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와 계약을 잘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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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4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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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0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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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3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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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화

DUMMY

나는 밖이 완전히 어두워졌을 무렵 집에 도착했다.


‘아슬아슬했네.’


“일찍 좀 다녀라, 이놈아.”


그리고 집에 도착해 신발을 벗으려던 순간 목소리가 들려왔다.


“뭐··· 뭐야! 당신 누구야! 어떻게 들어왔어!”


거지 차림의 사내가 집안에 앉아 있었다.


‘내가 창문을 안 닫고 갔나?’


아니다. 창문을 닫지 않았다고 해도 여긴 3층이다.


뭐, 잘하면 올라올 수도 있을지도··· 는 무슨, 사람들한테 걸려서 신고당하는 게 더 빠를 거다.


“사소한 것은 그냥 넘어가자꾸나.”


“넘어가긴 뭘 넘어가!”


지금 남의 집에 무단침입해 놓고 사소한 거라니.

나는 당장 핸드폰을 꺼내 경찰에 신고하려 했다.


“아마 전화는 안 될 게다. 그러니 잠자코 들어오기나 해라.”


“어?···.”


그런데 사내의 말대로 전화는 되지 않았다.

불길한 기분이 든 나는 급하게 다시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려 했지만, 문이 열리지 않았다.

손잡이를 아무리 흔들어도 ‘달칵달칵’ 소리만 낼뿐, 문은 열리지 않았다.


“그 문이 열리는 일은 없을 게다. 그러니 얼른 들어오기나 해라.”


“어째서······.”


“자꾸 안 되는 일 가지고 그러고 있지 말고, 어서 와라, 이놈아! 네 목숨이 달린 중요한 일이야! 악마에게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는데, 왜 도망가려 하는지······.”


‘악마에게서 살 수 있는 방법?!’


나는 재빠르게 벗으려던 신발을 마저 벗고, 사내의 앞으로 갔다.


“제발! 도와주십시오!”


그리고 사내를 향해 절을 올렸다.


무조건 알아야 한다. 이자, 아니 내 앞에 계신 이분이라면 악마들에게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실 것이다.


“허허. 지 살 방법 알려준다니까, 바로 와서 절부터 올리는 거 봐라. 웃기는 놈일세.”


“하하······.”


“일단, 고개나 들어라. 그 상태로 얘기를 듣기에는 힘들 테니.”


스윽.


“어?”


고개를 들어 사내를 쳐다보니 어딘가 익숙한 얼굴이다.

어디선가 만난 적이 있었나?


“혹시··· 저희 어디서 만났었나요?”


“뭐? 어제 내가 친히 경고도 해줬는데. 뭐어? 저희 어디서 만났었나요?”


사내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문 쪽으로 향했다.


“살 방법을 알려준다는 얘긴 없던 걸로 하마.”


“아이고! 제가 잘못했습니다!”


기억났다. 어제 집으로 돌아가던 도중 갑자기 나타나 자격 어쩌고 하던 사내다.

나는 나가려고 문손잡이를 잡는 사내의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매달렸다.

어떻게든 붙잡아야 한다.


“제가, 은인을 몰라 뵀습니다. 어제 너무 많은 일이 있어서 그랬습니다요.”


“흠··· 그럼 이번 한 번만 봐주도록 하지.”


나의 진심이 담긴 질척거림이 통했는지, 그는 다시 앉았다.


‘휴, 다행이다.’


내가 그를 따라 앉자, 사내는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뭐, 알고는 있겠지만 너에게 1억을 준 사내는 악마라네. 그리고 꿈속에 나타난 것도 악마라는 존재지.”


꿈속에서 만난 악마? 내가 만난 악마는 양복 차림을 한 사내의 모습에, 그림자를 다루는 뿔 달린 악마밖에 없는데··· 혹시 뿔 달린 악마와 벌였던 모든 일이 꿈속에서 이루어진 거란 말인가?


“그··· 꿈속에 나타났다는 악마가 그림자를 다루고 뿔 달린 악마인가요?”


“그래, 섀다아스 그놈이 맞네.”


어쩐지 다친 곳은 없는데도 아픈 이유가 막연하게 밤에 있었던 일 때문인가라고 생각했는데, 이제야 납득이 갔다.


이 남자는 내가 궁금해하는 것들에 대한 답을 다 알고 있을 것 같은 느낌이라 나도 모르게 악마가 나를 죽이려는 이유를 물어보았다.


“악마는 왜 갑자기 절 죽이려던 건가요? 지금까지 악마한테 원한을 살 만한 일은 안 했던 것 같은데······.”


“악마가 네놈을 죽이려고 하는 이유는 네놈이 데바악타와 거래로 1년을 팔아서 그런 것이다. 원래는 인간을 죽이면 천사들에게 쫓기는 신세가 되지만, 네놈은 1년 동안 죽어 있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네놈을 죽여도 쫓기지 않거든.”


후회가 밀려온다. 그때 1억에 혹해 가지고··· 그깟 돈이 뭐라고······


“그럼, 1년이나 더 그 짓을 반복해야 하는 거예요?”


“그래, 네놈이 받아들여야 하는 운명이지.”


1년이나 더 쫓겨야 한다니··· 그렇게는 절대 못 살아.


“그 데바악타라는 악마랑 대화로 해결하는 방법은 없을까요? 제 영혼을 돌려달라고··· 아니면 다른 악마들에게 저를 쫓지 말아 달라고 부탁이라도···”


“악마들이 인간을 죽여 영혼을 흡수하는 이유는 유흥의 목적이 크지만, 필요에 의한 경우도 없지는 않으니 그런 생각은 접는 게 좋을 거다.”


하··· 결국 1년 동안 시달려야 하는 건가.


“제발, 그럼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세요. 부탁드립니다.”


“뭐, 악마와 싸울 수 있도록 도와줄 테니 걱정 말아라.”


그래도 도와준다니, 이게 어디야······.


“그래도 너무 실망하지 마라. 익숙해지면 할 만해질 거다.”


“후··· 제가 뭘 해야 되죠?”


과연 내가 살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


정신과 시간의 방에서 억겁의 시간 동안 수련하기?


아니면 아득히 높은 폭포에서 수련하기?


그것도 아니면 많은 함정과 괴물이 도사리고 있는 시험을 통과하기?


평소에 이런 쪽으로는 생각해보지 않아서 마땅히 떠오르는 게 없다.


“나와 계약을 하면 된다.”


‘계약만 하면 된다고?’


악마들에게서 살아남는 방법이 그냥 계약이라니··· 설마, 영혼을 대가로 악마로부터 지켜준다는 그런 건 아니겠지?


“혹시, 계약의 대가로 제 영혼을 가져간다거나 그런 건가요?”


“그런 짓은 하지 않는다. 네놈이 이미 한 번 해봤던 계약이다.”


“제가 해봤다고요?”


‘내가 그런 계약을 한 적이 있던가?’


그런 계약을 했으면 이미 악마를 상대해··· 본 적이 있네.

이미 데바악타의 힘으로 섀다아스라는 악마를 상대해 본 일이 있었다.


“계약 내용은 여기 있다. 잘 읽어봐라.”


사내는 갑자기 허공에서 종이를 만들어내더니, 나에게 건넸다.



계약서


갑: 천사 가브 을: 인간 김강윤


갑은 을에게 악마를 상대할 수 있는 힘을 넘겨준다.


을은 갑에게 힘을 받은 후, 자신을 위협해오는 악마들을 처리함과 동시에 자신이 속한 지역에 있는 악마들도 처리해야한다.


‘정체가 천사였구나.’


계약의 내용은 단순했다.


악마를 상대할 수 있는 힘을 받는 대신, 동네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악마를 잡으면 된다는 간단한 내용이었다.


“생각보다 되게 간단하네요.”


“그럼, 내가 너한테 어려운 일을 시킬 것 같았느냐?”


솔직히, 데바악타에게 받았던 힘을 생각하면 이것보다 더 어려운 조건일 줄 알았다.


데바악타에게 받았던 힘과 그 힘으로 상대했던 섀다아스의 능력은 평범한 인간의 힘으로는 도저히 이길 수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그건 아니고, 받는 힘에 비해 해야 할 일이 좀 쉬운 것 같아서요.”


“걱정 마라. 네가 생각하는 것만큼 쉽지는 않을 게다.”


나는 ‘설마 천사가 통수를 치겠어?’라는 근거 없는 믿음을 갖고 계약서에 서명했다.


“서명했어요.”


나는 서명을 마친 계약서를 천사에게 다시 돌려주었다.


“흠, 좋아. 이제부터 힘을 넘겨주마.”


천사는 계약서에 서명한 것을 확인하고, 데바악타처럼 나에게 손을 내밀었다.


꽉.

나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손을 잡았고, 노란빛 기운이 손을 통해 몸으로 퍼져나가다가 심장 쪽으로 모이는 것이 느껴졌다.


“이제 됐다.”


1분 정도 지났을까? 그리 길지 않은 시간 동안 노란빛 기운이 내 온몸을 훑어보듯 퍼져나가더니 일제히 심장에 모여들었다.


“네게 건네준 기운은 성운이라고 부르는 힘이다.”


‘딱히 바뀐 게 없는 것 같은데······.’


데바악타의 기운은 바로 변화를 느낄 수 있었는데, 천사의 힘은 다른 건지 특별한 것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저기··· 능력이 생긴 게 맞나요? 아무 느낌도 안 드는데요.”


“내 힘은 확실히 전달됐다. 네가 아무런 변화도 느끼지 않는 것은 내가 만들어낸 또 다른 차원에 있기 때문이야.”


또 다른 차원이라··· 분명 데바악타의 힘을 받았을 때 그런 걸 봤었지.


“저도 만들어낼 수 있나요?”


“그건 지금으로서는 불가능하다. 너에게 새로운 차원을 만들 만큼의 힘을 넘기지는 않았으니. 그래도 걱정 마라. 악마를 처리하다 보면 만들 수 있을 게다.”


뭐, 아쉽지만 어쩔 수 없지. 힘을 받은 게 어디야.


“뭔가 조심해야 할 점은 없나요? 힘을 너무 많이 사용하면 생기는 부작용 같은 거라든가······.”


“힘의 사용 방법은 싸우게 되면 자연스럽게 알게 될 게다. 그러니 힘에 대해서보다는 악마에 대해 알려주마.”


악마에 대한 정보라니, 그냥 잘 싸우면 되는 거 아닌가?


“그렇게 생각할 줄 알았다. 뭐, 만날 일은 드물겠지만, 데바악타와 같이 다른 차원을 만들어내는 능력을 차원 복각이라고 부른다. 데바악타처럼 해칠 의도가 없는 놈에게 끌려간 게 그나마 다행이지, 대부분의 놈들은 자신에게 유리하게 재구성하기 때문에 끌려 들어가면 이길 가능성은 희박하다.”


‘그럼 운이 나빠서 끌려 들어가게 되면 죽는다는 말이잖아!’


“빠져나갈 방법은 없는 거예요?”


“차원을 만들어낸 놈을 죽이는 게 가장 빠른 방법이다. 또 다른 방법은, 무한해 보이지만 임의로 만들어낸 차원은 끝이 존재하기 때문에 그 끝을 부숴버리면 된다. 그러나 이 방법은 차원을 부술 만한 힘이 필요하기에, 지금 당장 네가 시도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거다.”


결국 지금은 탈출할 방법이 없다는 말과 다름없잖아!


이제는 기도 말고는 방법이 없나.


“이 정도면 중요한 것들은 다 설명한 것 같고··· 이제 원래 차원으로 돌려보내주마.”


!―

갑자기 이상한 느낌이 든다. 누군가가 집 밖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


쩅그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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