올 이유 없지 않나?"


"흠 그런가... 어쨌든 아쉽네. 거기서 최소 10명은 잡을줄 알았는데."


"아오, 내 보너스가...! 흑흑, '인형' 다시 만드는것도 일인데. 그 휠체어는 나중에 꼭 조져야겠어."


남자는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는 따로 사냥좀 하고 올테니 쉬엄쉬엄 하라고."


"그래~ 올때 메로나."


그는 손을 흔들어주고 건물 밖으로 나갔다.


따로 지령이 내려온건 아니지만 그는 스스로를 여타 악의 조직의 어중이 떠중이 들과는 다르다고 생각하는 인간이다.


비록 말단을 갓 벗어난 수준이지만 그는 의외로 성실하고 조직에 충성하는 인물이다.


만족스러운 급여, 만족스러운 업무, 사람 죽이는걸 즐기는 그에게 이 조직은 최고의 직장이었다.


개인적 스트레스를 풀며 분탕을 치면 돈을 준다니!


그런 조직을 위해서라면 시키지 않아도 의욕적으로 일을 찾아 할 수 있다.


그러니 불안의 싹은 미리 제거한다.


그는 조직에 몸담기 이전에도 누군가를 스토킹하는일에 일가견이 있었다.


해킹과 정보수집에도 능통한 그에게 그 휠체어의 행방을 찾는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기다려라, 얼마 걸리지 않을 테니.


***


후.


마음이 싱숭생숭하다.


어처구니없이 사람 둘이 죽었다.


그리고 그건 자신이 될 수도 있었다.


이번에 살아남은건 순전히 운이 좋아서였다.


돈... 충분하진 않아도 적당하지 않나?


앞으로도 위험에 뛰어들 이유가 있나?


11억이라는 돈이라면 지금 생활 수준에서 적당히 사치를 부리며 살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딱 그정도겠지.


내가 원하는건 고작 그정도가 아니다.


나는 남들이 우러러 보는 삶을 살고 싶다.


사람들이 나를 개쩌는 사람이라 칭송하고 숭배했으면 좋겠다.


누가봐도 성공한, 찬란한 삶을 살고싶단 말이다.


하지만 최고급 의식주를 비롯해 연지씨같은 미녀를 책임지려면 11억 가지고는 택도 없다.


나는 마음을 다잡았다.


위험? 평범한 삶을 살면 위험하지 않겠지.


그런 평범함은 당장 이 휠체어에서 일어나면 얻을 수 있다.


하지만 그 이상은 얻을 수 없다.


나는 백인협 형님처럼 수련으로 강해지는 미친 근성도, 재능도 없다.


그러니 이 능력에라도 의존해야 하고 위험을 감수해야한다.


어떻게든 끝을 보는거다.


나는 마음을 다잡은 기념으로 배달어플을 켰다.


기분이 꿀꿀할땐 맛있는걸 처먹고 잠을 푹 자야한다.


조금이라도 땡기는 음식은 죄다 시켰다.


신체능력이 향상된 이후 신진대사도 그만큼 늘어났는지 식욕이 크게 뛰었다.


치킨, 피자, 햄버거를 기본으로 간짜장, 탕수육, 짬뽕, 족발, 막국수까지.


오늘은 아예 먹고 죽는거다.


죽고 새로 태어나자.


위험 따위 신경쓰지 않는 진정한 사나이로.


잠시 후 음식들이 차례차례 도착하기 시작했고 나는 걸신 들린듯 음식들을 해치웠다.


음식값과 종류를 고민하지 않고 시켜서 그런가? 맛이 유별나다.


입에 쫙쫙 달라붙고 갑자기 가슴이 답답해지며 머리가 핑 돈다.


어...?


휘청.


일순 눈 앞이 아찔해지고 숨이 턱 막혔다.


뭐지.


왜 숨이... 안쉬어지지...?


갑자기 몸이 말을 듣지 않고 시야가 흐려졌다.


뇌졸증...?


이렇게 갑자기...?


나는 어떻게든 숨을 쉬기 위해 애썼으나 깊은 물 속에 빠지기라도 한듯 그저 꺼억 거리며 죽어갈 뿐이었다.


그때 바로 옆에서 어떤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무리 봐도 별 볼일 없는 수준인거 같은데... 이정도 독도 버티지 못한다고?"


갑자기 나타난 그 놈은 내 머리채를 휘어잡곤 물었다.


"너, 어떻게 매드매그닛을 죽인거지? 그놈은 철을 조종할 수 있는데 어떻게 휠체어를 타고 놈을 죽인거냐. 아, 말은 할 수 있게 해주지."


사아아...


놈이 뭔가 능력을 조절한듯 나는 그제서야 조금 숨을 쉴 수 있었다.


"크헙, 커헉, 쿨럭, 헉, 허억...!"


"자, 대답해라. 네놈의 능력은 뭐지? 대답 여하에 따라 네놈의 처우가 결정될거다. 어쩌면 우리쪽으로 스카웃 될수도 있겠지. 매드매그닛을 죽일 정도면 어중이 떠중이는 아닐테니까."


"내, 능력...? 내, 능력, 은..."


나는 겨우겨우 숨을 몰아쉬며 놈에게 대답했다.


비록 수치스럽고 굴욕적일 지언정 내 목숨이 달려있다면 나는 개처럼 짖을 수도 있다.


그러니 일단 살아남는거다.


살아남고 나서야 그 다음이 있다.


"내, 능력, 은, 체어, 맨... 휠체어에, 앉아, 있으면... 무한히, 강해, 진다..."


"...하, 이런 상황에서도 나를 엿먹이려 들어? 독한놈, 내 독기에 범벅이 되어 죽어라."


이 미친 새끼.


진짜라고.


구라 아니라고...!


나는 너무 억울한 나머지 눈을 부릅 뜨고 놈을 올려다 봤다.


하지만 곧 다시금 숨통이 막혀오고 몸의 통제권을 완전히 상실했다.


씨발.


이렇게 죽는건가?


하다못해 스킬 하나라도 쓸 수 있었다면...!


급발진이라도 쓸 수 있었다면 놈을 들이박아 발악이라도 해볼텐데...!


그렇게 생각하며 의식이 끊기려던 순간.


[ 능력이 향상 되었습니다. ]


[ 독하다 독해 ]

모든 종류의 독성에 크게 저항합니다.


나는 나에게만 보이는 시스템창을 보고 고개를 떨군뒤 사소한 움직임 하나조차 없이 몸을 정지시켰다.


숨이 막혀 완전히 뒤져버린 것처럼.


"시시하군. 영입할 가치도 없는 놈이었다."


그렇게 놈이 멋대로 뒤를 보인 순간.


"급발진. 안심봉."


"!!?"


빠아악!!!


"꺼허어어억!!!"


골반을 아예 부숴버릴 작정으로 휘두른 안심봉이 기괴할 정도로 놈의 몸에 박혀버렸다.


안심봉이 골반을 거의 3할 이상 파고들었으니 놈은 앞으로 영영 걸을 수 없을거다.


안심봉을 휘두른 내 손에 시큰할 정도의 통증이 느껴졌으니 그걸 맞은 놈은 오죽할까.


놈은 반쯤 꺾인 연필처럼 버르작 거리며 경악했다.


"끄흐어억, 대, 대체 어떻게...!"


나는 그런 놈을 내려다보며 씹어뱉듯 말했다.


"내가, 무한히 강해진다고 했지...!"


이어서 나는 체어샷을 전개해 기관총을 만들어 놈에게 겨눴다.


"자, 잠깐! 크윽, 내가 틀렸다! 잘못 판단했어! 네 능력은 아주 뛰어나다! 넌 남들보다 우월해! 우리 조직에 들어오겠나? 우린 특별한 능력을 지닌 각성자를 우대한다! 너정도면 충분히 간부가 되고도 남을거야 그러니까..."


"븅신같은 유언이네."


나는 가차없이 방아쇠를 당겼다.


타타타탕!!!


***


난데없는 총성에 원룸은 난리가 났다.


당연히 경찰들이 출동했고 내가 부른 히어로 협회의 히어로가 먼저 도착해 현장을 수습했다.


"신고받고 왔습니다. 히어로 쏘쏘닉 입니다. 빌런은 어딨습니까?"


"방 안에 있습니다. 거의 죽기 직전이에요."


나는 나를 암살하려던 빌런놈을 죽여버리고 싶었으나 빌런은 사살보다 생포시에 더 많은 포상금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고 팔다리를 쏴서 목숨만 겨우 살려놓았다.


"나머지 현장 뒷처리는 따로 처리반이 올겁니다. 그나저나 철민헌터님? 빌런이 습격을 했다는건 또 다른 습격이 있을수도 있습니다. 우선 저희와 함께 가시겠습니까?"


듣고 보니 맞는 말이다.


나는 어쩔 수 없이 쏘쏘닉을 따라 거대한 밴에 올랐다.


차 내부는 의외로 의자가 별로 없고 빈공간이 많아서 문제없이 탑승 가능했다.


"가까운 가족이나 친지분들에겐 한동안 저희측 경호가 붙을겁니다. 그리고... 아마 내일 인터뷰가 있을겁니다."


인터뷰라니 갑자기 무슨 소리지?


이 빌런이 사실 한가닥 하는 놈이었나?


"윗선에서 이미 철민님을 히어로로 등록해놨을 겁니다. 저도 그렇게 히어로가 됐구요. 잘 부탁합니다, 후배님."


아니, 대체 무슨소리를 하는거지.


나는 빌런을 잡긴 했어도 딱히 히어로 활동엔 별 관심이 없다.


영웅이 되어 칭송받고 싶지만 히어로라는 직업을 가지고 싶은건 아니다.


히어로는 일종의 쾌락 없는 책임이다.


욕은 욕대로 처먹으면서 의무는 지랄맞은 히어로같은걸 대체 누가하겠냐.


헌터 일 하다가 각 나오면 빌런도 조지면서 명성 얻는게 국룰이다.


하지만 나는 얕보고 있었다.


온갖 신비와 괴이가 판치는 대한민국의 광기를.


"소개합니다! 데뷔 전부터 B급 빌런과 A급 빌런을 잡은 초신성! 대한민국의 새로운 히어로! 체어~맨!!! 다들 박수로 맞아주세요!"


다음날 나는 내 의사와 무관하게 공중파 3사를 통해 거창한 히어로 데뷔식의 주인공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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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오 24.08.20 48 1 12쪽
5 운수 좋은 날 24.08.18 49 0 12쪽
4 이거 진짜에요 24.08.15 57 0 11쪽
3 용감한 청년 24.08.14 60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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