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와 계약을 잘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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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8.14 19:38
최근연재일 :
2024.09.20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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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20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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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화

DUMMY

“후우···.”


지브사의 습격을 받은 지도 2주라는 시간이 흘렀다.


‘이 천사는 도대체 어디에 있는 거야.’


그동안 가브는 강윤에게 잠시라도 모습을 비추지 않았다.


『걱정 마세요. 큰일은 없을 겁니다.』


“뭐, 그럼 다행이긴 한데, 왜 안 나타나는 거야?”


2주 동안 사람들한테 피해가 갈까 봐 얼마나 고생했는지 알아? 피해 끼치지 않으려고 산까지 유인해서 잡거나 인적이 드문 폐건물까지 유인해서 잡기도 하고 고생이란 고생은 다했지.


『싸우는 건 제가 하잖아요. 지금도 그렇고요.』


지금도 강윤은 사람 하나 다니지 않는 늦은 시간대에 공원에서 성운과 악마가 싸우는 것을 보고 있었다.


“그래도 싸우는 걸 보고 있는 게 얼마나 힘든지 알아? 내 몸이 다치지 않을까 항상 노심초사하며 보고 있다고.”


『노심초사는 무슨, 맨날 영화라도 보러 온 것처럼 들뜬 마음으로 보잖아요!』


“··· 뭐, 재밌는 건 어쩔 수 없잖아. 그리고 걱정이 안 되는 건 아니야. 아무리 잘 싸운다지만 내 몸으로 싸우는 건데·· 오! 방금 뭐야 진짜로 영화의 한 장면 같았어.”


『···.』


오늘도 아무런 문제 없이 잡았네.


2주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악마를 잡았다. 잡으러 다닌 것보다 습격을 받은 게 더 많긴 하지만.


점점 악마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맞아요. 강한 악마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어요.』


‘흠··· 성운이 알아서 해 주겠지.’


『···.』


“내가 항상 믿고 있는 거 알지? 나보다 싸움도 잘하고 내가 아주 많이 믿고 있어.”


강윤은 속사포처럼 빠르게 말을 뱉어냈다.

게임에서 트롤을 만나 욕을 할 때도 이 정도로 빠르게 말한 적은 없었다.


『예 예 이제 돌려드릴게요.』


성운은 강윤에게 몸을 돌려주기 전에 수백 개의 도끼를 만들어내었다.


“야야! 잠깐만!···.”


저 정도 양이면 정신을 차린다 해도 기절할 확률이 높다.

차라리 기절이라도 하면 다행이지, 만약 기절도 못하면 맨 정신에 고통을 고스란히 느껴야 한다.

그러나 다급한 강윤의 말은 이어지지 못한 채 정신을 차렸다.


“끄아아아악!!!···.”


지금까지 느낀 성운을 사용한 반동들이랑 차원이 다르다. 이러다가 진짜 죽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10분 정도 지났을까. 기절하지도 못한 채 밀려오는 고통에 움직이지도 못하고 맨 정신으로 느끼고만 있었다.

그렇게 한차례 고통이 지나간 후, 천천히 몸을 일으켜 세웠다.


“아오. 아직도 통증이 남아있네.”


몸을 움직일 때마다 통증이 느껴진다.

이대로는 움직이다가 힘이 풀려 넘어지는 그림이 눈에 훤했다.


어차피 할 것도 없는데, 조금 쉬다가 가지 뭐.


강윤은 공원 벤치에 앉아 쉬었다.


* * *


스스스슥.


“드디어 정신을 차렸네··· 새로운 아지트 어떤 것 같아? 뭐, 감상이 중요한 건 아니지만··· 그건 그렇고 어떻게 됐어?”


영업시간인데도 사람 하나 없는 테이블만이 가득한 바 안.

방금 막 정신을 차린 지브사를 향해 엘리스가 보드카를 마시며 물었다.


“예. 데바악타가 숨기고 있던 것은 성운을 가지고 있는 인간으로 보입니다.”


지브사는 곧장 한쪽 무릎을 꿇고 자신이 본 것을 보고하기 시작했다.


탁.


“성운에게 먹히지 않은 인간이라··· 숨길만 하네.”


데바악타만 아니었으면 다른 칠죄종들은 서로 싸워가면서까지 성운을 차지하려고 했을 것이다.

엘리스는 반 정도 남은 술잔을 내려놓고 지브사를 향해 말했다.


“다른 놈들한테 정보를 넘겨.”


“예. 알겠습니다.”


지브사는 이유도 묻지 않은 채 곧바로 바를 빠져나갔다.


아무나 데바악타의 시선을 끌 수 있다면 좋을 텐데···.

아마 두 놈 정도는 움직여야겠지···.

그놈들이 협력을 할 리가 없겠지···.

엘리스는 아직 남아있는 술을 단숨에 들이켰다.


“안주 하나···.”


엘리스의 말을 들은 바텐더는 천천히 주방으로 들어갔다 나왔다.


저벅.


주방에서 나온 바텐더 옆에는 근육질의 남성이 서 있었다. 남성의 눈은 마치 술에 취한 듯 풀려 있었다.


“어어······.”


남자의 이름은 강용운, 헬스트레이너다.

아침에는 자신의 헬스장에서 일을 하고 밤에는 사랑스러운 딸과 아내가 기다리는 집을 오가는 평범하지만 행복한 삶을 살았다.

그러던 어느 날 오랜만에 만난 중학교 동창과 술을 마시다가···.


턱.


엘리스는 용운의 턱을 살포시 잡고 그대로 입을 맞췄다.

입을 통해 용운의 수명이 엘리스에게로 넘어가고 있었다.

수명이 모두 뺏긴 용운은 근육질이었던 전과 다르게 말라비틀어진 미라처럼 변해 이렇게 된 배경도 다 설명하지 못하고 엑스트라로서 죽음을 맞이했다.


털썩.


“음··· 이제 슬슬 이것도 질리네···.”


미라처럼 변한 용운(이었던 것)을 무심히 바닥에 내팽개친 엘리스는 만족스럽지 않다는 듯 또다시 바텐더를 향해 안주를 주문했다.


“여자로···.”


바텐더는 다시 주방으로 갔다가 나왔고 그의 옆에는 탄탄한 몸매의 여성이 서 있었다.


여성의 이름은 한혜린. 엘리스에게 수명을 모조리 흡수당하고 죽어버린 용운(이었던 것)의 아내다.

술을 먹는다는 연락 이후 시간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은 남편을 찾으러······ 엑스트라의 배경은 여기까지면 충분한 것 같다.


그렇게 여성은 자신의 남편과 똑같이 혜린(이었던 것)이 되었다.


* * *


나른한 주말 오후.


“칠뢰의 부적!”


파지지지지지직.


악마가 세현의 번개를 맞고 검게 타 죽어버렸다.


“오늘은 이걸로 끝이야.”


하늘에서 내려와 악마를 흡수한 세현은 무언가 할 말이 있다는 듯 한나에게 다가갔다.


“시험공부 때문에 같이 밥 먹을 시간 없···.”


“오늘은 바빠서 먼저 갈게.”


한나는 당연히 같이 밥을 먹자고 할 줄 알았지만, 예상과 다르게 뒤도 안 돌아보고 가버리는 세현의 모습을 보니 왠지 모르게 기분이 상했다.

물론 같이 밥을 먹자고 해도 같이 먹어줄 생각은 없었지만, 무언가 자신이 진 것 같아 기분이 좋지는 않았다.


“뭐, 애당초 같이 먹을 생각도 없었어.”


홀로 남겨진 한나는 결계를 해제하고 집에 가려고 했다.


“이게 무슨···.”


그러나 결계를 해제하자마자 느껴지는 강렬한 기운에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이렇게 강한 기운이라니 그놈이랑 최소 동급이야.’


한편, 강렬한 기운이 느껴지는 곳으로 빠르게 향하는 중인 세현.


“데바악타 이놈은 대체 뭐하는 거야.”


못 들어오게 막는 거 아니었나?

결계 안에서도 느낄 정도의 기운인데 이걸 못 막았다고?

다른 칠죄종이라도 온 건가.


‘여기쯤인가.’


강렬한 기운을 향해가던 중 기운이 느껴지지 않기 시작했다.

아마 다른 차원으로 넘어간 것일 거다.

이 주변에서 다른 차원의 기운이 느껴진다.


파직. 파지직. 치지지직.


세현이 허공에 손을 올리더니 스파크가 튀기 시작했다.

그리고 스파크가 세현을 집어삼키더니, 세현이 감쪽같이 사라졌다.


쿠구궁. 쿠구구궁.


“데바악타!”


다른 차원으로 넘어가자 보인 것은 데바악타와, 데바악타에게 주먹을 날리고 있는 악마였다

.

악마는 후드티에 트레이닝 바지를 입은 어린아이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악마가 주먹을 내지를 때마다 발생하는 풍압이, 모습과는 다르게 주변 건물들을 박살내며 평범한 어린아이가 아닌 악마라는 것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었다.


하지만 데바악타는 그런 주먹의 털끝조차 스치지 않았다.


“저건··· 누구지?”


분명 느껴지는 기운으로 미루어보아 데바악타와 같은 칠죄종이 맞는 것 같은데 내가 아는 얼굴이 아니다.

아마 전쟁이 끝나고 시간이 조금 더 흐른 후 바뀐 칠죄종인가 보다.


“당신이 먼저 움직일 거라고는 몰랐네요. 젤로스, 질투의 악마여.”


“그렇게 맛있는 게 숨겨져 있다는데, 배 아파서 가만히 있을 수 있어야지!”


휙. 휙.

쿠궁. 쿠궁.


젤로스는 계속해서 데바악타를 향해 주먹을 휘둘렀지만, 미래를 보는 눈을 가진 데바악타를 때린다는 것은 같은 칠죄종에게도 쉽지 않은 일이었다.


“역시 이대로는 못 이기겠네.”


휘오오오.


주먹만 휘둘러서는 이길 수 없다는 걸 예상은 했지만 몸으로 직접 깨달은 젤로스는 양팔을 벌렸다.

그리고 젤로스가 양팔을 벌리자 그의 주위로 바람이 모여 곧 거대한 사람의 형상을 만들어냈다.


“죽어!”


젤로스가 주먹을 휘두르자 바람으로 이루어진 사람도 젤로스와 똑같이 주먹을 휘둘렀다.


“흠··· 이건 조금 피하기 힘들겠네요.”


데바악타를 향한 주먹은 마땅히 이동 능력이 없는 데바악타로서는 피하기 힘든 크기였다.


꽈악.

휘익―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주먹을 보고 피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 데바악타는 자신의 창을 만들어 낸 후 바닥을 향해 던졌다.

바닥을 향해 날아가던 창은 바닥에 닿기 직전, 젤로스 쪽으로 방향을 틀어 날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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