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와 계약을 잘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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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4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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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8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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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화

DUMMY

“으아아아.”


아직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잠에 들어 있을 이른 새벽. 한 사내가 거리를 뛰어다닌다.

차가 많이 다니지 않는 시간대라, 한적한 차도를 이리저리 넘나들며 거리를 활보한 사내는 무언가에 쫓기는 듯이 뛰던 도중에도 계속 뒤를 돌아보았다.


“하아··· 하아.”


뛰느라 지친 사내는 골목길로 들어가 가쁘게 숨을 몰아쉬며 계속 주변을 살폈다. 하지만 거리에는 무엇도 보이지 않았다.


“따돌린 건가?”


사내는 주변에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는 그제야 안심하며 바닥에 주저앉았다.


“진짜 죽는 줄 알았네.”


어쩌다가 내가 도망치는 신세가 된 거지. 난 그저 배가 고팠을 뿐인데······


“찾··· 았다.”


!


‘방금 위에서 소리가···.’


사내는 위를 올려다볼 생각도 하지 않고 벌떡 일어나 냅다 달렸다.


휘릭.


그러나 사내는 몇 발자국 가지 못해 무엇인가에 목이 감겨 그대로 끌어올려졌다.


‘아···.’


그 순간 사내는 자신이 죽을 것이라는 걸 직감했다.


“어··· 디가.”


“으윽.”


사내는 풀려나기 위해 발버둥 쳐보았지만, 목을 감고 있는 것은 도통 풀릴 기미가 없었다. 그리고 끌어올려진 후에야 자신의 목을 감고 있는 것의 정체를 알 수 있었다.


‘사··· 살려줘.’


뼈밖에 없어 보이는 앙상한 몸, 날카로운 이빨, 기다란 발가락과 그에 못지않게 긴 발톱, 그리고 자신의 목을 휘감고 있는 비정상적으로 기다랗고 단단한 혀.


사내를 붙잡고 있는 것의 정체는 악마였다.


“잘··· 먹겠··· 습니다.”


콰직.


악마는 떨어지지 않게 뒷다리를 벽에 고정한 다음, 앞다리로 사내를 붙잡고 머리부터 집어삼켰다.


사내는 그렇게 바닥에 피만 조금 남긴 채 사라져버렸다.


“너··· 무멀··· 리왔어.”


악마는 출입 금지 구역에 온 것처럼 주변을 조심스럽게 살피며 다시 자신이 왔던 곳으로 돌아가려 하였지만······


“맛··· 있는··· 먹잇감.”


맛있는 먹잇감이 느껴져 식욕을 참지 못하고 서서히 그 방향으로 향했다.


* * *


띠리링. 일어나! 일어나!


“으음···.”


강윤은 계속 일어나라는 알람에 못 이겨 일어났다.


“으으윽.”


온몸 구석구석이 아프다.

그중에서도 오른팔은 옆에 있는 알람도 끄지 못할 정도로 고통이 심했다.


띠리링. 일어나! 일어나!


“으아악!”


삑.


겨우 알람을 껐다.


‘이거 못 일어날 것 같은데.’


나는 진짜로 일어나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주말인데 상관없나.”


나는 주말인데다 딱히 해야 할 일이 있지도 않아서 그냥 더 누워있기로 했다.


“···.”


“···.”


“언제 오셨어요?”


“방금 왔다.”


내 옆에는 아까까지만 해도 없었던 가브가 어느새 와있었다.


“무슨 일로 오셨나요?”


“이놈이? 버르장머리도 없이 계속 누워 있어?”


벌떡!


‘이게 된다고?’


가브는 나에게 딱밤을 날리려 하였고, 내 몸은 성운을 순환시켰다.

그리고 아팠던 건 꾀병이었던 것처럼 아무런 아픔도 없이 일어났다.


“그래서 쉬는 날인데 무슨 일로 오셨나요?”


“계약 때문에 왔지, 이놈아.”


“계약이요?”


“그래, 악마들을 잡아야 할 것 아니냐.”


그러고 보니 악마를 잡으러 다녀야 한다는 게 있었지.


“그렇긴 한데, 악마가 어디 있는지 알아야 잡으러 가죠.”


“이놈이 나가서 찾을 생각은 안 하고 변명부터 해? 일단 나가 봐라, 그러면 악마들이 어디 있는지를 느낄 수 있을 게다.”


* * *


“하아암.”


밖으로 나오면 느낄 수 있을 거라더니 뭔가 느껴지는 게 없는데···. 그렇게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다 점심을 먹기 위해 주변에 있는 음식점들 중 돈까스 집에 들어갔다.


딸랑―


“안녕하세요.”


“어서 오십시오.”


나는 테이블에 앉아 뭘 먹을까 일생일대의 고민을 하였다.


‘치즈 돈까스냐, 아니면 왕 돈까스냐.’


“여기! 치즈 돈까스랑 왕 돈까스 하나씩 주세요.”


“네에.”


역시 둘 다 먹고 싶을 때는 둘 다 먹어야지. 돈이 부족한 것도 아니었기에 어느 한쪽을 고르기보단 둘 다 선택하였다.


‘그나저나 언제까지 찾아다녀야 하나.’


그렇게 오래 돌아다닌 건 아니지만, 그래도 3시간 정도 돌아다녔는데 하나도 안 보이는 게 말이 되나? 솔직히 이 정도 찾아다녔는데 안 보이면, 없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 치즈 돈까스랑 왕 돈까스 나왔습니다.”


“아, 감사합니다.”


악마의 존재 자체에 대한 고민을 하는 사이, 주문한 음식이 나왔다.

배가 고픈 나는 불만을 뒤로하고 음식을 먹는 데 열중했다.


‘다음에는 카레 돈까스도 먹어볼까.’


다른 것도 먹어보고 싶을 만큼 아무 생각 없이 먹은 돈까스는 너무나 맛있었다.

메뉴판에 있는 모든 음식을 한 번씩 먹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지금은 무언가 더 먹을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기에 나는 다음을 기약하며 가게를 나왔다.


“잘 먹었습니다.”


“안녕히 가십시오.”


만족스럽게 돈까스를 다 먹어 치운 나는 후식으로 편의점에서 아이스크림 하나를 사 먹으며 다시 악마를 찾기 위해 돌아다녔다.


* * *


“이··· 근처··· 에 있다.”


남자를 잡아먹은 악마는 혀를 날름거리며, 맛있는 느낌이 나는 인간이 정확히 누구인지 찾아내려 집중했다.


“저··· 놈인··· 가.”


악마는 골목 속에서 먹잇감을 바라보며 시간이 지나기만을 기다렸다.


“지··· 금은··· 안 돼.”


* * *


“하··· 진짜 이 정도면 나 말고 누가 잡고 있는 거 아니야?”


하늘 높이 떠 있던 해는 벌써 반쯤 모습을 감추며 붉게 물든 노을이 되었다. 그러나 악마를 잡기는커녕 보지도 못했다.


‘이 정도 찾았는데도 안 보여서 못 잡은 건 이해해 주겠지.’


먹을 거나 사서 집에 갈까.


강윤은 악마를 잡는 걸 포기하고 집으로 들어가려고 했다.

그러나 아직 태양이 지평선에 아슬아슬하게 걸쳐 있는 그 순간, 주위에 악마가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뭐지?!’


악마가 나타나기 전에 느꼈던 그 느낌이다.

무언가가 있는 것 같은 느낌.


“이렇게 갑자기 나타날 줄은 몰랐는데.”


꿀꺽.


막상 악마가 주변에 있다고 생각하니 긴장이 된다.


‘하···.’


분명 주변에 있는 것 같은데,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다.

주변을 둘러봐도 악마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저벅. 저벅.


조금씩 거리에서 멀어지며 집으로 향한다.

사람이 드문 골목길 쪽으로 가니 더욱 확실히 느껴진다.

나를 따라오고 있다.


타다닥.


집으로 간다고 해서 무언가 달라지는 게 있을까 싶지만, 그래도 지금 당장 생각나는 곳이 집밖에 없었기에 냅다 집으로 뛰었다.


‘점점 가까워진다!’


전속력으로 뛰고 있지만, 성운을 사용하지 않고서는 한계가 있는 것 같다.

점점 가까워지고 있는 게 느껴진다.


슉― 팅!


등 뒤로 무언가 날아오는 게 느껴진다.

날아오는 걸 느낀 내 몸은 빠르게 도끼를 만들어내 날아오는 것을 쳐냈다.


이 이상 도망치는 건 의미가 없다.

성운을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도망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나를 느낄 수 있는 악마에게서 도망친다 하더라도, 찾아낼 게 분명하기 때문에 지금은 악마를 잡는 게 최선이다.

나는 뛰는 걸 멈추고 악마를 마주했다.


‘이제는 인간도 아닌 것 같은데.’


이제까지는 그래도 비교적 인간 같은 점이 있었는데, 눈앞에 있는 악마는 짐승에 가까웠다. 네발로 기는 모습도 그렇고, 날카로운 이빨과 기다랗고 가느다란 다리, 긴 손톱까지 인간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어디 한번 덤벼봐.”


나는 도끼를 악마 향해 겨눴다.

그러자 성운들이 알아서 몸 이곳저곳을 순환하더니 외부로 나와 흘러나와 갑옷같이 내 몸을 감쌌다.


퉁.


‘혀 맞아?’


갑옷이 만들어지자마자 악마는 빠르게 혀를 뻗어왔다. 하지만 내 몸은 보이는 것과 달리 단단한 혀를 쳐내고 악마에게 접근했다.


카칵.


악마에게 접근한 뒤 도끼를 내리쳤지만, 악마의 기다란 발톱에 막혔다.

악마는 도끼를 막자마자 남은 반대 발로 나를 공격했다.


캉!


나를 향해 날아오는 발을 손으로 막았다.


“으윽.”


가느다란 몸과는 다르게 악마의 힘은 강했다.

이 힘겨루기를 어떻게 빠져나갈까 생각하던 도중, 악마를 잡고 있는 왼손의 기운들이 변하기 시작했다.

저번에 골렘 같던 악마의 등에 매달리기 위해 변했던 것처럼, 나무의 뿌리처럼 여러 갈래로 변하더니 악마의 발을 타고 점점 감싸 나갔다.


“이···게뭐···야.”


“말을 할 줄도 아는 거였냐.”


악마의 몸을 절반 정도 감쌌을 때, 악마는 발버둥 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악마의 발버둥은 점점 많아지는 성운에 의해 멈추게 되었다.

성운은 악마를 본뜬 것처럼 감싸더니 악마의 몸 내부까지 침투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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