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와 계약을 잘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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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4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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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30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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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화

DUMMY

악마의 몸속 깊숙이 파고들어 간 기운은 머리를 제외한 몸 대부분을 장악했지만, 단단한 문을 마주한 것처럼 머리 부분만큼은 장악하지 못했다.


‘악마들은 다 머리에 핵이 있는 건가.’


나는 악마의 머리에 핵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악마도 그렇고, 저번에 만난 골렘 같은 악마도 그렇고, 머리 부분에 핵이 있는 것으로 보아 핵이 인간의 뇌 같은 역할을 하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흠···.”


그나저나 어떻게 해야 하지? 저번에는 몸이 알아서 핵을 파괴해 주었는데, 이번에는 막힌 상태 그대로 아무런 움직임이 없다.


‘일단 자리를 옮겨야겠다.’


사람들에게 눈에 띄면 안 된다는 건 듣지 못했지만, 눈에 안 띈다고 나쁠 건 없으니까. 악마를 장악한 그 상태 그대로 움직이려고 했지만···


“어? 이거 왜 안 움직여?”


악마는 생각보다 무거웠는지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온 힘을 다해 악마를 당겨 보았다.


“흡!”


그러자 악마가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하더니···


콰각.


바닥이 부서짐과 동시에 악마가 손쉽게 당겨졌다. 아무래도 뒷발에 달려있는 발톱을 바닥에 고정시켜 놨었나 보다.


“그나저나 바닥은 어떡하지?”


나는 주변에 CCTV가 없는지 살펴보려 했는데, 그것보다 먼저 CCTV가 어디에 있는지 느낄 수 있었다.

사람한테 들키는 것만 생각해서인지, CCTV를 생각하지 못했다.


강윤이 안절부절하는 사이, 하늘에서 가브가 내려왔다.


“그렇게 안절부절할 필요 없다.”


“천사님!”


“가브라고 부르라니까, 이놈아!”


“너무 반가워서 그만.”

가브는 자신을 천사님이라고 부른 강윤에게 화를 내고는 곧바로 부서진 도로를 원래대로 되돌렸다.


“사람들에게 들킬 걱정은 하지 마라. 대부분의 사람은 악마와 성운을 보지 못할 테니.”


“다행이네요.”


“그나저나 내가 설명을 너무 대충 한 것 같구나. 힘을 넘겨주면 알아서 알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인간한테 힘을 넘긴 적은 처음이라서 말이다.”


자신의 설명이 부족했음을 알게 된 가브는 강윤에게 추가적인 설명을 더 해주었다.


“일단 대부분의 사람은 악마와 성운을 볼 수 없지만, 아예 영향을 안 받는 건 아니다. 방금처럼 바닥이 부서지는 것처럼 물리력은 행사하지 못하지만, 주변이 부서지는 것으로 피해를 입을 수도 있고, 기분이나 체감되는 온도 같은 것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렇군요.”


“뭐, 이건 사람이 없는 곳에서 싸우면 신경 안 써도 되는 것이니 넘어가고, 지금 문제부터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마.”


‘드디어 도움이 될 만한 정보를 알 수 있겠구나.’


“악마의 핵은 힘의 원천이다. 어디에 있는지는 악마마다 다르지만, 핵 주변은 강한 힘으로 보호를 받고 있다는 것이 공통점이다. 그래서 어중간하게 장악하려거든 실패할 뿐이다. 그리고 이처럼 강한 힘으로 보호받고 있는 악마의 핵을 부수는 방법은 강한 힘으로 부수는 간단한 방법이 있으며, 그게 아니라면 힘을 다 소진하게 하는 방법이 있다.”


“그럼 지금은 힘이 다할 때까지 이 상태로 기다려야 해요?”


보호받고 있는 힘이 강한 것 같은데,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데 계속 이렇게 있어야 한다고?


“뭐, 그렇게 해도 되겠지만, 지금 같은 경우는 머리를 감싸고 있는 기운을 걷어들인 다음, 도끼로 머리를 내려치면 된다. 온힘을 다해 내려치는 정도면 충분히 깰 수 있을 게다.”


나는 가브의 말대로 악마의 머리 부분에 기운을 걷어들였다. 그러자 악마의 혀가 마음대로 날뛰기 시작했다.


“끼··· 에엑.”


콰직―

나는 악마가 더 날뛰기 전에 악마의 머리를 온힘을 다해 내리쳤다.

온 힘을 다한 도끼로 인해 머리는 물론이거니와 핵까지도 부서졌다.


“··· 가브, 근데 성운에 감정을 억제하는 기능도 있나요?”


지금까지는 비교적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 상황이라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악마의 머리를 반으로 갈라버렸는데도 거부감 같은 것이 들지 않았다.

조금 괴상하게 생기기도 했고, 악마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생명체와 비슷하게 생긴 머리가 쪼개진 모습을 보는데도 아무런 감정이 들지 않는다.


“우리도 잔혹한 장면을 보면 구역질 비슷한 것도 하고 그런다. 그저 담담해질 뿐이지, 네놈이 그런 것은 아마 데바악타의 힘을 사용한 영향일 것이다. 그것보다 얼른 흡수하고 밥이나 먹으러 가자꾸나.”


“네.”


* * *


저번처럼 생각만 했는데도 알아서 악마를 흡수한 후, 가브가 원하는 대로 밥을 먹으러 왔다.


“뭐 드실래요?”


“흠. 치즈 돈까스가 먹고 싶구나.”


“네. 사장님, 여기 치즈하고 카레 돈까스 하나씩 주세요.”


“네~.”


점심에 먹었던 돈까스가 너무 맛있어서 다시 한 번 먹으러 왔다.


“맞다, 가브. 궁금한 게 하나 있는데요.”


“뭐냐.”


“왜 천사님이라고 불리는 걸 싫어하나요?”


“그건···.” 가브는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하고는 답했다.


“존대 받는 게 어색해서 그런다.”


“근데 처음에 천사님이라고 불렀을 때는 오랜만에 불렸다면서 좋아하···.”


“존대 받는 게 어색해서 그렇다면 그런 줄 알아야지, 이놈아!”


딱!


“아악! 왜 때려요! 천사가 막 그래도 되는 거예요?”


가볍게 때린 것 같이 보였던 딱밤은 생각보다 더 아팠다.


“때리기는 무슨, 계약에 따라 힘을 전달해 준 것뿐이다.”


이걸 계약을 핑계로 빠져나간다니.


“자, 치즈 돈까스랑 카레 돈까스 하나 나왔습니다.”


가브의 계약 이행(?) 아닌 계약 이행 후 맛있어 보이는 카레 돈까스가 나왔다.


“음, 요즘 인간들의 음식은 참 맛있단 말이야.”


“평소에도 자주 드세요?”


“가끔씩 먹지.” 천사도 특별할 것 없이 배는 고픈가 보다.


“더 드시고 싶으신 거 있으면 시키세요. 저 돈 많아요.”


“겨우 1억이랑 1년을 교환해 놓고 자랑이다, 이놈아··· 나도 카레 돈까스란 것이 먹고 싶구나.”


아니, 시킬 거면서 구박은 왜 하는 건지···.


“뭔 생각하는지 뻔히 느껴진다, 이놈아.”


“사장님! 여기 카레 돈까스 하나 더 주세요.”


가브는 강윤에게 다시 한 번 딱밤을 날리려 했지만, 강윤은 재빠르게 주문 상황을 넘기며 이를 피해 갔다.


* * *


“어차피 결계 속이라 나가지도 못하는데, 순순히 최후를 받아들이시죠.”


“내··· 내가 이렇게 포··· 포기할 줄 알아!”


높은 건물들 사이에 있는 공원에서 한나에게 머리에 뿔이 달린 악마가 뿔 사이에서 불덩이를 만들어 날렸다.


“방호의 부적.”


악마가 날린 불덩이는 한나가 꺼낸 방호의 부적에 의해 생겨난 막을 뚫지 못하고 사라졌다.


“칠뢰의 부적.”


한나가 칠뢰의 부적을 찢자, 하늘에서 둘의 공방을 보고 있던 세현이 악마를 향해 칠흑 같은 번개를 일곱 번 날렸다.


“끄아아아아아악···.”


번개를 맞은 악마는 비명과 함께 검게 타 쓰러졌다.


“오늘은 이걸로 끝.”


“끝이요? 아까 하나 더 있다고 하지 않았어요?”


“있었는데, 사라졌어.”


하늘에서 내려온 세현은 검게 탄 악마를 흡수했다.


“그럼 집에 가도 되죠?”


“아직 밥 안 먹은 걸로 아는데, 같이 밥이나 먹고 들어가는 거 어때?”


“제가 당신이랑 왜 같이 밥을 먹어야 되는지 모르겠네요.”


한나는 결계를 해제하고 급히 공원을 빠져나갔다.


“에이, 우리 사이에 밥 한 끼 같이 못 먹어?”


세현은 급히 공원을 빠져나가는 한나의 뒤를 쫓아갔다.


“우리 사이? 우리 사이가 어떤 사이인지는 모르겠지만, 최소한 우리가 같이 밥을 먹을 만한 사이는 아닌 것 같네요.”


“우리 사이를 모르겠다니, 우리 서로 돕고 돕는 상부상조하는 사이지 않나.”


“상부상조라니, 당신이 아무런 대가를 받지 않고 저를 도운 적이 있었나요? 전부 계약 내용일 뿐이었지. 그러니 밥은 혼자 드세요, 저는 같이 밥 먹자는 계약은 하지 않아서, 그럼 이만.”


다시 한 번 거절한 한나는 급히 떠나갔다.

그렇게 혼자 남겨진 세현은 홀로 밥을 먹으러 갔다.


* * *


“다녀왔습니다.”


반겨주는 이 하나 없는 캄캄한 집. 한나는 듣는 이가 없다는 것을 알지만, 습관처럼 인사를 내뱉고는 방으로 들어가 침대에 드러눕는다.

매번 인사를 받아 줄 이가 없다는 것을 알고 탄식을 하지만, 오랜 기간 동안 해오던 것을 바꾸기는 쉽지 않았다.


꼬르륵.


“아, 밥 먹어야 하는데··· 뭐 먹지···.”


배고픔을 알리는 배꼽시계에 냉장고를 열어보았지만, 텅 빈 냉장고 속을 본 한나는 배달 앱을 열어 오늘의 저녁 메뉴를 탐색했다.


“부대찌개라···.”


배달 앱으로 부대찌개를 시킨 한나는 어딘가 우울해 보이는 얼굴로 창문 너머로 보이는 달만을 바라보며, 음식이 도착할 때까지 생각에 잠긴 듯 미동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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