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와 계약을 잘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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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8.14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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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0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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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4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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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화

DUMMY

새의 감미로운 노랫소리 같은 자연의 알람이 아닌, 휴대폰에서 울리는 인공적인 알람 소리를 들으며 하루를 시작한다.


“일어나기 싫다.”


포근하게 나를 감싸던 이불은 아침만 되면 내 눈을 다시 감게 하려는 듯 천근만근 무거워져 걷어낼 수가 없다.


“오늘 하루만 아픈 걸로 할까.”


이불을 걷어내고 잠자리에서 벗어나기가 싫어, 어느새 머릿속으로 나 자신과 타협하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으으음.”


오늘 하루쯤은 나 자신과 타협해 조금 늦게 하루를 시작해도 큰 문제는 없을 텐데, 왜인지 모르게 오늘도 타협에 실패하고 기지개를 켜며 하루를 시작한다.


* * *


저벅, 저벅.


평소와 다를 바 없는 평범한 등굣길이다. 그런데 왜일까, 지겹도록 봐오던 등굣길이 오늘따라 기분 좋게 느껴지는 이유가.


!

그렇게 등굣길에 기분이 좋은 이유를 고민하는 사이에 학교에 도착했다.

그리고 학교에 도착한 순간, 오늘따라 평범한 등굣길이 왜 그리도 좋았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악마인가?”


악마를 잡으러 다닌 지 얼마나 됐다고, 목숨이 한순간에 없어질 듯한 긴박한 상황이 아닌 학교에 가는 평범함이 기분을 좋게 만들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 평범함도 학교 전체에서 느껴지는 정체불명의 기운 때문에 사라져 버렸다.


‘악마라고 하기에는 뭔가 느낌이 달라.’


학교에서 느껴지는 기운은 처음에는 악마인가 착각을 불러일으켰지만, 미묘하게 악마와는 다른 느낌이었다.


“안녕하세요.”


아침부터 정체불명의 기운이 느껴지는 학교지만, 이제 와서 뒤돌아 집으로 갈 수는 없는 일이다.

결국 어쩔 수 없이 기운의 주인이 나타나자마자 대응하기 위해 신경을 곤두세우며 선생님이 지키고 있는 교문을 통과했다.


* * *


“맞다. 어제 게임 안함?”


“어제는···”


점심시간, 급식실.


세현과 강윤은 같이 점심을 먹으며 주말동안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어떻게 둘러대지···.’


어제 게임은커녕 컴퓨터를 키지도 못한 채 수련 후 악마를 잡으러 다닌 강윤은 어떻게 변명을 해야 할까 고민하고 있었다.


“새로 나온 게임 좀 하느라 다른 게임은 못했어.”


“새로 나온 게임? 재밌어?”


“나쁘지 않았어. 한 번 정도는 해봐도 괜찮은 정도?”


“그 정도면 나중에 할 거 없을 때 다시 물어볼게.”


‘휴···.’


다행히도 잘 넘어간 것 같다.


“그럼 축구하러 가야 돼서 먼저 일어난다.”


세현은 축구를 하러 가기 위해 먼저 일어났다.

혼자 남게 된 강윤도 빠르게 남아있던 밥을 먹어 치우고 교실로 돌아갔다.


* * *


운동장에서 축구를 하고 있는 세현을 강윤은 교실에서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다행인 건가···’


점심을 먹기 전, 세현이 늘 그래왔듯이 우리 반으로 찾아왔다.

그런데 그 순간, 세현에게서 학교 전체에 퍼져있는 정체불명의 기운이 매우 강하게 느껴졌다.


“밥 먹으러 가자.”


“응··· 먹으러 가자.”


나는 놀란 마음을 숨긴 채 세현을 따라 밥을 먹으러 갔다.


‘어떡하지···’


어려서부터 알고 지내던 가장 친한 친구가 악마는 아니더라도 그와 비슷한 무언가라는 사실은 내게 큰 충격을 주었다.

평소와 다름없이 세현의 뒤를 따라가면서도 내 머릿속은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고민으로 가득 차 있었다.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봐야 하나, 아니면 학교가 끝나고 미행을 해야 하나··· 그것도 아니면 선빵 필승의 원칙대로 먼저 기습을 해야 할까···’


“오늘 축구할 거야?”


“아니··· 오늘은 반에서 에어컨 바람이나 쐬려고.”


세현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우리는 급식실에 도착했다.


* * *


‘모르겠다. 악마면 어때.’


학교 전체를 감쌀 정도의 기운을 가진 세현이 내가 성운을 받아들였다는 것을 모를 리가 없다.

그런데도 평소와 다름없이 행동하는 것을 보면, 나를 해칠 의도는 없다는 것이다.

뭐, 지금까지 잘 지내왔는데 이제 와서 다르게 대할 이유가 있을까.

세현이 정말 악마라 하더라도, 지금까지 알고지낸 시간이 없어지는 것도 아니었다.


“역시, 여름엔 에어컨이지.”


세현에 대한 고민을 마치고, 나는 인류의 위대한 발명품인 에어컨을 온몸으로 체험하며 한숨 자기로 했다.


* * *


“여기는···.”


분명 학교에서 잠들었는데, 눈을 떠보니 사방이 온통 황금빛으로 가득한 공간이 펼쳐졌다.


“꿈인가?”


처음엔 꿈이라고 생각하며 볼을 한 번 잡아당겨 보았다.


‘이상하네.’


분명 아프지는 않은데, 마치 아픔을 느낀 것 같은 이상한 감각이 들었다.


짝, 짝.


손바닥으로 볼을 쳐봐도 아프진 않지만, 여전히 아픔이 느껴지는 듯한 묘한 기분이었다.


“진짜 이상하네.”


이런 느낌은 말로 설명하기 어려웠다.


“일단 꿈속 같긴 한데···.”


현실에서 이런 기분을 느껴본 적이 없었기에, 나는 이곳이 꿈속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건 대체 무슨 꿈이지.”


꿈이라고 결론을 내린 후, 음식, 컴퓨터, 차, 비행기 등 여러 가지를 만들어보려 상상해봤지만 모두 실패했다.

결국, 꿈에서 깨기만을 기다리며 하염없이 누워 있었다.


쿠궁.


“응?”


꿈에서 깨기를 기다리며 멍하니 누워 있던 중, 갑자기 진동이 느껴져 주변을 둘러보았다.


“저게 뭐야.”


주위를 둘러본 나는 곧바로 진동의 원인을 알 수 있었다.


“파도?”


내 뒤에서 거대한 황금빛 파도가 나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이런!’


타다다닥.


나는 재빨리 파도에게서 멀어지려고 전속력으로 뛰기 시작했다.

하지만 거대한 파도의 속도를 인간이 이기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


꼬르륵.


“···.”


‘살려줘!’


파도에 휩쓸린 나는 급속히 깊이 빠져들어갔다.

아무리 발버둥을 쳐봐도 빠져나갈 수 없었고, 오히려 바닥이 없어진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끊임없이 깊이 가라앉을 뿐이었다.


‘의식이···.’


점점 의식이 희미해져 갔다.

이대로 죽는구나, 하고 생각이 들었다.

비록 이곳이 꿈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영영 깨어나지 못할 것 같은 두려움이 엄습해왔다.


‘···뭐지?’


의식이 끊어지기 직전, 갑자기 검은색 선이 물속으로 뻗어와 내 심장을 관통했다.

그와 동시에 나는 숨이 막히는 느낌에서 벗어나며 눈을 번쩍 떴다.


* * *


“허억!”


다시 눈을 뜬 곳은 학교였다.

시계를 보니 시간이 10분도 채 지나지 않았다.

꿈이었나 보다. 그것도 식은땀이 날 정도의 악몽이.


“괜찮아요?”


그리고 내 옆에는 무슨 일인지 한나가 와 있었다.


“···.”


“괜찮은 거 맞죠?”


내가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계속 바라만 보고 있자, 한나는 내 앞에서 손을 휙휙 흔들었다.


“괜찮아, 정신 차렸어.”


“정말 괜찮은 거 맞죠? 땀을 엄청 흘리는데.”


남이 보기에도 땀이 많이 흐르나 보다.


“정말 괜찮아, 그냥 악몽을 좀 꿔서 그래. 그나저나 무슨 일로 왔어?”


“아! 그, 제가 준 부적 아직 가지고 있죠?”


부적은 가방에 넣어둔 후로 한 번도 꺼내보지 않았으니, 아마 가방에 있을 것이다.


“여기 있어.”


나는 가방에서 부적을 꺼내 보여주었다.


“가방에 넣지 말고 주머니나 그런 곳에 넣어 다니세요.”


“어··· 알았어.”


한나는 내 대답을 듣지 않고 자기 할 말만 하고는 가버렸다.


* * *


평소와 같이 문제에 집중하며 풀고 있던 한나는, 학교 전체를 감싸고 있는 세현의 기운을 뚫고 느껴질 정도로 강력한 또 다른 기운을 느꼈다.

그 때문에 열중하고 있던 문제에서 눈을 뗄 수밖에 없었다.


‘무슨 일이지?’


한나는 기운의 주인을 찾기 위해 곧바로 기운이 느껴지는 곳으로 갔다.


‘김강윤?’


강력한 기운은 잠을 자고 있는 강윤에게서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한나는 조심스럽게 강윤에게 다가갔다.


‘성운이 폭주하고 있어?’


강윤에게서 나오는 기운은 제어되지 못한 채 무분별하게 퍼져 나오고 있었다.

마치 강윤을 집어삼키려는 듯이.


‘이대로 가면 먹히고 말 거야.’


한나는 항상 지니고 다니는 부적을 사용해 강윤이 깨어나도록 도왔다.


“허억.”


‘휴···.’


다행히도 강윤이 깨어나자 폭주하던 기운은 잠잠해졌다.


‘성운이 맞는 건가.’


성운이 인간을 집어삼키려고 하고 있다


악마를 멸하는 성운이 어째서 악마가 아닌 인간을 집어삼키려고 하였는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았다.


‘이건 내가 해결할 수 없는 일이겠지?’


아마 세현도 이 기운을 느꼈을 것이다.

무슨 일인지 궁금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건 없으니 이번 일은 세현이 알아서 할 것이다. 절대 귀찮아서 그런 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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