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한 마왕은 아카데미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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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제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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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0 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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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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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에 입학하자(4)

DUMMY

수백 년 전, 흑마법사들에 의해 이 땅에 마족이 들어섰다.


세계는 저울과 같은 법.

마(魔)가 들어섰으니, 당연하게 천(天)이 들어선 것이다.


마족과 천족의 싸움.

그 전쟁은 길어졌고, 그 혼란 속 죽어가는 것은 중간계의 생명들이었다.


“검은 지키기 위해 드는 것. 나의 검은 이 세계의 속하지 않은 것을 죽여, 이 세계를 지키겠다.”


검사 센트로와


“마법이 순리를 만드는 법. 나는 이 세계의 것이 아닌 것을 내쫓아 순리를 지키겠습니다.”


마법사 피아.


그 둘은 수백 년간 이어져 온 천마대전(天魔大戰)을 종결시켰다.


이 세계로 넘어온 모든 이들을 내쫓고, 마침내 중간계에는 평화가 찾아왔다. 하지만 그들은 거기서 만족할 수 없었다. 그들이 말했다.


“언젠간 다시 이런 일이 일어나겠지,”

“그때를 대비해야 해요.”

“다시 이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 돼.”

“막을 사람이 필요해요.”

“아카데미를 만들겠다. 훗날 소중한 것을 지키고 싶다면 배우고, 싸우고, 성장해라.”

“그 어떤 위험이 닥쳐도 순리를 행할 수 있다면, 염원만 있다면, 모두를 환영할게요.”


그리하여 만들어진 피아센트로 아카데미.


지금 그 지키는 자들이 된 교수진은 이번 입학생들을 확인하고 있었다.

그들은 한껏 긴장되어 있었다.


“이번에는 특히 눈에 띄는 학생이 많죠?”


연금술학의 교수인 웨니든이 조심스레 말했다. 그녀의 말에 모든 교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카밀라양 같은 사람은 나오면 안 될 텐데...”


웨니든의 한탄에 모든 교수들이 눈을 감고 그녀를 떠올렸다.


카밀라 레히르.

잊기 힘든 붉은 머리카락과 붉은 눈동자는 그렇다 쳐도 그녀는 교수들 사이에서 아주 유명했다.


“똑똑한데 미치면 답이 없다니깐.”


검술 학부 교수인 에드윈이 말했다. 그 말에 또다시 모든 교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똑똑한데 미친 자.

그걸 정의한 자가 카밀라 레히르였다.


“근데 이번에 카밀라 레히르의 동생이 입학하잖아요.”


마법 학부 교수인 카이라가 말을 잇자, 모두가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누군가를 봤다. 레히르라고 적힌 다른 이름의 사람이 지원한 학부를 맡고 있는 사람을.


“하아..”


깊게 숨을 내쉬는 에드윈에 모두 앞으로 검술 학부의 앞날을 응원했다.

물론 그 미친 학생의 동생이 자신의 수업에 오지 않길 바라며.


“그런데.”


교수진 중 가장 상석에 앉아 있던 학장이 입을 뗐다.


“블레이크 샤먼.”


그녀의 말에 모두가 자신의 앞에 든 서류 중 블레이크 샤먼의 서류에 눈을 돌렸다.


“...상당히 재미있네요?”


블레이크 샤먼. (나이 12세 / 남)

- 마법 학부, 검술 학부 / 이중학부 선택

- 1차 시험 마법 1급, 검술 1급

- 마법 학부 2차 필기시험 퇴장 시간 11시 30분, 30문 중 30문 정답

- 검술 학부 2차 필기시험 퇴장 시간 1시 00분, 30문 중 29문 정답


그걸 읽은 교수진들은 모두 당황함에 입을 열지 못했다.

12살이라는 나이도 믿기 힘든데, 이중학부 선택. 게다가 1차 시험은 올 1급. 2차 시험은 조기 퇴장 및 1문제를 제외하고 전부 맞힌 말도 안 되는 실력.


“이게.. 말이..”


시험문제가 가장 열을 냈던 경제학부 교수인 파비안이 입을 다물지 못했다.

피아센트로 아카데미의 시험문제는 다 풀라고 낸 것이 아니다. 어디까지 풀 수 있는가? 를 보는 것이다.


“근데 더 재미있는 건, 이 시험지죠.”


탁-


학장이 가볍게 손을 튕기자, 교수들 앞에 시험지 하나가 생겨났다.

블레이크의 시험지를 복사한 것이다.


교수들은 그 모든 것을 읽어 내려가며, 감탄을 자아냈다. 교수들이 다 읽은 것을 본 학장이 말을 이었다.


“마지막 시험문제. 답안지의 답만 틀리게 썼어요.”


시험지에는 정확히 풀고, 답안지는 답을 틀리게 써서 제출하는 것.

이것은 고의적으로 자신의 실력을 낮추는 방법이었다.


“고작 한 문제 가지고 1등이 아닐까라고 생각하나?”


파비안이 헛웃음을 지었다. 수년간 만점자가 나오지 않는 시험이 바로 피아센트로 아카데미 시험이었다. 그의 반응은 당연했고, 모든 교수도 파비안의 말에 동의했다.


하지만 이 논란을 집어넣은 학장은 웃으며 말했다.


“파비안. 이번 연도 아카데미 시험에 만점자가 나왔어요.”

“네....네?”


파비안이 믿을 수 없다는 듯 반문했다.

너무 높이면 욕먹을까 봐 어느 정도 조절은 했지만, 고작 아카데미 입학생이 풀만한 문제들이 아니었다.

졸업생이나 되어서야 교수 욕하면서 머리를 책상에 박고 풀 정도의 문제였다.


“재미있지 않아요?”

“어떤 미친놈들이 나올까 두려운데요..”


웃으며 하는 학장의 말에 카이라가 질린다는 듯 대답했으나, 학장은 신경 쓰지 않았다.


‘마치 한 문제라도 틀리면 자신이 1등 못 할 것을 미리 알고 있다라..’


그래.

문제를 다 푼 것도, 어린 나이도 사실 학장은 관심이 없었다. 그냥 천재 하나 나왔거나에서 그칠 반응이었다.


이런 문제를 푸는 것도, 어린 나이도. 세기의 천재라 불리는 학장이라면 공감할 만하니깐.


하지만.


‘마치 미래를 내다보는 것 같지 않나?’


공교롭다라고 치부하기에는 거슬리는 감각.

학장은 자신의 감을 믿었다. 단 한 번도 틀린 적 없는 이 감이 묘하게 ‘블레이크 샤먼’이라는 이름에 곧게 섰다.


“이번 신입생들은 정말 재미있을 것 같아요.”


학장은 싱글벙글 웃었지만, 차마 교수들은 그럴 수 없었다.


‘퇴사할까.’

‘몇 년 정도는 아플 것 같은데..’

‘그때 마탑에 갈껄..’

‘지금이라도 서류로 사망 처리를 하면 도망칠 수 있지 않을까..?’


저마다 후회하며, 아카데미 교수 임명 서류에 사인을 한 과거의 자신을 탓했다.



***



마법 학부 2차 시험을 본 다음 날, 검술 학부 2차 시험이 예정되어 있었다.


검술 학부 2차 시험은 황태자도 같이 보아야 했기에 함께 이동했다.


“긴장되지 않나?”

“저는 어제 이미 한번 보았으니깐요. 전하께서도 긴장하지 않으신 것 같습니다.”

“매일 암살자를 보다 보면 담이 커지지. 하하.”

“웃을 이야기가 아닌 것 같은데..”


블레이크가 그리 답했지만, 황태자는 그저 웃으며 창밖을 보았다. 마차 창밖으로 유난히 우중충한 날씨가 보였다.


“비라도 올 것 같은데.”

“말을 안 타길 잘했네요.”

“우중 승마도 꽤 즐거운 편이지.”

“다음에 한 번 같이하시죠.”


익숙하게 대화를 나누고 있으니, 어느새 마차는 아카데미 앞까지 도착했다. 마차의 문이 열리고 언제 준비한 것인지 우산을 든 바넬과 하딘이 보였다.


마차에 내려서 그들을 따라 아카데미까지 진입했다.


아카데미 내부부터는 호위 기사가 들어올 수 없기엘 얼마 지나지 않아 황태자와 둘만이 남았다.


“블레이크.”

“예 전하.”

“한 가지 묻고 싶은 것이 있는데 말이지.”

“예.”


황태자는 무언가 말하려는 듯 말 듯 꺼렸다.

그의 반응에 내가 먼저 나섰다.


“불편한 부분이 있으시면 편히 말씀해 주세요.”

“그게..”


황태자가 고민하다 이내 결심한 듯 나를 봤다. 아니, 정확히 나를 조금 빗겨 난 곳을.


“그 귀고리. 어디서 난 건지 말해줄 수 있나?”

“아..”


블레이크는 생각 외로 받은 곤란한 질문에 잠시 귀고리를 만졌다.

그래. 세이렌의 능력을 막을 수 있는 마도구인데 황궁에서 교육을 안 할 리가 없겠지.


“그게..”


블레이크는 지금부터 다른 이야기를 지어낼 것이다.

이미 생각해 왔던 이야기.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에 주신 것입니다.”

“그대의 어머니가?”

“예.”


죄송합니다. 어머니.


“훗날, 제가 멀리 도망치게 된다면 꼭 착용하고 있으라고 하더군요. 유언이라 지키고 있었습니다.”

“아. 그렇군.”


황태자는 대답하면서도 궁금증이 해결되지 않은 표정을 지어보았지만, 더 말해줄 것은 없었다. 그의 표정을 무시하고 길을 안내했다.


“저번에 가보니, 저쪽으로 가는 게 더 나았습니다.”


검술 학부 2차 시험은 마법 학부 2차 시험과 다른 곳에서 보지만 바로 옆 시험장에서 시험을 봤다. 황태자는 순순히 내 안내에 따라서 시험장으로 갔다.


시험장에 도착했을 때, 사람은 아주 많았다.


“다들 일찍 오는군.”


아직 시험 시간이 20분이나 남아 있었다. 아마 먼저 와서 시험장에 적응하고, 책을 보려는 것이겠지. 저런다고 큰 도움은 되지 않을 것 같지만 우선 그 노력이 가상하기는 했다.


자리를 탐색하다가 가장 뒤에 가장 구석진 자리가 비어 있다는 것을 알고선 곧장 그리로 갔다. 내가 발을 내디디니, 황태자가 자연스럽게 따라왔다.


우리는 시험장 가장 뒷부분의 구석진 자리를 선점했다.


만족스러운 자리였기에 웃으며, 황태자를 봤다. 황태자는 자연스럽게 옆에 착석한 상태였다.


“마법 학부 시험은 쉬웠다고 하는데, 검술 학부 시험이 아마 더 쉬울걸세.”

“그렇습니까?”

“그렇지. 사실 검술은 필기보다 실기가 더 중요하지 않나?”


그 말은 맞았다. 아무리 검술에 관한 책을 달달 외워도 실제로 검을 휘두른 것과는 천지 차이였다.


“대부분 전술이나 병법, 군주에 관한 것이 나오겠지.”

“그래도 어렵지 않을까요?”

“귀족들은 어릴 때부터 군주론을 배우지.”


아 그렇구나. 블레이크는 제대로 된 교육을 받아본 적 없었기에 그 사실을 몰랐다,


“검술에 관심이 있으면 전술이나 병법에 대해서도 가문에서 교육받았으니 비교적 쉽겠지.”


그건 마법도 똑같지 않나? 했지만 어쨌든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옆에서 책을 펼쳐서 마지막 공부를 하는 황태자를 보다가 문득 한가지 생각이 났다.


‘그러고 보니, 황태자가 우수한 성적으로 아카데미에 들어온다는 소문은 들었는데 몇 등 모르네..’


우선 수석은 그 녀석이니깐. 그를 제외하면 2~3등이지 않을까? 예측했다.


황태자와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면 생각보다 더 깊게 들어가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마다 황태자는 자연스럽게 대답해 주었기에 그의 지식 능력이 결코 작다고 할 수 없었다.


시험을 볼 사람들이 계속 들어오고 있었고, 나는 별생각 없이 깃펜만 휙- 휙- 돌리고 있었다.


시험 시간이 가까워지고, 5분 정도 남았을 때, 누군가 들어왔다.


그건 본능에 가까웠다.


마치 적수를 발견한 검사의 기처럼 본능적으로 몸을 돌렸다.


문이 열리고 누군가 들어왔다.


그리 고급스럽지는 않지만 단정한 차림,

동대륙의 유명한 비단처럼 내려온 검은 머리카락.

그 안의 맹수의 것을 닮은 황금색 눈동자.


본능이 그를 봤고, 그도 나를 봤다.


두 눈이 마주치고, 어딘가 서늘한 표정을 짓던 이젤키엘이 빠르게 달려왔다.


쿠당탕-


일순간이었다.

그는 아주 훌륭한 검사라는 것을 증명하듯 한순간에 나를 잡아 벽이 눌렀다.


단단한 원목으로 만들어진 의자가 내동댕이쳐지고, 황태자가 본능적으로 손을 뻗었다.


그 순간에도 놈은 내 멱살을 잡고 벽에 밀어붙인 채, 나를 보고 있었다.


그 눈빛을 잘 알고 있었다.


‘적을 마주한 자의 눈.’


순간 나는 하나의 가정을 지을 수 있었다.


‘설마. 이 녀석도 전생의 기억이 있나?’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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