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당파 무한회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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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오개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4.08.17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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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8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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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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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금와상단 (3)

DUMMY

의약당 가까이 다가가자 깔깔대는 금여령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침상에 앉아 넉살 좋게 재잘거리고 있는 금여령과, 그 곁에 의자를 놓고 앉아 그녀의 말을 들어주고 있는 허융의 모습이 보였다.


“장문인. 금 대인을 모셔왔습니다.”

“아버님?”


금여령이 반색을 하며 금진소를 불렀다.

금진소는 복잡한 얼굴로 금여령을 향해 눈을 흘기다가, 허융을 향해 포권하며 깊게 허리를 숙였다.


“감사합니다, 장문인. 연통을 주셨기에 한달음에 달려왔습니다. 제 못난 여식을 구해주셨다 들었는데, 이 은혜를 어찌 갚아야 할지······.”

“아니, 본도가 한 일은 없소이다. 모두 거기에 서있는 그 아이가 해낸 일이겠지요. 금 소저를 발견하여 구해낸 것도, 그 치료법을 찾아낸 것도 모두 그 아이입니다.”


금진소는 눈을 휘둥그레 뜬 채 제 곁에 서있는 무하를 돌아보았다.

그렇게 쉴 새 없이 떠들면서도 자신이 직접 금여령을 구했다는 말은 전혀 하지 않았던 터라, 그저 장문인의 심부름을 나온 평범한 삼대제자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상황에 대해 묘하게 아는 것이 많다는 느낌을 받긴 했지만, 곁에서 이것저것 주워들은 것이 많아 적당히 아는 체하는 것이라 여겼다.

본래 저맘때의 아이들은 생각보다 영리한 데다, 유독 언변이 뛰어난 아이들의 경우엔 어른 못지않은 달변을 하기도 했으니까.

금진소의 곁에 멀뚱히 서 있던 무하가 그의 시선을 느끼고 눈썹을 슬쩍 치켜올렸다. 민망해하는 것 같기도, 귀찮아하는 것 같기도 했다.


“감사합니다, 소도장. 전혀 내색을 않으신터라, 눈치채지 못하고 인사가 늦었습니다.”

“아뇨, 뭐······. 저도 그냥 어쩌다 보니까 그렇게 된 거라서.”


금진소가 고개를 숙여 감사를 표하자, 무하는 펄쩍 뛰며 손사래를 쳤다.

그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던 허융이 제 앞에 놓아두었던 의자를 가리켰다.


“이리 와서 앉으시지요, 금 대인. 이야기를 나눌 때 대인께서도 함께 계시는 편이 나을 것 같아 아직 자세한 것은 묻지 않았습니다.”

“배려에 감사드립니다, 장문인.”


금진소는 최대한 여유로운 태도를 유지한 채 허융의 맞은편에 앉았다.

겉으로 보기엔 그저 자애로워 보이는 노인일 뿐이라 하더라도, 그가 무당의 장문이라는 것을 아는 이상 긴장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 아니겠는가.

금진소는 몰래 마른침을 삼키며 정신을 더욱 바짝 차리기 위해 노력했다.

아무리 사람이 좋아 보여도, 한 무리를 이끄는 우두머리가 마냥 순진하거나 만만할 리 없다는 사실을 익히 잘 알고 있었으니까.


“소저. 내 지금부터 한 가지 질문을 할 것인데, 거짓 없이 대답해 주시오. 아시겠소?”

“네.”

“우리가 소저를 발견한 곳은 우리 무당파에서도 특별히 신경 써서 관리하는 곳으로, 특히 양민들을 상대론 철저히 그 출입을 통제하고 있소. 그곳으로 향하는 산길은 모두 막아두었고, 이 이상 나아가지 말라는 표지도 곳곳에 세워두었지.”


슬슬 무슨 이야기가 나올지 예상한 듯, 금여령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가셨다.

그녀를 바라보는 허융의 시선은 마치 손녀딸을 바라보는 노인처럼 부드러웠지만, 목소리엔 음절마다 단호한 힘이 깃들어 있었다.


“도대체 왜 그 경고들을 모조리 무시하고, 있지도 않은 길을 찾아내어 거기까지 가버린 건지. 그 까닭을 설명해 주겠소?”

“저는······.”

“저, 장문인. 제 여식은 늘 혈기왕성하고 호기심이 많아 종종 사고를 치곤 합니다. 이번에도 분명 생각 없이 저지른 일이지, 무당을 욕보이거나 무시하려 한 것은 아니었을 겁니다.”


금진소가 재빨리 금여령의 말을 끊으며 대신 변명을 늘어놓았다.

그녀를 변호해 주기 위해서라기보단, 지금 이 상황에 가장 큰 문제가 무엇인지를 간접적으로 알려주기 위해서였다.

무당의 경고를 무시했다는 것은 곧 무당파의 권위를 무시했다는 것.

명문거파들의 자부심과 자존심이 얼마나 드높은지를 생각해 본다면, 이는 생각보다 큰 문제로 번질 수도 있는 사안이었다.

금진소는 이를 금여령에게 넌지시 말해주려 한 것이었다. 당장 그 점에 대해 사과를 하라고.


“음. 그럴지도 모르겠소만, 본도는 금 소저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고 싶소.”

“허나, 장문인······.”

“본래 부모와 자식의 생각이 언제나 같은 것은 아니지. 그렇지 않소?”


허융은 부드럽게 금진소의 말을 끊으며 금여령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금진소가 벌어준 잠깐의 시간 동안 필사적으로 머리를 굴리고 생각을 정리한 금여령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저어, 그것을 다 말씀드리려면 무척 길고 두서없는 이야기가 될 것인데, 괜찮으시겠어요?”

“물론이외다. 나 같은 늙은이에겐 남는 것이 시간뿐이니, 느긋하게 이야기하시오.”


허융의 대답에 비장한 표정까지 지어가며 고개를 끄덕인 금여령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무하는 의약당의 벽에 살짝 몸을 기대며 그런 그녀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이걸 또 듣네······.’


금여령이 꺼낸 이야기는 사과나 변명이 아니라, 한편의 흥미진진한 모험담이었다.

우연히 듣게 된 무당파의 보물에 대한 소문. 주체할 수 없는 호기심과 열정과 상인으로서의 본능. 반대할 것이 뻔한 아비의 눈을 피해 차근차근 어렵사리 진행했던 준비 과정. 무당산에 오르기까지의 여정······.

저잣거리의 변사처럼 능수능란한 그녀의 언변에, 허융뿐만 아니라 금진소까지 입을 헤 벌린 채 멍하니 그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그렇게 마지막 관문을 넘는 순간, 자욱한 안개가 보이지 않겠어요? 원래 무당산엔 평소에도 안개가 자주 낀다고 알고 있었지만, 그 안개는 뭔가 느낌이 달랐어요. 그래서 직감했죠. 아, 내가 맞게 찾아온 모양이구나! 어쩌면 정말로 그 소문이 사실일 수도 있겠······.”

“그러면요.”


느긋한 기분으로 이야기를 듣고 있던 무하가 금여령의 말을 끊었다.

아예 무하의 존재도 잊고 있었던 건지, 좌중의 어깨가 크게 들썩이는 것이 보였다.

금여령에겐 이런 재주가 있었다. 같은 이야기를 해도 사람을 더욱 몰입시키고, 결국 완전히 그 이야기에 빠져들어 다른 문제들은 모조리 잊게 만들어 버리는 재주.

이미 같은 이야기를 여러 번 들어 외워버릴 지경이 된 무하에게는 통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이런 식으로 어물쩍 상황을 뭉개 넘어가 버리려 드는 통에, 예전에는 무하도 종종 두 눈을 뻔히 뜨고 몇 번씩이나 코가 베이곤 했다.

이대로 놔두었다간 금여령의 행동은 그저 조금 과했던 장난이나 실수 정도로 치부되고, 금와상단은 다시 유유히 빠져나가 버리고 만다.

어쨌든 실질적으로 피해를 입은 것은 없는데다, 금여령이 뻘뻘대며 애쓰는 것을 본 허융이 적당히 유하게 넘어가 주는 탓이다.

무하는 그 꼴을 가만히 두고 볼 생각이 없었다.


“그럼 금 소저는 우리 무당파의 보물이나 신물을 훔쳐서 팔아먹으려고 무당산에 올랐다는 말이네요?”

“······따지자면 그렇게 되긴 하는데, 소도장의 표현은 조금······.”


금여령은 당황한 기색을 완전히 감추지 못한 채 어물거리며 말을 흐렸다.

금진소는 금여령보단 능숙하게 표정 관리를 하고 있었지만 눈빛이 조금씩 흔들렸고, 허융은 헛웃음을 지으며 무하를 쳐다보았다.

무하는 최대한 순진무구한 표정을 지으며 멀뚱멀뚱 금여령을 쳐다보았다.


“무하야. 그것이 무슨 말버릇이더냐?”

“하지만 장문인. 지금 금 소저가 하는 말은······.”

“어허. 외인을 대할 때야말로 예의를 갖춰야지.”


허융의 부드러운 타이름에 무하는 입을 꾹 다물었다.

그 모습을 보고 허융이 빙긋 웃는 사이, 금씨 부녀가 재빨리 시선을 교환하는 것이 보였다.

적당히 뭉개고 넘어가려던 작전은 허사가 되었으니, 허융이 이를 괘씸하게 여기기 전에 태세를 바꿀지. 아니면 다시 한번 시도해 볼지.

잠시 고민하는 듯하던 금진소는, 두 사람을 빤히 쳐다보고 있는 무하를 한 번 흘끗 보곤 결정을 내렸다.


“아닙니다. 소도장의 말이 맞습니다, 장문인. 비록 치기 어린 호기심이었다고는 하나, 제 여식이 큰 무례를 범한 것이니까요.”

“금 대인······.”


금진소는 자신의 직감을 믿기로 했다.

참으로 이상한 일이었지만, 이 의약당이라는 공간 안에서 가장 큰 존재감을 가지고 있는 것이 바로 저 무하라는 소년인 것처럼 느껴졌다.


무당파라는 대문파의 장문인도, 의약당의 주인인 의약당주도 아닌, 고작 삼대제자에 불과한 소년.

조금 전까지만 해도 아무런 존재감이 느껴지지 않아 그가 있었다는 것조차 잊어버릴 지경이었는데, 지금은 그를 은근히 짓누르듯 압박해 온다.

다른 사람들은 아무도 이상함을 눈치채지 못한 듯하니, 이는 필시 저 소년이 금진소를 콕 집어 압박하고 있다는 뜻.

그것이 어떻게 가능한 일인지는 모르겠으나, 적어도 저 소년이 범상치 않은 아이라는 것만은 분명했다.


이곳에 오는 내내 보여주었던 천진난만한 모습과 지금 보이는 위압적인 모습, 야무지고 똘똘하던 모습과 장문인 앞에서 툴툴대는 철없는 모습 중, 어느 쪽이 아이의 본심인지를 파악할 수가 없었다.

아무리 능숙하고 뻔뻔한 사람이라도 본성과 다른 행동을 취할 때에는 약간이나마 위화감이 느껴지기 마련인데. 저 소년은 모든 모습이 다 자연스럽지 않은가.

마치 본성이나 마음이 여러 가지이기라도 한 것처럼······.


“이 금모가 비록 한낱 장사치이긴 하나, 장사치에겐 장사치만의 고충과 신념이 있는 법입니다. 전 한평생 신의와 신뢰를 삶의 근본 되는 가치로 삼아왔는데, 이번에 제 여식이 무당파에게 끼친 폐와 무례는 바로 그 신의를 져버리는 일이었습니다.”


이 사달은 어디까지나 금여령 개인이 저지른 잘못임을 다시 한번 강조하면서도, 조금 몸을 낮추며 꼬리를 마는 척한다.

그 모습을 본 무하의 입꼬리가 가볍게 씰룩거렸다.


“이런 일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하여 당장은 준비된 것이 없습니다만, 제대로 준비한 뒤 찾아뵙고 사죄드릴 기회를 주시겠습니까?”

“금 대인. 갑자기 어찌 이러십니까? 이렇게까지 스스로를 낮춰버리시니 본도가 송구하여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허융은 소탈하게 웃으며 몇 번이나 그의 제안을 사양했지만, 금진소는 그 사양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일 수 없었다.

결국 금진소가 한참이나 허융을 붙잡고 통사정을 한 뒤에야, 간신히 재경각주와 이야기를 나눠보겠다는 대답을 받아낼 수 있었다.


***


“아버님. 도대체 왜 그러셨어요? 장문인께선 한사코 괜찮다고 하시는데.”


무당산에서 내려가는 길목에서, 금여령은 도저히 이해가 안 간다는 얼굴로 금진소를 붙잡았다.

금진소는 한숨을 푹 내쉬며 그런 금여령을 착잡한 눈으로 쳐다보았다.

비록 딸자식이지만 여느 사내 못지않게 호쾌하고, 겁이 없는 데다, 어떤 상황에서도 그럭저럭 통하는 말재주를 가지고 있어 걱정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아직은 젊기 때문인지, 종종 이렇게 감당하기 힘든 사고를 쳐대곤 한다.


“이러니 네가 아직 멀었다는 게다. 눈에 보이고 귀에 들리는 것이 다가 아니라 늘 말하지 않았느냐?”

“하지만 뒤에서 다른 말을 하실 분으론 안 보였는데······. 아버님께서 오시기 전에 대화를 나눠봤단 말이에요.”

“무공을 익혀 본래의 나이보다 훨씬 젊어 보이긴 하지만, 무당의 장문인은 아마 네 나이의 세 배는 살았을 게다. 그런 사람의 속을 네가 어찌 다 알겠느냐.”


금진소는 적당히 허융을 핑계로 삼았다.

어린 삼대제자의 기세에 반쯤 홀려 그리 행동했다는 것을 곧이곧대로 말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자존심 때문이 아니라, 스스로도 납득할 수 없는 일이었기에 그랬다. 몇 번이나 다시 곱씹어 생각해 봐도 그랬다.


“일단 어서 가자꾸나. 지금 너 하나 때문에 지연된 상행이 몇 개인지 아는······.”

“금 대인.”


금진소는 갑자기 등 뒤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놀라 펄쩍 뛰었다.

어느새 소리도 없이 그를 따라온 무하가 나무 사이에서 그들을 응시하고 있었다.


“아, 소도장. 어떻게 여기까지······?”


금진소는 식은땀을 뻘뻘 흘리며 무하를 쳐다보았다.

조금 전까지 무당파의 장문인에 대해 속을 알 수 없다는 둥, 그리 떳떳지 못한 말을 하고 있었던 탓이다.

무하는 터벅터벅 금진소를 향해 다가갔다. 비대한 금진소의 앞에 서니, 무하의 몸이 유독 더 작아 보였다.

금진소는 사람 좋아 보이는 웃음을 지으며 무하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이것 참, 깜짝 놀랐습니다. 저희를 배웅이라도 해주시러 나온 겁니까?”

“설마요. 그래봐야 서로 귀찮기만 하잖아요. 부탁드릴 게 있어서 쫓아온 거예요.”


무하는 품에서 서찰 한 통을 꺼내 금진소에게 내밀었다.

서찰을 받아 펼쳐본 금진소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소도장, 이것은······?”

“거기 적힌 물건들이 필요한데, 구해다 주실 수 있습니까?”

“그, 못 구할 물건들은 아닙니다만, 이것들은 왜······. 무당에서 필요로 하는 물건들입니까? 그럼 왜 장문인께서 아까 직접 말씀하지 않으시고······.”


무하는 그의 질문에 대답하는 대신, 허리춤에 메고 있던 작은 주머니를 통째로 풀어 내밀었다.

곁에 서 있던 금여령이 그것을 받아 열자, 은은한 흰 빛이 흘러나왔다.

주머니 안에 들어있는 것은 야명주였다.

수련동 안쪽 벽에 박혀있던 것들 중 몇 개를 슬쩍 빼 온 것인데, 그리 상등품의 물건은 아니었지만 이만한 양이 모여있다면 그 값이 꽤 나갈 터였다.


“값은 그것으로 대신 치르겠어요. 차액이 남는다면 신뢰와 감사의 표시로 금와상단에 기부하죠.”

“아니, 소도장! 지금 이 야명주들의 값이 얼마나 되는 줄은 알고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아무리 도장께서 도인이셔서 세상물정을 모른다지만······.”

“말씀드렸잖아요. 신뢰의 표시예요. 앞으로도 계속 거래를 이어가게 될지도 모르니, 그 착수금이라고 생각하셔도 좋고요.”


어차피 제 돈도 아니니 무하로선 아까울 것도 없었다.

금진소는 제 손에 들린 서찰과 금여령의 손에 들린 야명주, 그리고 자신을 빤히 쳐다보는 무하의 얼굴을 연신 번갈아 보았다.

그의 머릿속이 팽팽 바삐 돌아갔다.


“물건은······. 예, 물건은 구할 수 있습니다. 몇 가지는 구하는 데 시일이 좀 걸리겠습니다만, 못 구할 물건들은 아닙니다.”

“다행이네요. 그리고 제가 그 물건을 구하고 있다는 사실은, 다른 사람들한텐 비밀로 해주세요.”


무하의 그 말에 금진소의 눈이 가늘어졌다.

과할 만큼 퍼주는 웃돈과, 뜬금없이 요구하는 비밀.

이것들이 무엇을 뜻하는지는 아주 명백하지 않은가.


“뭐, 정 못미덥거나 불안하시다면 어쩔 수 없지만요······.”

“아, 아닙니다!”


무하가 가지 야명주가 든 주머니를 가져가려는 듯 손을 뻗자, 금진소가 다급히 그를 말렸다.

그가 장사를 해온 평생 저만큼 많은 양의 야명주를 본 일이 없었다.

이번 한 번만으로도 어마어마한 이문이 남는 거래가 될 것이 분명한데, 저 아이는 앞으로도 넌지시 거래가 계속될 것임을 암시하고 있지 않은가?

무언가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확신과, 자칫 무당과의 관계가 틀어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그리고 눈앞에 놓인 엄청난 이득 사이에서, 금진소는 치열하게 고민했다.


“예, 일단은······. 도장께서 말씀하신 대로 해보겠습니다. 여기 있는 물건들을 모두 구하고 나면 따로 연락을 드리지요.”

“감사해요.”

“헌데 딱 한 가지만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이런 물건들을 도대체 어디에 쓰시려고, 이렇게나 많이 구하시는 겁니까?”


금진소의 질문에, 무하는 빙긋 미소 지으며 대수롭지 않은 태도로 답했다.


“원래 병사들한테 싸움을 시킬 때도 밥은 먹여주는 법이잖아요. 우리 애들한테 좋은 것 좀 만들어서 먹이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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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천재 아닌 괴물 NEW 1분 전 0 0 12쪽
24 실수 (3) 24.09.17 76 2 12쪽
23 실수 (2) 24.09.14 95 2 14쪽
22 실수 24.09.13 95 2 12쪽
21 동호의 작은 영웅 24.09.12 106 2 11쪽
20 동호에서 (4) 24.09.11 118 1 14쪽
19 동호에서 (3) 24.09.10 106 3 14쪽
18 동호에서 (2) 24.09.09 131 4 13쪽
17 동호에서 24.09.08 141 3 13쪽
16 무한으로 (4) 24.09.07 137 5 14쪽
15 무한으로 (3) 24.09.06 131 5 14쪽
14 무한으로 (2) 24.09.05 134 5 14쪽
13 무한으로 24.09.04 165 5 14쪽
12 연습은 미리미리 24.09.03 164 3 13쪽
» 금와상단 (3) 24.09.02 159 4 16쪽
10 금와상단 (2) 24.09.01 159 5 13쪽
9 금와상단 24.08.31 189 4 15쪽
8 극현검(2) 24.08.30 191 5 15쪽
7 극현검 24.08.29 195 4 13쪽
6 무극동 24.08.28 202 4 15쪽
5 비무회(2) 24.08.27 200 4 14쪽
4 비무회 24.08.26 199 4 15쪽
3 사부님 24.08.25 215 6 12쪽
2 우선은 심공부터 +2 24.08.24 249 6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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