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한 마왕은 아카데미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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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제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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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0 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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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5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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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에 입학했다(2)

DUMMY

“....여러분 모두가 이 아카데미의 역사에 새로운 장을 써가는 것을 기대하며, 오늘, 이 순간부터 여러분의 세상이 시작되었습니다. 이제 여러분은 피아센트로 아카데미의 일원으로 더 번영할 앞날에 축복을 드립니다.”


이곳저곳에서 박수 소리가 터져 나왔다.

어느새 아카데미 교장은 단상에서 내려오고 있었다.


“앞으로 여러분들을 가르칠...”


그 후 선생님들의 소개와 재학생의 축하 말이 이어지고, 입학식은 순조롭게 마무리되었다.


입학식을 위해 방문했던 모든 방문객 및 귀빈들이 돌아가도 입학식장은 바빴다. 그도 그럴 것이..


“기숙사 안내 및 기본 용품 받아 가세요!”


입학생에게 나누어줘야 하는 물품들이 많았으니깐.


“이름이?”

“블레이크 샤먼입니다.”

“블레이크 샤먼이라.. 블레..블레이크...”


앞에 선 재학생이 중얼거리며 종이를 뒤적거렸다.


“음...여기있다!”


그는 종이 두 장을 내밀었다.


“하나는 학교 지도고, 하나는 기숙사 방 위치야.”


그 말에 우선 기숙사 방 위치부터 보자 S-159 번으로 배정되었다.


“자! 다음!”


긴 줄에서 빠져나왔을 때, 이 혼란 속에서 어찌 찾은 것인지 황태자가 기다리고 있었다.


“난 S-160 번이네.”

“전 S-159 번이요.”

“옆방이군.”


좋은 걸지 안 좋은 걸지 모르겠지만 우선 우리는 함께 기숙사로 향했다. 그리고 기숙사를 받을 때 의문이었던 것을 물었다.


“이 앞에 고대어. 이게 무슨 뜻인지 아십니까?”


S는 고대의 글자 중 하나였다. 아마 그 후 숫자가 붙는 것으로 보면, 앞에 이 고대어는 많은 의미를 담고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글쎄.. 나도 잘 모르겠지만, 슬쩍 본 것으로 다른 사람들은 A,B,C,D,E로 나누어져 있더군.”

“S라.. 좋은걸까요?”


뭔가 이상하게 찝찝한 이유를 알 수 없어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으니, 누군가 다가왔다.


“S 기숙사야?”

“네?”


내가 느끼지 못할 만큼 슬쩍 다가오다니. 누구지. 하며 그를 빤히 봤는데 떠오르는 사람이 없었다.


“누구..시죠?”

“S 기숙사의 학생이지. 나는 저스팃. 미술학부 3학년이야.”


그가 한쪽 어깨에 찬 화구통을 슬쩍 흔들며 말했다. 갈색 머리에 갈색 눈동자. 그는 어디서든 흔히 볼 수 있는 인상의 남자였다.


그를 바로 알아보지 못했지만, 저스틴이라는 이름을 들으니 알 수 있었다.


'비운의 화가 저스팃.‘


평민이었지만, 운 좋게 스승을 만나서 그는 아카데미에 입학한다. 그리고 아카데미 재학 중 신의 손이라 불리며, 향후 미술계를 발전시키리라 기대되는 유망주였다.


하지만 그는 아카데미 졸업하기도 전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그 당시 그의 정신 상태가 불안해 보였다는 학생들의 말과 교장의 침묵 속에서 그는 그저 역사 속 비운의 미술가로 남을 수밖에 없었다.


“같이 가자. 나도 S 기숙사로 가거든.”

“그러죠.”


수긍하는 말은 내가 아닌 옆에서 튀어나왔다. 하지만 나도 딱히 부정하고 싶지 않으니, 우리 셋은 걸음을 재촉했다.


“기숙사 앞에 고대어의 비밀은 1학년 중순쯤 알게 될 거야. 아마? 우리 학년 때는 그쯤 알았고 3학년은 조금 더 늦었다고 했고, 4학년은 1학기 때맞췄다고 하거든.”“무슨 비밀이 있기는 하는가 보군요.”

“자세한 건 알려줄 수 없지만.”


그는 조금 능청스럽게 웃으며 말했다.


“교장선생님의 유희 정도랄까?”

“유희요..? 교장선생님이요?”

“그래. 너희는 잘 모르겠지만 앞으로 알게 될 것이 있지.”


그는 마치 은밀한 비밀을 전하는 첩자처럼 말했다.


“이 아카데미에서는 반드시 후회하는 것이 있어.”

“반드시요?”

“그래. 그 누구도 모두가 후회하게 되는 것.”


그것참 대단한데 무엇일까?


“그건 바로...”


저스팃이 힐끗 본관을 한번 보고 말했다.


“교장선생님의 눈에 들지 말아야.”

“네..?”


이해할 수 없다.

어느 세상이나 권력가의 눈에 든다는 것은 출세를 의미했다. 근데 들지 말라고? 이게 무슨 우스운 소리인가?


“자 봐봐. 아카데미는 뛰어난 이들이 모인 곳이야.”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거렸다.


“대부분 출신도 좋은 이들이지.”

“그렇지.”


이 말에 동조한 것은 황태자였다.


“근데 그런 이들이 어떨 거로 생각해?”

“뭐가요?”

“출신 좋은 능력 뛰어난 놈.”


뭐 생각할 것이 있나?

전혀 예측하지 못할 때 옆에서 황태자가 불쑥 말했다.


“괴짜지.”

“그렇지!”


저스팃이 손가락을 탁- 하고 튕기며 말했다.


“그런 괴짜들을 상대하는 선생님들도 여기 붙잡혀 와서 노예계.. 아니, 교사 계약을 하고 후회하지..”

“...?”

“...?”


어리둥절한 두 명의 반응에도 저스팃은 아무 상관하지 않고 말했다.


“여기 들어올 정도의 평민들도 아마 반쯤은 미친놈들일걸?”


그걸 당신이 할 말은 아닌 것 같은데..

나만 그리 생각하는 것이 아닌지 황태자도 적잖이 당황한 듯 보였다.


“그리고 학생들도 말이야. 교장선생님 눈에 걸리면 반드시 후회하게 되어 있어.”

“왜요? 교장선생님은 솔직히 말해서 이 아카데미의 최고 권력자 아닌가요?”

“아니야. 아니야.”


내 말에 저스팃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교장선생님은.. 이 학교에서 제일 미친 사람이야.”


아.. 그러세요...


“어쨌든 미친 인간에게 걸리면 반드시 후회하니깐 조심하도록 해.”


뭔 소리인지 모르겠지만, 우선 고개를 끄덕여 주고 그에게서 슬금슬금 멀어졌다. 저 미친놈과 상종하기 별로 싫었다. 그건 황태자도 마찬가지인지 그도 슬금슬금 멀어지는 모습이 보였다.


“아! 저기 다 왔다.”


기숙사가 보였다. 꽤 고풍스러운 기숙사였다.


“어쨌든 같은 기숙사로 배정받은 거 축하해. 그러면 우리 1년간 보겠네?”

“네?”

“음?”


그의 말에 우리 둘 다 어리둥절한 눈으로 저스팃을 보았다. 하지만 그는 되레 우리를 보며 눈을 크게 떴다.


“몰랐어..?”

“뭐가요...?”

“기숙사제도.”

“네?”


아무것도 모르는 우리의 반응에 저스팃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번에는 또 뭔 난리가 날지...”

“예?”

“아니야. 아니야. 방가면 다 알게 될 거야.”

“예..?”

“어서 가자.”


가기 싫다는 말을 육성을 내밷을 수 없었지만, 걸음이 늦어지는 것은 막을 수 없었다.


뭔가. 가면 안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



수억 골드를 호가하는 미술품, 장인들이 직접 목제를 다듬고 오일칠까지 한 가구들이 있는 이곳은 교장실이었다.


말코스는 자신을 팔아도 못살 것 같은 가구나 장식품을 건드리지 않으며, 조심스레 교장실로 들어갔다. 그리고 의자에 앉아 눈을 감고 있는 이를 불렀다.


“교장선생님.”


그 말에 교장이라 불린 이가 눈을 뜨며, 그 눈을 조금 찌푸렸다. 그런 그녀를 보던 말코스가 급히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죄송합니다. 학장님.”

“그래요. 무슨 일이죠?”

“아니.. 이번 기숙사배정 테스트 말입니다.”

“네.”

“으음.. 그게... 꼭 이런식으로 해야 할까요? 인력 낭비도 심하고, 마법을 푸는 것도 오래 걸릴 겁니다.”


그 말에 학장은 한숨을 쉬었다.


“말코스. 기숙사 총 사감이 된 지 얼마나 지났죠?”

“10년 되었습니다.”

“10년.. 인간에게는 나름대로 긴 시간이죠.”


학장이 찻잔을 들어 김이 모락모락 나는 차를 조심스레 마셨다. 그리고선 소리하나 나지 않도록 찻잔을 내려두었다.


그 모습을 보며, 말코스는 생각했다.


‘도대체 누구일까?’


교장도 학장도 사실 그 정체를 아는 이는 없었다.

그가 쓰는 신분들이 하나같이 가짜라는 사실은 모두가 알고 있었지만, 그의 진실된 정체를 아는 이는 없었다.


그저 하나의 몸을 둘이서 나누어 쓴다라는 것 제외하고.


“하지만 말코스. 인간에게 10년은 긴 시간이라고 해도 그 본질을 알기 위해서는 한 없이 짧은 시간이랍니다.”


학장은 찻잔을 들어 허공에서 돌렸다. 그의 손에 따라 찻물이 이리저리 흔들렸다.


“스스로조차 본질을 모르는데 타인을 알 수 있을 리가요.”


맑은 찻물이 학장을 비추었다. 그녀는 웃고 있었다.


“뭐.. 시간을 되돌리지 않는다면 말이죠.”


밀랍같이 아무것도 담긴 것 없는 웃음에 말코스는 등골이 오싹거렸다.


그녀는 해가 되는 사람이 아니다. 아카데미에 있는 10년간 그녀는 단 한 번도 누군가를 해한 적이 없다.

하지만, 모든 생명이 해가 되는 이에게만 가시를 세우지 않는다.


압도적인 무언가에게 품는 공경 하면서 두려워하는 마음. 경외심.


그녀는 그런 감정을 품게 만든다.

그녀의 정체가 무엇이든, 말코스는.. 아니, 이 아카데미에 있는 모두는 알았다.


어느 날 그녀의 마음에 변해서 갑작스럽게 아카데미에 있는 모든 이를 몰살한다고 해도 그들이 아무것도 하지 못하리란걸.


아카데미는 그녀의 안배 아래 있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수십 년, 아니, 어쩌면 수백 년간.


“이번에는 있을 거랍니다. 본질을 찾는 자가.”


그녀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지만, 그녀가 그리 말하는데 말코스는 거기서 무어라 할 수 없었다. 말코스가 고개를 희미하게 끄덕이자, 순간 그녀는 그래. 마치 인간처럼 생글생글 웃으며 말했다.


“말코스. 차 한잔하고 가세요.”

“으음...그게 일이 있어서...”

“바쁘면 어쩔 수 없죠. 조금만 고생해 주세요.”

“그럼.. 차는 다음에 마시겠습니다.”

“그러세요.”


말코스가 교장실을 나가기 전 등을 돌려 그녀를 보았다. 그녀는 무슨 의문이 남았냐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런 그녀에게 말코스가 입을 열었다.


“난세가.. 오나요?”

“흐음...”


그녀는 명확한 답을 내주지 않았다. 하지만 말코스는 알고 있었다. 그건 오랫동안 전장에서 구르며 익힌 감이었다. 인간이기 전에 동물이 느끼는 감.


“...이곳에서 영웅이 나올 수 있을까요?”


말코스가 진실로 하고 싶었던 말.


세상은 평화로워 보였지만, 실상 그렇지 않음을 알고 있는 자가 하는 말.


그런 그 말에 그녀는 웃으며 말해주었다.


“나올 거입니다. 신의 안배 아래.”


그 말에 말코스가 고개를 끄덕이고, 교장실을 나갔다.


그가 나가자, 교장실에는 소름 돋을 정도의 적막이 가득하였다. 그 적막 속 그녀가 일어났다.


“신의 안배 아래...”


그녀가 중얼거렸다.


“신이라..”


그녀는 교장실 뒤쪽에 있는 태피스트리를 보았다. 어느 장인이 만든 그 태피스트리를 올리니, 그 안에는 석판이 있었다. 고대어가 적힌 석판.


[lsdltldu. tlsdltldu. qnel dnflfmf dydtjgkthtj. ekdtlsdmf qhvlfgkwl ahtgks dnflfmf rndnjsgkthtj. duddnjsgl dudrjqdml tlrksdmf Ejehfwldjsl, rmemfdprp whlfmf soflrh dnfldprpeh whlfmf soflthtj. ahems rjtdms tlsdmf dnlgodu, tlsdmf dnlgodi.]


“신을 위하여.. 신을 위하여..”


다정하게 석판을 어루만지던 그녀가 마나를 주입했다.


글자에서 빛을 나더니 이내 곧 옆에 벽이 열렸다.


작은 소음 없이 열린 문으로 그녀가 걸음을 옮겼다. 그녀는 흥얼거렸다.


“우리의 신을 위하여.”


그리 작게 흥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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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아카데미에 입학하자(5) 24.09.09 13 0 12쪽
15 아카데미에 입학하자(4) 24.09.06 16 0 11쪽
14 아카데미에 입학하자(3) 24.09.05 17 0 12쪽
13 아카데미에 입학하자(2) 24.09.04 16 0 11쪽
12 아카데미에 입학하자(1) 24.09.03 17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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