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당파 무한회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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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오개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4.08.17 14:16
최근연재일 :
2024.09.18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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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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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쪽

무극동

DUMMY

그그그극-.


무극동 안으로 발을 들이자, 등 뒤에서 돌끼리 긁히는 듯한 소름 끼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석벽이 바닥에서 천천히 솟아오르며 동굴의 입구를 막고 있었다.

육중한 소리와 함께 동굴이 완전히 닫히자, 천장에 박힌 야명주에서 은은한 불빛이 번져 나오기 시작했다.

무하는 천천히 동굴을 따라 안으로 걸어 들어가며 허리춤에 맨 태청검을 만지작거렸다.

이미 여러 번 쥐어본 검이었지만, 이 검만큼은 이상하리만치 손에 익질 않았다.


“너도 어지간히 고집이 센 검이구나.”


무하는 마치 검에게 말이라도 거는 것처럼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검의 손잡이를 손가락으로 딱 튕겼다.

검이 웅웅거리며 울리는 소리가 마치 무하의 말에 대답이라도 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한참을 안으로 걸어 들어가던 무하의 앞에 막다른 벽과 커다란 환진이 나타났다.

벽면엔 성현이 남겼을 말씀이나 일전에 이 무극동을 통과했던 선배들의 말이 빼곡히 적혀있었지만, 그쪽으론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이미 그곳에 적힌 말들은 모조리 외우고 있었다. 아는 내용을 다시 한 번 곱씹어 읽느라 낭비할 시간 같은 건 없었다.


스르릉-


무하는 검을 뽑으며 환진의 한가운데에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

환진에 검을 내려놓자 검신이 한 차례 부르르 떨렸다.

무하는 그대로 눈을 감고 집중하며 내력을 끌어내기 시작했다. 몸 밖으로 내력을 조금씩 흘려보내자 환진이 발동했다.


머릿속이 안개가 낀 것처럼 뿌예지는가 싶더니, 곧 아득한 어둠이 펼쳐졌다.

자신이 서 있는지, 누워있는지, 떠있는지, 떨어지는 중인지도 알 수 없었다.

빛 한 점 들지 않는 검은 공간이 끝도 없이 계속되었다.


처음 이 환영을 접했을 땐 무하 역시 당황했으나, 지금은 이곳이 자신의 심상 속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어둠에 당황하거나 익숙해지면 머릿속엔 잡념이 떠오르게 되고, 그 잡념은 또 다른 환영이 되어 그 공간에 새로운 상을 그린다.

이 환진을 깨트리는 방법은 단 한 가지였다. 무념무상의 경지에 오르는 것.


‘원래 나 혼자선 통과하기 어려운 시험이지만.’


무하는 생을 끝없이 반복하며 남들보다 더 많은 기억을 갖게 되었다.

그의 머릿속엔 그만큼 더 많은 상념이 들어차 있었고, 무의식중에 떠오르는 그 많은 상념들을 모조리 깨끗하게 비워내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멋모르고 이곳에 들어와 처음 진을 발동시켰을 땐 순식간에 몰아닥치는 자신의 상념에 휩쓸려 그대로 광증을 얻게 된 일도 있었다.


양의신공을 응용해 분심공을 만들고, 마음과 기억을 여러 조각으로 나눈 뒤로는 감당하지 못할 만큼의 기억이 쏟아져 들어오지는 않게 되었다.

하지만 괜히 위험을 무릅쓸 필요도 없는 일.

무하는 헛된 상념이 끼어들지 않도록 주의하며 조용히 정신을 집중했다.


저 아득한 어둠 너머에서 푸르스름한 빛이 비쳐 들었다.

조금 전 그가 바닥에 내려놓았던 태청검이 발하는 빛이었다.

무하는 발판 없는 어둠 속을 유영하듯 헤치고 나아갔다. 창백한 푸른 빛이 서서히 가까이 다가왔다.


‘이런 용도로 쓰라고 준 것은 아니겠지만.’


태청검엔 삿되고 거짓된 것을 밝혀내는 힘이 있었지만, 허진은 그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무당의 검수로 명성이 자자한 그에게 환술을 사용하며 덤벼들려던 이가 없었을뿐더러, 무당파 내부에서 환술을 비롯한 몇 가지 비술은 거의 명맥이 끊기다시피 했기 때문이다.

허진 본인도 오직 검술만을 최고로 칠 뿐 다른 이들과는 잘 어울리려 들지 않았기에, 그만큼 강력한 환술을 경험할 일이 별로 없었다.


무당파의 환진을 이용한 환술은 악독하진 않았으나 결국 환(幻)임에는 변함없었다.

검의 빛을 쫓아 자신의 심상을 빠져나온 무하가 눈을 뜨자, 한낮의 해처럼 환하게 빛나고 있는 태청검이 보였다. 야명주 따위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찬란한 빛이었다.

무하가 발출하던 내력을 거두어들이자 태청검의 빛도 점점 사그라졌다.


덜컹-


어디선가 기관진식이 맞물려 돌아가는 소리가 나고, 막다른 벽이던 문이 스르르 돌아가며 숨겨진 문이 드러났다.

첫 번째 관문을 간단히 통과한 무하는, 기운을 갈무리한 뒤 몸을 일으켰다.


***


두 번째 관문은 거대한 한철로 만들어진 문이었다.

무하는 철에 손을 대고 내력을 불어넣었다. 한철 특유의 냉기가 손을 타고 올라왔다.

충분히 내력을 밀어 넣고 뒤로 물러나니, 검은 철문 위로 파르스름하게 올라온 수백 개의 크고 작은 흠집들이 보였다.


‘오행검의 초식.’


오행검은 무당파의 무인이라면 누구나 배우는 기초적인 검법이었으므로, 얼핏 보았을 땐 간단히 파훼할 수 있는 관문처럼 보였다.

그러나 조금만 더 신중히 살펴본다면, 철문에 새겨진 흠집의 깊이가 다르다는 것을 눈치챌 수 있었다.

초식을 펼치며 발출하는 공력을 자유자재로 조절해야 하는 관문으로, 기의 수발이 자유롭지 못하면 결코 통과할 수 없는 시험이었다.


‘삼성부터 십이성까지······.’


부족한 내력의 양은 기운의 정순함으로 갈음하면 될 일.

무하는 태청검을 움켜쥐고 오행검의 기수식을 펼쳤다.


우우웅-


내력을 머금은 태청검이 번뜩이는 빛을 발하며 낮은 검명을 토했다.

호흡을 가다듬은 무하가 천천히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오행검은 이미 완벽히 체화한 것이었기에, 모든 동작이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튀어나왔다.

오성에서 십이성으로, 다시 삼성에서 칠성으로, 복잡하게 널뛰는 기의 운용도 이젠 익숙했다.

한껏 예기를 품고 날카로워진 태청검이 한철문의 표면을 따라 미끄러지듯 움직였다.

힘도, 궤도도, 내력까지도 완벽하게 조절된 검끝에는 아무것도 걸리는 것이 없었다. 아무것도 베이거나 긁히지 않았다. 심지어 철문이 스치는 듯한 감각마저 느껴지지 않았다.

종이 한 장 차이도 없이, 철문에 난 흠집들과 완벽하게 딱딱 맞아들어가는 것이다. 가히 신기에 가까운 재주였다.


‘마지막!’


마지막 초식을 모두 펼쳐낸 무하가, 문 한가운데에 똑바로 검을 찔러넣었다.

분명 아무것도 없는 듯 보였던 문 한가운데로 검이 깊게 쑥 들어가는가 싶더니, 그 끝에 무언가 걸리는 느낌이 났다.


달칵. 그그그극-


벽 속에서 마치 수레바퀴가 굴러가는 듯한 소리가 났다.

무하는 검을 뽑아내 다시 허리춤에 꽂으며 뒤를 돌아보았다.

바닥에 내려앉은 먼지 위로 자신이 밟은 보법의 발자국만이 희미하게 남았을 뿐, 사방이 깨끗했다.

일각도 되지 않아 관문을 통과하니 새삼스럽게 감회가 새로웠다.

그가 처음 이 무극동에 들어왔을 땐 첫 번째 관문을 통과하는 데에만 두 달이 넘게 걸렸고, 이 두 번째 관문은 한 해가 다 가도록 통과조차 하지 못했다.

처음 이 문을 열었던 것은 다섯 번째 도전이었던가, 여섯 번째 도전이었던가. 족히 오 년은 넘게 걸린 것이다.

그 뒤로 반년, 백 일, 달포, 사흘을 거쳐 이젠 순식간에 문을 열 수 있게 되었다.


‘어차피 여길 들어오는 것도 마지막일 테지만.’


찾을 것만 찾고 나면 굳이 이런 동굴엔 다시 기어들어 올 일은 없을 테니까.

자신을 가다듬고 한창 실력을 키워야 하는 성장기의 아이들이라면 모를까, 이미 기술적인 방면에선 모든 것을 통달한 무하에게 이런 동굴은 시간 낭비나 다름없었다.


덜컹!


기관진식이 완전히 작동하며 한철로 만들어진 무거운 문이 활짝 열렸다.

무하는 상념을 털어버리고, 다음 관문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


좁은 통로를 따라 한참을 걷다 보니, 갑작스레 눈앞이 확 트이며 시야가 넓어졌다.

나타난 것은 거대한 공터였다. 천장에 뚫린 구멍으로 햇빛이 쏟아졌으나, 너무 높은 곳에서 내리쬐는 탓에 바닥까지 빛이 직접 닿지는 않았다. 그저 공터 안이 은은하게 밝아졌을 뿐.

무하가 공터 안으로 걸음을 내딛자, 저 멀리서 웅크리고 있던 무언가가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끼긱- 끼기긱······.


녹슨 쇳소리가 나며 너른 공터 안에 메아리치듯 울렸다.

둥글게 웅크리고 있던 몸을 천천히 일으키는 것은 사람만한 크기의 목각인형이었다.

붉은색과 푸른색, 노란색 안료로 그려 넣은 주술의 문장이 보였다.


이것은 주술과 묵철, 영목으로 만들어 놓은 수련용 인형이었다.

그 작동 원리는 무하 역시 알지 못하지만, 상대의 실력에 따라 움직임이 달라지는 특이한 물건이었다.

힘이나 속도가 달라지는 것은 물론이고, 때때로 상대의 움직임을 모방하기까지 하는 탓에 싸우기가 영 까다로웠다.


이 목각인형이 상대의 수준을 어떻게 측정하는지는 정확히 알지 못했다.

다만 무극동의 입구가 닫히고, 이 세 번째 관문에 도달하기까지 걸린 시간에 따라 판단 결과가 달라지는 것 같다고 막연히 추측할 뿐이었다.

그 말인즉, 입구가 닫히고 한 시진도 되지 않아 이곳까지 곧바로 당도한 무하의 상대는, 가장 빠르고 가장 강한 힘을 갖춘 인형이란 뜻이 된다.


우우웅-


무하는 두 손에 기를 모으며 자세를 다잡았다.

태청검을 뽑는다면 필히 저 인형을 베어버리게 될 테니, 맨손으로 상대하는 수밖에는 없었다.

이미 그렇게 습관이 들어버린 뒤인지라, 새삼스레 검을 뽑는 것이 더 낯설고 어색하기도 했고.


목각인형은 육중한 소리를 내며 무하를 향해 일직선으로 돌진해 왔다.

겉으로 보기에만 목각인형일 뿐, 그 속의 뼈대나 기관을 모조리 묵철로 만들어 둔 탓에 인형의 무게는 어마어마했다.

그러나 무하는 그 돌진을 피하는 대신, 앞으로 한 발 진각을 밟으며 주먹을 내질렀다.

태극권의 묘리를 담아 내뻗은 주먹에서 두 줄기의 내력이 발출되었다.

머리가 두 개 달린 용처럼, 꿈틀거리며 날아간 흑백의 권풍이 그대로 목각인형을 밀어 올렸다.


콰드드득-!


용오름처럼 휘감아 오르는 거센 권풍 속에서, 목각인형이 살벌한 소리를 내며 이리저리 흔들리기 시작했다.

관절이 꺾이고, 영목으로 만든 외피가 떨어져 나가며 거뭇한 묵철 뼈대가 일부 드러났다.

허공으로 높이 솟아올랐던 목각인형이 쿵 소리와 함께 바닥으로 떨어졌다.

곳곳이 찌그러지고 너덜너덜해진 목각인형은 몇 번 요란하게 덜걱거리는가 싶더니, 그대로 작동을 멈추고 바닥에 축 늘어지고 말았다.


‘이 정도면 딱 수리해서 쓸 수 있었지.’


무하는 순식간에 곤죽이 되어버린 목각인형을 이리저리 살펴보곤 몸을 일으켰다.

당장 움직임을 멈춰놓기 위해선 어쩔 수 없었지만, 어쨌든 무당파에 전해져 내려오는 기물인 이상 고칠 수 없을 만큼 완전히 망가트리고 싶지는 않았다.


잠시 숨을 고른 무하는 출구를 향해 걸어가는 대신, 공터의 구석으로 다가갔다.

멀리서는 어둑하여 잘 보이지 않았으나, 가까이 다가가니 벽의 일부가 무너진 것이 보였다.

벽에 난 구멍을 향해 다가갈수록 허리춤의 태청검이 절그럭거리며 요동쳤다. 허진이 처음 태청검을 발견한 장소가 바로 이 구멍이었다.

이 관문에 들어선 허진이 목각인형과 싸우다가 실수로 벽의 일부를 부수게 되었고, 그 속에 숨겨진 비고를 우연히 발견하게 된 것이다.

벽을 부술 만큼 강한 힘을 가진 목각인형을 작동시키려면 첫 번째 관문과 두 번째 관문을 막힘없이 풀어내야 했을 터.

수련자의 힘과 운을 모두 시험하는 교묘한 장치라고 할 수 있었다.


‘벽 속에 명검이 숨겨져 있었다는 걸 뒤늦게 알고, 그 다음부턴 이곳의 벽 곳곳을 부수고 다녔던 적도 있었다고 했지. 별 소득은 없었지만.’


지금도 빛이 희미해 잘 보이지 않을 뿐, 자세히 살펴보면 이 공터를 둘러싼 벽의 곳곳에 이만한 구멍이 나 있는 것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명검에 욕심이 난 다음 수련자들이 비고를 찾기 위해 이곳저곳을 무작정 두드려 본 결과였다.

그러나 십 년이 지나도록 다른 비고나 검 같은 것은 발견되지 않았고, 기관진식이 망가질 것을 우려한 당대 장문인의 명으로 벽을 파괴하는 행위는 금지되었다······라고, 아주 오래전의 생에서 허진에게 들은 적이 있었다.


하지만 무극동 안에는 다른 검이 하나 더 숨겨져 있었다.

무하가 억지로 비무회에 참여하고, 허진의 관심까지 끌어가며 무극동에 하루라도 빨리 들어오려 판을 짠 이유가 바로 그 검이었다.


스르릉-.


무하는 무너진 구멍 안으로 들어가며 태청검을 뽑아 들었다. 검에 내력을 불어넣자, 검이 발하는 창백하고 은은한 불빛이 사방을 비췄다.

비고의 내부는 비좁고 투박했다. 태청검이 놓여있었을 받침대 하나를 제외하곤 아무것도 없는, 허름한 토굴에 가까운 방이었다.

무하는 태청검에 계속해서 내력을 불어넣으며 받침대를 향해 다가갔다. 가까이 다가갈수록 검에서 느껴지는 진동이 커졌다.

그러다 이내, 검이 마치 살아있는 물고기처럼 펄떡대는 것 같다고 느낄 만큼 떨림이 강해졌을 때.


그그극-!


받침대 뒤편의 벽이 좌우로 열리며, 숨겨져 있던 공간이 드러났다.

많은 사람들이 눈에 불을 켜고 찾았음에도 이 공간을 찾지 못한 이유는, 이곳을 여는 열쇠가 태청검에 있었기 때문이다.

태청검에 한계까지 내력을 주입하면 그에 반응하며 뒷부분의 공간이 드러나게 되어있는데, 처음 검을 발견했던 허진은 미처 그 사실을 알지 못하고 태청검만을 들고 밖으로 나가버린 것이다.

그 뒤로 태청검은 허진의 손을 떠난 적이 없고, 허진은 무극동에 다시 들어온 적이 없으니. 이 문은 영영 열릴 수가 없게 된 것이다.

무하 역시 거듭된 생이 없었다면 영원히 알지 못했을 비밀이었다.


열린 문 안쪽에서 오래된 공기가 밀려 나왔다.

무하는 태청검을 갈무리해 납검한 뒤, 망설임 없이 안쪽으로 성큼 걸음을 내디뎠다.

태청검의 받침대와 대칭이 되는 모양으로 놓인 받침대 위에, 검은색 검 한 자루가 놓여있었다.

무하는 그 검을 집어 날렵한 동작으로 뽑아보았다.

묵처럼 새카만 검날 위에, 황금색으로 아로새겨진 검명이 보였다.


극현검(極玄劍).


태청검과 쌍을 이루는 쌍둥이 검.

형태는 꼭 닮았으나 색깔만은 정반대인, 태극청현검의 다른 한 짝이었다.

당장은 무당파 내부에서 자신의 입지를 위해서, 그리고 훗날 발호할 마교와의 결전에 대비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검.

주술적인 힘이 담겨 삿된 것을 베는 데에 특화되어 있고, 아무리 강대한 내력을 밀어넣어도 결코 부러지지 않으며, 바위도 사람도 진흙 베어 가르듯 간단히 잘라버리는 명검이었다.

무하의 손에서 수천, 수만의 마교도들을 베었고, 결국 지난 생에는 천마의 목까지 잘라냈던 그의 검이 다시 손에 들어왔다.


“다시 만났구나.”


몇 번을 쥐어도 익숙해지질 않던 태청검과 다르게, 극현검은 손잡이를 손에 쥐는 순간부터 그의 손에 착 달라붙듯 맞아들었다.

무하는 검명이 새겨진 검의 옆면을 가볍게 쓰다듬으며 나직하게 속삭였다.


“이것도 마지막이라고 하니, 더는 널 귀찮게 굴 일도 없을 거다. 이번까지만 잘 부탁해.”


검이 사람의 말을 알아들을 리도 없건만, 무하는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검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극현검은 마치 그의 말에 대답하듯 웅웅거리는 검명을 토했다.

좁은 공간 안에서 울려퍼지는 검명은, 마치 귀곡성처럼 섬뜩하게 들리는 것 같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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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천재 아닌 괴물 NEW 1분 전 0 0 12쪽
24 실수 (3) 24.09.17 76 2 12쪽
23 실수 (2) 24.09.14 95 2 14쪽
22 실수 24.09.13 95 2 12쪽
21 동호의 작은 영웅 24.09.12 106 2 11쪽
20 동호에서 (4) 24.09.11 118 1 14쪽
19 동호에서 (3) 24.09.10 106 3 14쪽
18 동호에서 (2) 24.09.09 131 4 13쪽
17 동호에서 24.09.08 141 3 13쪽
16 무한으로 (4) 24.09.07 137 5 14쪽
15 무한으로 (3) 24.09.06 131 5 14쪽
14 무한으로 (2) 24.09.05 134 5 14쪽
13 무한으로 24.09.04 165 5 14쪽
12 연습은 미리미리 24.09.03 164 3 13쪽
11 금와상단 (3) 24.09.02 158 4 16쪽
10 금와상단 (2) 24.09.01 159 5 13쪽
9 금와상단 24.08.31 189 4 15쪽
8 극현검(2) 24.08.30 191 5 15쪽
7 극현검 24.08.29 195 4 13쪽
» 무극동 24.08.28 202 4 15쪽
5 비무회(2) 24.08.27 200 4 14쪽
4 비무회 24.08.26 199 4 15쪽
3 사부님 24.08.25 215 6 12쪽
2 우선은 심공부터 +2 24.08.24 249 6 14쪽
1 마지막 시작 +1 24.08.23 337 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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