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한 마왕은 아카데미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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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제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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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0 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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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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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생 환영회(2)

DUMMY

이 넓은 곳에서 손바닥만 한 나비를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당연한 말이었다.

하지만 찾아야 한다면, 어떤 방식으로 찾을 수 있을까?


바로 마법이다.


환락의 나비는 자신이 지나온 길마다 꽃가루를 뿌린다. 그 꽃가루에는 미약하지만 마나가 들어 있고, 그 마나를 찾아내는 것은 생각보다 쉬운 일이다.


내가 마법을 쓸 수 있다면 쉬웠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나는 마법을 쓸 수 없다.

아니, 쓸 수 있지만 쓰고 나서 멀쩡할지는 미지수였다.


“차라리 아카데미에 말하는 것이 어때?”


황태자의 말도 일리가 있다.

아카데미라면, 환락의 나비쯤이 식은 수프 먹기로 찾아낼 인재가 차고 넘쳤다.


하지만,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찾아낸 후, 환락의 나비 꽃가루의 환각에 빠진다면 그야말로 난장판이 벌어질 것이다.


환락의 나비의 환각은 마나를 다루는 마법사에게는 더 없이 치명적이었다. 물론 보통이면 나에게도 치명적이겠지만, 나에게는 이 귀고리가 있다.


그래. 세이렌의 능력을 방해하는 이 귀고리는 애초에 특성 자체가 착용한 자에게 환각 혹은 그 세뇌 등의 계열을 막는 역할을 한다.


그러니 나는 환락의 나비 따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사실 찾는 것도 무리해서 찾고, 기숙사로 기어들어 가려고 했는데 그 모습을 황태자에게 보일 수 없다.


‘어떤 방식으로 해야 할까.’


달이 유난히도 밝았다. 어떤 방식으로 이 일을 처리할지 더 생각할 시간이 없었다. 언제 발생할지 모르니깐.


바스락-


옆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자연스럽게 우리의 시선이 옮겨졌다. 그 소리의 주인공은 우리를 보고 있었다.


“어? 황태자 전하를 뵙습니다.”

“예는 되었네.”


그녀가 붉은 눈동자를 휘며 말했다.


“블레이크. 신입생 환영회는 잘 지내고 있었어?”


그 말에 내 입꼬리가 자연스럽게 올라갔다.

방법을 찾았다.


일련의 과정을 모두 들은 아르테나가 입을 쩌억 하고 벌렸다.


“아니.. 아카데미에 마수.. 마수라니?”

“아카데미 결계 마법은 마물에게 강하게 발현되지만, 마수는 해당 사항이 없어. 애초의 마수는 위해동물이 아니잖아.”

“아니 그래도!”


아르테나가 격하게 반응했다. 그 반응에 고개를 끄덕이며, 추가로 설명해 줬다.


“사실 마수는 우리에게 도움을 주기도 해. 굳이 말하지만, 샤먼영지에서도 1급 겨울늑대라는 마수가 영지를 지키고 있지.”

“맞아. 마수들은 이성을 지닌 존재들이 많지. 그리고 해가 되는 마물과 완벽히 적대하는 존재이기에 황실에서도 마수는 따로 토벌하지 않아.”


황태자가 추가적으로 말하자, 아르테나는 그제야 입을 다물었다.

하지만 그녀의 눈빛에는 아직도 이해하지 못할 무언가가 있었다. 그걸 이해할 수 있기에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사실 환락의 나비도 나쁜 존재는 아니야.”

“지금 이야기만 들으면 엄청 나쁜 것 같은데.”

“환락의 나비가 자신의 터전에서 나왔으니깐. 그렇지. 심지어 무리를 짓는 마수인데 홀로 떨어졌으니깐.”


그렇다, 환락의 나비는 무리생활하는 마수다.

환락의 나비는 자신들의 보금자리에서 꽃가루를 날린다. 환락의 나비의 꽃가루는 최상의 환각을 보여주는 것.


왜 그런 이야기가 있지 않은가.


나쁜 말을 들은 식물과 좋은 말을 들은 식물은 각각 다른 결말을 맞이한다는 그런 이야기.


환락의 나비는 그 이야기의 표본이 되는 마수다.


그들은 숲 깊은 곳에 살아 자신이 사는 곳에서 꽃가루를 날린다.

그럼, 그 꽃가루를 맞은 식물들은 아주 달콤하고 실한 열매를 가지게 되고, 환락의 나비는 그 열매에서 단 성분을 추출해서 먹는 마수다.


그렇기에 환락의 나비 비료는 엄청 고가에 팔린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물론 흙 따위야 알 것 없는 귀족들은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리 나쁜 마수는 아니니깐 찾아서 돌려보내 주면 될 거야.”

“아니 찾아.. 찾긴 하는데 돌려보내는 건 누가 할 건데?”

“해줄 사람이 있어.”

“누구?”


그 사람을 과연 아르테나에게 말해도 될지 의문이었지만, 어쨌든 궁금해하는 그녀에게 말해주었다.


“카밀라선배.”

“아하.. 카밀..뭐? 우리언니?”


아르테나의 입이 다시 벌어졌다.

하지만 나에게도 타당한 이유가 있었다.


“연금술 학부라고 해도 간단한 이동 마법진 정도야 할 수 있을꺼야.”

“ㄱ..그렇..그렇지. 근데 그게...”

“피 조금 주는 것으로..”

“안돼!”


아르테나가 빼엑 소리를 질렀다.


“너! 목적을 위해서지만 그렇게 몸을 파는건..”


아 잠깐 말이 조금 이상한데?


“어린데 벌써 몸을 팔면 안 돼! 너희 부모님이 소중히 주신 몸이잖아.”


어머니는 소중히 주셨긴 할 테지만 아비라는 작자는 별로 소중하지 않은 것 같던데..


“하하.. 뭔가.. 이상한데..”


옆에서 황태자가 중얼거리자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

손을 부여잡고 걱정하는 아르테나에게 웃어주곤 말했다.


“그럼 다른 방법을 찾아볼게. 우선 아이들에게 혼란이 될 수 있으니, 우리끼리 찾아봐야 해.”

“입학생 중 네가 제일 어린데..”


아르테나의 추가적인 말 따위야 가볍게 무시했다.


아르테나와 황태자는 기본적으로 검술을 쓰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검술을 쓰는 사람이라고 해서 마나를 쓰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들이 쓰는 오러도 사실 마나의 응집 덩어리니깐.


마법사의 범위보다 적긴 하지만, 그들은 마나의 기척을 느낄 수 있었고, 두 사람을 센서처럼 이곳저곳에서 환락의 나비를 찾기로 했다.


“하아.. 이게 진짜 나오긴 할까? 있는게 맞아?”


아르테나가 바닥에 철퍼덕 앉아서 말했다. 그녀는 드레스가 아닌 제복을 입고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러게. 한참을 찾아도 안 나오는데.”


그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분명히 있을 텐데. 미래란 변할 수 있다. 하지만, 변한다는 것은 그걸 변하게 한 사람이 존재할 것이다.

그걸 할 수 있는 자는 나밖에 없다.


미래를 아는 회귀자.


근데 내가 건들지 않았는데 변하는 미래라고?


‘분명히 있을 거야.’


그래. 반드시 있을 것이다.


“음... 나비의 습성을 생각볼까요?”

“마수인데 그게 소용 있어?”

“응. 당연하지. 마수의 유례 몰라?”

“그게 뭔데?”


아르테나가 흥미 있다는 듯 말을 부추겼다. 시선을 돌리니 황태자도 처음 듣는다는 듯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마수는 고대에 신수라 불렸지. 신수의 유례는 하나지.”

“신이 축복 내린 동물.”


황태자가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 더 설명했다.


“동물이 먼저 창조되고, 그 동물들을 관리한 우두머리들에게 신이 축복을 내렸다고 해. 그게 신수고.”

“그래?”

“응. 그니깐 먼저 늑대 혹은 나비로 만들어지고, 축복받은 후 변하게 된 거야. 그니깐 당연히 그 동물의 특성을 지니게 되지.”

“그렇구나.”


아르테나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근데 나비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데..”


그 말에 동조할 수밖에 없었다.

나비란 어디서나 흔하게 볼 수 있고, 따로 우리에게 위협이 되지 않는 존재다. 근데 그런 존재에 대해 공부하겠나?


안하지..


“나비는.. 꽃 많은 곳에 있지 않나?”


그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들판? 뭐 나비가 물도 마시겠고.. 어디서 주워들은 건데 나비는 강한 바람을 못 이긴 데.”


모른다고 하면서 꽤나 좋은 정보들이 튀어나왔다.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꽃과 물이 있고, 바람이 강하지 않은 곳.”


그런 곳이 어딜까. 생각하다 문득 한 곳이 생각났다.


“가보자.”

“어딜?”

“달빛 정자.”


둘을 데리고 서둘러 이동했다.


아카데미의 건축물들은 하나같이 아름답기 짝이 없었다.

졸업생들이 그간 만든 건축물도 있었고, 아카데미가 고용한 건축가들이 만든 곳도 있었다. 어느 귀족가라도 마법을 이용해서 건물을 만들지 않는다. 그것도 쓰잘때기 없는 건물을.


근데 아카데미는 유일하게 쓸데없어도 마법을 사용할 수 있었다.


신이 난 건축가들이 왕성한 아이디어를 냈고, 그중 하나가 달빛 정자다.


동대륙 정자를 그대로 데려와 달빛이 가장 잘 내려오는 곳에 호수와 꽃을 두고 장식한 곳이다. 꽤나 아름다워서 만월에 이곳은 사람이 많아진다.


“근데. 거기는 여기서 거리가 있지 않아? 열쇠 찾는 구역에는 포함 안 될 텐데.”


그 말에 동의했다.

하지만. 내 예상이 맞다면.


“뭐야? 여기 손수건 왜 없어?”


흰 손수건이 없었다. 분명 이쯤에는 있어야 하는 데 없는 걸 보니 예상대로였다.


누가 뺀 것이다.


“누가 일부로 푼 거겠지. 저 범위 넘어서는 어차피 없으니깐. 저길 찾는 사람들의 시간을 허비하게 할 수 있잖아.”

“그러면서까지 찾아야 한다고?”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아르테나가 말했다.


외출권이 좋기는 하지만 아카데미의 시설도 좋았다.

아니, 생각하면 아카데미의 시설은 최상급이었다. 이 안에서 못 할 것이 없는데 고작 외출권으로 이 난리라.

부정행위 같은 것을 상상해 본 적 없는 아르테나의 입장에서는 어처구니가 없을 것이다.


우선 그건 나중에 해결하고, 우리는 달빛 정자로 갔다.


고풍스러운 아치와 그 아치를 감싼 호수. 그리고.


“나비다.”


황태자가 말했다. 그래. 나비가 팔랑팔랑 날갯짓하며 날아다니고 있었다.


“환락의 나비야.”

“잡으러 가자!”


튀어 나가려는 아르테나의 뒷덜미를 잡아서 말렸다.

그 행동에 아르테나가 고개를 기울였다.


“왜?”

“저기 사람이 있어.”


나비의 꽃가루에 홀린 것인지 3명의 사람이 각자 다른 허공을 보며, 손을 뻗어대고 있었다. 그 모습에 아르테나가 말했다.


“호수가 있잖아. 위험할 거야.”


그 말에 동의했지만, 쉽사리 움직일 수 없었다.


“환락의 나비는 아무렇지 않을 때는 그저 좋아하는 것을 보여주지만, 위험해지면 가장 끔찍한 것을 보여줘.”

“끔찍한 것?”

“그래.”


환락의 나비가 위험한 점은 하나다.

적으로 판단된다면 자신이 홀린 것에게 끔찍한 모습을 보여주고 자신을 위협하는 적에게 그 프레임을 씌운다.

그러니깐 우리가 접근했다. 저 홀린 아이들이 우리를 공격할 수 있었다.


그건 괜찮았다.


하지만 저 아이들을 안 다치게 제압하는 사이 나비는 다시 날아갈 터.


그러면 또 홀리는 사람을 만들고 다시 이런 상황이 반복될 것이다. 그리고 아카데미가 뒤집히겠지.


“나비를 우리 쪽으로 유인해야 해.”


그 말에 아르테나가 말했다.


“그런 걸 할 수 있었으면 찾지도 않았어.”

“아니 찾아야 해. 유인할 방법이 근거리에서만 가능하거든.”


그 말에 아르테나가 조금 기대감 어린 표정으로 나를 보았다. 그리고선 말했다.


“방법이 뭔데? 내가 도울 수 있어?”


당연한 말을.


“응. 도와줄래?”

“그래.”


그녀의 말에 한결 더 편안해졌다. 아. 물론 도와야 할 사람은 더 있었다. 나는 한발 물러나 우리를 보고 있는 황태자를 향해 웃으며 말했다.


“도와주시죠.”

“...그래..”


황태자의 말에 나는 아공간에서 무언가를 찾았다.


“음?”

“응?”


황태자와 아르테나가 제각기 다른 반응을 내보였다. 나는 든 것을 그들에게 건네주었다.


“바르세요.”

“....”

“....”


두 사람은 아무 말도 없었다.

그들의 당혹스러움을 이해하지만, 환락의 나비를 끌어내기 위해서는 이런 게 있어야 했다.


“이걸.. 몸에..”

“예..”


황태자 꿀을 들며 말했고, 나는 대답해 주었다.


그러자 황태자의 미간이 살며시 구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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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아카데미에 입학했다(2) 24.09.15 7 0 11쪽
18 아카데미에 입학했다(1) 24.09.14 8 0 11쪽
17 아카데미에 입학하자(6) 24.09.10 10 0 11쪽
16 아카데미에 입학하자(5) 24.09.09 13 0 12쪽
15 아카데미에 입학하자(4) 24.09.06 16 0 11쪽
14 아카데미에 입학하자(3) 24.09.05 17 0 12쪽
13 아카데미에 입학하자(2) 24.09.04 16 0 11쪽
12 아카데미에 입학하자(1) 24.09.03 17 0 12쪽
11 아카데미로 가자(4) 24.09.02 18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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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납치를 당한다(2) 24.08.23 21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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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마왕이 회귀하면(2) 24.08.21 25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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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프롤로그 24.08.20 33 0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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