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와 계약을 잘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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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8.14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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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1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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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화

DUMMY

드륵.


나는 쉬는 시간이 되자마자 한나를 만나기 위해 7반으로 갔다.

밖이 훤히 보이는 창가 자리, 그중에서도 가장 앞자리에 그녀가 있었다.


“저기···.”


“···.”


그녀는 문제집을 푸는 데 온 정신을 집중하고 있어서 그런지, 내가 곁에 온 것도 모른 채 문제를 푸는 데 몰두하고 있었다.


‘이거··· 방해하기가 미안해지는 걸.’


하지만 나는 미안한 마음을 무릅쓰고, 문제 푸는 데 삼매경인 그녀를 다시 한 번 불러보았다.


“저기··· 한나야? 많이 바쁘니.”


내가 그녀의 이름을 부르자, 그제야 인기척을 느꼈는지 그녀는 문제집에서 눈을 돌려 나를 바라보았다.


“무슨 일로 부르셨나요?”


“아··· 그게, 세현이가 너라면···.”


“하··· 이세현. 그 놈이 나한테 가보라고 했니?”


“어?··· 어···.”


그녀는 내가 세현이의 이름을 말하자마자 짜증난다는 듯이 인상을 쓰더니, "학교 끝나고 이야기해요."라고 정중하게 말한 후 다시 문제 푸는 데 열중했다.


“그래, 알았어. 그럼··· 학교 끝나고 보자.”


‘그놈은 대체 무슨 짓을 하고 다니길래, 이름만으로 사람을 짜증나게 하는 거지?’


세현과 그녀 사이에 무슨 일이 있는지 궁금했지만, 둘 사이에 일이기에 궁금증을 뒤로 하고 반으로 돌아왔다.


* * *


평화로운 오후.

뜨거운 햇살이 비추는 학교의 옥상.

그곳에는 데바악타가 운동장에서 축구를 하고 있는 무리에서 이탈해 학교 건물로 들어오고 있는 한 학생을 주시하고 있었다.


“데바악타.”


“오랜만입니다. 이렇게 만나는 건 또 새롭군요. 어떻게, 인간들과 함께 지내는 게 적성에 좀 맞으신가요?”


데바악타는 자신 혼자 있던 옥상에서 누군가 자신의 이름을 부름에도 놀라지 않고, 그저 운동장에서 뛰어노는 학생들을 바라보며 있을 뿐이었다.


“너랑 그런 잡담할 시간 없어, 다시 뛰러가야 돼서 말이야.”


“알고 있습니다.”


데바악타의 뒤에서 말을 건넨 것은 운동장에서 뛰다가 학교로 들어오던 세현이었다.


“좋아, 이야기가 빠르겠네. 왜 그랬어?”


“흠···.”


데바악타는 턱을 짚으며 잠시 고민하다가 몸을 돌려 세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왠지 재미있는 이야기가 나올 것 같아서요.”


파지직.


“겨우 그딴 이유로 내 친구를 건드려?”


세현의 손에서 검은 번개가 만들어지더니, 그는 그것을 데바악타의 목에 들이밀며 말했다.


"워워, 진정하시지요. 저는 정당한 거래를 했을 뿐입니다. 거절해도 된다고 말씀드렸는데도 거래를 받아들인 건 친구 분이시라고요.“


데바악타는 그의 손을 피해 빠져나가며 진정을 시켜보았지만, 세현은 이미 데바악타를 붙잡을 생각으로 온 듯했다.

그는 손에 있는 검은 번개를 검처럼 잡더니, 데바악타를 향해 휘둘렀다.


"네가 순순히 거래를 거절하게 둘 놈이 아니잖아! 거래를 받을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겠지!“


"하하. 만약 그렇다 해도 이미 지나간 일이라, 화내셔도 바뀌는 건 없습니다.“


하지만 데바악타는 세현의 공격을 여유롭게 피하며 인자한 미소를 지은 뒤, "그럼,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라고 말한 후, 옥상에서 뛰어내리더니 감쪽같이 사라져버렸다.


“···.”


데바악타가 옥상에서 떨어지며 사라지는 걸 본 세현도, 어느새 다시 운동장으로 향하고 있었다.


* * *


“흠흠.”


“···.”


지금 나는 한나와 매우 어색한 기류 속에서 공원 벤치에 앉아 있다.

학교가 끝난 후 어디서 이야기할지 상의한 결과, 사람이 잘 안 다니는 공원으로 결정하게 되었다.

사실, 내가 의견을 낸 것은 아니고 오직 한나의 의견만으로 온 것인데··· 사람이 없어서 덜 어색할 줄 알았지만, 오히려 둘만 있는 상황이어서 분위기가 더 어색해진 것 같다.

일단 이 어색한 분위기에서 벗어나고, 시간을 내준 것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하기 위해 한나에게 먹고 싶은 음료수를 물어보았다.


"뭐, 마시고 싶은 거 없어? 편의점에서 사오게."


"아무거나, 상관없어요."


‘아무거나··· 가장 고르기 어려운데······.’


"알았어, 빨리 갔다 올게."


나는 어서 어색한 기류에서 벗어나기 위해 편의점으로 뛰어갔다.


"흠흠.“


공원 근처 편의점에서, 나는 눈앞에 보이는 수많은 음료 중에서 무엇을 선택할지 고민했다.


‘이럴 때는···.’


딸랑.


"감사합니다.“


나는 어색한 분위기를 깨줄 비장의 음료수를 들고 홀로 벤치에 앉아 있는 그녀에게로 돌아갔다.


* * *


‘하··· 내가 왜 여기 있는 건지.’


강윤이 음료를 사러 편의점을 간 동안, 한나는 자신이 왜 여기에 있는지 이유를 떠올려보았다.


‘왜 여기 있지? 다 그 망할 놈 때문이지! 아니, 자기가 해야 할 일을 왜 나한테 떠넘기고 있는 거야!’


타다다닥.


그렇게 자신이 여기에 있는 이유를 떠올리고 있을 무렵, 저 멀리 강윤이 봉투를 들고 뛰어오는 것이 보였다.


‘그래도 그 놈보다는 나은 것 같네요.’


한나는 ‘대체 어떻게 저런 사람이 그 놈과 친구일 수 있는지’라는 생각에 빠졌다. 그러나···


“자, 여기 받아.”


“···이게 뭐죠?”


‘그 놈보다 낫다는 말 취소.’


그녀는 곧 왜 둘이 친구인지 알 수 있게 되었다.


“민트 초코 라떼.”


“그러니까, 왜요?”


“아무것도 상관없다고 했잖아. 내가 좋아하는 거 사왔지.”


강윤이 준비한 비장의 음료는 민트 초코 라떼였다.

일단 민초를 주고 싫어하면 다른 음료를 건네며 ‘민초보다는 낫지’라는 생각이 들도록 하려는 계획이었는데, 한나는 강윤이 준 민트 초코 라떼를 다시 돌려주며 일어났다.


일단 민초를 주고 싫어하면 다른 음료를 건네며 ‘민초보다는 낫지’라는 생각이 들도록 하려는 계획이었는데, 한나는 강윤이 준 민트 초코 라떼를 다시 돌려주며 일어났다.


“가보겠습니다. 민트 초코 좋아하는 사람과는 같이 있고 싶지 않네요.”


“잠깐만~ 다 장난이지. 여기, 레몬에이드.”


강윤은 한나가 진짜로 떠나려 하자 급히 레몬에이드를 건네주었다.


“앞으로는 조심하세요. 곁에 있던 사람과도 멀어질 수 있으니까요.”


“집에 가서 먹어야겠다.”


“예? 뭐라고요? 작아서 잘 못 들었어요.”


“아무 말도 아니야.”


‘민트 초코가 그 정돈가?’


강윤은 민트 초코 라떼를 몰래 자신의 가방에 넣었다.


한나는 레몬에이드를 다 마시고나서 자신을 부른 이유를 물었다.


“그래서 할 이야기란 게 뭐죠?”


“그게··· 못 믿을 수도 있는데.”


“괜찮아요, 일단 말해 봐요. 믿어줄게요.”


“알았어. 그게···.”


강윤은 그녀에게 자신이 겪었던 일들을 하나하나 설명해 주었고, 그녀는 이야기가 끝날 때까지 진지하게 들어주었다.

얘기를 모두 들은 후, 그녀는 심각한 얼굴로 말없이 자신의 가방에서 부적을 꺼내 강윤에게 건넸다.


“미안하지만 당신에게 줄 수 있는 건 이런 거뿐이네요.”


“부···적?”


그녀가 건네준 부적은 노란색 바탕에 검은 번개 모양이 그려져 있었다.

고등학생이 왜 가방에서 부적을 꺼내는 건지 의문이 들었지만 수능에 붙게 해달라는 그런 부적일 수도 있다고··· 잠깐, 그러면 지금 나한테 줄 리가 없잖아?


“위험할 때, 그 부적을 찢으시면 도움이 되실 거예요.”


그녀의 말을 듣고 강윤은 이 부적이 평범한 부적이 아니라는 것을 어느 정도 짐작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그녀의 정체에 대한 궁금증도 생겨났다.


“혹시, 정체가 뭐길래 이런 게 가방에서 나오는지 알려줄 수 있어?”


한나는 잠시 동안 고민을 하다, 자신의 정체를 알려주었다.


“저도 악마와 계약을 한 것뿐이에요. 조금 오래되긴 했지만··· 그나저나 시간도 늦었으니 얼른 집으로 가보세요. 그리고 더 궁금한 게 있다면 곧 알게 되실 거예요.”


한나의 말을 듣고 그제야 나는 날이 어두워지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벌써 이렇게 됐네. 오늘 고마웠어. 믿기 힘든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고 이 부적도 주고.”


“아니에요. 그럼 이만 갈게요.”


“어, 다음 주에 봐.”


한나는 일어서서 빠른 걸음으로 공원을 나갔다.

그럼 나도 일단 집에 가야겠다.

날이 어두워지고 있지만 부적을 지니고 있어서인지 집에 가는 길이 조금은 안심이 되었다.


* * *



“···.”


“···.”


한나가 집으로 돌아가는 길, 그녀의 뒤를 누군가가 따라 걷고 있었다.


“하··· 왜 따라오세요?”


“어두워지고 있는데 혼자가면 위험하니까.”


그녀는 뒤에서 자신을 따라 걷고 있던 세현을 향해 돌아보며 말했다.


“위험? 당신이 가장 위험하거든요! 그리고 저한테 떠맡기기 있어요?”


“하하, 내가 갑자기 정체를 드러내면 강윤이가 나를 멀리 할 수도 있잖아. 세상엔 모르는 게 약일 때도 있는 법이니까.”


“그럼 그냥 멀어지세요. 그런 부탁 처리해주는 계약은 안 했거든요!”


세현은 그녀에게 손을 내밀며 말했다.


“그럼 계약할래?”


“싫어요!”


그녀는 그대로 다시 몸을 돌려 집으로 갔다.


“같이 가!”


“따라오지 마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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