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검회귀(整劍回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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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8.18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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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6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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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구관인

DUMMY

한중을 향해 가면서 수련을 계속하는 사군자.


체력적인 측면이 좋아졌다고 하지만 하루도 빠짐없이 수련을 하다 보니 그들은 지칠 때로 지쳐있다.


“오늘, 내일은 수련 없이 푹 쉬도록 하겠소.”


양진이 말하자 넷은 약간 기뻐하는 모습을 보이면서도 단호는 의아한 듯 묻는다.


“이유가 따로 있으십니까?”


“모두가 지쳐있기 때문이지 다른 이유는 없소.”


“호, 혹시 저희가 재능이 없어서 그러십니까? 드, 듣기로는 무림인들은 하루도 빠짐없이 수련한다는데······. 혹여나······.”


자신들의 재능을 발견하지 못하자 양진이 포기라도 한다 생각한 주화가 급하게 묻는다.


양진은 그녀를 바라보며 말한다.


“그런 것은 아니오. 무림인들이 말하는 수련이란 명상이나 무공에 대한 고민까지 수련이라 포함하니 매일이라 말하는 것이지 어찌 사람이 쉼 없이 수련한단 말이오? 정말 아무 이유 없이 쉬어야 하기 때문이지요.”


양진의 답변이 꽤 다행이라 생각한 주화는 낮은 한숨을 쉬며 안도하고 넷은 양진을 따라 작은 객잔으로 들어간다.


다섯이 한방을 쓰다 보니 비좁았지만, 자신들이 초중단에서 생활하던 곳보다는 좋았기에 모두 만족하며 자리에 앉는다.


어찌 구멍이 숭숭 뚫린 움막과도 같은 곳과 비교하겠는가?


“....”


“....”


침묵이 돈다.


사군자는 서로 눈빛을 교환하며 눈을 감고 명상을 하는 양진의 눈치를 본다.


‘솔직히 이분에 대해서 아는 것도 제대로 없고······.’


‘하늘에서 내려준 기연인데······. 우리에게 고마운 분이다. 하지만······.’


‘무술에 관해서만 이야기를 주고받았지······.’


‘어색하다.’


초중단에서 만난 이후 서로에 대하여 깊은 대화를 나누어 본 적은 없다.


정확히 사적인 이야기를 나눈 적이 없다.


그저 양진이 가르쳤고 사군자는 그 가르침을 받았을 뿐.


잠시 어색한 침묵이 흐르자 양진은 이를 알아차리고 눈을 뜨며 넷을 번갈아 본다.


“편하게 있으셔도 되오. 내 눈치를 볼 필요는 없소.”


“.... 그럼······. 부탁하나만 드려도 되겠습니까?”


“말해보시오.”


단호는 마른침을 삼킨 뒤 이야기한다.


“저희가 사제관계라고 생각하는데 맞습니까?”


“음······.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만 편하게 생각하시오. 그대들이 사제관계가 편하다면 그리 생각하고 아니라 생각하면 편하게 생각하시오.”


“그럼······. 스승님으로 생각하고 스승님이라 불러도 되겠습니까?”


“알아서······.”


양진은 답하려다 멈칫한다.


아무리 과거를 가지고 있다지만 지금 자신은 19세.


16세에 가까워지지만, 이들은 15세.


이런 어린 자들이 서로 스승과 제자로 부른다는 것 자체가 어색하기 짝이 없다.


누가 본다면 비웃음 칠 것이다.


“흠······.”


양진이 잠시 생각하는 사이 삼식이 말한다.


“사형은 어떻습니까?”


“사형?”


같은 배분의 윗사람을 부르는 명칭인 사형.


하지만 이들은 어느 문파에 같이 속한 이들도 아니고 그렇다고 형제도 아니다.


그렇기에 그 호칭은 더더욱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이 들 때.


“사실 꼭 한번 이런 명칭으로 누군가를 불러보고 싶었습니다.”


“왜 그런지 물어도 되겠소?”


양진은 심삭과 생각이 같아 보이는 유영의 말에 묻는다.


“사실 저희와 같은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무림인들은 동경의 대상이자 두려움의 대상입니다. 저는 태어나 무림인을 보는 게 소원일 정도였으니까요.”


쑥스러운 듯 얼굴이 불그스름해지자 양진은 사군자를 둘러본다.


15세.


마신이라 불리던 당시 이들은 모두 이립이 넘은 어른이자 성인이었다.


‘아직은 어리구나. 그러면서도 순수해.’


중원의 모든 인구로 보아도 무림인은 1리(釐)도 안 되는 적은 수다.


그러다 보니 무림인을 만나는 것 자체가 일반인들에게는 신기한 경험이다.


유치하게 생각하면 무림인들을 흉내 내며 따라고 하고 싶은 이들.


양진은 그들의 귀여운 생각에 미소지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그럼 앞으로 사형이라 부르시오.”


“감사합니다!”


삼식이 가장 신난 듯 답하자 단호가 양진에게 이야기한다.


“그럼 저희에게 편하게 말씀해주시겠습니까? 사형제라는 것이 문파의 형제라고 들었습니다. 형님께서 동생들에게 존대한다는 것이······.”


“그럼 앞으로 사제들을 편하게 부르겠네.”


“예! 당연히 그러셔야죠!”


단호 또한 기쁜 듯 이야기하였고 넷의 표정을 보아 모두 같은 마음인듯했다.


‘그래······. 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냈음에도 친하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 완전히 마기에 완전히 잠식당하기 전에도 언젠가 나를 배신하리라는 생각을 할 정도로······.’


‘이번에는 이들이 내 형제다.’


양진 또한 이들을 보며 웃는다.




**




한중에 가장 큰 청루.


한중에 유지라 불리는 자들이 자주 드나드는 곳으로 한중에서도 많은 돈이 몰리는 곳이다.


하지만 청루의 주인으로 보이는 자는 책상 앞에 앉아 샘이 맞지 않는 듯 미관이 찌푸려져 있다.


“그래서······. 이번에도 부족하다는 것이야?”


“예······.”


“예상은 했다만······. 이렇게나 차이 날 줄이야.”


미관을 찌푸리며 생각해보지만 마땅한 방법이 생각나지 않는다는 듯 한숨을 푹 쉬며 말한다.


“이런 것 고민해서 뭐하겠느냐? 그냥 이번에도 우리 돈으로 메꾸거라.”


“하지만 계속 이러다가는 저희가······.”


“아니다. 믿고 기다려보자 아직 발화하기 전이야. 씨를 뿌려야지.”


“.... 후······. 알겠습니다.”


맞은 편에 앉아있던 부하는 일어나 예를 표하고 밖으로 나갔고 청루의 주인은 일어나 창을 열고 푸르른 하늘을 바라보며 혼잣말한다.


“후······. 그저 사람답게 살고 싶어서 시작한 일인데 너무 커진 거 같아.”


그는 약간은 질린다는 듯 고개를 흔들었지만, 다시금 눈빛이 살아나며 말한다.


“아니다. 나도 운이 좋아 이 청루의 주인이 된 것이지 그저 점소이 아니었나? 그래! 거지들은 모여서 개방이라는 문파를 만들고, 무림인이라 불리며 세상이 세를 과시한다!”


그리고는 책상에 앉아 종이를 편다.


명부(名簿)쯤으로 보이는 큰 종이에 많은 이들의 이름과 상세가 적혀있고 최상단에 적혀있는 이름.


하오문(下汚門).


‘모두 기회가 없고 상황이 안되었을 뿐. 내가 그것을 만들어줄 것이야. 그리고 인간처럼 살 수 있게 만들 것이고.’


남자는 결의를 다진다.




**




두어 달이라는 시간이 지나고 양진과 사군자는 한중 근교에 도착한다.


양진이 혼자 움직였다면 더 빨리 도착할 수 있었지만, 사군자와 발을 맞추며 그들을 가르치며 오다 보니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


그런 여정 속에서 사군자는 많이 피곤해 보였지만 양진은 그리 보이지는 않았다.


해가 저물어가는 시간이라 이들은 근교에 객잔을 잡고 그곳에서 하루를 보낸 뒤 쉬기로 하고 객잔에 들어가 짐을 푼다.


며칠을 쉼 없이 온 터라 씻지도 빨래도 하지 못한 이들은 생각보다 잘 갖추어진 객잔에서 빨리와 목욕을 하며 저녁을 보냈고 식사를 하기 위해 모인다.


약간은 늦은 시간임에도 식당 안에는 꽤 많은 이들 모여있어 꽤 시끄러웠다.


“사형, 내일 정오쯤이면 한중에 도착할 거 같은데 이제 말씀 해주실 수 있으시겠습니까?”


“한중에 온 이유 말이냐?”


“예. 솔직히 궁금했지만, 수련하느냐 크게 생각지 못했습니다. 한중에 무슨 연유로 오셨는지요.”


유영이 묻자 양진은 사군자를 번갈아 보며 묻는다.


“세상을 살면서 중요한 것은 많이 있겠지만 목적을 이루는 데 있어 무엇이 가장 중요한 거 같으냐?”


“목적이라······. 힘? 아니면······. 돈?”


“그것도 맞는 말이지.”


양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답한 단호를 바라본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을 아느냐?”


“짚을 지피면······. 불나는 거 아닌가요?”


삼식이 이해 안 된다는 듯 말하자 양진은 웃긴다는 듯 웃었지만 다른 이들도 뜻을 모르는 듯했고 양진은 웃음을 멈추며 약간 당황한 듯 넷을 바라보며 말한다.


“다들 글을 모르는 것이야?”


“....”


긍정의 침묵.


양진은 관자를 누르며 낮은 한숨을 쉰다.


‘글에 관해서는 전혀 생각지 못했다. 그 당시에는 어느 정도 글을 읽는다 생각했는데······.’


양진의 모습에 사군자는 긴장한 채 마른 침을 삼켰고 잠시 후 양진은 그들을 바라보며 말한다.


“앞으로 낮에는 무술을 밤에는 글공부할 것이야.”


“.... 예?”


“무엇이 예란 말이냐? 까막눈으로 살 것이야?”


“그건 아니지만······.”


글을 읽을 수 있게 되며 좋은 것은 있지만 누가 공부하는 것을 좋아하랴.


글을 배우고 싶은 마음은 있었지만, 매일같이 힘든 수련을 하며 밤에는 쉬고 싶은 마음도 있던 이들.


“나중에 무공서라도 읽으려면 최소한 글은 읽을 줄 알아야 하지 않느냐?”


무공서라는 말에 움찔한 이들은 마지못해 답한다.


“.... 예······.”


넷은 한 사람이라도 된 것처럼 동시에 답했고 셋은 원망 서린 눈빛으로 삼식을 바라본다.


‘괜히 쓸데없는 말을 해서.’


삼식은 애써 그들의 눈빛을 피하며 허공을 응시한다.


그때 뒤편에서 들려오는 소리가 양진의 귀를 두드린다.


.

.


“그래서 그자가 한중에 온 거야?”


“그렇다니까. 아마 지금쯤 한중으로 들어갔을걸?”


“한중에 뭐가 있다고 온데? 초지문에 용무가 있어 왔나?”


“초지문 따위가 뭐라고······. 무당 속가라는 거 외에는 뭐가 있나? 그것 때문에 종남이나 화산이 건들지 못하는 것뿐이지 누가 그놈들을 문파라 쳐주는가?”


초지문에 원망이 많은듯한 남자의 말에 맞은 편에 있는 남자가 말한다.


“그럼 대도문 사건 때처럼 다시?”


“설마······. 아무리 ‘그자’라 해도 무당의 속가인데?”


“말이 속가지 이제 무당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데?”


그 자라는 말에 양진은 그 이야기에 더욱더 집중했다.


“무림십이인 천풍패검과 호각을 나눈 일화를 잊었는가? 무당이 무섭겠어?”


“하지만 그건 천풍패검이 무림십이인이 되기도 전이지. 벌써 15년이나 흘렀는걸?”


“아무튼, 모르겠구먼, 그 괴인이 왜 한중으로 오는지.”


양진의 미관이 구겨진다.


예상치도 못했던 인물의 한중 방문.


무림십이인에 준한다는 실력자이자 스스로 무림 질서를 지키며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문파를 폐문 시키는 괴인.


천풍패검과의 일화는 무림인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본 사건.


상적(狀賊) 독구관인.


전생에 마신으로 불리던 시절 그자의 이름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살아있는지 죽었는지 무엇을 하는지.


하지만 이번에 갑작스럽게 나타난 그.


‘나 때문에 원래 역사에서 바뀌고 있는 것인가? 어디서부터? 내가 무당을 나올 때부터? 아니면 도적들을 죽일 때부터? 아니라면 낭아혈적이 죽고부터?’


‘상관없이 지나친다면 모르겠지만 문제가 생긴다면 지금 나로 그를 상대할 수 있을까?’


‘낭아혈적도 방심하고 내가 그의 수를 읽지 않았다면 힘들 수도 있었는데 독구관인이라면······.’


양진은 생각이 많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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