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지 않던 돌.
"아일!"
번쩍!
"아..."
효과음과는 다르게
별 볼 일 없이 떠진 눈.
엎드려있는 몸엔
더 이상 감각은 없다.
아마 천국인 줄 알았겠지.
그럼 죽었다는 건데.
"결국..."
"그게 첫마디였어..."
소중한 존재.
반쪽짜리 시야는
아일과 같아져서 별 상처가 되지 않아.
"그래도 아일은 슬퍼하겠지..."
슥.
그냥 일어났다.
일단.
그리고
휘청.
"어?"
"..."
한쪽으로 기울어지는 몸.
어째서지 두 다리는 전부 달려있는데.
"아."
180도 돌아가 있는 발목.
"..."
다시 말없이 고갤 들었다.
별 상관없었어.
알몸에 피투성이 몸이 부끄럽지 않은 것처럼.
한 발짝마다 늘어나는 발목 인대도
이젠 그러려니 해.
"..."
무엇을 해야 해.
아일.
나는.
"왜..."
죽지 않은 거야.
"아파..."
사실 거짓말이야.
미친 듯이 아프고
억울해서
눈물이 나와.
참을 수도 없을 정도로.
"아..."
어지러워.
차라리 아까 숨을 멈췄다면
후회랑도 화해를 끝냈는데.
풀썩.
꿇은 무릎으로
익숙하게 굽혀지는 목.
전의 상실.
"..."
"이제 만족해..?"
낮은 눈으로 보이는 구두.
남자.
그 사람.
그리고
단 한마디.
"길을 따라 걸어."
"..??"
2초.
말을 준비하더니.
"그럼 아일을 만날 수 있어..."
"!!"
난 여기까지.
이제 남은 건
그저 바라볼 뿐.
"왜 그걸..."
아니.
"..."
말을 참았어.
그냥.
그 말이 맞다면
난 걸을 거니까.
지옥.
그 너머가 있더라도.
단 한 순간만 더.
마지막으로.
"언니."
...
얼마나 걸었을까.
시간은 삽시간.
아니 그 정도는 아닌가.
장소는 점점 알지 못하는 곳으로.
"..."
웅성웅성.
분주한 소리가 들린다.
벌써 2000년이 온 거야?
다들 축제 준비가 한창인가 봐.
턱.
"..."
돌아간 발목 덕분에
발꿈치로 부딪힌 앞의 돌.
땅에서 뜯어진 바위.
그리고.
"!!"
점차 확장되는 동공.
"어."
앞에는 심장이 관통당한 한 소년이.
웅성거림은 저 멀리 사라지고.
그들은 라이한의 군복을 입고 있었다.
"..."
이미 끝난 생명을 눈에 안치하며.
떠올렸다.
"미안 아일."
처음 눈을 뜨며 마주한
"이제 끝이야."
따스함을.
- 작가의말
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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