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한 마왕은 아카데미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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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제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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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0 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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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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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에 입학하자(2)

DUMMY

이 세상에 불변의 진리라는 말이 있다. 시대와 장소를 초월해도 변하지 않는 것.


그 불변의 진리가 나에게는 마나였다.

샤먼이라는 대마법사의 핏줄을 타고 축복처럼 내려진 순도 높은 마나.


“와...”


나를 구슬로 안내한 남자가 입을 벌렸다. 그도 그럴 것이 내가 손을 댄 것 구슬에서는 환한 빛이 쏟아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방을 환하게 밝히는 빛을 보다가 남자를 보았다.


“그럼 가도 될까요?”

“그.. 어.. 네! 저쪽으로 이동해주세요.”


양피지에 무언가 긁적이는 사람을 뒤로하고 그가 손으로 가리킨 문을 열었다.


그곳은 연무장이었다.

흔히 볼 수 있는 흙바닥의 연무장에 독특한 점은 수백 명의 사람이 검을 휘두르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 선배로 보이는 남자가 다가왔다.


“패를 보여주세요.”


‘4444’가 적힌 패를 내밀자, 남자는 양피지에 무언가 적더니, 손을 가볍게 튕겼다. 그러자 박은 빛의 구체가 생겨났다. 주먹 반만 한 구체는 빙글빙글 돌더니 멈췄다.


“이 빛을 따라서 이동하면 되고, 보이다시피 내려치기를 하면 됩니다. 검은 자리에 있는 것을 쓰면 되고, 내려치기 100번만 하고 알아서 저쪽 문으로 나가면 됩니다.”

“네.”

“다닐 때 주위 사람들 방해하지 않도록 조심히 다니도록 하세요. 방해될 시, 점수가 감점되니 반드시 유의하세요.”

“네, 알겠습니다.”


얌전히 대답하고, 슬금슬금 움직이는 빛을 따라서 움직였다. 빛은 나를 빈자리로 안내했다. 나는 옆에 놓인 목검을 쥐었다.

묵직한 것이 흔히 파는 싸구려 목검이 아닌 안쪽에 철이 있는 꽤나 값가는 목검이리라 생각했다. 물론 철검보다는 아닐 테지만, 고작 시험에 이런 검을 사용하다니.


‘돈 낭비가 따로 없네.’


물론 아카데미가 돈이 많을 것이다. 이곳은 자유 중립 구역이라는 이름으로 무역이 많이 되고, 관광객도 엄청 많았으니깐.


묵직한 검을 꽉 줘었다.

황태자 말대로 그 너덜너덜한 손으로 왔으면 후회했을 것이다.


“후우...”


숨을 크게 쉬었다.


내려치기란 검술의 가장 기본이었다.


검이란 왜 드는가? 그 답은 배기 위해서다.


그렇다면 배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건 바로 검을 긋는 것이다.


검을 긋는 것.

검술에 있어서 가장 기본이 된 그것이 충족하는 것이 바로 내려치기다.


검술을 배우는 자들은 처음 검을 들면 내려치기부터 배운다.

곧게 검을 뻗은 후, 그대로 떨림 없이 검을 내리는 것.


어찌 보면 쉽겠지만 그건 어려운 것 중 하나였다.


검 끝이 흔들리지 않으며, 얼마나 빠르게 행할 수 있는가?


‘그래. 그것을 평가하는 것이겠지.’


아주 제대로 된 평가가 아닐 수 없었다.

일은 무엇을 하든 기본이 가장 중요했다.


맛있는 요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신선한 재료가 중요했고, 좋은 검을 만들기 위해서는 좋은 재료가 필요했다.

검술도 똑같았다.


좋은 검사가 되기 위해서는 검을 곧게 뻗는 법, 검을 내리긋는 그 작은 행동.

그것을 갈고 닦아야 한다.


심신을 가다듬었다.


‘100번.’


얼마나 일정하고, 얼마나 검이 흔들리지 않는가.


쎄엑-


내가 내지른 검날이 허공을 갈랐다.

바람을 빼는 소리와 함께, 소리가 들렸다. 언제 들어도 좋은 소리였다.


‘1번.’


천천히, 나는 정확하게 내려치기를 행했다.


이건 나에게 아주 쉬운 일이었다.



***



한번 한 번에 집중해서 그런 것일까? 시험 시간은 꽤 지나있었다. 덕분에 나는 해가 쨍쨍할 때 봤던 시험을 노을이 지고 나서야 끝낼 수 있었다.


시험을 마치고 나오자, 나를 기다리는 사람이 있었다.


“블레이크 이제 끝났나?”


황태자였다.

시종을 시켜도 될 텐데 굳이 기다린 이유가 무엇일까?

절로 한숨이 나오려고 했지만, 꾹 참았다.


어째 이 인간.. 아니, 세이렌에게 잘 보여야 하는데 계속 귀찮은 놈이 되어 가는 느낌이었다.


“나도 막 끝난 참이라, 같이 돌아가지.”


황태자의 말에 나는 귀찮은 놈이라는 타이틀을 벗을 수 있었다.

황태자와 시험 혹은 아카데미에 관해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마차로 향할 때, 나는 보고 싶지 않은 인간을 마주했다.


“엇! 죄송합니다!”


붉은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달리는 여자.

교복을 입은 것으로 봐서 우리의 선배로 추측되는 여자는 도망가는 식물을 잡아 올렸다. 그래. 도망가는 식물.


“실험하다가 놈이 도망을 쳐서요.”


식물이란 자고로 땅에 뿌리를 내리고 사는 존재다.

하지만 저 식물은 마치 동물처럼 뿌리를 다리삼아, 달라고 있었다. 심지어 지금은 잎을 손 삼아 버둥거리고 있었다.


“독특한 식물이군.”

“하하! 그렇죠? 마물을 인공적으로 식물에 심은 것인데 참 재미있는 결과가 나온다니깐요!”


여자의 말에 황태자가 입을 싹 다물었다.

저 여자가 보통 미친 여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챈 것이다.


그래.. 마물을 인공적으로 식물에 심는다는 것이 얼마나 미친 생각인가.


‘솔직히 저 정도면 저 여자가 마왕이 아닌가..’


블레이크는 과거를 생각했다.

그의 전생에서 가장 피하고 싶었던 존재가 있다면, 이젤키엘이 아닌 그녀를 꼽을 것이다.


훗날에 미치광이 연구가 혹은 마녀의 재림이라 불리는 여자.


피를 생각나게 하는 붉은 머리와 눈동자를 보게 된다면, 그 아군들조차 벌벌 떨게 만들고 적군은 이미 입을 다물었을 것이라 여자.


저 여자는...


-“하악! 마왕이라니! 마왕의 피라니! 나 가질래! 이재키엘 저거 잡자! 나 가질래! 기왕이면 저 육식도..!”


진짜 미친 여자였다.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아직 날이 추워서 두꺼운 외투를 입어서 망정이지, 아니었다면 소름 돋은 것이 보였을 터.


블레이크는 애써 웃음을 지어 보였다.


블레이크는 과거는 과거로 남기기로 하고 우선 저 여자와도 잘 지내보기로 결심했다.


“안녕하세요, 저는 블레이크 샤먼입니다. 오늘 입학시험을 보게 되었어요.”


나긋나긋한 말투로 말했으나,


“블레이크 샤먼..? 샤먼..? 그 샤먼가의 사람이라고?? 나 피 한 방울만 줘! 어?”


이 미친 여자에게 잘못 걸린 것 같다.



***



금방이라도 단도를 들고 나를 배어서 억지로 피를 강탈할 것 같았던 여자를 말린 것은 황태자였다. 황태자는 자신의 권력으로 무사히 나를 대리고 그 자리에서 도망쳤다.


마차에 들어선 나를 본 황태자가 말했다.


“어의를 불러줄까?”

“되었습,..니다..”


희게 질린 내 모습이 안타까웠는지 황태자가 말했다.


“그래도 아카데미 입학하면 1학년 1학기는 선배들과 따로 공부하니 다행이지 않은가.”

“예에,,”


고작 반년으로 저 미친 여자를 막을 수 있을까?

없다. 저 여자를 막기 위해서면 신이라도 대려고 와야 할 터. 저 여자를 디토데닉 눈 앞에 데려다 두고 싶었다.


생각해보니 꽤나 좋은 생각이었다.


‘누가 이기든 좋을 것 같은데.’


그렇게 말도 안 되는 생각을 하며, 마차 밖을 보고 있을 때 누군가 지나갔다.


짙은 흑발,

얼핏 보이는 금색의 눈동자.

높은 콧대와 하얀 피부.


‘이젤키엘!’


순간 몸을 창가 쪽으로 붙였다. 이젤키엘을 찾으려고 했다. 하지만 이미 이젤키엘은 시야에서 사라진 상태였다.


“밖에 무언가 있나?”


황태자의 말에 나는 고개를 저으며 자세를 바로 했다.


“아는 사람을 본 것 같아서요.”

“그래..?”

“예.”


황태자가 그 후 무언가 작은 농담 혹은 말을 던진 것 같았지만, 이미 내 머릿속은 단 하나의 인물만이 떠올랐다.


‘이젤키엘.’


나를 죽인 자.

미래의 영웅이 될 자.


그리고...


나 말고, 디토데닉과 대면한 자.


저택으로 돌아오고, 저녁을 먹은 뒤 푹신한 침대에 누워 생각했다.


‘이젤키엘은.. 디토데닉과 얼마나 엮인 것일까?’


그래. 내가 이젤키엘을 신경을 쓰는 이유는 단 하나다. 나 말고 디토데닉과 마주했던 인간이니깐.


신, 디토데닉은 이익을 위해서 마왕을 만들었다.

그리고 악역의 패배, 주인공의 승리로 멋진 이야기를 장식했다. 그 이야기의 주인공이 바로 이젤키엘이다.


‘지금부터 디토데닉과 연결된 것은 아니겠지.’


정식으로 용사가 된 것은 아카데미 졸업 후였다.

하지만, 나도 정식으로 마왕이 된 것은 계약한 시간이 훨씬 지난 후였다. 그러니 이젤키엘도 그러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었다.


‘만약 지금부터 디토데닉과 엮여있다면 최대한 피해야 해.’


나는 두 번 다시는 그 신의 꼭두각시로 살 생각은 없다.


신을 죽이겠다는 포부는 있었으나, 지금 바로 이룰 수 없는 것이다. 지금 나는 그저 그런 인간 중 한 명으로 사실 디토데닉이 힘을 쓰지 않아도 객사할 수 있는 인간이다.


“하아..”


한숨 소리와 함께 밤이 깊어지었고, 깊어진 밤 모두가 잠에 든 시간에 나는 결국 검을 들고 연무장에 나갈 수밖에 없었다.



***



황태자는 집무실에서 일어나 연무장을 내려다보았다.


벌써 며칠이 지났을까.

블레이크는 시험을 보고 온 날부터 이상해졌다.


멍때리는 시간이 잦아지고, 수련 시간이 늘어났다.

수련을 막으면 멍을 때리고 있다가 검을 쥐여주면 검을 휘두르고 있었다.


“도대체 뭘까..”


황태자는 한 손에 블레이크의 모친에 대한 보고서가 있었다.


[에스텔 샤먼.]


평범한 남작가의 영애로 한눈에 봐도 아름다운 외모를 지닌 여자였다.

이제키엘은 그녀의 초상화를 받았을 때, 아름다움의 기준을 다시 세워야 했다. 에스텔이라는 여인은 정말 아름다웠다.


하지만 그뿐.


아름다운 남작가의 영애.

그 하나만 그녀의 인생이자 모든 것이었다. 그 외에는 딱히 정보가 없었다. 한장. 아니, 한 페이지 안에 그녀의 모든 정보가 있었다.


“더 정보는 없나?”


황태자가 물었다.

그 물음에 앞에 있던 하딘이 고개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수집한 정보는 그것이 다입니다.”


흐음.. 말이 안 되는 일이었다.

황실이 나서서 정보를 수집하는데 고작 이 정도의 정보 선에서 그치다니.


그녀의 외모, 그녀의 평판 정도가 끝이었다. 심지어 다 컸을 때.


“어린 시절에 관한 정보는 하나도 없나?”

“예. 남은 가족들은 타국으로 간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저희도 정보를 모으기 위해서 타국의 협조 요청을 넣었습니다.”

“그래.”


황태자는 짧게 대답하고선, 창문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블레이크,

도대체 뭘까.


그에 대해서는 가면 갈수록 알 수 없는 것투성이였다.


“그나저나. 샤먼가에 대한 정보 중 이 부분이...”


황태자는 보고서의 여러 부분에 대해 질문했고, 미리 공부한 하딘은 수월하게 답했다.


하딘의 모든 보고를 들은 황태자 말했다.


“그러고 보니, 블레이크가 오늘 마차에 아는 사람을 본 것 같다고 말하더군.”


그 말에 하딘은 황태자가 무엇을 부탁할지 눈치챘다.


“오늘. 아니 근 일주일간이 영지에 들어온 모든 이들의 정보를 열람해야겠다.”


황태자가 그리 말하니 하딘은 할 말이 없었다.


이곳은 자유 중립 구역.


하루에서 수백명.. 아니, 수천명을 다 살필 수 있을까.


하딘은 그런 생각을 하면서 차분하게 대답했다.


“영주에게 정보를 청하겠습니다.”

“그래.”


황태자의 대답까지 듣고서 하딘은 방을 나왔다.











작가의말

내일 저녁 6시에 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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