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한 마왕은 아카데미로 향한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새글

A제로의원
작품등록일 :
2024.08.20 23:23
최근연재일 :
2024.09.19 20:06
연재수 :
23 회
조회수 :
347
추천수 :
0
글자수 :
115,465

작성
24.08.29 22:00
조회
16
추천
0
글자
12쪽

아카데미로 가자(2)

DUMMY

“이건 뭐지..?”


블레이크가 어처구니없는 듯 말했다.


하루 정도면 숲을 여정하는 것도 꽤 좋을 것 같다. 라는 판단에 천천히 숲길을 걸으며, 여행했는데 거기서 수십 명의 암살자를 마주칠 줄이야. 블레이크는 자신의 운이 심히 걱정되었다.


‘회귀하면서 저주라도 받은 건가.’


저택을 나오자마자 노예상에게 납치당하지 않나, 암살자를 마주치지 않나. 이 정도면 디토데닉이 안배한 최악의 삶을 살고 있는 것이라는 타당한 추측이 떠올랐다.


뭐가 되었든, 블레이크는 이 싸움에 끼고 싶지 않았다. 그 암살자들에게 노려지는 대상을 보기 전까지.


‘군청의 기사단.. 이잖아?’


군청의 기사단.

황태자의 직속 호위대.


블레이크는 그 존재를 익히 알고 있었다. 그가 황태자와 싸울 때 가장 거치장거리던 놈들이었으니깐.


하지만 하나는 알 수 있다.


군청의 기사가 필사적으로 암살자를 상대하고 있다면, 이 앞길에 내가 만나기를 고대하는 이가 있으리라는 것을.


블레이크의 입에 웃음이 걸렸다.


환생 후, 나쁜 짓을 청산하기로 했지만, 이들은 무고한 이를 죽이는 암살자가 아닌가.


“다수가 한 명을 공격하는 건 반칙이지. 너희 몹시 나쁜 놈이구나?”


블레이크가 그리 말하고선 허리춤에 차고 있던 검을 꺼내 들었다.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체력을 아끼는 것. 하지만, 황태자만 만난다면 이 앞 여정은 더 쉬워질 터, 그러니 조금은 무리하는 것도 좋으려나.


“혼나야겠어.”


블레이크가 검을 들고 뛰어들었다.


암살자들은 이미 잔뜩 지친 상태였고, 블레이크는 나름 마차를 타고 오면서 몸을 회복한 상태였다. 그리고.


‘이거 좋네.’


마수와의 계약.

어렴풋하게 느끼고 있었지만, 자연 마나와의 동화율을 높게 만들고 있었다.


이 세상에는 자연 속에서 떠도는 마나와 생명이 지닌 것이 가진 마나가 있었다. 당연히 자연에 떠도는 마나가 훨씬 많았으며, 순도도 높았다.


마나는 생명의 근원. 그 힘이 내 몸속으로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있으니, 몸이 몇 배는 가벼워지고, 회복력도 올라갔다.


과거에 신수와 계약한 계약자들이 장수 했다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이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생각하다 보니, 무언가 의문이 들었다.


‘신수...’


신수와 마수.

생각을 해보면 어째서 신수가 마수가 된 것일까? 그리고 신수에게서 신의 자를 빼앗아 간 것은 무엇일까?


떠오르는 이름은 단 하나였다.


‘디토데닉.’


그래. 어쩌면 신수는 이 세계를 창조한 파에카슬라가 만든 존재일 것이다. 그리고 그 존재를 죽이기 위해 만든 것이 마물이 아닐까?


“이 어린놈이!”


암살자가 풀 속에서 튀어나왔다. 나는 그것을 가볍게 피했다. 동화율이 높아지니 마나의 흐름이 보였다. 그 흐름으로 나는 암살자들의 움직임을 예측할 수 있었다.


지금처럼.


쎄엑-


오른쪽으로 배는 검을.


쉭-


왼쪽에서 날아드는 암살자를.


캉-


머리 위에서 떨어지는 단도들을.


웃음이 나왔다. 이미 이 승부의 승자는 정해져 있었다. 잔뜩 지친 자들.

그들을 죽이기는 아주 쉬운 일이었다. 살육을 즐기는 편은 아니었지만, 필요하면 할 수 있는 일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 공간에는 한사람만이 우뚝 서 있었다.


“내가 살려줄 테니, 황태자에게는 잘 말해야 해요.”


피를 철철 흘리는 이를 짊어진 오직 나만이.



***



“...쉬어라. 하딘. 유텐.”

“네. 전하.”

“네. 전하.”


여관을 잡은 황태자가 잔뜩 쉰 목소리로 말했다. 황태자가 애걸복걸 울든 비명을 지르든 하딘과 유텐은 손을 놓지 않았다. 결국 황태자는 안전한 곳까지 왔고, 그 눈에는 슬픔과 애도 따위 없는 텅 빈 눈이었다.


‘이게 잘한 걸까..’


하딘을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들은 아버지이자, 단장의 말을 들은 것뿐이다. 지켜야 할 이를 지켰다라고 스스로 위안을 삼으려고 했지만, 어쩐지 황태자를 다시 볼 수 없었다.


둘이 물러가기 전, 쉰 목소리가 다시 말을 했다.


“...미안하다. 너희의 마음을 배려하지 못했다.”


그 말에 하딘은 손잡이를 잡았던 손이 멈췄다.

몰락하는 황태자의 기사. 언제든 죽을 수 있었다. 실제로 이 여정이 나서기 전 모든 대원은 유서를 작성했다.


그러니, 슬플 것은 없다.


명예롭게 지키다 가셨다. 더없이 자랑스러웠다.


“아닙니다. 전하. 저희가 더 보필하지 못한 죄를 부디 사하여 주십시오.”

“...죄는 내가 지은 것이지. 물러가서 오늘은 푹 쉬거라. 나도 오늘은 이 방에서 나갈 생각이 없으니.”

“예.”


하딘은 황태자가 머무는 방에서 나왔다.

그리고 주먹을 쥔 채, 바닥만 보고 있는 유텐을 이끌고 방으로 들어갔다. 그는 동생의 발아래 떨어지는 물방울을 모른 채, 옷을 벗어 정리했다.


“유텐, 이 방은 전하의 옆 방이니, 한 명은 이 방에서 쉬면서 문 쪽을 지키고 한 명은 아래로 가 창문 쪽을...”


툭-


하딘의 옷가지에서 무언가 떨어졌다.

하딘은 그것을 물끄러미 내려다보았다. 그것은 누군가에서 선물 받은 것이었다.


-“하딘, 미안하다. 급한 일이 생겨서 생일에 늦었구나.”

-“아버지!”

-“그래. 내 아들.”


급하게 달려온 듯 아버지의 품 안에서는 차가운 바람 냄새가 났었던 것이 기억났다.


-“하딘 선물이다.”

-“우와! 아버지 검이다!”


하딘이 그토록 가지고 싶다고 때 썼던 아버지의 검을 작게 만든 모형이었다.


-“아직 내 검을 줄 수 없지만, 언젠간 네가 내 검을 이긴다면 내 검을 주마.”

-“진짜요?”

-“그래. 이건 특별하게 하사받은 검이라. 이 아비에게도 아주 귀한 것이거든. 하지만 네가 나보다 강해진다면 네가 이 귀한 것을 맡겨도 되겠지.”


하딘의 눈이 마치 불로 달군 것처럼 뜨거워지고, 시야가 흐려졌다.


기뻐해야 할 일이었다. 명예롭게 돌아가셨다. 기뻐해야 해.


‘하지만, 아버지.’


아직 감정하나 다루지 못하는 자신이 영원히 아버지를 이길 수 없다는 그 분함에 화가 났다. 그리고 나태했던 자신의 모든 순간이 후회로 밀려 들어왔고 하딘은 아직 그런 것을 밀어내는 방법을 배우지 못했다.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이로 피날 듯 입술을 깨물고, 나오려는 무언가를 꾹꾹 눌러 담는 것밖에 없었다.



***



큰 마을이라고 하더니 진짜 큰 마을이었다. 이 넓은 마을에서 황태자 찾기 할 시간은 없었다. 그래서 대충 아무 여관이나 들어가 우선 부상자부터 눕혔다. 이 인간 하나 데리고 오자고 평소에 내던 돈보다 10배를 더 주고 들어왔다.


숨이 옅은 것을 보면 이대로 두면 10분 안에 죽을 수 있다는 것을 잘 알았다. 그렇다고 신관을 데려올 수 없을 노릇.


“깨어나면 반드시 보상해야 할 겁니다...”


애초에 구할 때부터 생각한 방법이긴 하지만 역시 리스크가 큰 행위였다. 손에 든 병을 봤다. 그 안에는 옅은 보라색의 액체가 담겨 있었다.


‘마나 증폭제.’


마나는 생명의 에너지라 적절한 양은 좋은 방향으로 쓸 수 있지만, 육체가 버티지 못할 정도의 양이 생기면 온몸에서 피를 줄줄 흘려서 사람의 육신 자체가 터진다.


예를 들자면 하나의 나무박스 안에 일정량 이상의 물건을 넣으면 어찌 될까? 당연히 터진다.


그래. 그래서 이 물약은 마물을 사냥할 때 마물의 시체를 터트려 죽이기 위한 방식으로 쓰인다. 사람이 사용하는 경우는 자살용도 밖에 없었다. 그리고 나는 그 방식을 하기로 한 것이다.


“하아.”


마왕이 아닌 여리고 여린 육신으로 얼마큼의 양을 마셔야 할까? 우선 저 정도의 상처를 치유하려면 꽤 많이 마나가 들 것이다.


“...우선 한 방울만 마시자.”


한 방울을 마시자, 온몸에 마나가 꿈틀거렸다. 각성제를 먹은 것, 마냥, 심장이 쿵쿵 뛰었다. 온몸의 피가 끓어오르고 몸에 열감이 돌았다. 순식간에 앞이 흐려질 정도인데 이 정도의 마나로 치료하기에는 턱 없이 부족했다.


‘미치겠네.’


완치는 어려울 것 같았다.


‘목숨이라도 붙여 두는 방식으로 바꿔야겠군.’


황태자의 호감을 조금 덜 얻겠지만, 그거 얻자고 죽을 수 없는 노릇이었다.

최대한 온몸을 휘젓는 마나를 갈무리 할려고 애썼다. 전부 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온몸의 마나의 60프로 정도는 갈무리하고서야 치유 마법을 걸었다.


대부분은 사람들은 마법을 쓸 때, 긴 주문을 외워야 한다.


하지만 클래스가 높아질수록 마법 외우는 시간이 단축된다. 그것은 곧 능력만 있다면 긴 주문을 말하지 않고도 마법을 쓸 수 있다는 것이고. 난 재능이 있었기에 긴 마법 주문을 외울 필요 없었다.


‘치유.’


속으로 짧게 말하는 것만으로 마법은 이루어졌다.

온몸에서 날뛰던 마나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아직도 피가 돌면서 마나를 생성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급하게 물 한 바가지라도 부은 느낌이었다.


“후우..”


기사의 상태는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숨을 고르게 돌아왔다.

나는 바닥에 앉아 우선, 이 끝없이 생기는 마법들을 갈무리 해야했다.


마나를 온몸에 순환시키고, 동시에 내 육체의 그릇을 단단하게 만들면서 마나가 많아지면 기사에게 치유 마법을 부렸다.


그렇게 막 떠오르던 해가 하늘 저 높이 걸리고 다시 내려올 동안 나는 마나를 갈무리했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이 끝난 시간은.


“저녁이네..”


어느새 해는 저물어 있었다. 그 순간.


꼬르륵-


‘음...’


배가 아주 많이 고팠다.


하루 종일 마나를 다루고 있으니, 체력이 많이 소모된 모양이었다. 마침 이 기사가 일어나면 물도 한 잔 줘야 할 것 같았고, 여관의 숙박비도 계산해야 했고, 황태자도 찾으러 나가야 했으니 일단 나가볼까.


가벼운 마음으로 기사의 가슴팍에 있는 바다의 파도와 매, 달이 그려진 군청의 기사단 표식을 들고 나갔다.


그래서 보지 못했다.


기사의 손가락이 꿈틀거리는 것을.



***



“우움,,, 음.. 우으어움..”

“뭐? 저것도 달라고?”


건초죽처럼 말해도 수프같이 알아듣는 닭꼬치 가게 주인에게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이미 내 앞에는 꼬치가 15개나 있었지만 개의치 않았다.


“어디서 굶어 죽은 귀신이 붙었나.. 잘먹네..”


옆에서 먹는 것을 구경하던 아낙네 말했다.

뭐든 일단 이 배고픈 것을 꺼트리려면 뭐든 먹어야 했고 그건 당연히 고기였다.


꼬치를 20개쯤 먹고 나서야 다른 가게에 갔다.

거기서는 샌드위치를 팔아서 간단하게 5개만 먹고 다른 곳으로 가서 또 먹었다. 그렇게 배가 두둑하게 찰 동안 먹으면서 황태자를 찾아봤지만,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


“어이! 거기! 여기 와서도 먹고가! 여기에 기가 막힌 닭 다리 구이가 있어!”


나는 걸음을 서둘렀다.

아무리 봐도 황태자가 보이지 않았다.


닭 다리 10개를 먹으며, 옆에 사람에게 물어봤다.


“여기서 제일 좋은 여관이 어딘지 아십니까?”

“응? 당연히 저기지.”


닭 다리 호객 행위를 성공한 닭 다리 파는 장사치에게 말하자 장사치는 곧바로 원하는 정보를 대답해 주었다. 그의 손을 따라가니, 큰 건물이 보였다.


[아주넬 여관.]


“저기는 가끔 귀족 나리들도 가는 곳이여.”

“우음..”


10번째 닭 다리를 입에 욱여넣고 두 손을 쫙 폈다.


“10개?”


이번에는 손가락 3개를 폈다.


“3개?”


다시 손가락 10개를 폈다.


“...30개?”


나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달큰한 간장소스에 조린 닭 다리는 정말 맛있었다.


작가의말

내일은 한번 오후 10시에 뵙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회귀한 마왕은 아카데미로 향한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3 첫 주는 모두 함께 (1) NEW 32분 전 0 0 12쪽
22 신입생 환영회(2) 24.09.18 4 0 12쪽
21 신입생 환영회(1) 24.09.17 4 0 11쪽
20 아카데미에 입학했다(3) 24.09.16 5 0 11쪽
19 아카데미에 입학했다(2) 24.09.15 6 0 11쪽
18 아카데미에 입학했다(1) 24.09.14 8 0 11쪽
17 아카데미에 입학하자(6) 24.09.10 10 0 11쪽
16 아카데미에 입학하자(5) 24.09.09 12 0 12쪽
15 아카데미에 입학하자(4) 24.09.06 16 0 11쪽
14 아카데미에 입학하자(3) 24.09.05 17 0 12쪽
13 아카데미에 입학하자(2) 24.09.04 16 0 11쪽
12 아카데미에 입학하자(1) 24.09.03 17 0 12쪽
11 아카데미로 가자(4) 24.09.02 17 0 11쪽
10 아카데미로 가자(3) 24.08.30 16 0 12쪽
» 아카데미로 가자(2) 24.08.29 17 0 12쪽
8 아카데미로 가자(1) 24.08.28 16 0 12쪽
7 노예경매(2) 24.08.27 16 0 12쪽
6 노예경매(1) 24.08.26 17 0 12쪽
5 납치를 당한다(2) 24.08.23 20 0 12쪽
4 납치를 당한다(1) +1 24.08.22 27 0 12쪽
3 마왕이 회귀하면(2) 24.08.21 25 0 12쪽
2 마왕이 회귀하면(1) 24.08.20 29 0 13쪽
1 프롤로그 24.08.20 33 0 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