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검회귀(整劍回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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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8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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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5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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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결의 총순찰5

DUMMY


탁환이 신개 마랑을 따른 지 언 15년.


“이제 긴 방랑을 끝낼 때가 온 것이구나.”


“스승님! 파천마제의 힘은 너무도 강합니다! 지금은 몸을 피하고 그 세가 약해지기를 기다릴 때입니다!”


“껄껄. 천하의 영웅들이 모두 모여, 파천마제라는 악을 단죄하러 가는데 어찌 이 노화자만 빠진단 말이냐?”


“너무도 무모합니다! 희생이 클 것이고 그 희생의 결과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제자 탁환의 진심 어린 말에 마랑은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15년 전 너는 모든 것을 버리고 나를 따랐다. 그것은 쉬운 일이었더냐?”


“그것과 그것이······.”


“같다. 너는 네 세상을 버리고 나를 따랐다. 분명 도망치고 싶을 때도 많았겠지. 하지만 너는 버텨냈다. 그리고 지금 노화자의 자랑스러운 제자지.”


마랑은 탁환의 어깨를 두드린다.


“장차 네가 장차 ‘신개’라는 이름을 받을 때 분명 알 수 있을 것이다.”


“무엇을 말입니까?”


“모든 세상에는 각자가 추구하는 도(道)가 있다. 백 명이 있다면 백 가지 길이 있겠지. 지금은 파천마제의 세가 강해 그가 가는 길을 아무도 막지 못하는 것이고.”


탁환은 아무 말 없이 듣는다.


“힘을 가졌다는 것은 그만큼의 책임감도 따른다. 파천마제는 힘을 가지고 책임감이 아닌 탐욕을 부리는 것이다. 하지만 그의 천지를 뒤흔들 실력이 무섭고 두렵다고 하여 외면하고 모른 체한다면 세상은 그의 손아귀에 떨어질 것이고 만백성은 고통받겠지.”


마랑은 호리병에 든 술을 한 모금 마신다.


“생명을 지키고, 형제를 지키고, 세상을 지키는 것이 이 스승이 걷고자 하는 길이다. 지금 그를 막으러 가는 이들 모두가 같은 길을 걷는 자들이고.”


마랑은 인자한 미소로 탁환의 양어깨를 두드리고 전장으로 향한다.


사라지는 스승의 모습을 보며 탁환은 큰절을 했다.


‘생명을 지키고, 형제를 지키고, 세상을 지키는 것······. 명심하겠습니다.’


마랑은 수많은 고수와 함께 파천마제와 마지막 결전을 펼쳤고 신개는 먼발치에서 최후의 결전을 바라본다.


꿀꺽.


‘저, 저자가 파천마제······.’


천지를 뒤흔드는 그의 가공할 마공이 한참이나 멀리 있는 자신에게도 느껴진다.


살갗이라도 찢겨나갈 듯 매섭고도 무섭다.


하지만 수많은 고수가 한 대모여 자신의 안위 따위는 신경 쓰지 않으며 파천마제를 상대했으며 그중 많은 이들이 죽었다.


그리고.


절대 쓰러지지 않으리라 보였던 파천마제도 정도를 걷는 수많은 고수의 단합된 힘에 무너졌다.


신개는 한걸음에 그곳으로 달려가 죽은 자신의 스승 마랑의 시신을 끌어안고 오열한다.


숭고한 희생.


마랑만의 희생이 아니다.


세상이 알아주는 많은 고수도 이곳에 싸늘한 시체가 되어 죽어있다.


의와 협을 위해.


대의를 위해.


무고한 자들을 지키기 위해.


그들은 목숨을 아끼지 않았다.


다시는 이런 비극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


“이 탁환! 스승이신 신개 마랑의 앞에서 맹세합니다! 더욱더 정진하여 신개라는 이름을 물려받고 다시는 마(魔)와 악(惡)으로 인해 희생하는 이들을 없게 하겠습니다!”


탁환은 피눈물을 흘리며 다짐한다.



**



신개가 기운을 발산하자 분타안에 있던 개방도들이 급하게 들어온다


“무, 무슨 일입니까?”


그들이 들어와 본 것은 분노해 보이는 신개의 얼굴과 한점 흔들림 없이 그를 바라보는 양진이었다.


“네놈의 정체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신개가 다시 한번 묻자, 양진은 개방도들을 바라본 뒤 다시 그를 바라보며 말한다.


“물려 주시지요.”


“....”


앞에 보이는 이 양가라는 자.


마공을 보였으니 지금 당장이라도 단죄해야 한다.


그것이 현 무림의 법도이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이자의 눈빛에서 무엇인가 느껴진다.


자신감? 아니다. 내가 공격지 않으리란 믿음? 아닐 것이다.


이자는 분명 내가 모르는 뭔가를 알고 있다.


양진을 노려보던 신개의 눈빛이 조금 풀리며 말한다.


“다들 나가 있으시게. 분타 밖으로.”


“초, 총순찰······.”


“어서.”


“.... 예!”


분타주의 대답과 함께 개방도들은 분타 밖으로 빠져나간다.


잠시간의 침묵 동안 둘은 흔들림 없이 서로를 응시하고 있다.


“저는 마공에 관하여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아니 파천마제 만큼은은 아닐지라도.”


“마공을 배운 것이냐?”


마공을 배웠느냐는 질문.


양진은 이 대답에 어떻게 답할지 잠시 고민이 든다.


배운 것은 맞다.


마공과 자신이 배웠던 정공과 하나 되어 그는 마신이 되었다.


하지만 말해도 모를 것이다.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방금 보셨다시피 마공을 쓴 것이 아닌 음기를 마기으로 변환시킨 것입니다.”


“....”


신개도 그것은 알고 있었다.


분명 이자에게서는 마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그리고 자신이 만든 음기를 마기로 변화하는 것까지 그는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그 기운이 거세고 탁하다.


‘단순히 호기심에 배운 정도는 아닐 것이다.’


“.... 계속해보게.”


“제가 보여드린 것이 근거입니다.”


“....”


신개의 미관이 구겨지며 생각에 잠긴다.


‘힘으로 한다 하여 입을 열 아이는 아닌 거 같고······. 그렇다고 이 마기······. 단순한 것은 아니야.’


생각에 잠긴 신개에게 양진이 말한다.


“지금 당장은 알려드릴 것이 많지 않습니다. 그리고 마(魔) 보다 더 급한 일이 있습니다.”


“마 보다 급한 일?”


신개에게 마보다 급한 일은 없을 것이다.


아니 현 무림에서 마공의 처리보다 더 급한 일은 없다.


다시 파천마제와 같은 자가 나타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기에.


“천지회라고 들어보셨습니까?”


“천······. 지회?”


처음 듣는 듯한 신개에게 양진은 계속하여 말한다.


“무림을 일통하려고 하는 집단입니다.”


“무림을 일통하다니 그게 무슨 말인가?”


인원이 많다는 개방도 못하는 일이다.


또한, 그 강성하다는 무당과 화산, 종남과 같은 큰 힘을 가진 문파들도 할 수 없을 것이다.


도대체 어떤 집단이 어떤 연유로 그러는 것일까.


파천마제가 살아있어 그가 무림을 일통할 계획을 하는 것인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마 보다 중요한 하지라 하지 않았겠지.


“개방의 방주도 천지회의 소속입니다. 그리고 그들은 삼 년 후 의창에서 혈겁을 일으켜 많은 이들이 죽을 것입니다.”


진위여부를 떠나 그의 말에 집중한다.


그리고 양진이 말하면 할수록 신개의 인상은 더욱더 구겨져 간다.


양진이 말을 끝낼 때쯤.


“.... 사실인가?”


“지금 진행 중입니다.”


“....”


툭. 툭. 툭.


신개는 손가락으로 책상을 두드린다.


그리고 골똘히 생각하다 양진을 바라본다.


‘허언이 있거나 거짓을 말할 자는 아니다. 말함에 있어 막힘이 없고 확신에 차 있다.’


진실이라 느끼는 신개.


하지만 그가 말한 것이 사실이라 가정한다면 정말 큰 사건이고 큰일이 벌어질 것이다.


“아직 제 말을 다 믿지 못하실 겁니다.”


“흠······.”


신개가 수염을 쓰다듬으며 답하자, 양지니 그를 바라보며 말한다.


“8개월 정도 후 팔비당랑과 타배신살의 가족들이 천지회의 고수들에게 납치당할 것이고 천지회는 그들을 인질로 팔비당랑의 세력을 의창으로 보내어 혈겁을 일으키게 할 것입니다.”


팔비당랑과 티배신살.


새외 세력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중원의 무림과 마칠이 없으며 자신들의 세력에서 왕처럼 군림하는 이들이다.


그 둘의 실력이 무림십이인에 준한다는 말이 있지만 어디까지나 소문일 뿐 그들에 관해 제대로 아는 이들은 적다.


정보를 취급한다는 개방에서도 조차 그들의 정보는 적다.


“왜 천지회가 직접 움직이지 않고?”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그들은 수면 아래서 무림을 움직이려고 하는 자들입니다. 또한, 무림을 일통한다는 명분을 내세울 것인데 나중에라도 그들이 그런 사건을 일으켰다 하면 누가 그들을 따르겠습니까?”


“흠······.”


“일단은 팔비당랑과 타배신살에 관한 정보를 최대한 모아보십시오. 그들에 관하여 조사하다 보면 분명 천지회와의 연결고리가 보일 것입니다. 그리고 스며드셔야 합니다.”


“스며든 다라······.”


양진의 말하는 의미를 알아들은 신개는 일단 고개를 끄덕인다.


이자의 말에 좀 더 믿음이 가기 위해서는 일단 낭아혈적과 소요문의 관계 그리고 정말 소요문의 문주가 인체 실험을 감행하였는지.


‘그것부터 확실해진다면 이 자의 말이 어느 정도 믿음이 가겠지······.’


이미 믿음이 가고 있다.


이자의 말에 확신이 느껴지고 강하게 끌리는 느낌.


절대 약관으로 보이지 않는 그.


“더 말해줄 것은 없는가?”


“일단은 여기까지 알고 계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흠······.”


“그리고.”


신개는 양진을 바라본다.


“의창에서 혈겁이 일어나기 전에 제가 찾아가겠습니다.”


양진의 말에 신개는 고개를 끄덕이고 자신의 소매에서 작은 막대기 하나를 꺼내어 양진에게 건낸다.


“.... 이위타구.”


“알고 있는가?”


자신의 애병이며 분신인 이 무기를 아는 자는 극히 드물다.


하지만 신개는 새삼 놀랍지도 않다.


이미 이자에게 많이 놀랐고 더 놀랄만한 이야기를 들었기에.


“나중에 이 노화자를 찾고 싶거든 이것을 전달하고 부르시게. 그리고 아까 그 마기······.”


신개는 양진을 눈을 바라보며 말한다.


“정말 자네가 마와 연관이 없다고 믿어도 되겠는가?”


“제가 정말 마와 연관이 있다면 이리 신개님을 뵙지도 않았겠지요.”


양진의 말에 신개는 고개를 끄덕였고 양진은 자리에 일어나 예를 표한 뒤 밖으로 나간다.


양진이 돌아가고 신개는 분타주를 부른다.


“부르셨습니까?”


“지금 본방에 연락해 천지······.”


그 순간 양진이 했던 말이 떠오른다.


그 아무도 믿지 마라. 수족이라 생각했던 이들조차.


“하실 말씀이라도?”


“아닐세. 그리고 지금 이름이 있건 없건 19세 전후로 유망한 인재들을 모두 조사하게.”


“모, 모두요?”


“음······. 일단 중원을 기점으로 하고······. 특히 무당! 그곳과 연이 있던 자들.”


신개는 분명 양진의 검술에서 무당의 검술이 느껴졌다.


보이면 보인 것이지 느껴졌다는 것.


조금은 이상한 말이지만 분명 신개는 느꼈다.


그의 근간이 되는 무엇인가에 무당이 있다는 것.


신개의 명에 분타주는 예를 올리며 밖으로 나갔다.


‘자네의 말이 사실일지······. 차라리 거짓이라면 좋으련만······.’


‘그리고.... 그대가 말한 마(魔)라는 것은 무엇이란 말인가?’


‘일단은 저자의 말처럼 소요문에서 그런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먼저겠군.’


신개는 씁쓸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으며 다 식어버린 차를 마신다.



**



양진이 숙소에 도착하자 사군자는 양진에게 모여든다.


“어떻게 말씀은 잘하셨습니까?”


단호의 질문에 양진은 미소 지으며 말한다.


“신개께서 믿어주실지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해야 할 말은 다 했소.”


양진의 말에 사군자는 다시금 양진이 대단하다고 느낀다.


무림십이인 신개.


자신들은 무림인이 아니지만, 그 이름은 익히 알고 있다.


중원에 어느 누가 개방의 신개를 모를 수가 있겠는가.


그런 신개와 독대한 양진.


“오늘은 푹 쉬고 내일 떠날까 하오.”


“어디로 떠나는 겁니까?”


“한중.”


“한중에는 무슨 일로 가는 겁니까?”


삼식의 질문에 양진은 그를 바라보다 말한다.


“나는 눈과 귀가 필요했소. 하지만 지금은 눈과 귀가 아닌 같이 보고 같이 들을 사람이 필요하오.”


동문서답과 같은 양진의 말에 넷은 의아한 듯 서로를 번갈아 보았지만, 양진만이 옅은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방으로 들어간다.


‘이제는 그대와 그대들이 실망하게 하지 않을 것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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