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와 계약을 잘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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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4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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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0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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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6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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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화

DUMMY

“하아암.”


‘왜 이렇게 졸리지···.’


평소와 다름없는 날은 아니고 살짝 특별한 일들이 있었지만, 유독 졸린 이유를 찾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일단 집에 가서 잠을 자야겠다.’


“야! 김강윤!”


계속해서 몰려오는 졸음이라는 파도를 헤치며 집에 가던 도중, 등 뒤에서 나를 부르는 세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를 부르는 목소리에 뒤를 돌아보니 나에게 달려오고 있는 세현의 모습이 보였다.


“하암··· 무슨 일이야.”


“야, 너 나랑 운동하러 가자.”


세현은 다짜고짜 내 한쪽 어깨를 ‘탁’ 잡더니 갑자기 운동을 하러가자는 말을 했다.


“갑자기?”


운동을 싫어하는 편은 아니었던 나는, 졸리지만 않았다면 운동을 하러 갔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진짜 ‘집에 가다가 잠드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절로들 정도로 졸렸기에 다음으로 미루며 집에 가려고 했다.


“오늘은 너무 졸려서··· 다음에 가자.”


“잠깐!”


세현은 집으로 가려는 내 앞을 가로막으며 설득하기 시작했다.


“지금 졸린 건 다 몸을 안 움직여서 그런 거야. 우리 삼촌이 이번에 헬스장을 열었거든. 같이 가자.”


“지금은 진짜 너무 졸려서 안돼. 내일 가자.”


세현에게는 미안하지만, 나는 너무 졸렸기에 내일 가겠다 말하고는 몰려오는 졸음에 잠깐씩 멈춰서 눈을 감으며 집에 갔다.


* * *


‘조금만 더···.’


띠리리.


털썩.

집에 도착한 나는 현관문이 닫히자마자 그대로 엎어졌다.


‘조금만 이러고 있다 일어나자···.’


조금만 있다가 일어나려 했지만, 나는 너무 졸린 나머지 신발도 벗지 않은 채 그대로 잠들어 버렸다.


“여기는···.”


눈을 떴을 때, 내 앞에 펼쳐진 것은 온 사방이 황금색으로 가득한 공간이었다.

왜 이런 꿈을 꾸는 것인지 이유는 알 수 없지만 같은 꿈을 두 번 연속으로 꾼 다는 것은 분명 무슨 의미가 있을 것 같았다.


“일단 걷기나 할까.”


저번과 같은 공간이었지만, 이번에는 무언가 다른 게 있지 않을까 싶어 나는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


‘진짜 이상하네.’


아무리 걸어도 보이는 것은 황금색을 띠는 벽뿐이었다. 사실 그것이 벽인지도 확신할 수 없었다.

분명 벽처럼 보이지만, 가까이 다가가도 거리가 좁혀지지 않았다.


쿠구궁.


대체 왜 이런 꿈을 꾸는지, 이 꿈이 무슨 의미인지 생각하며 걷던 순간, 땅이 울리기 시작했다.

뒤를 돌아보니 저번과 같은 황금색 파도가 나를 향해 빠른 속도로 밀려오고 있었다.


“대체 파도는 왜 오는 거야!”


파도를 본 나는 또다시 전속력을 다해 뛰기 시작했다.

분명 물이 있는 공간도 아닌데, 왜 파도가 몰려오는지 궁금했지만, 그런 것을 고민할 시간은 없었다.


턱.


“어?”


이와 비슷한 상황이 최근에도 있었다.

그때와 다른 점은 지금은 발이 아닌 나무뿌리 같은 것에 발이 걸렸다는 것이다.


“아으···.”


고통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지만, 넘어지면 자동으로 해야 하는 것처럼 나는 무릎을 부여잡고 고통을 느낀 것처럼 소리를 냈다.


팔랑.


“이건···.”


다친 곳은 없지만, 무릎을 부여잡고 있는 내 앞에 한나가 준 부적이 떨어졌다.

넘어질 때 주머니에서 빠져나온 것 같았다.


‘위험할 때 찢으라고 했지.’


어떤 상황이 위험한 순간인지는 모르겠지만, 파도에 휩쓸리기 직전이 안전한 상황은 아닐 것이다.


“으악!”


파도가 나를 덮치기 직전, 나는 부적을 반으로 찢었다.


* * *


‘부적이 찢어졌다!’


나는 단숨에 부적의 기운이 느껴지는 곳으로 갔다.


“야! 김강윤!”


부적의 기운은 성운이 폭주한 채 현관문 앞에 쓰러져 있는 강윤에게서 느껴졌다.


“멈추게.”


강윤이 폭주하는 성운에게 완전히 삼켜지기 전에, 성운을 잠재우려는 세현의 앞에 가브가 나타났다.


“뭐하는 짓이야.”


“아무것도 하지 말고 그대로 떠나게.”


가브는 세현이 아무것도 못하도록 성운으로 팔과 다리를 묶어버렸다.


“이대로 두면 성운에게 먹히고 말 텐데, 보고만 있으라고?”


가브는 무슨 문제러도 있냐는 듯, 차분하게 답했다.


“원래 계획에는 없었지만, 성운에게 삼켜지는 것이 그 아이가 더욱 쉽게 악마들에게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이다. 그 아이에게도 나쁜 일이 아니지 않겠느냐.”


“그걸 왜 네가 정해!”


“엣 정을 생각해서 그냥 물러나 주면 안 되겠나?”


“··· 어디서 옛 정을 들먹여.”


파지지지직.


세현은 자신을 감싸고 있는 가브의 성운을 번개로 태워버렸다.


“조금 아플 수도 있다.”


가브의 성운으로부터 풀려난 세현은, 강윤에게 자신의 성운을 조금 흘려보낸 다음 가브가 수작을 부리지 못하도록, 새로운 차원을 만들어내 끌고 갔다.


* * *


파지직―


부적을 찢자, 검은 번개가 파도를 향해 내리쳤다.

번개를 맞은 파도는 고통스럽다는 듯이 출렁이더니, 여러 갈래로 갈라지며 쪼그라들어 나무의 뿌리 같은 생김새로 변했다.

나무의 뿌리 같이 생긴 것은 자신이 왔던 방향으로 천천히 되돌아갔다.


“따라가 봐야 하나.”


나무뿌리는 천천히 되돌아가다 멈춰 섰다.

마치 자신을 따라오라는 듯이.

그리고 내가 움직이면 나무뿌리도 같이 계속 움직여 일정한 거리를 유지했다.


‘일단 따라가 보자.’


파도의 위협으로부터 벗어났지만, 그렇다고 이곳에 나무뿌리를 제외한 다른 무언가는 없었기에 나는 나무뿌리를 따라가기로 했다.


“나무··· 인가?”


뿌리를 따라 도착한 곳에는 물로 이루어진 나무 같은 것이 있었다.

분명 전체적으로 보면 나무의 생김새를 띄고 있지만, 줄기부터 가지, 그리고 잎사귀까지 전부 꿀렁거리며 조금씩 생김새가 변화하고 있었다.


“말랑하진 않네.”


가까이 다가가도 아무런 반응이 없어 촉감이 너무 궁금한 나머지 한번 찔러보았는데, 말랑해 보이는 것과는 다르게 손가락이 조금도 들어가지 않을 정도로 단단했다.


『반갑습니다.』


‘뭐·· 뭐야?!’


갑자기 머릿속에 말이 흘러들어왔다.


『저는 당신이 성운이라고 부르는 존재입니다.』


“성운이라고?”


성운이 말을 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나는 성운이 어디 있는지 주변을 찾아보았다.


『저는 당신의 바로 앞에 있습니다.』


강윤에 앞에 있는 것은 물로 만들어 진 것 같은 나무뿐이었다.


‘이게 성운이라니···’


··· 성운에 모습을 상상해 본적은 없지만, 뭔가 실망스럽다.


『실망시켜드려 죄송하네요.』


“아니·· 죄송할 건 아니고.”


분명 평범한 말이 머릿속으로 들어오는 것임에도, 성운의 기분이 안 좋다는 것이 느껴졌다.


"그건 그렇고, 왜 내 꿈속에 나타난 거야?“


꿈속까지 들어와 나를 덮친 것과 이렇게 모습을 드러낸 이유가 알고 싶었다.


『일단 여기는 당신의 꿈속이 아닙니다.』


"꿈속이 아니라고?“


『네, 당신의 정신을 저의 내부로 데려온 것입니다.』


"그럼 여기가 성운의 안쪽이라고?“


『네.』


왜 꿈속에서 내 마음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는지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그래서 나를 이곳으로 데려온 이유가 뭐야?“


이곳이 성운의 내부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지만, 그것보다 궁금한 것은 왜 데려온 것인지 그 이유였다.


『당신의 정신을 삼켜 몸의 주도권을 가져오기 위해서 데려왔습니다.』


‘!’


내 정신을 삼키기 위해 데려왔다는 말을 들은 나는 도망치기 위해 주변을 살펴보았다.

그러나 주변을 둘러보고 빠져나갈 방법을 생각해봐도, 아무것도 없는 이곳에서 빠져나갈 방법은 성운과 싸워서 이기는 것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싸워서 이길 수 있을까?’


나는 과연 성운과 싸워서 이길 수 있을지 생각해 보았다.


『지금은 당신의 정신을 삼키는 것은 포기했어요. 그러니 그렇게 빠져나갈 방법은 생각하지 않아도 돼요.』


"그··· 그래?“


휴.

성운을 이길 방법이 도저히 떠오르지 않아 막막했었는데, 다행이다.


"그럼 돌려보내 주는 거지?“


『보내드리기는 하겠습니다. 하지만 그전에 제안하고 싶은 게 있어요.』


"제안?“


『제게 몸의 주도권을 넘겨주세요.』


"?“


‘이게 무슨 말이지?’


몸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도망칠 생각을 하는 사람에게 몸을 넘겨달라니··· 이곳을 빠져나가고 싶으면 몸을 내놓으라는 부탁을 가장한 협박인가?


『몸을 다 달라는 뜻은 아니에요.』


"그럼 오른손은 내가, 왼손은 네가 반반씩 나눠 쓰자는 말이야?“


『나눠 쓰자는 건 맞지만, 신체를 반으로 나눠 쓰자는 말은 아니에요.』


"그러면?“


『악마와 싸울 때만 제게 몸을 넘겨주세요.』


"싸울 때만 넘겨달라고?“


『네. 악마와 싸우실 때만 제가 몸을 쓰고, 싸우고 난 후에는 다시 돌려드릴게요.』


“그런 조건이라면···.”


확실히 괜찮은 제안이다.

가브와 수련할 때 성운의 도움이 조금 줄어들었다고, 상당히 애를 먹을 정도로 싸움을 잘하지 못하는 나보다는 성운이 훨씬 나을 것이다.


‘이러면 성운이 얻는 게 뭘까?’


그러나 그런 좋은 제안을 왜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그리고 지금은 아니라지만, 나의 정신을 삼키려 했는데 몸을 내어주고 다시 돌려받을지도 미지수다.


“확실히 좋은 제안이야. 그런데 아무런 이득이 없어 보이는데, 그렇게까지 하려는 이유가 뭐야?”


『이유 말이죠···』


“응. 아무런 이득도 없어 보이는 제안을 하는 이유가 뭔지 알려줘.”


성운은 말하기까지 조금 뜸을 들였다.


『기분 나빠하지 말고 들으세요.』


‘내가 기분 나쁠 만한 이유가 있나?’


『그게··· 당신이 싸우는 게 너무 답답해서 쓰러질 지경이라 그래요!!』


“···.”


『저는 기분 나빠하지 말라고 말했어요.』


“괜찮아. 그냥 살짝 충격을 받아서 그래.”


뭐, 살짝 충격은 받았지만 기분이 나쁘거나 하지는 않다.


성운의 입장에서 강윤은 딱 스스로 무언가를 할 수 없는 신생아 정도로 보였다.

하지만 신생아는 귀엽기라도 한데, 그에 반해 강윤은 그러지도 않았다.

그래서 성운에게 강윤은 그저 아무것도 못하는 답답한 존재로 인식되었다.

성운이 왜 그런 제안을 했는지 이해가 가기 시작했다.


‘경기를 뛰는 선수가 답답해 관중이 직접 경기를 뛰는 상황인가.’


“좋아, 너의 제안 받아들일게. 악마와 싸우고 나면 반드시 돌려줘야 해.”


『네! 반드시 돌려드릴게요.』


성운이 내 몸을 돌려준다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성운이 한 말들에서 진심이 느껴졌다.


그리고 좋은 제안이 틀림없기도 해서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럼 지금 바로 돌려보내 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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