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검회귀(整劍回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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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8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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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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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MMY

양진은 무당을 떠나 고향으로 향한다.


원래 양진이라면 경공의 수준이 미비해 한 달은 걸릴 거리지만 지금의 양진은 하루하루 내공을 모으며 그 속도가 점차 빨라졌고 보름 정도 만에 고향으로 돌아온다.


‘익숙하다.’


사방에서 풍기는 풀 내음과 풍경.


과거의 자신은 이미 잊었던 기억.


하지만 지금 양진의 몸은 고향을 떠난 지 불과 몇 년이 안 되는 시점이라 더욱더 생생하게 그리움이 떠오른다.


‘지금의 나는 언제의 나일까.’


자아에 관한 생각하며 걷다 보니 어느새 자신의 집 앞.


그리고 담장 너머로 보이는 부모.


‘아버지, 어머니.’


무당에 있을 당시 마공을 배웠다는 억울한 누명으로 하옥 당했었다.


누군가의 누명으로 갇혔을 당시 일 년이 지난 시점 자신의 부모님은 도적 떼들에 의해 죽임을 당했다.


그 후 정신이 무너져버린 양진.


‘나는 그때 부모님을 지키지 못했다.’


붉어지는 눈시울.


그리고 한 발짝 문 앞으로 다가가니 점차 들리는 부모의 목소리.


“그래도 진이가 무당에서 생활은 잘하겠죠?”


“하면요. 진이가 어떤 아이입니까? 못난 부모 밑에서 훌륭하게 자라지 않았습니까? 영특한 아이예요.”


자신이 떠난 지 몇 해가 지났음에도 아직도 대화의 주제는 양진인 듯했다.


붉어지는 눈시울에서 굵은 물망을 하나가 흐르자, 양진은 소매로 닦는다.


‘이번에는 제가 지켜드리겠습니다.’


양진은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니 둘은 놀란 눈으로 바라본다.


그리고 양진은 아무 말 없이 그 자리에서 큰절을 올리자, 둘은 하던 것을 멈추고 양진에게 뛰어온다.


“진아!”


“어찌 왔느냐?!”


의아함에 섞인 목소리에는 분명 기쁨이 서려 있었다.


몇 해 만에 보는 자신들의 자랑거리이자 자신들의 모든 것.


양진은 웃으며 부모를 끌어안으며 말한다.


“못난 아들 돌아왔습니다. 이제는 당분간 부모님 곁에 있을 것입니다.”


웃으며 말하는 양진의 속말은 몰랐지만, 부모는 양진을 데리고 방으로 들어간다.


양진은 자신이 속가로 나와 집에서 수련한다고 말했고 때가 되면 돌아간다고 말하니 무림에 관해 잘 모르는 부모는 양진의 말을 믿었다.


몇 해 만에 만나는 그들은 한참을 이야기 나누었고 양진은 자신의 방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자신이 써서 온 책들을 한쪽에 두고 자신이 가져온 무당의 검을 바닥에 둔 뒤 검을 바라보며 생각한다.


‘아직 일어날 일은 아니다. 허나 그때 알아본 결과 이 근방에 있는 작은 산적들이 점차 커졌고 결국에는 이 일대의 관군으로 벅찰 정도라 했다.’


결국에는 일대의 명문 정파에 의해 괴멸됐지만, 그전까지 많은 마을이 큰 피해를 보고 많은 이들이 죽었다.


‘지금은 세가 작을 터.’


자신의 실력이 아직 무림의 고수를 상대할 정도는 되지 않지만, 적은 수의 산적이라면 충분히 가능하리라는 생각이 든다.


‘커지기 전 뿌리를 뽑는다.’


결심한 양진은 밤이 되자 자신이 알고 있던 그들의 산채로 향한다.


‘수는 대략 40여 명. 이것이 커지고 커져 결국에는 오백여 명이 넘는 규모로 커졌다 했다.’


양진은 잠시 상황을 살핀다.


사십여 명이 동시에 덤빈다고 하여도 양진은 저들을 상대할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지금의 몸.


고향 땅을 처음 밟았을 때 자신도 모르게 뭉클해지는 감정이 일었다.


자신이 가차 없이 죽였던 선우일준을 보며 약간의 두려움과 경외심도 느꼈다.


‘내 정신은 그때나 몸은 17세.’


과연 저들이 덤빈다면 자신의 몸이 겁을 먹지는 않을까.


겁을 먹는다면 움직임이 둔해지고 소극적으로 될 것이며 오히려 자신이 당할 수 있다.


또한, 악인을 단죄한다는 명분이 있지만 분명한 것은 누군가를 죽인다는 것.


자신이 처음으로 누군가를 죽였을 때가 생각난다.


떨리는 몸과 술에 취한 듯 약간은 몽롱한 정신.


하지만 모든 것은 마음가짐.


양진은 나무 위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명상하기 시작한다.


고요한 바람만이 부는 가운데 산적들은 잔치라도 벌이는 듯 소란함이 가득해지기 시작했고 양진은 천천히 눈을 뜬다.


‘과거 내공을 모두 잃었을 때 분노에 눈이 멀어 개방도를 상대한 것보다 쉬울 것이다.’


또한, 저들은 지금 술에 취해 방심한 상태.


‘내 몸이 아직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는다고 하여도 저들 또한 정상적인 상태가 아닌 것은 마찬가지.’


생각을 끝낸 양진은 나무에서 내려와 산채의 초입으로 걸어간다.



**



“후······. 우리는 오늘 이게 뭐냐?”


“그러게, 운도 없지. 오늘 경계가 뭐냐?”


“어휴······. 그리고 경계는 무슨 경계? 누가 이곳까지 온다고.”


연회에 참여하지 못하고 경계를 서던 두 명의 산적은 자신들의 신세를 한탄하며 앞을 바라보았을 때 누군가 터벅터벅 걸어오는 것을 느낀다.


“누구지?”


산채 입구에 횃불로 인하여 그의 모습에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다만 걸음걸이가 매우 당당하다는 것은 느껴진다.


“나갔던 놈 있어?”


한 명의 산적이 다른 한 명을 바라보며 물었지만, 그 산적도 모르는 듯 고개를 저으며 다시금 산채로 다가오는 사내를 바라보았고 얼마 안 가 그의 모습이 보인다.


약관도 안되어 보이는 얼굴.


다만 눈빛이 자신들을 짓누르고 있다는 느낌은 지울 수 없었다.


“누, 누구냐?”


“불필요한 살생은 원치 않는다. 이곳의 채주가 곽항 맞느냐?”


다짜고짜 자신 두목의 이름을 부르는 사내의 모습에 위화감이 느껴진다.


‘두목이 숨겨놨던 아들? 그런 거치고는 너무 잘생기고 마치 귀공자를 연상케 한다.’


두목 생김새를 보아 자식은 절대 아닐 것이다.


“누, 누구냐고 물었다.”


“한 번의 기회를 주었다. 두 번째 기회다. 지금이라도 이곳을 벗어나 세상을 위해 새 삶을 살아라.”


“이, 이 미친놈이?”


한 산적이 어이없다는 듯 말을 내뱉으며 검을 뽑으려 했다.


“뭐, 뭐야?”


하지만 그 산적은 목이 떨어지며 검을 뽑으려는 자세로 그대로 쓰러지며 피를 뿜는다.


“이, 이 이게······.”


다른 산적은 당황한 듯 양진과 자기 동료를 번갈아 보며 뒷걸음질 친다.


“너에게는 두 개의 선택을 할 기회가 있다. 가서 이 상황을 알린 뒤 내 손에 죽거나 이대로 떠나 새 삶을 살거나.”


양진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산적은 산채로 뛰어 들어간다.


답을 안 했음에도 그의 선택에 양진은 검집에 검을 넣는다.


그리고 떨리는 몸을 최대한 심호흡하며 진정시킨다.


‘참으로 이상한 일이구나. 정신은 그 어느 때보다 또렷한데 몸은 첫 살인의 충격에서 아직은 헤어 나오지 못한 듯하구나.’


상반되는 정신과 육체.


하지만 양진의 정신은 강하고 육체의 공포를 떨쳐내기 충분하고도 남을 정도다.


‘나약한 생각을 했었구나. 나는 나다.’


과거 극한의 상황에서도 그는 최선의 해법을 찾았고 혈도가 끊기고 단전이 폐해졌음에도 그는 살아남아 마신이 되었다.


도망친 문지기가 잔치를 벌이고 있는 이들에게 달려와 소리친다.


“저, 적이다!”


공포에 물든 그의 외침에 모두가 일제히 그를 바라본다.


“무, 무림인인 거 같습니다!”


무림인이라는 말에 모두 놀란 듯 자신들의 병장기를 집어 든다.


술에 취했다고 하나 적은 무림인.


먹었던 술이 다 깨며 순식간에 그들은 살기 어린 눈빛으로 변한다.


산적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무림인.


자신들의 수가 얼마나 되건 그들은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듯 산적들을 상대하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자신들의 이름을 높이기 위해 산적들을 찾아다니는 무림인들도 있다고 하니 그들로서는 악귀나 다름없는 것이 무림인들이다.


채주인 곽항이 큰 소리로 외친다.


“몇 명이냐!”


“한 명입니다!”


“이 건방진 놈! 한 명으로 감히 이 곽항이 있는 곳을 넘보다니!”


곽항은 동요를 막기 위해 자신감 넘치는 말투로 외쳤지만, 그 역시 약간의 두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


자신이 타고난 신력과 빼어난 근골이 있다고 하나 무림인과 비교하기에는 부족하다.


잘해봐야 삼류에서 조금 더 쳐줄 정도 되는 그의 실력.


과거의 그는 산적 질과 실질적인 경험으로 이류 정도까지는 오르긴 하나 아직은 이류라 부를 정도는 아니다.


그리고 그들은 긴장한 체 무림인이 들어오기를 기다리며 무기를 들고 대비한다.


그리고 점차 보이는 그의 모습 긴장하여 쳐다보지만, 점차 보이는 약관도 안되어 보이는 그의 모습에 곽항의 입가에 미소가 지어진다.


‘무공을 배운 지 얼마 안 되는 초출 무림인 놈이구나.’


간혹 무공을 배웠다는 자신감에 자신의 실력은 생각지 못하고 경거망동하는 어린 무림인들이 많다.


곽항 또한 그들을 혼내준 적이 있기에 이번 역시 같은 일이라 생각한다.


그래도 자신이 누군가? 이 일대를 주름잡던 주먹패이자 지금은 여러 작은 산적들을 규합하며 세를 키우고 있는 전도유망한 산적이 아닌가?


“크하하핫!”


곽항의 큰 웃음에 부하들은 그를 바라본다.


“어린놈의 치기가 대단하구나. 이 곽항이 있는 곳에 온다니.”


“네가 곽항이군. 본적은 없다만 예상했던 그대로구나. 무고한 자들을 지키기 위해 죽어야겠다.”


곽항을 바라보며 무덤덤하게 말하던 양진의 모습에 곽항은 기가 막힌다는 듯 크게 웃으며 말한다.


“뭐라? 크하하핫 치기는 좋았다! 하지만 그 치기가 네놈의 명줄을 끊겠다고 생각지는 못했을 것이야? 뭔 말이 필요하겠느냐? 받아보아라.”


곽항은 자신의 도끼를 움켜쥐고 양진에게 달려든다.


그리고 도끼를 자기 머리 위로 크게 들며 생각한다.


‘반응도 못 하는 것이 연회 분위기만 깼구나.’


그리고 자신의 눈빛을 바라보던 양진에게 그대로 휘둘렀다.


후웅!


도끼는 그대로 양진의 머리를 향에 빠른 속도로 내리쳤다.


철퍼덕.


“뭐, 뭐야?”


하지만 이게 무슨 조화인가.


곽항이 보이는 것은 자신을 내려다보는 양진의 눈빛이었다.


“무, 무슨 일이야?”


지켜보던 산적들 역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제대로 인지하는 이가 없었다.


어렴풋이 보인 것이라곤 도끼가 이마에 닿기 전 저 무림인이 양손을 교차하며 도끼를 흘려보내며 채주를 넘어트렸다는 것.


“흐, 흘려보낸다고? 내려치는 도끼를?”


분명 이마에 닿기 직전이었다.


근데 도끼가 마치 저 무림인의 몸에 흘러가듯 타고 내려갔다.


도끼가 물도 아니고 어떻게?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산적들은 당황하며 자신들의 두목과 양진만을 번갈아 본다.


“네가 살아 죽일 이들이 더 많으니 너는 여기서 죽는다.”


양진은 자신의 허리춤에 있는 검을 뽑기 위해 검집에 손을 올렸고 곽항은 겁에 질려 소리친다.


“뭐, 뭐해! 다 덤벼들어!”


당황해하던 산적들이지만 광항의 명령에 모두 자신들의 무기를 들고 달려든다.


그간 곽항이 보여준 모습에 그들의 신뢰가 느껴지는 모습이었지만 양진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검을 뽑아 들고 어깨너비로 발을 벌린 뒤 상단세를 취한다.


달려드는 이들이 점차 양진에게 가까워지며 오보 거리 안쪽으로 도달했을 때.


태청검(太淸劍)


양손으로 검을 잡고 위로 올리고 있는 상단세 그리고 그것을 보며 달려드는 산적들.


가장 선두에 있던 이들의 목은 일순간에 떨어진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탄력을 받은 상태 뒤에 따라오던 이들도 앞에 있는 이들이 머리가 떨어지는 것을 보았지만 멈출 수가 없었고 선두에 달리던 이의 머리가 떨어지며 양진의 눈빛을 보았을 때 느낄 수 있었다.


‘이건 사신이다.’


양진은 상단세에서 오른발을 뒤로 반보 빼며 중단세로 자세를 바꾸며 뒷줄로 달려드는 이들의 가슴팍을 베어버린다.


푸슈슈······.


순식간에 11명이 죽으며 양진을 향에 피를 뿜어내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사이에 비춘 양진의 눈빛을 본 산적은 모두 두려움에 떨었고 그 눈빛은 곽항을 향한다.


“대, 대협······. 사, 살려주시오! 내, 내, 고향으로 돌······.”


“내 하나 알고 있는 것이 있지. 천성은 변치 않는다는 것이야.”


서걱.


양진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양진은 그의 목을 벤다.


내공을 사용치 않은 검술 그 자체.


검술의 기재.


기재 중의 기재.


무당정검.


무당의 모든 검법을 극성으로 끌어올린 양진의 검술은 산적을 상대하는 데 내공 따위는 필요치 않았다.


양진의 무감정해 보이는 눈빛은 잘려 나간 곽항의 머리를 바라보다 산적들에게 향한다.


악인에게 동정심과 자비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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