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검회귀(整劍回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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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8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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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9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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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구관인3

DUMMY

객잔을 나오는 양진.


‘지금 한중에서 초지문의 악행은 내가 과거에 멸문시킬 때보다는 덜하지만 그래도 많은 이들이 그들을 싫어하는 눈치다.’


‘차라리 독구관인이 폐문시킨다면 오히려 한중 사람들에게는 다행일 수 있다.’


‘하오문의 일과는 연관성이 없어 보이니 그냥 두는 것이 맞을 거 같다.’


생각을 정한 양진은 그대로 하오문이 시작되는 청루로 향한다.


하지만 왠지 모를 찝찝함이 있다.


‘변수가 없어야 할 텐데······. 아니다. 초지문이 멸문한다면 그 또한 변수. 변수에 대응해야 한다. 변수의 대응을 위해서 하오문의 정보력이 꼭 필요하다.’


독구관인과 초지문에 대한 생각을 떨치고 걷다 보니 하오문이 시작된 청루.


규청각(窺聽閣).


‘마인이던 시절 내가 끌어들여 내 눈과 귀가 돼주었던 하오문.’


‘내 광기로 인하여 결국 나를 배신했지만 변한 건 나였고 이자와 이들은 변함이 없었다.’


하오문 문주 초패.


‘나를 따른다면 세상을 바꾸리라.’


‘결말은 다를지언정 거짓은 없을 것이다.’


자신을 따르라며 그에게 했던 말.


그가 원했던 것은 천하고 없이 사는 이들이 사람답게 살기를 바랐다.


무고한 자들이 죽는 것을 슬퍼하고 걱정했으며 마지막에 양진을 배신하며 무고한 자들을 지키려 했다.


‘지금 나와는 더없이 같은 생각.’


조금씩 과거의 일들이 떠오르려 하지만 지금은 감정에 빠질 때가 아니다.


양진은 곧바로 청루로 들어간다.


이곳저곳에서 청소 중이며 집기를 가져다 두는 모습을 보니 아직 장사를 시작한 거 같지는 않았다.


주변을 살펴보던 양진에게 한 여인이 다가와 말한다.


“아직 개시 전입니다. 기다릴 곳이 없다면 안에서 기다리시겠습니까? 차라도 내드리지요.”


상냥하게 말하는 여인의 생김새와 복장을 보니 이곳에서 일하는 가녀(歌女)인 듯 보였다.


“본인 양가라 합니다. 청루주와 만나고 싶은데 가능하겠습니까?”


양진은 미소지으며 가녀에게 말했고 가녀는 양진의 모습에 얼굴이 붉어지며 답한다.


“호, 혹시 약조가 되, 되어있으신지요······.”


“급하오느냐 약조가 되어있지는 않습니다.”


“그렇다면 가, 가서 말씀은 드려보겠으나 만나시기는 힘드실 거 같습니다.”


양진의 눈을 제대로 마주치지 못하며 손으로 자신의 치마폭 만지작거리며 말하는 가녀에게 양진은 말한다.


“그렇다면 하오문의 초패를 만나고자 온 사람이 있다고 전해주시겠습니까?”


“하오문을 어찌?”


부끄러워하던 가녀는 순간적으로 당황하며 말하자 양진은 미소만 지었다.


“이, 일단 방으로 드시지요.”


가녀의 안내를 받고 방에 들어온 양진.


주변을 살펴본다.


호화스러운 장식품들이 가득해 보이는 방.


‘고위 관료들을 받는 곳인가 보군.’


별생각 없이 자리에 앉는다.



**



“뭐? 하오문을 알고 있다고?”


“예. 분명 하오문의 초패를 만나 뵙고 싶다 했습니다.”


아직 하오문의 정체를 아는 사람은 적다.


전국적으로 사람을 모집하고 많은 이들이 동참의 뜻을 밝혔지만 ‘하오문’이라는 명칭을 사용하지 않았다.


그저 약소한 이들끼리 모여 서로 돕고 살자는 그의 제안.


‘하오문은 여기에서도 몇 명뿐이 모르는데 어떻게 알고 있는 것이지?’


잠시 생각하던 초패는 가녀를 바라보았고 가녀의 홍조가 가시지 않았음을 궁금해해 묻는다.


“어디 아픈 것이야?”


“아, 아닙니다.”


“혈색이 왜 그러느냐?”


“그, 그분이 너무 잘생기셔서······.”


가녀는 화장까지 끝마친 상태지만 홍조는 그것을 뚫고 나와 자신의 마음을 대변했다.


“무슨 소리야?”


어리둥절한 초패의 질문에도 가녀는 자신의 뜨거워진 볼만을 만지작거린다.


“흠······. 일단은 한번 만나는 봐야겠군.”


“헌데 행색은 평범해 보였으나 검을 차고 있었습니다.”


“검? 무림인이라는 것이야?”


“그것까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더는 물어봐야 의미 없음을 안 초패는 자리에서 일어나 앞장서 나간다.


그리고 나가며 누군가에게 손짓하며 말한다.


“검을 차고 있다 한다. 혹시 불상사가 발생할 수도 있으니 준비시키게.”


“예!”


혹시나 하는 마음에 대비하는 초패.


무슨 일이 생기지는 않을지 걱정이 들었지만 하오문을 안다는 자체가 더 궁금했기에 곧바로 방으로 향한다.



**




양진에게 다른 가녀가 그에게 차를 가져다주었고 그녀는 나가지도 않으며 양진의 시중을 들고 있다.


“그만 나가보셔도 됩니다.”


“아, 아닙니다. 객이신데 당연히······.”


그녀는 양진의 얼굴을 넋 놓고 바라보며 말했고 양진은 어색한 미소를 짓는다.


그녀 역시 아름다운 외모를 지니고 있었지만, 양진은 큰 관심이 들지 않았다.


한 때 도인이어서?


등선 직전까지 갔기에 사사로운 감정이 없어서?


성욕이 없어서?


아니다.


과거 그녀는 중원에 제일미라 불릴 정도로 아름다운 그녀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각화무염(刻畫無鹽)이라 했던가 그녀들과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물론 이 여인이 추녀는 아니지만.


“청루주께서 오셨습니다.”


“예 들어오시지요.”


처음 보았던 가녀의 목소리가 들리자 양진은 재빨리 답했고 청루주 초패가 들어오자 양진은 일어나 미소지으며 그를 바라본다.


‘젊구나.’


처음 만났을 때를 기억하는 양진은 그때보다 어려 보이는 그의 모습에 자신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진다.


자신보다 열다섯이 더 많은 그.


“처음 뵙겠습니다. 본인 양진이라 합니다.”


“처음 뵙겠소. 청루주 초패라고 하오.”


초패는 자신을 바라보고 웃으며 이야기하는 양진을 바라보며 의아한 듯한 목소리로 인사한다.


‘처음 보는 자인데 누구지? 어려 보이는데······. 모르겠군. 아! 하나는 알겠군. 우리 가녀들이 왜 이러는지.’


“크흠. 다들 나가시게 객이 나를 찾아왔으니 이야기를 나눌 것이야.”


“.... 예.”


둘은 못내 아쉽다는 듯 답하며 밖으로 나갔고 초패는 양진의 맞은편에 앉는다.


초패가 앉자 양진 또한 계속하여 그를 바라보며 자리에 앉는다.


양진에 머릿속에 계속하여 과거의 초패가 떠오른다.


“크흠. 본인을 찾았다 들었는데 무슨 연유에서 찾으셨는지?”

초패가 지금의 상황이 이해가 안 가는 듯 먼저 말문을 연다.


“기녀, 점소이, 생계를 위해 도둑질을 하는 사람들까지 한 대모여 서로 도우며 사람답게 살기 위해 준비하시는 하오문을 알고 있습니다.”


“어, 어찌?!”


처음 보는 자가 자신의 목적과 생각을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말한다.


순간적으로 사고가 멈춘다.


주변인들에게도 말할 때 저렇게까지 이야기한 적은 없다.


그저 우리끼리 휘둘리지 말고 개방처럼 누구도 건들지 못하게 살아보자고.


거지들도 했는데 우리는 왜 하지 못하냐고.


“그저 우연히 알아 두었다고 하죠.”


그전까지 일면식도 없는 타인의 생각을 우연히 알 수 있단 말인가?


“많은 시행착오가 있을 것입니다. 지금은 어떤 단계인지는 모르겠으나 우선 같이 뜻을 모으기로 한 자들에게 무림 방파라는 개념임을 확실히 해야 할 것입니다.”


생각한 적 있다.


하지만 처음부터 그렇게 한다면 무공을 배우지도 못한 이들이 지레 겁을 먹고 시작도 못 하지 않을까 고민하다 말았다.


“물론 무(武)를 중심으로 두는 문파가 아님을 확실히 하고 개방과 같이 정보를 중점으로 한다는 것을 말해야 할 것입니다. 그것으로 정보를 사고팔며 이익을 얻는 것이 있다는 것도 알려야 하지요.”


자기 생각과 맞아떨어진다.


무림 방파처럼 끈끈한 정이 있는 것도 아니고 세가처럼 피로 이루어져 있지도 않다.


득과 실이 분명해야 할 터.


또한, 자신이 하오문을 만들고 이끄는데 초패 당사자가 무공에 대하여 잘 모른다.


어릴 적부터 저자에 파는 무공서를 읽으며 독학했지만, 어찌 무림인들에게 비교되겠는가?


그렇기에 그는 개방과 같이 정보를 취급하는 쪽으로 하며 무력은 다음에 키우는 것을 목표로 했다.


그의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마치 공기와 같이 작은 객잔부터 큰 청루까지 저자에 장사하는 자들이나 누구나 흔히 보는 그런 사람들. 모두 하오문의 소속으로 받아 모든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정보가 될 만한 것을 모으고 취합하며 분석하는 것.”


꿀꺽.


“누군가 신경이나 쓰겠습니까? 그저 점소이라 생각하고 기녀라 생각하겠지요. 누군가는 상인이며 누군가는 배달하는 사람일 것입니다. 그저 흔히 보이는 사람들 속에 그들의 행적과 말이 정보가 되는 것.”


“어찌 내가 그리던 것을 그렇게 상세하고 잘 알고 있는 것이오.”


초패는 놀란 눈으로 그를 바라보며 말한다.


과거 초패는 양진과 이야기 나누며 하오문을 만들며 시행착오를 말한 적이 있다.


문파라는 개념을 나중에 알고 포기한 이들.


처음에는 큰 뜻이 있는 듯 부풀려 말하기도 하여 정말 욕심 많은 이들까지 받아들이며 분란도 있었다.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하오문의 기틀을 마련했고 그것을 조금씩 키우던 도중 양진을 많아 전 무림에서도 이름 모를 사람이 없을 정도로 세가 커졌다.


“저는 무고한 자들을 지키고 자신들의 목적을 위해 생명을 경시하는 이들을 단죄하고자 합니다.”


초패는 아무 말 없이 양진의 말에 집중한다.


“모든 것을 다 말해 줄 수는 없지만, 지금의 세상에는 자신들의 목적을 위해 무고한 자들의 생명은 신경도 쓰지 않는 자들이 물밑에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그자들의 힘은 강하고 세는 큽니다.”


아직 정리가 안 되는 초패는 잠시 생각하다 묻는다.


“그자들이 세가 크고 강하다면 우리같이 별 볼 일 없는 자들이 도움이 되겠소?”


“별 볼 일 없는 자들이 아닙니다. 그렇기에 하오문은 별 볼 일 없는 문파가 아닙니다.”

-별 볼 일 없는 너희끼리 만든 하오문이 필요한 것이야.-


과거 자신이 발언했던 말이 겹친다.


복수심에 눈이 멀어 하오문 조차 이용하려 했다.


아니 정확히 이용하였고 그들은 변치 않았고 나는 변했었다.


이곳으로 돌아와 아는 이제 변치 않을 것이며 이들과 뜻을 함께할 것이다.


눈과 귀가 되어주는 것이 아닌 같은 곳을 바라보며 같은 것을 듣겠다.


“너무 갑작스러운 이야기기는 한데······.”


갑자기 나타난 양진이라는 젊은 사람이 몇 마디 나누어보지도 않고 자기 생각을 읽는 듯 말했다.


그리고 생전 처음 보는 그의 포부를 들었다.


평상시라면 미친놈 취급했을 수도 있으나 지금 초패는 가슴이 뛴다.


이자가 자신이 지금 고민하던 것을 뚫어주는 느낌과 동시에 이자에게서 이유 모를 신뢰감과 믿음이 든다.


태어나 단 한 번도 이런 적이 없다.


고아로 점소이부터 시작하여 밑바닥 인생을 살다 영특한 머리로 전대 청루주에게 인정받아 지금의 청루주까지 됐다.


산전수전까지라 말할 수 없겠지만 나이에 비해 많은 일을 겪었고 배신 또한 당한 적이 있다.


그렇기에 항시 모르는 이들에 대한 불신이 있었지만.


‘다르다. 이자에게서 느껴지는 느낌.’


저 눈빛에서 느껴지는 강한 끌림.


초패는 아직 자각하지 못했지만, 자신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정해진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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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칠결의 총순찰2 24.08.22 105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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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사군자3 24.08.19 124 4 12쪽
5 사군자2 24.08.18 130 4 13쪽
4 사군자. 24.08.18 141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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