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권력급 휠체어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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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천맨
작품등록일 :
2024.08.14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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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0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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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9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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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손

DUMMY

도대체 이놈의 퀘스트는 기준이 뭐냐?


연지랑 식사 후에는 받지도 않았던 데이트 퀘스트 완료랍시고 보상으로 안심검과 휠체어 자동조종 모드를 받았지.


이 능력과 시스템창은 대체 나를 어디로 인도하는거냐.


나는 세연씨가 조금 소심해도 예쁘고 가슴 큰 여자라고 해서 절조 없이 넘어가는 바람둥이가 아니란 말이다...!


하지만...


'존나 궁금해.'


보상이 뭔지 알려줬다면 곰곰히 생각해보고 결정할 수 있었을 것이다.


별로 매력적이지 않다 생각하면 그냥 무시할 수도 있었겠지.


하지만 보상이 '???' 라니?


대체 뭘 주겠다는거냐.


괜히 대박을 기대하게 된다.


어쨌든 나에게 나쁠건 없을테니 더욱 궁금하다.


젠장 이런건 참을 수 없다고.


나는 홀린듯 히어로즈 앱 개인 메신저로 세연씨에게 연락했다.


- 잘 들어 가셨나요? 오늘 세연씨 덕분에 살았습니다. 구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세연씨도 위험에 처할 수 있던 아주 위험한 상황이었던걸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나마 사례를 드리고 싶습니다.


- 언제든 편하실 때 연락 주세요. (웃음 이모티콘)


저질러 버렸다.


나는 죄 많은 인간이다.


대체 보상 따위가 뭐라고.


내 뇌는 여타 가챠게임 도파민 중독자들의 그것처럼 망가져 버린 것이다.


하지만 그런 자책도 잠시 뿐이었다.


띠링.


- 앗 안녕하세요. 저는 잘 들어 갔어요. 사례라뇨, 제 능력으로 누군가를 구할 수 있다면 당연히 구해야죠^o^


- 철민씨는 잘 들어 가셨나요? 막 하늘을 나셨는데... 크게 다치진 않으셨나요?


오. 답장 빠르네.


쉬고있었나?


어쨌든 나는 그녀와 이런저런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하다 결국 큰 사례를 하기보단 간단히 점심 식사 한끼 대접하는걸로 대화를 마무리 지었다.


연지씨랑 식사 한 것도 데이트로 쳐줬으니 세연씨도 식사 한번 하는걸로 퀘스트 클리어가 되지 않으려나.


좋아, 이런건 속전속결이지.


내일이 기대가 되는군...


나는 히어로즈 앱을 통해 고급 스테이크집을 예약했다.


히어로 복지가 참 좋다 느낀게 예약이 꽤 오래 걸릴것 같은 맛집도 빠르게 예약이 됐다.


이것이 권력의 힘인가.


뭐 히어로가 가게에 들렸다는걸 sns에 홍보하기만 해도 예약이 우수수 잡히는 시대니까 이해는 된다.


어쨌든 나는 한숨 야무지게 자고 일어나 다음날 점심 약속시간이 되기전에 전용 밴을 호출해 약속된 스테이크집을 향했다.


이거 전용 밴 운전기사는 매일 바뀌나보군.


오늘은 윤기사가 아니라 박기사가 왔다.


"좋은 시간 보내시길 바랍니다."


"크흠, 감사합니다."


나는 괜히 박기사의 상투적인 말투가 나를 타박하는 것처럼 들렸다.


'조금 돈과 권력을 얻었다고 벌써 두 여자에게 마수를 뻗치느냐, 좋은 시간 돼라 이 빌어먹을 쓰레기야' 라고 들리는건 기분탓이겠지.


레스토랑에서 본인확인을 거치고 안내받은 자리에서 기다리고 있자 곧 세연씨가 나타났다.


히어로 코스튬은 엄청 평범해서 몰랐는데 사복을 입으니 사람이 조금 달라보였다.


분명 예쁘지만 어딘가 조금 위축돼 보인달까.


음침거유... 그런 나쁜 생각은 하지 말자.


"머, 먼저 와 계셨네요. 좀더 일찍 올걸 그랬나..."


"아뇨, 저도 방금 도착했어요. 그나저나 이 가방은..."


세연씨는 머리를 긁적이며 거대한 크로스백을 바닥에 내려놓았다.


어지간한 헬스인도 한 수 접겠는데.


"아, 이건 제 장비들이에요... 주로 총이랑 총알이랑 이것저것... 사건 터지면 바로 가야하니까... 한심하죠? 제 능력이 보잘것 없어서 총에 의지하는게..."


흠. 염동력이라는 능력에 대한 자격지심이 있는건가.


사실 B급 수준까진 그냥 총 잘 쏘는게 어설픈 능력자보다 훨씬 낫다.


그런 면에서 그녀는 상당히 괜찮은 히어로라고 할 수 있고.


이 여자, 안되겠군.


히어로가 이렇게 위축되어 있을 필요는 없다.


나는 진심을 담아 그녀를 칭찬했다.


"아니예요. 세연씨는 그 능력으로 절 구해주셨잖아요. 세연씨가 아니었다면 전 오늘 여기 나오지도 못했겠죠. 자책하지 마세요. 게다가 언제든 사람들을 구할 수 있도록 항상 준비하고 계시는 그 자세 자체가 멋있어요."


"그, 그런... 감사해요. 헤헷. 이런 기분 좋은 칭찬은 너무 오랜만에 듣는것 같아..."


염동력 자체가 고점이 너무 낮다보니 만년 C+랭크 히어로 생활을 하며 자격지심이 생겼나본데 내가 오늘 그 정신머리를 고쳐줘야겠다.


"어쩌면 세연씨가 전세계 염동력자 중에서 가장 강할지도 모르겠네요. 제가 휠체어까지 하면 거의 100kg은 될것 같은데 그걸 확 잡아당겼잖아요? 이런걸 할 수 있는 사람은 세연씨 말고는 아무도 없을걸요?"


이건 좀 진심이다.


각성 능력은 갈고 닦을수록 강해지기도 하는데 전세계 평균적으로 염동력의 고점은 딱 나무 위의 고양이 구출하기 수준이다.


아무리 힘을 쥐어짜려고 해도 평소에 죽을만큼 노력하지 않았다면 온 힘을 다해 날 잡아당겨 구하는 퍼포먼스를 보여줄 순 없었을거다.


비록 그 능력의 한계때문에 의기소침 해진것 같지만 사격 실력도 뛰어나고 포기하지 않고 능력을 갈고닦는 인내심과 끈기가 있는 사람이라면 진정한 히어로라고 할 수 있겠지.


단지 더 많은 돈과 권력, 미녀만을 탐하는 나보단 백배 나은 히어로라고 할 수 있다.


"그, 그정도는 아닐거예요... 그래도 감사해요. 염동력... 열심히 연습한 보람이 있네요. 앞으로도 열심히 해야..."


음 그래그래. 이제 좀 봐줄만 한거 같네.


자신감을 가저라...!


어차피 B급 수준까진 총만 잘 쏴도 다 거기서 거기다.


내가 볼때 세연씨는 경력과 실력은 충분한데 염동력이 너무 약한 능력이라는 자격지심 때문에 B급 승급을 일부러 미룬것 같다.


사람들의 시선이 두려운건가?


B급 히어로들 중엔 별 능력도 없는데 총만 쏘는 히어로라고 까이는 히어로 들이 없잖아 있긴 하다.


그런데 그놈들은 까일만 해서 까이는거다.


정작 B급 히어로면서 제대로 일도 안하고 출동도 미루면서 혜택만 받아가는 놈들이 부기지수인걸 생각하면 세연씨 같은 경우는 정말 히어로의 귀감이라고 해도 될 정도.


어쨌든 그런저런 대화를 나누다 보니 곧 여러 스테이크 코스 요리가 나오기 시작했고 나와 그녀는 편안한 분위기에서 식사를 즐겼다.


이 여자, 맛있는 음식에 진심이군...


표정을 잘 감추지 못하는것 같다.


뭔가 사먹이는 보람이 있는 사람이랄까?


복스럽게 잘 먹는 모습을 보니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너, 너무 맛있어요..."


C+급 히어로면 이정도 사치는 부릴 있을텐데 씀씀이가 알뜰한 타입인가.


"많이 드세요. 히어로는 잘 먹어야죠. 저도 요새 식사량이 거의 두세배는 늘었어요."


온갖 요상한 능력을 쓰는데 평범한 사람처럼만 먹으면 그게 더 이상한게 아닐까.


어쨌든 메인코스를 다 즐기고 디저트가 나올때였다.


띠링.


[ 연계 퀘스트 ]


[ 윤세연의 손을 충분히 마사지 하십시오 ]

[ 보상 - ??? ]


아니, 제발.


그러지 말아다오.


억결 멈춰!


무슨 '우리 결혼했어요'도 아니고 무슨짓인거냐 시스템!


그리고 보상좀 알려달라고!


안하면 두고두고 후회할것 같잖아...!


나는 이를 악물고 머리를 쥐어짰다.


"아, 세연씨 염동력은 평소에 손으로 쓰는건가요?"


"네? 아, 네. 맞아요. 음, 제 손과 이어진... 보이지 않는 솜사탕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손을 다루는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그런 느낌이에요."


"아아, 조금 신기하네요. 보이지 않는 손이라니. 아, 저랑 손 한번 대보실래요? 제 별명이 왕손이었거든요."


왕손은 무슨.


그런건 없다.


하지만 이런 구닥다리같은 멘트 외엔 모르겠다고!


다행히 심성이 착한 그녀는 별다른 의심 없이 내 옆자리로 와서 내 손바닥에 손을 맞댔다.


"와... 손 정말 크시네요. 그나저나 많이 거칠죠? 죄송해요. 사격연습 하느라 여기저기 굳은살이 많이 베겨서...:


"굳은살이요? 아뇨, 괜찮아요. 오히려 멋지고 듬직하네요. 줘보세요. 제가 손 마사지라도 해드릴게요. 이렇게라도 갚아드려야지."


"에엣, 그, 아, 네..."


그녀는 조금 당황한듯 했지만 나는 거침없이 그녀의 손을 마사지 했다.


기억은 안나지만 언젠가 스포츠 마사지를 배웠던 기억이 있다.


당연히 부모님께 해드릴려고... 는 아니고 여자 꼬시는데 좋다해서 배웠던것 같다.


근데 여자 꼬실때 제일 중요한건 와꾸더라.


이딴거 백날 연습해도 쓸모 없었는데 오늘 그나마 빛을 보는구나.


그녀의 손은 따뜻했지만 빈말로도 예쁜 손이라고 할 수는 없었다.


사격 연습을 얼마나 한건지 여기저기 굳은살로 도배가 된 손.


조금 경건한 마음까지 느껴질 정도였다.


이정도로 노력하는 사람이라면 내가 뭔가 정말 도움이라도 되고 싶은데 참...


나는 그런 감사의 마음으로 그녀의 손바닥을 꾹꾹 누르며 진지하게 마사지에 임했다.


그런데 그녀의 반응이 조금... 남달랐다.


"읏, 앗, 읍, 흣, 햑...!"


...?


꾹꾹 눌러줄 때마다 움찔거리고 몸을 베베 꼬고 난리도 아니다.


설마 손바닥이 성감대인 그런... 건 아니겠지?


"괘, 괜찮으세요? 너무 아팠나요? 좀 약하게 할까요?"


"아, 아뇨, 그, 그냥 이런건 처음이라... 찌릿하긴 한데 강도는 딱 좋아요. 계, 계속 해주세요."


그녀는 그렇게 반대쪽 손도 내게 맡기고 움찔거렸다.


손 마사지는 살면서 받아본적이 별로 없긴 할거다.


그렇다고 해도 반응이 좀 유별나긴 하다.


어쨌든 나는 자지러질듯 몸을 베베 꼬면서도 손을 빼지 않는 그녀가 녹초가 될 때까지 충분히 그녀의 손을 마사지 했다.


[ 퀘스트 성공! ]

윤세연의 막힌 혈을 일부 타통했습니다.

보상 - 윤세연의 염동력 강화.


뭣.


이게 대체 무슨소리야.


남의 능력을 강화시켜준다고?


이런 능력은 듣도보도 못했다.


하지만 이미 체어맨이라는 얼탱이 없는 능력에 익숙해져서일까 나는 어렵지 않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그나저나 이거 세연씨는 고작 손마사지에 완전히 녹아버렸다.


이런 쪽으로 내성이 없는건지 아니면 능력 강화 과정(?)에 뭔가가 있던건지.


아무튼 나는 헤롱거리는 그녀의 어깨를 살짝 흔들었다.


"세연씨? 다 끝났어요. 일어나세요. 많이 피곤하셨나."


"흐, 흐읍. 죄, 죄송해요. 너무 노곤하고 기분 좋아서 저도 모르게... 어라... 손이 좀 이상... 한데...?"


그녀는 연신 갸우뚱 거리더니 혹시나 하는 얼굴로 테이블을 향해 손을 뻗었다.


그러자 저절로 공중에 떠올라 부드럽게 그녀의 손에 쥐어지는 포크.


"이, 이건 원래 쉽게 못하는건데... 어...?"


그녀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연신 포크나 나이프들을 자유자재로 조종했다.


염동력의 특징은 넓은 범위와 떨어지는 정밀성.


그런데 그녀의 염동력이 정밀성을 갖춘것이다.


"설마..."


구구국.


"히익...!"


자기가 하고도 놀라는 그녀.


그녀는 염동력으로 포크를 접었다 폈다 하다가 이내 포크와 칼을 뭉쳐 공처럼 만들어버리기도 했다.


연결부가 깔끔하게 결합되는 수준은 아니지만 출력만 놓고 보면 B급 상위는 그냥 딸 수 있을 정도.


"세연씨, 세계 최초 염동력 이차 각성 아니예요? 축하해요."


"이, 이건... 정말 말도 안되는데... 설마 철민씨가 마사지 해줬을때의 그 느낌이..."


앗. 바보는 아니구나. 그냥 대충 넘어가나 했더니.


"맞아요. 제 능력중에 하나예요. 다만 될지 안될지는 저도 확신할 수 없었는데 운이 좋았네요. 축하해요 세연씨. 이정도면 나름의 사례도 된것 같네요."


"흑, 흐윽. 이, 이걸 어떻게. 어떻게 감사를, 흑, 드려야, 할지...!"


세연씨는 갑자기 내게 기대 엉엉 울기 시작했다.


이건 좀 곤란란데.


아, 사람들 시선이...!?


핸드폰 카메라 멈춰! 촬영 멈춰...!


젠장, 히어로는 초상권 따위 없지.


좆됐군...


안그래도 지하철 사건 당시 목격자들이 연지씨가 내 연락처를 물어본 썰 가지고 인터넷에서 간간히 떡밥을 굴리고 그랬는데 이건 그냥 빼도박도 못하겠군.


음, 그래. 어차피 맞을 매라면 그냥 미리 처 맞자.


언젠가는 스캔들도 나고 했을거 아니야?


그래도 뭐 별로 크게 터지진 않을거다.


그냥 신입 히어로 체어맨, 레스토랑에서 여자를 울려... 딱 이정도 수준이겠지.


하지만 다음날 내 예상은 보기좋게 빗나갔다.


[ 데뷔 후 미녀 둘과 만남을 가진 체어맨, 오체 불만족? 아니, 나는 풀만족 ]


씨이바아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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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데뷔 +1 24.08.22 50 0 11쪽
6 각오 24.08.20 48 1 12쪽
5 운수 좋은 날 24.08.18 49 0 12쪽
4 이거 진짜에요 24.08.15 57 0 11쪽
3 용감한 청년 24.08.14 60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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