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와 계약을 잘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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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8.14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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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0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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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9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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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DUMMY

“···.”


악마의 칼에 죽기 직전, 갑자기 사라진 악마와 동시에 나타난 양복을 입은 남자.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모르겠지만, 분명한 건 이 양복을 입은 남자가 평범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과, 아마도 그가 나를 구해주었다는 것이다.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정체는 모르겠지만, 죽을 뻔한 나를 구해준 사람에게 감사 인사는 해야 한다고 생각해, 성치 않은 몸을 일으켜 남자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감사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저는 당신을 구하러 온 게 아니라 거래를 하려고 온 것이기 때문입니다.”


“네? 거래요?”


거래를 하러 왔다니, 목숨을 구해줬으니 그 대가를 내놓으라는 건가.


“네, 거래를 하러 왔습니다만, 그전에 앞으로 자주 볼 수도 있으니 통성명을 좀 하죠. 제 이름은 데바악타입니다. 저를 무엇으로 생각하는지 잘 모르겠지만, 전 악마입니다.”


“네···. 전 김강윤입니다.”


데바악타와 떨떠름한 통성명을 끝내자, 데바악타는 본론으로 들어갔다.


“거래는 간단합니다. 당신께 힘을 빌려드릴 테니 당신은 그 힘을 가지고 방금까지 당신을 죽이려 했던 섀다아스라는 악마를 죽이시면 됩니다.”


데바악타가 제시한 내용은 꽤나 간단했으며, 나에게 나쁠 게 없어 보였다.

악마를 죽여야 되기는 하지만, 죽일 수 있도록 힘을 준다고 하니, 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거래를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어차피 악마에게 죽게 될 운명이기에 나는 거래를 수락 했다.


“알겠어요. 거래를 받아들일게요.”


“좋아요. 아주, 잘 생각하셨습니다.”


거래를 받아들이겠다는 내말에 데바악타는 웃으며 손을 내밀었다.


“손을 잡으시면, 힘을 얻는 것과 동시에 다시 원래 공간으로 돌아가시게 될 겁니다.”


꽈악.

한 시라도 빨리 탈출하고 싶었던 나는 망설임 없이 데바악타의 손을 잡았고, 손을 통해 무언가 몸속에 들어와 퍼지는 느낌을 받았다.


“그럼 이겨내시길 바랍니다.”


쩌적.


힘을 모두 전달한 데바악타가 손을 떼는 순간, 천장부터 창문, 바닥, 벽, 책상들까지 모두 갈라지기 시작했다.


챙그랑.


“윽!”


공간이 깨지는 동시에 다시 눈앞에 나타난 섀다아스가 나를 향해 검을 내리치는 잔상이 보였다. 그 뒤, 섀다아스가 잔상을 따라 검을 내리쳤고, 이미 잔상을 보고 놀라 피하고 있었던 나는 가까스로 두 동강 날 뻔한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다,


“진작 그놈의 두 눈에 검을 박아 넣었어야 했는데.”


섀다아스는 강윤이 자신의 검을 피하는 것을 보고, 이미 사라져버린 데바악타를 향한 짜증 섞인 한마디를 내뱉은 후 다시 한 번 검을 휘둘렀다.


“으악.”


그러나 강윤은 다시 한 번 검을 피했고, 검을 내리치는 도중에 궤도를 비틀어도 보았지만, 이 역시도 강윤은 아슬아슬하게 피해버렸다.


‘휴···, 조금만 반응이 늦었어도 죽을 뻔했네. 그나저나 피하는 건 잔상이 보이니까 할 수 있지만, 죽이는 건 어떻게 하지···.’


슉―


“윽.”


강윤은 계속해서 자신을 향해 날아 들어오는 검들을 피하며, 섀다아스를 죽일 방법을 고민하다가 자신이 부러뜨려버린 걸레 대가 바닥에 있는 것을 보고 일단 집어 들었다.


슈와아악.

바닥에 있는 걸레 대를 들자, 대를 잡은 손에서 주황색 기운이 걸레 대를 감싸기 시작했다. 대의 끝부분을 감싸던 기운은 뭉쳐져 뾰족한 날로 변하면서 걸레 대를 하나의 창으로 만들었다.


‘이 정도면 죽일 수 있을 것 같은데.’


카가가각!


“네놈! 고작 악마를 흉내 내는 정도로 진짜 악마를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으으.”


검을 휘두르던 악마는 그림자 속으로 들어갔다가 강윤의 등 뒤에서 나오며 공격했지만, 그 모습은 강윤에게도 보였고, 결국 섀다아스의 공격은 강윤의 창에 막혔다.

그러나 창을 사용하면 이길 수 있겠다고 생각한 강윤은 공격을 피하는 대신 창으로 막았고, 곧 자신이 실수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힘으로 자신을 밀어붙이고 있는 섀다아스에게서 벗어나지 못한 채 밀리고만 있었기 때문이다.


‘이대로 가면 지고 말거야.’


대치 상태에서 빠져나갈 방법을 생각하던 강윤의 팔에서 데바악타에게 받았던 기운이 몸속을 가득 채우다가 흘러나와 팔을 감싼 후 갑옷처럼 변했다.

그리고 강윤은 일방적으로 밀리기만 할 정도로 차이가 나던 힘이 비등해 졌다는 것을 느꼈다.


“으아아.”


“크윽.”


섀다아스는 밀리기만 하던 강윤이 자신과 대등해질 정도로 강해지자. 그림자 속으로 들어

가 강윤의 뒤를 잡으려 했다.

그러나 데바악타의 힘으로 강해진 강윤은 이를 알아채고 그림자 속으로 들어가던 섀다아스를 발로 차 밖으로 끄집어냈다.


“커헉.”


그림자에서 강제로 나와 바닥을 뒹군 섀다아스는 바로 자신을 향해 창을 내질러오는 강윤의 공격을 그림자 속으로 들어가 피한 후, 이번에는 강윤의 머리 위에서 내려오며 공격했지만, 미래를 보는 강윤에게 더 이상 섀다아스의 공격은 별다른 위협이 되지 못했다.


팅-


나는 내 머리위에서 떨어지며 칼을 내리치는 섀다아스의 칼을 가볍게 쳐내고···


“이제, 그만 죽어!!!!!!”


퍽!


온 힘을 다해 섀다아스에게 주먹을 내질렀다.


콰앙―


강윤의 주먹을 맞은 섀다아스는 벽을 부수며 학교 밖으로 날아갔고, 학교를 집어삼키던 깊은 어둠 속으로 떨어졌다.


“하아··· 하아···.”


드디어··· 끝난 건가······.


털썩.


섀다아스를 날려버린 강윤은 힘이 다했는지 그대로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 * *


띠리링. 일어나! 일어나!


“으음···.”


삑.

강윤은 자신한테 계속 일어나라는 알람에 못 이겨 일어났다.


“으으윽.”


두 눈이 뜨기 힘들 정도로 따갑고 왼손은 못 움직일 정도로 아프다.


“꿈인가?”


나는 따가운 눈을 간신히 뜨며 주위를 살펴봤다.

정말로 어젯밤 일은 꿈이라는 듯이 눈을 뜬 곳이 학교가 아니었으며 집은 잠에 들기 전과 변함이 없었다.


자신이 그냥 악몽을 꾼 것인가도 생각해 보았지만 꿈이라기에는 너무나 생생한 기억과 지금도 계속 따가운 눈과 아픈 왼손을 설명할 방법이 없었다.


띠리링. 8시! 8시!


“일단 학교는 가야지.”


나는 8시라고 알리는 알람을 끄고서 부랴부랴 학교 갈 준비를 했다.


* * *


드르륵―


“야, 괜찮냐?”


“뭐가?”


학교 점심시간. 거칠게 교실 뒷문을 열며 들어와 다짜고짜 나의 안부를 묻는 이놈은 얼마 없는 내 친구 이세현이다.


“오늘따라 몸이 안 좋아 보이길래.”


세현은 초등학교 때부터 알고 지낸 꽤 오래된 사이여서 그런지, 내 상태를 귀신같이 알아맞혔다.


‘쓸데없이 예리한 놈.’


“그냥, 어제 좀 피곤할 만한 일이 있어서.”


“오~ 그래서 어제 게임도 안 들어오셨어요.”


“아니, 어제 많은 일이 있어서 깜빡했어. 미안.”


꽈악.

세현이는 나에게 헤드록을 걸며 말했다.


“사과 한마디로 모든 게 해결되면 법이 왜있냐! 어제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아?”


“아아아악! 미안! 미안!! 탭!! 탭!!”


“성의를 보여라. 성의를!”


“알았어!! 매점!! 매점!!!”


이놈도 분명, 나랑 같이 게임만 하는데 왜 이렇게 힘이 센지. 매점에서 먹을 걸 사주는 것으로 겨우겨우 풀려날 수 있었다.


“아오, 머리야.”


“자자. 빨리 매점으로 가자고.”


“잠깐!”


“응?”


“점심은 안 먹어?”


“오늘은 매점이 너무 가고 싶어서~”


아무래도 매점에서 배를 채우려나 보다.


“음~ 역시 남의 돈으로 먹는 게 가장 맛있는 법이지.”


우리는 매점에서 빵과 과자, 음료수들을 한가득 사서 운동장에 있는 적당한 나무 테이블에 앉아 먹었다.


“야.”


“꿀꺽. 왜?”


방금 매점에서 결제할 때 남은 금액을 보고, 어제 겪었던 일들이 꿈이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세현에게 이야기를 해보려 말을 걸었다.


“흠흠. 이건 내 친구이야기인데.”


“응. 네 이야기인데.”


“친. 구. 이야기인데.”


나는 웃는 얼굴로 빵을 먹고 있는 친구 놈에게 무언의 압박을 가했다.


“그래그래, 친. 구. 이야기인데.”


“어제 하교를 하는데, 마치 나를 기다리고 있던 것만 같이···.”


“너, 어제 고백 받았어?!”


“···먹은 거 도로 뱉어내.”


“에~이 장난이야. 그래서 뭐라고?”


강윤은 못 미덥다는 얼굴을 하면서도 자신이 겪은 일들을 얘기해주었다.


그리고 나의 이야기를 듣던 세현은 심각한 얼굴로···


“강윤아, 정신병원 추천해줄까?”


“정신병원?”


“응. 정신병원.”


“음~ 먹을 만큼 먹었다. 이거지?”


“야, 어지러워!”


정신병원을 추천하길래.

나는 친히 멱살을 잡고 정신을 차리도록 흔들었다.


띵~동~댕~동~


내가 세현의 멱살을 잡고 흔드는 사이, 어느새 점심시간이 끝났음을 알리는 종이 울렸다.


“아! 나 다음 시간 체육이라 대신 좀 치워줘~”


“야!


“맞다. 7반에 정한나라면 네 이야기 들어줄 수도~”


세현은 그렇게 정한나를 만나보라는 말만하고 쏜살같이 튀어버렸다.


저런 놈도 친구라고 사귄 내 잘못이지.

나는 먹고 남은 쓰레기들을 치운 후 7반으로 가려고 했지만 시간이 너무 촉박해서 다음 쉬는 시간에 가기로 하고 반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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